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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30일 (수) 12:31 기준 최신판
(다른뜻) 골 (동음이의어)에 대해 보기
골(衚衕)이란 큰길에서 들어가 동네 안을 이리저리 통하는 좁은 길을 말한다.[1]
길은 지역과 지역을 연결시키고 물자 흐름이 이루어지는 생활공간의 활동 매개체이다. 길은 장소와 장소, 공간과 공간으로의 이동 성격과 기능에 따라 우마차가 다니는 큰길과 작은 길, 생활 속 보행 길 등으로 구분된다. 골목길은 마을 내 구석구석 연결되는 보행 중심의 길이다. 대체로 골은 지형 조건과 주택의 군집 형태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때문에 인간미와 함께 정겨운 삶의 풍경이 담겨져 있다. 이와 같이 골은 이동 통로이자 생활공간과 직결되는 공공장소이며, 도시와 마을 전체의 생명력을 불어넣는 핏줄과 같은 공공 공간이라는 측면에서 보존 가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골목길에는 지역 사람들의 오래된 삶의 이야기가 녹아 스며들어 있고 생활 무대인 전통주택과 상업 공간들이 혼재되어 독특한 지역 풍경이 담겨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을 삶의 풍경, 지역 풍경 크게는 문화 풍경이라 한다. 궁극으로 골목길은 과거와 현재를 담아내는 문화 풍경 공간이다. 이런 골목길을 대표하는 것이 제주의 거친 현무암으로 쌓아 만든 올레이다. 올레는 좁고 구부러진 아늑한 보행 공간이자 연결 공간이다. 제주도의 경우 큰길에서 대문에 이르기까지 구불구불하게 형성된 올레를 따라 들어가게 되는 진입 공간에 5~6가구의 초가집들이 모여 군집을 이루고, 이러한 군집 형태가 다시 마을 전체를 구성하게 됨으로써 아름다운 풍경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골목길의 가치가 절하되어 각종 개발로 사라져 가고 있다. 이는 고유의 지역 풍경이 사라지는 것이며 사람 사는 정겨운 풍경도 사라져 지역 생활, 지역 공동체가 약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 장소가 원도심이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의 원도심은 비록 초라한 외관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통건축 양식과 공간을 유지한 주거 건축물이 남아 있고, 아름답고 정감 어린 골목길이 남아 있기도 하다. 또한 문화 가치가 있는 근대 건축물 역시 곳곳에 남아 있다. 원도심은 일부 도로 개설 및 복개 등으로 인하여 지적 변화가 있기는 하였으나 전체를 볼 때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특히 골목길의 경우도 상당 부분 길이 확장되고 지적 변경에 따른 건물 건축으로 훼손되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양호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다. 또한 마을 내 골목길도 과거에 비하여 많이 훼손되기는 하였으나 골목길이 남아 있어서 마을 고유의 분위기와 풍경을 보여 주고 있는 등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걷기 열풍을 불러일으킨 제주 올레길은 기존 골목길과 골목길을 연결하거나 새롭게 개척하여 연결한 보행길이라는 측면에서 골목길과는 본질이 다르다. 즉 올레길은 골목길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일정 부분 인위성이 가미된 보행길인 셈이다.[2]
의미와 특징[편집]
골의 보전을 위해서는 도시재생 혹은 마을재생과 연계하여 골목길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옛길을 보존하고 효율 높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앞서 원칙과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기존의 블록 형태와 과거 골목길의 흔적을 가능한 한 원형 그대로 유지하도록 해서 역사와 문화 흔적을 보존해야 한다. 옛길이 훼손되는 가장 큰 원인은 각종 건물이 건축되면서 관련 법규상 확보해야 하는 주차장 문제 등 복합 요인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원도심 내 또는 옛길이 잘 보존된 마을에서 개발 행위를 억제하면서도 지역 여건이 고려된 개발이 이루어지도록 규제와 개발 가능성을 동시에 열어 둘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기존 필지를 합필하는 등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거나 합필이 불가피한 경우 보행 통로 중심으로 건축물을 여러 개의 매스로 분할하는 등 최대한 원래 땅의 조건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골목길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 거주자 및 방문자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등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2]
변천사[편집]
시민아파트 건설, 집단 이주정착지 조성 산업, 도시 재개발 사업, 신시가지 개발 등 정부가 1960년대 이후 주거 환경 개선과 주택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추진한 사업들이 도심 골목길 문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들 정책이 공통적으로 도심의 골목길 빈민촌을 '현대적인' 대로변 상가와 고층 빌딩 지역으로 대체하는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1970년대 강남 개발은 골목 동네를 주류 주거 문화에서 완전히 퇴출하는 계기가 됐다. 아파트 단지가 새로운 주거 문화로 자리 잡게 되면서 주민들은 북촌, 서촌, 명륜동, 동교동, 서교동 등 도심과 주변에 남아있던 중산층 단독주택 지역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쇠락의 길을 걷던 도심의 골목길 지역이 부활하기 시작한 시기는 2000년대 중반이다. 1990년대 중반 홍대 중심으로 시작된 골목길 문화가 삼청동, 가로수길, 이태원으로 확산된 것이다. 2000년대 골목상권의 부활은 1960년대 이후 대세로 자리 잡은 주거와 쇼핑의 단지화에 역행하는 새로운 변화였다. 그 후 골목 상권은 서울 전역, 그리고 지방 도시로 번져 이제는 전통적인 대로변 도심 상권, 그리고 몰링(malling) 상권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상권으로 부상했다. 골의 문화적 가치도 새롭게 평가되고 있다. 지나치게 경쟁적으로 발전한 현대 도시 생활에서 골목길이 추억과 사유의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부산 보수동 헌책방 거리, 대구 방천시장 김광석 거리, 서울 문래동 철강 문화거리, 서울 이화동 벽화마을 등 골목길이 문화 기반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걷고 싶은 거리는 대로와 신호등에 의해 발걸음의 호흡이 끊어지지 않는다. 가능한 골목길과 골목길로 계속 연결되는 길이 걷기 좋은 길이다. 우리가 홍대를 좋아하는 이유도 골목길이 쉴 새 없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홍대 지역은 골목길을 타고 연남동, 연희동, 상수동, 합정동으로 확장해 나갔다. 걷기 좋은 길이 다 우리에게 매력적인 것은 아니다. 우리의 흥미를 유발하는 볼거리가 풍부해야 한다. 놀 거리, 먹거리, 살거리 등 풍성한 볼거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하는 골목길이 우리가 좋아하는 길이다. 꽃과 나무가 장식하는 조경, 보도, 간판, 건축물이 자아내는 경관과 디자인, 공원, 미술관, 박물관, 벽화, 공공미술, 문화시설, 벼룩시장, 마을 축제로 구성된 문화 시설과 행사 등 골목길은 수없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3]
동영상[편집]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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