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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10일 (화) 08:48 판
사채(私債)는 개인이 사사로이 진 빚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금융기관보다 이자가 비싸다.
목차
개요
사채란 개인 사이의 금전 대차(貸借)를 말한다. 즉, 개인이 사사롭게 빌린 돈으로, 은행이나 금융기관이 아닌 개인이나 대부업체로부터 빌린 사설 채무를 말한다. 후술하듯 'Loan shark'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채의 전통적 의미는 개인 간 사적으로 진 빚을 의미했으나, 지하 경제를 수면 위로 올린다는 명목으로 사채 시장을 합법화하면서 혼란을 주고 있다. 사채가 기업화되면서 더 이상 개인 간의 거래로 볼 수 없는 규모가 되었기 때문이다. 1, 2금융과 비교하기 위해 만든 개념인 3금융은 비공식적인 표현이며 3금융과 사금융 모두 같은 의미이다. 사금융의 사는 '사사로울 사(私)' 자이다. 예전 사채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며 사금융이 기업화되었으나 여전히 불법 사채도 존재한다. 이런 불법 사채와 사금융 기업을 구분하는 기준은 말 그대로 법의 준수 여부다.
대표적인 3가지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 대부업으로 정식 등록을 했는가
- 법정 최고 금리(연 20%)를 준수하는가
- 선이자 등의 명목으로 별도의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는가
소위 일수와 월변이라 부르는 전통적 의미의 사채는 정식으로 등록도 되어있지 않을 뿐더러 금리 또한 법정 최고 금리를 아득하게 초월한다. 영어권에서도 이런 고리대금을 칭하는 용어로 론 샤크(Loan shark)가 있는데 직역하면 대출 상어이다. 피 냄새를 맡으면 미친 듯이 달려드는 상어의 습성이 딱 들어맞는다. 점잖게는 대부(貸付)업이라고 한다. 예전 대부업체들이 스팸을 남길 때 '대' 자를 빼고 무슨 무슨 부업이라고도 자칭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대부업, 대출'이 금지어/필터링에 자동 걸릴까봐 싶어서 '대1출' 또는 '(대)부업'의 뉘앙스로 말하는 업계 은어인 경우도 있다.[1]
대한민국 사채업의 역사
해방 이후 한국의 사채 시장은 명동의 큰 손들이 주도해왔다. 명동 사채왕 누구누구~ 하면 다 알 정도로 유명한 인물들이 많다. 재벌 회장들도 명동 사채의 자금을 빌려 써서 기업을 키워나갔고, 미래에셋의 박현주 회장이 명동 사채 큰손이라 불린 백 할머니 백희엽씨에게서 주식을 배웠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특히 당시에는 은행업이 낙후되기 그지없었고 수출기업이 아니면 개인이 돈 빌리기 쉽지 않았던데다가 사채 이자가 예금금리보다 훨씬 높다는 점 때문에 사채 시장의 규모가 매우 컸다. 이 때문에 1960년대~1980년대의 군부정권 시기에는 한때나마 긍정적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돈 빌릴 곳은 마땅치 않아서 사채 수요가 높았고, 주요 대기업들조차도 사채를 통해 자금을 마련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은행 대신 자신의 전담 사채업자를 써서 기업을 발전시킨 기업가들이 많았다. 사채와의 인연으로 특히 유명한 인물이 바로 정주영으로, 고리 사채를 써서 수많은 공사를 따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정주영뿐만 아니라 신격호, 김우중, 이병철 모두 명동이나 일본의 사채 시장을 통해 돈을 융통하고 그 돈으로 공사를 따내 메꾸는 식의 사업을 즐겨 썼다. 당시 사채가 은행보다 더 자주 쓰였던 이유는 8.3 사채 동결 조치를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뒤로 신군부 시절 현금왕 단사천, 광화문 곰 고성일 등이 이름을 남겼듯 사채는 사라지지 않고 수많은 기업가들의 돈을 융통해 주었다.
하지만 정부는 몇몇 큰손들에게 경제가 좌지우지하는 꼴을 더 이상 용인을 안하고 사금융에 압박을 주었고. 특히 80년대 고도성장기와 1989년 자유화 이후 금융시장이 거대화가 되면서 은행들이 큰손들보다 현금 동원력에서 앞서게 되면서. 큰손들은 이때 이후로 사채사업을 접고 다른 사업을 하거나 아니면 제2금융권 등으로 변신을 했다. 현재는 기업 창업주를 모티브로 한 시대극이나 자서전 등에서 이 일화들이 자주 나오는데, 시대가 바뀌었는데 사채라고 말하기는 영 껄끄러운지 김 노인, 요정 주인 등의 후원자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이때의 사채에 대해 다룬 것이 드라마 영웅시대의 강윤근이나 자이언트의 백파 캐릭터이다. 지금도 명동의 큰손들은 여전히 이름을 날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여러 사건에 휘말려서 화제가 된 명동 사채왕 최진호, 최씨의 동료로 라임 사태의 전주 노릇을 한 김모씨 등등이 있다.
국민의 정부 때 금리자유화 및 외자개방정책으로 일본계 대부회사들도 한국사채시장에 들어오면서 명동 큰손들과 일본계 대부회사들이 한국 사채 시장을 나눠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대출이자가 엄청나게 높아서 논란이 일었던 데다가 2010년대 후반 이후로 일본계 대부회사들을 제재하는 움직임이 생기면서 사채 시장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2020년 12월에 발표한 2020년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업자의 수는 증가했으나 대출 잔액은 2018년 6월 이후 지속 감소하고 있으며, 대출 잔액 감소의 원인 중 하나가 '최고금리 인하 이후 일본계 대형 대부업자의 신규 대출 중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1]
특징
대출 시
불법 대부업체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 때문에 모두가 경계하지만, 불법 사채 쓸 정도면 카드나 은행 대출은 이미 받을 수 없는 상태라고 봐도 된다. 제1금융권을 이용할 수만 있다면 사채 따위는 아무도 쓰지 않는다. 그런데 정상적으로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도 절차가 복잡하다는 이유나, 대출 심사 과정이 두렵다는 이유로 전화 한 통으로 끝나는 불법 사채를 이용했다가 나중에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있다. 불법 사채업체들이 광고에서 간단하게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1금융권 대출(혹은 카드론,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대출)이 가능하다면 이런 곳은 그냥 없다고 생각하고 거들떠보지도 말아야 한다. 일단 은행 등 제1금융권은 사채보다 이자율이 훨씬 낮은 데다 제대로 갚아 나가기만 하면 오히려 신용등급이 오른다. 채무자가 은행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하고, 성실히 채무를 갚았으므로 신용 있는 인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또한 2019년 1월부터 신용 평가 기준이 바뀌어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과 제1금융권의 금리가 같다면 신용 평가 기준이 같게 되었다. 이에 비해 사채(제2, 제3금융권) 대출의 경우 빌리기만 해도 신용도가 떨어진다. 급전이 필요하면 가급적 전당포나 중고나라부터 가며 정말 불법 사채를 이용해서라도 돈이 필요한 사정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불법 대부업체에 연락할 때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위험한 사채
법정 금리의 상한선은 이자제한법에 따라 2014년 1월을 기준으로 연 25%이었고, 대부업자는 연 34.9%이다. 2015년 연내에 대부업 최고금리를 29.9%로 내릴 예정이었으나 국회의원들이 서로 싸우는 동안 기존의 이자 제한 규정이 2015년 12월 31일이 지나 일몰되었다. 즉 2016년 1월 법정 금리 상한선은 없었다. 2016년 2월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2018년 12월 31일까지의 법정 최고 금리를 연 27.9%로 제한하는 내용의 대부업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본회의를 통과해 공포되는 즉시 시행되지만 2016년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로 인한 여야 대치로 지연되고 있었으나 2016년 3월 2일 국회법사위를 통과했다. 2018년 2월 8일부터 법정 최고 금리를 24%로 제한하는 '이자제한법의 시행령 개정령안'이 2017년 10월 31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
선이자라는 명목으로 원금의 30~50%가량을 떼가는 것은 물론이고,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할 것 같으면 돈을 빌려줘서 이자를 갚게 한 뒤 그것을 빚으로 다시 돌리는 꺾기 수법을 사용한다. 더군다나 여기서 이야기하는 금리는 연리인데 똑같은 연리 50%라고 해도 이자 적용 주기가 언제냐는 것 역시 중요하다. 예를 들어 100만 원 소액대출을 복리 적용, 연 39% 이자로 빌렸다고 가정했을 때, 이자 적용이 1년 뒤에 발생한다면 1년 뒤에 한꺼번에 상환할 금액은 '원금*(1+이자율)'이므로 총 상환액은 139만 원이 된다. 그러나 1달 단위로 이자가 적용된다고 조건을 바꾸게 되면 매달 3.25%의 이자가 적용되는 셈이라서 실제 상환액은 약 146만 원으로 뻥튀기된다.
이는 이자가 이자를 낳는 복리의 특성상 실제 상환 금액이 더 커지게 된 것이다. 즉, 실질 금리는 연 45%가 넘어가는 셈이다. 여기에 다 상환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로 대출하게 되면 늘어나는 이자의 양은 훨씬 더 가속된다는 사실을 절대로 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건 사채업자들이 법을 준수하여 양심적으로 정당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런 금액이 나오는 것이다. 이 수준으로도 사실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수 있는데, 당연히 이보다 훨씬 높은 불법 사채업자에게 걸려들면 인생 망치는 건 순식간이다. 불법 사채업자들이 부르는 금리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경우가 다수. 연 15,642%라는 정신 나간 금리까지도 현실이 될 수 있다. 즉, 조금의 현금을 만질 수 있게 해주는 달콤한 유혹으로 지옥의 구렁텅이로 몰아가는 무한 사이클을 돌리는 것이다.
그리고 못 갚으면 엄청난 독촉과 협박(불법 추심)이 나온다. 저래서 불법 사채업자가 무섭다. 이자도 무척 높지만 삶을 아예 지옥으로 밀어넣는다. 게다가 무척 꼼꼼한 계획까지 세운다. 괜히 자살하고 싶은 기분이 드는 게 아니다. 그리고 인간관계까지 악영향을 끼쳐 가정 자체를 죽음의 길로 이끈다. 사실 세상에 빚을 지게 하고 싶지 않다고 자살한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도 이런 식으로 엮였다. 연 28% 이상의 불법 사채는 갚을 의무가 없지만, 대부분은 그 뒤에 이어질 보복이 두려워 신고조차 하지 못한다. '보증을 서지 말자'와 더불어 '사채를 쓰지 말자'라는 가훈이 그래서 존재한다. 게다가 상술했듯이 본인을 비롯한 여럿이 피해를 본다. 정녕 생각이 안 난다면 속 시원하게 개인회생이나 개인 파산을 알아봐야 하며 아무리 급전이 필요하다고 해도 사채는 최악의 수다. 다만 배임&횡령으로 인한 거라면 보통 개인회생이 불가능하고 도박과 코인, 사치(명품 구입 등)는 개인회생 시에도 원금 100% 상환이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합법적인 대부업체에서 빌리면 괜찮은가 하면 그것 또한 지나치게 이율이 높아서 결국 시간의 문제일 뿐이지 불법 업자에게 이용했을 때와 마찬가지의 상황에 몰리게 된다. 선이자 같은 불법적인 편법은 없을지언정 독촉 수준은 거기서 거기. 무엇보다 이쪽은 합법이라는 점이 오히려 함정으로 작용한다. '이거 불법이니 무효임!'이라고 빠져나갈 여지까지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또한, 사채업자들이 쓰는 수법 중에 지독하게 악랄한 수법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사채를 써서 1000만 원의 빚이 있고 그 이자가 너무 엄청나서 실제 갚아야 할 돈이 5억 원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일시불로 갚으려고 10억 원을 싸 들고 사채업자의 사무실에 찾아오면 사무실 문을 잠그고 도주한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계속 이자만 뜯어먹는다.
법적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면 공탁 제도를 이용하면 해결한다고 명시는 되어있으나 사채업자들이 그걸 따를 정도로 모범적인 인간들이면 애초에 이렇게 이자율이 살인적이지 않다. 사채업자는 폭력이 먼저라서 걸리면 끝장. 게다가 사채업자들이 진짜 사무실 차리고 큰소리치는, 경찰 감시받고 적당히 눈치 보는 대형 조폭들과 연계된 것도 아니다. 주로 잃을 게 없는 양아치들과 연계되어 있다. 그러므로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고 큰소리친다. 특히 한국 경찰의 고질적인 인력 부족 문제 때문에 이런 일에 엮이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제때 해결을 못 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이런 공권력이 잠깐이나마 부재한 순간순간을 노려서 주먹을 들고 설치는 자들이다. 그 때문에 무조건 법만 믿고 있다가는 큰일 나는 수가 있으니 알아서 피해야 한다.
무이자 낚시 수법
이전에는 대부업체에 사채를 빌리기 위해 신용 조회를 하면, 신용 조회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은행에서 신용등급이 추락해서 은행 등의 금융기관을 통한 정상적인 대출마저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조회만으로는 신용등급에 영향이 가지 않게 되었다.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이 조회 기록 때문에 점점 더 신용도가 떨어져 불법 사채를 사용하도록 내몰리는 걸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내놓은 조치이다. 그러자 새로운 낚시를 시작했으며 첫 대출을 무이자로 해주겠다는 것이다.
대부업 광고에서 그렇게 무이자, 무이자 타령을 해대는 것도 그 때문. 광고에는 항상 간편하고 빠른 무이자 대출을 마치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 굉장히 선심 쓰는 듯한 묘사가 빠지질 않는다. 200만 원, 300만 원의 저렴한 소액을 본인인증 확인만으로 빠르게 대출해주는 것을 무슨 자랑인 것처럼 광고하는데 모든 게 낚시다. 애당초 저런 광고에서 선전하는 무이자 대출 비용이 죄다 300만 원 가량의 소액대출인 것도 다 자기들이 손해 보기 싫어서 소액밖에 책정을 안 한 거다. 거기에다가 '최초 1회만 이렇게 대출해준다'는 식의 선전을 넣어서 특별히 고객을 위해 손해 보면서 하는 한정판 서비스인 것처럼 해놓았다. 얼핏 보면 수백만 원에 불과하고 무이자라서 가볍게 한 번쯤 대출해봐도 아무 탈이 없을 것 같지만, 이런 곳에서 돈을 빌리는 순간 영원히 사채만 쓸 수 있는 신분이 되어버리는 것이니 그야말로 함정에 빠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채가 처음에 무이자로 해주는 이유 중 하나는 무이자라고 썼다가 신용등급이 떨어져서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하게 만들어 사채만 쓰게 만들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에서 광고에 '00일 무이자'라는 단어 대신 '00일 이자 면제'라는 단어만 사용하도록 조치하였다. 결국 러시앤캐시의 '무이자 무이자 무이자~' CM송이 '내렸어 낮췄어 내렸어~'로 교체되었다. 하지만 CM송 가사와 유튜브 검색만 안 잡히도록 바뀐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변한 것은 단 하나도 없다. 그 무이자송도 무삭제 버전, 배우 실루엣 버전으로 네이버 검색에는 여전히 뜬다. 물론 원칙적으로 제1, 2금융권과 대부업체의 신용 정보는 공유되지 않는다지만 연체가 될 경우 이를 은행이나 카드사에서도 알아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서 한 번 사채를 쓰기 시작하면 두 번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것을 간략하게 다룬 만화도 있다. 제목은 '대부업체의 함정'이며 이후에 올라온 만화를 보면 다들 아는 내용으로 뒷북을 쳤는데 반응이 놀라웠다고 한다.
사채업자의 위험성
사채업자가 강하게 묘사되는 일본계 만화의 영향인지 본 문서에서 사채업자가 외딴 곳에서 노동 일을 시킨다던지, 사창가에 팔아 넘긴다던지 하는 말도 안 되는 서술이 상당히 많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사채가 무서운 이유는 사채업자가 불가항력한 무서운 존재여서가 아니다. 사채업자는 대부분 썩 좋지 못한 인생을 살고 있고, 그런 자들에게 엮이면 같은 수준으로 삶이 떨어지기에 매우 불행해질 뿐이다. 실제로 사채업자들은 추심을 할 때 매우 교묘하게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오가며 사람의 피를 말리지, 단순한 폭력조차도 절대 단순하게 휘두르지 않는다. 하물며 폭력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납치나 감금은 꿈도 못 꿀 일. 오히려 깡패들은 살인 사건이나 실종 사건이 벌어지면 매우 피곤해한다. 이런 강력 사건이 벌어지면 최우선순위로 조사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신안 섬노예 사건만 봐도 어디 오진 곳에 끌고 가서 노동을 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말이 안 되는지 알 수 있다. 공권력의 묵인 하에 일어난 일인데도 피해자는 대부분 지적장애를 안고 있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이었다. 즉 일개 깡패가 아니라, 공권력 수준에서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평균적인 사리분별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강제노동을 시키긴 매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말도 안 되는 인식이 생긴 가장 큰 이유는 일본 만화다. 일본 만화에서는 사채업자가 인신매매 정도는 가볍게 할 정도로 강한 존재로 묘사되기 때문. 이 역시 만화적 과장이긴 하지만, 일본 사채업자가 한국 사채업자보다 훨씬 더 위험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야쿠자로 대표되는 폭력단체의 힘은 한국의 조직폭력배보다 매우 강력하다. 일본에서는 야쿠자에게 돈을 빌렸다가 손가락이 잘렸다든가 하는 일이 마냥 도시 전설만은 아닌 셈. 하지만 한국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다만 사채업자가 당신 몸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지 못한다고 해서 사채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나 군필자라면 잘 알겠지만, 직접적인 폭력을 쓰지 않아도 사람 피를 말리기에는 충분하다. 식사 시간만 골라 딱 법에 저촉되지 않을 만큼만 위협적인 어투로 협박함은 물론이오, 채무자의 직장이나 가족들에게까지 '누구누구가 돈을 빌렸는데요~'하면서 연락을 해댄다. 만약 자영업자라면 위협적인 인상으로 가게 주변을 기웃거리면서 장사를 방해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협박은 굉장히 자주 한다. 물론 협박은 불법이지만 통신 기기를 통하지 않은 협박은 증거를 잡기가 힘들다. 게다가 형량도 폭력 같은 강력범죄에 비하면 훨씬 낮기에 사채업자로서는 부담 없이 채무자를 괴롭힐 수 있다.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렸을 경우 사창가에 팔려가거나, 원양어선에 끌려가는 일은 없다고 봐도 된다. 하지만 정상적인 사람과도 법정에 가면 굉장히 삶이 피곤해지는데, 하물며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교묘하게 오가며 사람 피를 말리는 데에는 이골이 난 사채업자는 말할 것도 없다.[1]
대리입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대리입금이라는 그럴듯한 명칭도 존재한다. 법을 잘 알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100% 불법 사채이다. 케이블TV에서 아주 높은 빈도의 광고해댄다. 특히 산와머니, 러시앤캐시의 중독성 높은 후크송 유형의 광고가 압권이다. 지금이야 안 하지만, 대체로 론(loan), 머니(money), 저축은행, 캐시(cash)란 이름이 들어가 있다면 반드시 사채 광고임을 의심해야 한다. 사채 광고에 유명 연예인이 나오는 예도 있는데 당연히 욕을 있는 대로 처먹고 자숙하게 된다. 대표적인 예로 최민수, 한채영, 최수종, 김하늘 등으로 그 외에도 엄청나게 많다. 여운계나 최민식이나 최수종을 생각하면 엄청난 이미지 손실이 온다.
다만 저 연예인들이 사채 광고를 찍었던 시기에는 딱히 사채 광고에 대한 경각심이 있지는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해당 업체들의 광고를 찍게 된 배경을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은 그냥 매니저나 소속사에서 금융 광고랍시고 가져와서 아무 배경 지식 없이 찍었던 케이스가 대다수이다. 연예인들 사이에서 사채 광고 붐이 일어난 시기가 대략 00년대 중후반쯤인데, 그 당시에는 대부업에 대한 인식 자체가 그렇게 널리 퍼지지 않았을 때였고, 광고에 대한 인식 역시 더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였다. 다행히도 광고 모델 상당수가 사채 광고의 나쁜 면면을 알게 된 뒤로는 계약을 중도 해지한다거나 재계약을 거부하면서 아예 광고 자체를 기피하는 풍토가 생기게 되었다. 사실 이러한 사채 광고를 찍는 것은 해당 연예인에게도 이미지 하락 때문에 독이 된다.
위와 같은 문제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대부업 광고에 규제의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한다. 2012년부터 의무 표시 사항(하단 문단으로.)이 시행되기 시작했으며, 앞서 말한 사채 출연 연예인, 아이들까지 따라 하는 CM 송으로 문제가 된 게 그 이전이었는데, 의무 표시되는 경고 문구조차 없다 보니 그 이전에는 사채 광고의 폐해가 지금보다 더 심각했음을 방증하고 있었다. 국회에서도 더욱 못해 결국 사채 TV 광고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려고까지 했다. 18대 국회에서 한 번 추진했던 사안이지만 업체들의 로비가 있었는지 슬그머니 폐기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법안 추진이 있었기 때문에, 2015년 4월 30일 국회는 오후 1시부터 10시까지의 황금 시간의 사채 광고를 하지 못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출구를 물색하던 사채업자들이 이제는 눈을 인터넷(정확히는 유튜브)으로 돌린 모양이다. TV와 달리 제한 시간이 없어서 정말, 끝도 없이 나온다. 2015년 12월부터 등장한 웰컴론 광고는 네티즌에게 엄청난 짜증을 유발한다. 특유의 산통 깨는 오프닝에, 15초는 15초 대로, 30초는 30초 대로 스킵도 안 된다. 심지어 아프로서비스그룹 계열사들도 다시 손대기 시작했다. 광고주 본인들도 이게 암 유발 광고인 걸 아는지, 원본 영상에는 댓글도 막아버려서 불만을 표출할 방법마저 원천 차단하고 있다. 주로 무과장이나 읏맨 등의 마스코트 캐릭터를 내세워서 광고한다. 별맛이 넘친다는 평가를 받지만 사채업 특성상 아무리 이런 식으로 홍보해도 좋은 대접을 받기는 힘들 것이다.
네이버 등지의 인터넷 뉴스에 따르면, 이런 인터넷 광고가 수익이 높아서 곧 다른 사채업 광고도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완전히 질려버린 네티즌들은 하나 같이 입을 모아 만에 하나 대출받을 일이 있어도 웰컴론에서는 안 받겠다고 하는 중이다. 이젠 티비플에도 진출했다. 하지만 티비플 이용자들은 미성년자가 주류인지라 대부업 광고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문제는 요새 광고는 거의 다 대부업 광고라는 점. 소리도 무슨 수류탄 터지는 소리처럼 더럽게 크다. 거기다 애드블록을 쓰면 구름도 사라지는 패치까지 해놓았으니 오죽하면 영상 첫 부분에 가장 흔한 구름이 대부업체 욕하는 구름이니 말 다 했다.
또한 주로 사채업체에서 고용한 알바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뿌려봐야 관심 가질 사람은 극소수이기에 오히려 쓰레기만 제공해서 골머리를 앓는 건물주들이 있다. 찌라시 알바들도 꽁돈이라도 모아볼까 하는 거지만 아예 찌라시들을 테러 수준으로 한가득 뿌리는 경우도 있어 건물주를 빡돌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찌라시들은 법을 지키는 경우가 거의 없기에 명함 사진 찍어서 지자체에 신고하면 지자체에서 전화번호에 계속 반복 전화를 걸어 번호를 못 쓰게 만들기 때문에 필히 신고해야 한다.[1]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