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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19일 (금) 13:44 기준 최신판
치킨게임(chicken game)은 두 명의 경기자 중 어느 한쪽이 포기하면 다른 쪽이 이득을 보지만, 만약 두 명의 경기자 모두 포기하지 않을 경우 최악의 결과가 벌어지게 되는 게임이론을 말한다. 일명 겁쟁이게임 이라고 한다. 또한, 다른 쪽 경기자의 행위가 각자의 최적 선택에 영향을 주어서, 어느 한쪽이 포기하면 다른 쪽이 포기하지 않으려고 하고, 한쪽이 포기하지 않으면 다른 쪽이 포기하려 하는 경향을 보이는 게임이다. 정치, 경제, 사회 등의 분야에서 폭넓게 쓰이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개요[편집]
치킨게임은 1950년대 미국 청년층에서 유행하던 자동차 게임에서 유래되었다. 이 게임은 두 차량이 도로의 양쪽에 서서 서로를 향해 마주 본 채 돌진하면서 게임이 시작되고, 상대방을 향해 서로 직진하다가 먼저 핸들을 틀어 피하는 사람이 패자, 즉 겁쟁이가 되는 게임이다. 1955년 니콜라스 레이(Nicholas Ray) 감독의 "이유 없는 반항"(Rebel Without A Cause)에 나오는 장면 중, 자동차 2대가 절벽을 향해 나란히 질주하며 차에서 먼저 뛰어내리는 사람이 패배하는 게임을 치킨게임이라고 부르며 인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무조건 최악의 경우가 초래된다는 점에서 왜곡된 사례이다.[1]
이론 및 예제[편집]
군비 경쟁[편집]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 시대가 열렸다. 미국과 소련은 어느 한쪽이 무기를 만들어내면, 다른 한쪽은 더 나은 무기를 만들어 내는 식의 군비 경쟁을 펼쳤다. 자국의 군비 증가와 군사력 강화는 강한 힘이 되겠지만, 무기 개발은 막대한 자원 소모 및 경제적 손실을 야기하고, 서로 만들어낸 핵무기를 사용하게 되면 거대한 핵전쟁이 발생하여 지구가 멸망에 가까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문제를 일으킨다. 포기하는 쪽이 군비 및 군사력에 있어서 손해를 보기 때문에 서로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군비 경쟁이 지속된다면 결국 최악의 결과에 가까워질 것을 인지한 양국은 핵확산금지조약을 맺는 등의 노력을 해서 군비 경쟁을 종식시켰다. 이날의 군비 경쟁을 '치킨게임'에 비유하며 치킨게임이 국제정치학 용어로 쓰이는 계기가 되었다. [2]
비즈니스[편집]
2007년 대만의 D램 업체들이 앞다퉈서 D램의 생산량을 늘리며 치킨게임이 시작되었다. 대만 업체를 필두로 반도체 업체들은 극단적인 가격 인하 경쟁에 나섰고, 세계적인 금융 위기까지 겹치면서 2006년 6.8달러였던 D램이 2009년 기준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0.5달러 수준까지 떨어지게 된다. D램 업체들은 생산량이 수요량에 비해 많았기 때문에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제품을 팔 수 없어서, 2년 가까이 끝없는 가격 인하로 출혈 경쟁을 펼쳤다. 결국 2009년 독일의 D램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키몬다(Qimonda)의 파산으로 마무리된다. 키몬다는 출범할 당시 세계 2위의 D램 생산 업체였으나, 2008년, 누적 적자 3조 3,400억 원을 기록하며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걷게 되었다. 치킨게임에서 승리한 다른 업체들은 키몬다가 파산함으로써 출혈 경쟁을 멈추었고, 가격을 안정시키며 상대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었다. 이후 2010년, 대만과 일본 기업이 다시 생산 설비에 대한 투자와 증산을 선언하며 2차 치킨게임이 발발하고, 안정화 되어 가던 D램 가격은 다시 폭락하며 서로 출혈 경쟁을 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D램 업체로 대한민국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일본 기업인 엘피다, 미국 기업인 마이크론이 있었다. 당시 D램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던 일본 기업 엘피다(Elpida)는 1차 치킨게임을 거치면서 2조 900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었는데, 2차 치킨게임에서 다시 연속적인 적자를 내게 되면서 영업이익 -73%를 달성하게 되고, 결국 파산하게 된다. 이처럼 기업과 기업 사이에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이윤 추구를 위한 타협 배제의 경영 전략으로 인해 피할 수 없는 치킨게임이 발생하는 경우가 생긴다. [3]
조건[편집]
치킨게임은 기본적으로 서로의 출혈을 유발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쟁 관계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서는 곳곳에서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는데, 기업 대 기업의 치킨게임이 이루어지기 위한 몇 가지 조건은 다음과 같다.
- 불황
- 경기 불황에는 공급량이 수요량보다 많게 된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어 경쟁력을 올려야 한다. 가격을 내리고 수요를 늘리면서 많은 점유율을 차지해야 공급을 수요에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생산 원가가 높은 기업은 큰 타격을 받기 때문에 생산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 진입장벽
- 치킨 게임의 승자가 나머지 기업을 무너뜨리고 독식을 하더라도 해당 산업의 진입장벽이 낮다면 새로운 경쟁 업체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해당 산업의 진입 장벽이 낮다면 선도 기업도 쉽사리 치킨게임을 진행할 수 없다.
- 선도기업
- 선도기업은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경쟁업체보다 낮은 생산원가와 높은 자본력을 가지게 되는데 이 둘은 치킨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다. 기업 대부분이 비슷한 자본력, 생산력을 가졌다면 모두가 같이 파멸하는 최악의 결과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 치킨게임은 일어나지 않는다. 앞서 설명한 반도체도 마찬가지로 높은 자본력과 생산력을 가진 기업만이 살아남아 현재도 운영되고 있다.
- 규격화된 생산 제품
- 제품의 특성이 비슷하지 않다면 가격 이외의 많은 요소가 수요에 변화를 주게 되므로 치킨게임이 일어날 이유가 적다. 따라서 대부분의 치킨게임은 생산원자재 및 1차 가공품, 규격화된 부품 분야에서 벌어지게 된다.[4]
동향[편집]
기업[편집]
앞서 말한 치킨 게임의 기본 예제를 살펴보면, A와 B는 서로를 마주 보고 핸들을 꽉 붙잡은 채 직진한다. 잠시 후 두 차량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경우의 수를 가진다.
- 두 차량은 충돌하여 A와 B는 중상 혹은 사망에 이르는 손해를 입게 된다. 이 경우 회피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둘 다 '겁쟁이'(chicken)가 아니었기 때문에 승자로 판단되지만, 사망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다.
- 두 차량 모두 핸들을 틀어 회피한다. A와 B 모두 생명을 잃지 않지만, 게임에서 승리한 사람은 없다.
- 한 차량이 겁이 나서 핸들을 틀어 회피한다. 이때, 회피하려는 차량은 선택을 바꾸어 직진하면 충돌하는 결과가 야기되어 손해를 보게 되고, 직진하려는 차량은 선택을 바꾸어 회피하면 역시 승리의 기회를 놓치기 때문에 손해를 보게 되므로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없는 내시균형을 만족한다. 결국 회피한 차량은 겁쟁이, 패배자가 되어 최악 다음으로 나쁜 결과를 불러오고, 회피하지 않은 차량은 승리하며 자존심을 지키는 최선의 결과를 가지게 된다.
이 예제에서 승리자가 얻는 건 '자존심'이라는 성취뿐이다. 개인 대 개인에서는 치킨 게임으로 얻을 수 있는 보상에 비해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 게임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그러나 기업 대 기업에서는 상대 기업의 존망이 장기적인 이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치킨 게임이 시작되는 경우가 있다. 치킨 게임의 맹점은 한 기업에서 가격을 내리기 시작하면 다른 기업은 따라 내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 있다. 같은 성능의 제품을 소비자들이 비싼 가격 주고 살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가격을 내리거나 혁신으로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는 등의 우회 방법을 써야 하는데 혁신은 기술적인 한계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 때문에 가격을 내리는 방법으로 선택지가 좁혀진다. 그러나 가격을 내린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한번 치킨게임을 시작하면 자본을 갖추고 있는 기업이 끝없이 가격을 내리며 출혈경쟁을 해서 승리를 쟁취하고 상대 기업을 무너뜨리는 것이 전략상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치킨 게임은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기업 대 기업으로서는 자본이 부족한 기업이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겠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시장 가격을 내리는 긍정적인 효과를 야기하기 때문에 자유경제 시장에서 시장을 유지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또한, 가격을 내리는 방법 이외에 제품 경쟁력을 갖추는 선택지도 있어서 저렴한 가격 형성과 더불어 기업들이 뛰어난 제품을 생산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자본이 적은 기업은 살아남기가 어렵기 때문에 과도한 치킨게임을 법으로 규제하기도 한다. [5]
사회[편집]
2019년 7월, 한일 간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작년 한국 대법원의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2019년 07월 01일 일본 정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 관련 한국 수출 제재 방침을 발표하였다. 이 발표 후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에 조치 철회를 요구하고 세계무역기구(WTO)제소 계획을 밝혔다. 국내에서는 일본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여전히 안보를 위해 수출관리 운용을 재검토하는 것이며 철회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사태는 단기간에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의 무역 규제에 따른 한국의 GDP 손실은 평균 4.47%에 달할 전망을 보이는 반면, 일본의 GDP 손실은 수출 증감에 큰 영향 없이 0.04%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일본의 규제에 반발하여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반도체 관련 부속품 등의 일본 수출 규제로 보복할 경우 일본 GDP가 1.16% 감소할 전망으로 보이지만, 한국의 GDP 손실은 보복하기 전보다 1.17% 증가한 5.6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치킨게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6]
각주[편집]
- ↑ 김한용 기자 , 〈치킨게임 무슨 뜻? ‘이유없는 반항’에선 그게 아니었는데…〉, 《모터그래프》, 2019-01-28
- ↑ 편집국 , 〈치킨게임 뜻 무엇? "양보 안하면 둘 다 파국"〉, 《중도일보》, 2019-01-28
- ↑ 윤종성 기자 , 〈반도체 치킨게임의 추억, 최후의 승자는?〉, 《SK하이닉스 블로그》, 2017-09-05
- ↑ 나무위키 , 〈치킨 게임〉, 2019-07-11
- ↑ 편집국 , 〈'상생'이냐, '치킨게임'이냐〉, 《충청남도뉴스》, 2010-12-19
- ↑ 박준형 기자, 〈치킨게임 치닫는 韓日분쟁…중국만 뒤에서 "好好"〉, 《매일경제》, 2019-07-18
참고자료[편집]
- 박준형 기자, 〈치킨게임 치닫는 韓日분쟁…중국만 뒤에서 "好好"〉, 《매일경제》, 2019-07-18
- 오원용, 〈공멸 대신 공존…치킨게임서 살아남는 법〉, 《매일경제》, 2018-07-20
- 김범준, 〈치킨게임에서 모두가 살아남는 법〉, 《한겨레》, 2018-03-30
- , 〈30년 메모리 치킨게임 끝났다…게임의 법칙도 변했다〉, 《디지털데일리》, 2012-11-01
- 고병기 기자, 〈반도체 '新 치킨게임' 시작되나〉, 《서울경제》, 2019-01-16
- 강정규 기자, 〈트럼프 vs 김정은...'치킨게임' 승자는?〉, 《YTN》, 2018-11-13
- 진징이, 〈북-미 치킨게임과 중-미 관계 / 진징이〉, 《한겨레》, 2017-04-23
- 강덕우 기자, 〈사우디 vs 美 셰일…제2라운드 접어든 '석유 치킨게임'〉, 《뉴시스》, 2016-12-28
- 서화동 기자, 〈준비 안 된 치킨게임은 도박이다〉, 《한국경제》, 2019-07-17
- 양지윤 기자, 〈LCC 치킨게임에 등터지는 여행업계〉, 《뉴스토마토》, 2019-07-02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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