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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2일 (목) 15:10 판

에스토니아 전자정부(Estonia e-Government)는 세계 최초 에스토니아가 2001년 시행한 엑스로드(X-Road)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 전자정부 시스템이다. 에스토니아는 전자정부 시스템으로 정부의 모든 행정을 정보통신기술(ICT)로 해결하며, 뛰어난 수출 품목이나 지하자원 없이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디지털 선도 국가가 되었다.

개요

에스토니아는 지난 1991년 독립 당시, 국토 면적에 비해 부족한 관공서를 새로 짓기 위해 다양한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자금 조달과 관련하여 어려움에 직면하자, 건물을 짓는 것을 최소화하는 대신 디지털 서비스로 눈을 돌렸다. 시작은 독립 이후 확보한 정보와 자료들을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하는 것이었다. 다만, 비용과 IT 인프라가 부족했던 에스토니아 정부는 중앙집권적 데이터베이스를 만들 수가 없어서 지방정부와 민간이 각자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방법을 택했다.

2001년 개개인의 데이터베이스를 연결해주는 엑스로드(X-Road) 프로젝트를 시행하여, 이 엑스로드 시스템을 발판으로 에스토니아 전자정부의 기틀을 마련했다. 엑스로드 프로젝트의 핵심전략은 '지속가능한 정부 운영을 위한 디지털 서비스의 극대화'였다. 이를 위해 에스토니아 정부는 20여 년에 달하는 중장기 전략을 세우는 등, 전자정부의 밑그림을 그려 나갔다. 그 결과, 오는 2020년까지 중장기 전략을 마련한 에스토니아 정부는 전자정부의 골격을 크게 ‘납세(e-Tax)’와 ‘보건(e-Health)’, 그리고 ‘선거(e-Voting)’ 및 ‘거주(e-Residency)’ 시스템 등으로 구분했다.[1]

특징

전자세금

전자세금(e-Tax) 시스템은 납세자에 대한 과세 및 환급을 지원하는 전자세금신고시스템으로서, 에스토니아인들은 모든 세금신고 중 약 95%를 전자세금 시스템으로 납부하고 있다. 특히, 납부에 걸리는 시간은 보통 3분 정도가 소요되므로 절차상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납세 의무는 에스토니아에 최소 183일 이상 연속으로 거주했을 경우 부여된다. 또한,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영주권을 소지한 사람에 의해 등록된 법인은 세법에 따라 과세 대상이 되는데, 비즈니스가 외국에서 이루어지는 경우 이중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자세금 시스템의 특징 중 하나는 ‘원클릭 세금 환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득세와 부가가치세의 환급은 물론, 주류나 담배 등에 포함되어 있는 포장소비세 등의 환급까지 한 번에 처리가 가능하다. 납세자는 보안 ID를 사용하여 로그인 한 다음,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사전 양식에 자동으로 채워진 데이터를 검토한 후 신고 양식을 승인하면 끝난다. 기존에 이미 수집되었던 데이터는 납세자에게 다시 요구하지 않고 자동으로 양식에 표시되며, 변동사항이 있을 경우에만 납세자가 해당 부분에 대한 변경 작업을 수행 후 신고 양식을 승인하면 된다.

전자헬스

전자헬스(e-Health) 시스템은 헬스케어에 디지털 솔루션을 적용하여 보다 유연한 시스템을 구현하고, 효율적인 예방조치를 취하도록 하여 의료비를 절감하는 것과 동시에 국민들의 건강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을 가지고 도입되었다. 전자헬스 시스템은 전자 건강기록(Electric Health Record)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2008년 도입 이후, 국민들이 요구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계속하여 추가하고 있는 중이다. 전자 건강기록을 통해 확보한 환자들의 데이터를 통합하여 이를 표준 형식으로 제공함으로써 의사와 환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의사는 응급 상황 발생 시, 전자 시스템을 이용하여 환자의 혈액형이나 앓고 있는 질병과 같이 중요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또한, 환자는 전자헬스 시스템이 제공하는 환자를 위한 포털에 접속하여 자신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전자헬스 시스템은 질병 발생과 관련한 다양한 통계 자료를 수집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질병이 발생하게 되면, 보건 당국은 시스템을 가동하여 환자들의 추세를 파악한 뒤 전염병을 추적할 수 있다. 전자헬스 시스템이 환자들의 데이터로 가동되는 만큼, 개인정보를 제대로 지켜줄 수 있는 보안이 가장 큰 문제이다. 이를 위해 에스토니아 정부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데이터 무결성을 보장하고 있다. 또한, 이웃 국가인 핀란드나 스웨덴 등에 보건 관련 데이터를 공유하여 양국 국민들은 어느 곳에 있든지 자신의 진료기록을 확인하고 처방전을 받을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전자투표

에스토니아는 전 세계적으로 40여 개국이 추진하고 있는 전자투표 사례 가운데 가장 선진적인 인터넷 방식의 투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라고 평가받고 있다. 전자투표(e-Voting) 시스템은 유권자의 물리적 위치나 연결된 디바이스와 관계없이 인터넷에 연결만 되어 있다면 간단하고 편리하게 투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자투표 솔루션이 핵심 인프라이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2005년에 처음 전자투표 시스템을 사용하여 지방 선거를 치렀고, 2년 후인 2007년에는 의회 선거에도 적용하면서 국회의원 선거율을 7%에서 25%로 상승시켰고, 1/3의 투표자가 자국이 아닌 해외에서 선거를 할 수 있게 했다. 선거기간 동안 유권자는 ID카드나 모바일 ID로 전자투표 시스템에 접속한 후 투표를 할 수 있는데, 유권자의 신분은 투표 전 선거관리위원회에 도달하기 때문에 익명성을 보장받게 된다. 전자투표 시스템의 핵심 기능 중 하나는 재투표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혹시라도 투표 첫날 투표를 마친 유권자가 남은 투표 기간 사이에 생각이 변했다면, 언제든지 전자투표 시스템에 접속하여 재투표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맨 마지막에 투표한 것만이 결과에 반영되므로 중복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2]

전자영주권

전자영주권(e-Residency) 시스템은 전 세계 누구든지 온라인에서 발급 받을 수 있는 전자영주권이다. 2002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발급받은 ID카드에 접속하여 PIN 번호를 입력하면 계좌개설부터 시작하여 법인설립, 그리고 인터넷 뱅킹 및 결제 등을 포함한 각종 서비스의 이용이 가능하다. 이 같은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는 이유는 EU 환경에서의 비즈니스와 에스토니아가 제공하는 디지털 서비스의 수혜를 동시에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특히 전자영주권 시스템이 제공하는 전자영주권은 디지털 선도국가를 목표로 하는 에스토니아의 전략 방안 중 가장 핵심적 사항이다. 온라인상에서 가상의 영주권을 주고, 에스토니아가 만들어 놓은 사이버 영토에서 바로 창업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이다.

창업

전 세계 어디에서든지 온라인으로 에스토니아 정부의 모든 전자행정 서비스는 물론, 현지 은행 계좌를 개설하거나 법인을 설립할 수 있다. EU에 속한 국가에서 법인을 설립하거나 계좌를 설립하기는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에스토니아의 전자영주권과 설립 제반 조건만 충족되면 불과 20분 만에 법인 설립을 할 수 있다. EU에서 이렇게 빠르고 간편하게 법인을 설립할 수 있는 곳은 오직 에스토니아뿐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평가다. EU에서 법인 설립을 하려는 이유는 크게 ‘시장 진입’과 ‘투자 가능성’ 때문이다. EU라는 안정적이면서도 거대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쉬워지는 것은 물론, EU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혜택과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는 점이다. 실제로 에스토니아에서는 매년 1만 개가 넘는 기업이 새로 문을 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 200여 개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IT를 접목한 스타트업들인데, 초기 투자 단계를 넘기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는 스타트업 수만 2016년 말 기준으로 413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구 10만 명 당 31개로서, 5개인 유럽 전체의 평균 스타트업 숫자보다 6배 이상 많은 숫자다. 범위를 좁혀 영국과 독일 같은 선진국과 비교하더라도 각각 15개와 8개로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글로벌 자금도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2006년에는 70억원이 약간 넘는 수준에 불과했지만, 2016년에는 약 1,320억 원으로서 무려 20배 가까이 늘어났다. 에스토니아의 전자영주권이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영주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국가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전자영주권을 받았고, 이어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빌게이츠 회장도 전자영주권을 받아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에스토니아는 4차 산업혁명의 실체를 잘 보여주는 나라”라고 평가하면서 “특히 전자영주권 제도는 정부와 시민이 국가를 넘어 전 세계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에스토니아는 최근 들어 블록체인 기술의 강국답게 국가차원의 암호화폐 발행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동시에 자국 내 기업들이 거래 할 수 있는 암호화폐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 에스토니아 정부 측의 설명이다.[1]

전망

전자 거주민 프로그램은 현재까지 양호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2016년 말까지 1만 5,000명이 전자 거주민으로 등록했으며, 1,000개가량의 기업이 전자 거주민에 의해 설립되었다. 대부분의 전자 거주민들은 인근 유럽 국가들인 핀란드, 러시아, 미국, 우크라이나 등 출신으로 파악된다. 에스코니아 정부는 전자 거주민들로 인해 430억 유로의 정부 예산을 거둔다. 전자 거주 프로그램은 국내외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많은 국내외 미디어들이 전자 거주 프로그램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여러 블로거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물론 전자 거주 프로그램이 완벽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2015년에는 몇몇 보안상 문제가 발견되었으며 이로 인해 신분증 소프트웨어와 인증서 업데이트 없이는 구글 크롬 브라우저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다. 이러한 에스토니아 전자 정부 활동은 젊은이들과 기술 커뮤니티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덕분에 정부의 디지털 활동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로 돌아오고 있다. 더 많은 학생들과 전자 기업들이 에스토니아에서 스타트업 사업을 시작하거나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젊은이들이 에스토니아를 방문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에라스무스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다. 에라스무스 교환 프로그램은 유럽 및 해외 학생들에게 1~2학기를 유럽 국가들에서 보낼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에스토니아 스타트업 기업들은 해외 벤처 자본가들로부터 엄청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 10년간 에스토니아 스타트업들은 3억 7,000만 유로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는 해외 자본의 80%에 달하는 금액이다. 스타트업 기업들이 납부하는 총 세금은 2,800만 유로에 달하며, 디지털 신분확인, 정부 정보 교환 중심축인 X-로드, 기술 및 혁신에 대한 일반 대중의 개방 적인 태도 등이 오늘날의 에스토니아를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디지털화에 대한 확신은 성공으로 이어져 다른 국가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또한, 에스토니아 정부는 두바이, 우크라이나, 그리스 및 인도 등 다른 국가들과 전자정부 관련 협력과 컨설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3]

각주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