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형 토큰
증권형 토큰(security token)이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에 페깅(고정)한 디지털 자산을 말한다. 증권형 암호화폐 또는 시큐리티 토큰이라고도 한다.
암호화폐 투자업체인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는 2018년 10월 23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8 코리아 블록체인 엑스포' 행사에서 앞으로 증권형 토큰(security token) 시대가 펼쳐질 것이며, 기존 주식회사의 개념도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주식, 금융상품 등 모든 형태의 실물자산이 토큰화되어 소액 단위로 거래되는 증권형 토큰 시대가 머지 않아 도래할 것이며, 디지털 자산 이라는 개념에 익숙한 한국인이 이 같은 시장 변화에 가장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1]
암호화폐 전문 투자 업체인 디블락의 오현석 대표는 2018년 11월 1일 《브런치》에 〈Bull Market의 역사〉라는 글을 올리며 "앞으로 증권형 토큰(security token)이 새로운 시장을 이끌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주식, 자산, 부동산 등 실물자산의 가치와 암호화폐 토큰이 페깅됨에 따라 기존에 존재하던 시장이 유동화될 것이며, 과거 ICO의 대부분은 결국 STO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2]
개요
배경
2017년 말, ICO 참여 수요가 증가하면서 암호화폐 가격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더리움의 가격 상승은 ICO 자금 조달 규모를 천문학적 금액으로 상승시켰으며, 많은 이들을 암호화폐 업계로 끌어들였다. 하지만 특정 규제가 정해지지 않은 환경에서 진행된 ICO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몇몇 투자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미리 토큰을 구입한 뒤 개인에게 재판매를 하였고, 자금 조달이 끝난 프로젝트 팀은 도망가는 경우가 허다했다.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실체가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었으며, 실체가 있다 하더라도 사업이 운영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렇게 ICO 투자자들은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면서 단기 수익성(도박성) 투자를 이어갔고,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도 점점 많아졌다. 이런 피해를 막고 자금 조달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증권형 토큰을 통해서 자금을 조달하는 STO(Security Token Offering)이다. [3]
2018년 3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형식의 증권'을 발행하려면 법에 정해진 절차와 규제를 따라야 한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면서 '증권형 토큰'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SEC가 발표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만약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증권의 형태로 디지털 자산 교환을 제공하고, 연방증권법에 정의된 교환소로서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 해당 블록체인 플랫폼은 SEC에 증권거래소로 등록해야 한다." 이러한 SEC의 발표 이후, 암호화폐는 SEC에 등록해야 하는 증권형 토큰과 등록할 필요가 없는 유틸리티 토큰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또한 기업을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기업공개(IPO)나 유틸리티 토큰을 외부에 판매하는 암호화폐공개(ICO, Initial Coin Offering)와 차별화되는 '증권형토큰공개(STO, Security Token Offering)'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개념
증권형 토큰은 실물(부동산, 지적재산권 등) 또는 금융(주식, 채권 등)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에 연동한 디지털 자산이다. 증권형 토큰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해당 토큰에 연동된 자산의 소유권 을 의미하며, 규제를 준수하는 영역 내에서만 거래가 이루어진다. 한 주식회사의 주주가 부분적으로 회사를 소유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개념이다. 토큰 발행 주체가 창출하는 수익에 대한 배당 청구 및 의사결정 권리를 가질 수 있으며, 증권형 토큰을 사용한다면 자산의 분배를 매우 작은 단위로 할 수 있고 실물 자산을 온라인으로 전세계에서 교환하는 것이 가능하다.[4] ICO에서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한 유틸리티 토큰과 달리 증권형 토큰은 SEC 증권규제를 준수하는 토큰임을 스스로 자처한다.
특징
종류
현재 STO는 증권형 토큰에 어떠한 실물 자산을 연동했는가에 따라 크게 증권 발행형, 자산유동화형으로 나뉜다.
지분증권, 채무증권, 투자계약증권 등 자본시장법 제4조 및 제5조에 규정된 금융투자 상품 발행을 위한 토큰 발행 및 공개를 말한다. 주로 자금 조달의 목적이 비즈니스 모델 구현일 때 사용하는 ICO를 뜻한다. 즉, 해당 STO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이익 지급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존재해야 한다.
부동산, 미술품 등 자산유동화(ABS)를 위한 토큰 발행 및 공개를 말한다. 자산의 유동화 혹은 분산소유 등을 목적으로 토큰을 발행하고 공개하는 방법이다.
장·단점
장점
자금 조달 과정 간소화 및 비용 절감
STO는 자금 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기존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시 해당 국가의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여러 절차를 밟아야 했으며, 승인까지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었다. 하지만 STO는 블록체인 상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스마트 계약을 바탕으로 중간 관리인 역할을 최소화 할 수 있고, 데이터의 기록과 전송과정이 통일된 시스템으로 진행할 수 있어 IPO보다 간소화된 과정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투자의 안정성 확보
ICO의 대안으로 STO가 부상한 것의 대표적인 이유는 투자의 안정성이 확보 가능하다는 점이다. STO의 경우 증권형 토큰 발행 단계에서부터 규제 당국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건전성 확보가 가능하며 추후 투자자에게 문제가 생겼을 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이는 개인 투자자 외에 기관 투자자의 유입을 이끄는 결과를 낳는다. 제도권 내 진행되는 자금 조달은 ICO보다 정책 리스크 측면에서 안전하기 때문에 기관 투자자들이 손쉽게 자금 조달에 참여하게 된다.
유동성 확보
증권형 토큰은 기존 토큰이 가지고 있는 특징에 힘입어 자산 분할이 가능해진다. 기존 토큰은 최대 소수점 아래 일반적으로 18자리까지 분할하여 소유가 가능했다. 기존 주식의 경우 1주 이하의 단주 거래가 되지 않지만 증권형 토큰은 분할된 형태로 소유할 수 있어 다양한 자산을 통한 포트폴리오 설계가 가능하다.
단점
ICO보다 어려운 투자
ICO 투자는 기존 방식 대비 낮은 진입 장벽으로 해외 프로젝트의 투자가 훨씬 수월하였다. 하지만 증권형 토큰이 전통적 증권과 같이 제도권 내로 들어온다면 국가 간 경계가 없다는 점이 사라질 수 있다. 해외 증권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증권 발행 주체의 국가에 법적으로 신고를 해야 하며, 발행인 요건, 적격 투자자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제도권 내 STO가 들어오는 것은 투자자를 보호하는 하나의 장치이긴 하나 STO 발행팀에게는 까다로운 절차가, 투자자에게는 높은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유통 시장의 부재
증권형 토큰을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가 현재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아 유통 활성화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우선 증권형 토큰 거래소 또한 증권형 토큰 발행과 유사한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야 하며, 통과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SEC의 감시를 받는다. 증권형 토큰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증권형 토큰 거래소의 활성화가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사례
- 빗썸(Bithumb) : 2019년 5월 20일 국내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이 국내 자산 토큰화 플랫폼 전문 기업인 코드박스에 투자를 감행하였다. 코드박스는 부동산, 미술품 등 실물자산 기반의 증권형 토큰을 발행 및 관리하는 것에 필요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코드박스는 2019년 4월 자산 토큰화 및 거래소 서비스를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인 코드체인(codechain) 메인넷을 출시하였고 이는 디지털 자산 발행과 거래의 기능을 지원한다. 빗썸과 코드박스는 협업을 통해 증권형 토큰 발행과 플랫폼 구축 등에서 공동으로 기술개발을 한다. 또한 빗썸은 중국 블록체인 프로젝트 등급평가 서비스 제공업체인 스탠더드앤컨센서스(Standard & Consensus, SNC)와 증권형토큰 사업 관련 딜 소싱, 자금 유치, 상장 등 부문에서 협력하기로 하였다. 이 MOU에 따라 SNC는 빗썸의 미국 파트너사인 시리즈원(seriesOne)이 추진하는 STO프로젝트의 분석 및 평가를 맡는다.[5]
- 블록스트림(Blockstream) : 비트코인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블록체인 개발 회사인 블록스트림(Blockstream)은 뉴욕에서 열린 컨센서스 2019 행사에서 증권형 토큰 발행 및 관리를 지원하는 리퀴드 시큐리티즈 플랫폼의 가동을 예정을 알렸다. 리퀴드 사이드체인에 기반한 리퀴드 시큐리티즈는 다양한 자산의 토큰화를 지원한다.[6]
- 싱가포르 거래소(SGX) : 싱가포르의 주식 거래소인 싱가포르거래소(SGX)와 이더리움 스타트업 컨센시스가 후원하는 증권토큰 거래 플랫폼 1X가 2019년 7월 10일 정식 출시되었다. 1X는 출시와 함께 이더리움 토큰을 상장하였다. 이용자들은 1X 플랫폼에서 싱가포르 달러로 해당 토큰을 사고팔 수 있다. 법정화폐로 투자한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지분을 이더리움 토큰으로 지급 받았고 1X 플랫폼에서 지분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7]
문제점과 과제
증권형 토큰은 기존 증권의 성격을 띄기 때문에 규제를 제외하고는 이야기할 수가 없다. 이런 규제가 증권형 토큰의 한계를 이야기한다. 기본의 실물 자산이나 금융 자산을 디지털화 한다는 개념을 실제 생활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규제라는 측면이 반드시 뒤따라야한다. 그렇기에 각 국가는 STO에 적용할 수 있는 규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기반의 기술들이 실용화가 미흡한 만큼 국내를 포함한 많은 국가들의 암호화폐 및 ICO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증권형 토큰에 대한 규제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실정이다.[4]
특히 국내는 증권형토큰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토큰 자금 조달이 여전히 금지돼 있는 탓에 STO 역시 합법적으로 실행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증권형토큰 자체가 금융투자상품으로 분류되는 만큼 자본시장법에 따라야 하는데다 전자금융거래법과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인정보보호법 등 지켜야할 법이 한 두 개가 아니다.[8]
각주
- ↑ 허준 기자, 〈김서준 해시드 대표 "곧 다가올 증권형 토큰 시대, 주식회사 개념 바뀐다"〉, 《파이낸셜뉴스》, 2018-10-23
- ↑ 오현석(hslife), 〈Bull Market의 역사〉, 《브런치》, 2018-11-01
- ↑ 최지혜, 한명욱 〈증권형토큰, 과연 정답인가 〉, 《Hexlnat》 2018-12-23
- ↑ 4.0 4.1 오세진 기자, 〈[증권형 토큰 시리즈 제1편 증권형 토큰이란 무엇이고, 우리는 왜 증권형 토큰을 파헤치게 되었는가]〉, 《미디엄》,2018-12-17
- ↑ 황정빈 기자, 〈빗썸 "증권형 토큰 시장 선점한다"〉, 《지디넷코리아》, 2019-05-20
- ↑ 블록투데이,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블록스트림, 증권형 토큰 플랫폼 출시〉, 《블록투데이》,2019-05-16
- ↑ Wolfie Zhao, 〈싱가포르거래소-컨센시스 합작 증권형토큰 거래소 ‘1X’ 출시〉, 《코인데스크코리아》, 2019-7-11
- ↑ 빗썸, 〈증권형토큰공개(STO)가 그리는 꿈〉, 《네이버블로그》, 2019-01-09
참고자료
- 허준 기자, 〈"곧 다가올 증권형 토큰 시대, 주식회사 개념 바뀐다"〉, 《파이낸셜뉴스》, 2018-10-23
- 최지혜, 한명욱 〈증권형토큰, 과연 정답인가 〉, 《Hexlnat》 2018-12-23
- 오현석, 〈Bull Market의 역사〉, 《브런치》, 2018-11-01
- 신지은,〈조지소로스도 투자한 증권형 플랫폼..블록체인 생태계 바꿀까〉, 《블록미디어》, 2018-11-01
- Katie Choi, 〈증권형 토큰 과연 정답인가〉, 《미디엄》, 2018-12-23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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