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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26일 (일) 10:50 판
비저항(比抵抗, Resistivity, Specific resistance)은 물질이 전류의 흐름에 얼마나 거스르는지를 측정한 물리량으로, 전도율의 역수다. 저항률이라고도 한다. 저항률이 낮다는 것은 물질이 전하의 움직임을 덜 방해한다는 뜻이다. 저항률의 SI 단위는 옴미터(Ω·m)이다. 전기 저항과 달리, 같은 물질이라면 물체의 크기에 상관없이 같은 값을 가진다. (즉, 크기 변수가 아닌 세기 변수다.)
- 정의
ρ = E/J
상세
비저항은 단위면적 당 단위길이 당 저항이며 물질에 따라 다른 값을 가지고 있다. 비저항의 단위는 MKS단위계에서 Ωm이다. 비저항은 물질이 얼마나 전류를 잘 흐르게 하는가에 대한 양인 전도율과 역수관계(비저항=1/전도율)에 있다.
비저항이 ρ인 물질이 단면적 A, 길이 L일 때 저항 R은 R = ρ L/A로 주어진다. 여기서 저항(R)의 요소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전자의 이동에 대한 물질의 특성 비저항(ρ), 둘째는 단면적(A), 셋째는 길이(L)이다. 단면적과 길이는 물질의 모양에 따른 값으로 물질의 특성은 아니다. 파이프에 흐르는 물을 전류라 생각하면 파이프의 굵기가 작을수록 그리고 파이프의 길이가 길수록 물의 흐름은 느리게 된다. 전류도 저항체의 단면적이 작을수록 그리고 길이가 길수록 전류는 작아지며 이는 저항이 커지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여기서 전자의 이동에 대한 물질의 특성이 비저항(ρ)이다.
전자가 물질을 통과할 때 주변과의 충돌로 인해 이동하는 속도가 계속 증가하지 않고 일정한 값 안에서 유지된다. 이 속도를 평균한 값은 물질마다 일정하여 물질의 특성이 된다. 이 전자의 평균속도는 전도율과 비례하며, 전도율과 역수 관계인 비저항도 물질마다 일정한 값을 갖게 된다. 이 전자의 평균속도는 온도에 따라 달라 비저항도 온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도체인 경우 비저항은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증가하고 반도체인 경우 내려간다.
물질들의 비저항
물질들에 따른 비저항의 차이는 대단히 커서, 초전도체와 같이 비저항이 실질적으로 0이 되는 것으로부터 테플론같이 비저항 값이 10²⁵(단위:Ωm) 에 달하는 것까지 매우 다양하다. 또한 같은 물질이라도 구조에 따라 비저항이 크게 달라 숯과 다이아몬드의 비저항은 매우 다르다. 고체의 경우 이는 전하를 운반하는 전자가 물질의 구조 안에서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고체물리학의 띠 이론(band theory)에 따르면 고체 안의 전자들의 에너지 준위는 띠(band)와 같이 많은 에너지 준위들이 특정 에너지들 사이에 몰려 있다. 양자역학적으로 보면 이는 같은 에너지 준위를 가진 원자들이 서로 파동함수를 겹치며 결합하고 있을 경우 파울리의 배타원리에 의해 전자들은 같은 에너지 준위를 가질 수 없으므로 원자들의 에너지 준위들이 갈라지며 각각 다른 에너지 궤도(orbital)을 형성하게 된다. 많은 원자들이 결합하면 그만큼 많은 준위들이 원래 에너지 준위 부근에 미세하게 갈라져 모여있게 되며 이는 에너지 띠를 형성한다. 에너지 띠를 형성하지 못한 곳에는 띠틈(band gap)이 생겨 띠 사이가 갈라지게 된다. 열적 평형 상태에서 전자가 50% 확률로 있을 수 있는 준위를 페르미 준위(Fermi level)라 하며 이 준위가 열평형 상태의 고체 내부 전자의 대략적인 위쪽 경계가 되는데, 이 경계가 에너지 띠틈의 어디에 위치해 있느냐에 따라 물질들의 비저항이 결정된다. 원자 준위의 가장 바깥에 있는 에너지 띠인 원자가띠(valence band) 전자가 움직이며 전류를 만들 수 있는 에너지 띠인 전도띠(conduction band)가 있는데, 부도체의 경우는 원자가띠와 전도띠 사이의 띠틈이 커서 전자가 전기장에 영향을 받아도 전도띠로 가서 움직이려면 큰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반도체의 경우는 원자가띠와 전도띠 사이의 띠틈이 작아 전기장에 따라 약간의 전자가 전도띠로 가서 전류를 만들 수 있으며, 도체의 경우는 원자가띠와 전도띠 사이의 띠틈이 없어 전자가 전기장에 영향을 받으면 전도띠로 가서 쉽게 움직인다. 초전도체의 경우는 저항이 0 이 되는데, 온도가 내려가면서 전자들이 쿠퍼 쌍이라는 쌍을 만들어 보손처럼 행동하므로 많은 전자들이 같은 에너지 상태에 있으면서 움직일 수 있다.
액체의 경우에는 전자보다는 전해질인 양이온이 움직여 전류를 만드는 경우가 많아 액체 안의 전해질의 농도가 어떤가에 따라 비저항이 크게 달라진다. 바닷물의 비저항은 0.2 정도인데 반해 이온을 없앤 순수한 물의 비저항은 105까지 올라갈 수 있어 큰 차이를 보인다.
기체의 비저항은 크지만 이온과 전자가 분리된 플라즈마 상태가 되면 전하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비저항이 거의 없는 것처럼 움직일 수도 있다.
여러 물질들의 20 ℃ 에서의 비저항 물질 비저항 은 1.59 × 10⁻⁸ 구리 1.68 × 10⁻⁸ 금 2.44 × 10⁻⁸ 알루미늄 2.65 × 10⁻⁸ 철 9.71 × 10⁻⁸ 주석 1.09 × 10⁻⁷ 납 2.20 × 10⁻⁷ 스테인레스 스틸 6.90 × 10⁻⁷ 수은 9.80 × 10⁻⁷ 니크롬 1.10 × 10⁻⁶ 탄소(무정형) 5.00 × 10⁻⁴ ~ 8.00 × 10⁻⁴ 바닷물 2.00 × 10⁻² 실리콘 6.40 × 10² 순수한 물 1.80 × 10⁵ 유리 1.00 × 10¹¹ ~ 1.00 × 10¹⁵ 탄소(다이아몬드) 1.00 × 10¹² 마른 나무 1.00 × 10¹⁴ ~ 1.00 × 10¹⁶ 공기 1.30 × 10¹⁴ ~ 3.40 × 10¹⁴ 테플론 1.00 × 10²³ ~ 1.00 × 10²⁵
비저항과 온도와의 관계
물질의 비저항은 온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도체의 경우는 전도띠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전자의 파동은 도체 격자들에 대해 규칙적으로 만들어지는데 온도가 높아지면 교란을 받아 비저항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나 부도체에서는 온도가 올라가면 원자가띠에서 전도띠로 전자들이 올라가기 쉬워져 온도가 높아지면 비저항이 줄어든다. 반면 어느 정도 이하로 온도가 떨어지면 비저항이 0 이 되는 초전도체의 경우도 존재한다. 기체의 경우는 온도가 커져 기체가 이온으로 바뀌는 플라즈마 상태로 변하면 비저항이 급격하게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