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균
고균(古菌, 라틴어: Archaea)은 단세포 생물 분류군의 하나이다. 고세균(古細菌)이라고도 부르지만, 세균에 속하지는 않으므로, 부정확한 용어이다. 고균은 세포핵이 없는 미생물로 원핵생물의 한 부류이며, 세균과 다른 계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최근에 밝혀졌다. 고균은 세균, 진핵생물과 함께 3개의 생물 역 중 하나이다. 고균은 어떤 점에서 세균과 닮아있고, 다른 어떤 점은 진핵생물과 닮아 있다.[1]
목차
[숨기기]개요[편집]
고균은 생물의 분류 중 하나로 세균, 진핵생물과 함께 생물의 3역을 이룬다. 세균과는 다르다. 분류학상으로 세균과 고균은 인간과 이끼보다 더 차이가 크다. 대표적으로 고온에서 서식하는 초호열균, 고염분에서 서식하는 초호염균, 메테인을 생성하는 메테인 생성균 등이 있다. 단세포로 되어 있는 미생물의 한 종류로 핵이 존재하는 진핵생물과는 달리, 핵이 없는 원핵생물에 포함되는 생물군이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원핵생물로 취급하는 세균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계통에 속한다. 일반적인 세균은 고균에 비하여 진정세균(眞正細菌)이라고 한다. 진핵생물, 세균, 고균은 생물 계통이 가장 크게 나뉘는 세 가지 도메인(domain)이 된다. 고균은 워즈(C. R. Woese)가 1977년에 가장 처음 정의한 개념이다. 고균은 세균과는 달리 높은 온도나 높은 염도의 환경에서 잘 생식하며 메테인을 생합성하는 세균도 있는 등, 오랜 옛날의 지구 환경과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는 종이 있기 때문에 시원세균(始原細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분자생물학적 해석으로 봤을 때는 오히려 세균보다 진핵생물에 가깝기 때문에 고균이 정말로 더 원시적인 생명체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또한 이후 연구가 더 진행됨에 따라 특수한 환경뿐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환경에서도 생식한다고 추정되고 있다.[2]
특징[편집]
고균은 일반적으로 생물이 살기 어렵다고 알려진 심해, 토양, 고온의 유황온천 등에도 생존하고 있다. 극도로 건조한 환경인 사막에도 살고는 있지만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같이 매우 건조한 환경에서는 생명활동을 하지 않고 포자 형태로 바꾸어 환경이 좋아질 때를 기다린다. 요즘에는 극한환경뿐만 아니라 사람 피부 등 어느 곳이든 산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한편 아직까지 병원성이 있는 고균은 발견되지 않았다.
한때 이름에 세균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원핵생물인 세균과 분류학적으로 매우 차이가 크다. 오히려 진핵생물 세포와 가깝다. 우선 세포벽의 구성성분이 다르다.(세균의 경우 펩티도글리칸, 고균의 경우 슈도펩티도글리칸.) 이 때문에 세포벽을 파괴하거나 하는 기전을 하는 항생제는 고균에게 웬만해선 듣지 않는다. 또 DNA의 복제나 유전자 발현과정 등의 분자생물학적인 부분에서는 진핵생물과 유사한 점을 보인다. 예를 들면 고균은 인트론을 가지며 DNA에 히스톤 단백질을 포함한다. 인트론이 있기에 당연하게도 mRNA splicing이 일어난다. 그래서 과거엔 생물을 세균(원핵생물)과 진핵생물로 구분했지만, 지금은 고균을 추가하여 칼 우즈에 의해 정립된 3역 분류법으로 생물을 분류한다.
진핵생물의 기원에 대한 가장 유력한 가설은 고균이 세균을 포획한 뒤 세균이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가 되고 이후 핵막이 형성되어 진핵생물이 되었다는 것이다.(세포 내 공생설) 진핵생물은 어떤 부분은 세균과 유사하고 어떤 부분은 고균과 유사하다. 고균과 진핵생물의 공통조상이 세균으로부터 분리되었다. 각기 다른 두 종이 가진 유전자 지도의 차이가 클수록 공동조상을 지녔던 시절이 더 오래됐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진핵생물이 세균보다는 고균과 더 가까움을 유추할 수 있다. 따라서 유전자 지도상으로(흔히 우리가 세균이라고 부르는) 박테리아보다 고균이 인간과 더 가깝다.
고균들 중 유일하게 할로박테리움강에 속하는 많은 종들이 인간처럼 글루타티온을 생합성하는 기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
세균과의 비교[편집]
공통점[편집]
고균과 세균은 공통적으로 진핵세포에서 볼 수 있는 핵막이나 막성소기관이 없고 긴 원형의 염색체 DNA를 갖고 있으며 간혹 작은 플라스미드를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또한 특정 대사와 연관된 고균과 세균의 유전자는 공히 오페론을 이루거나 군집을 이루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고균과 세균 모두 제2형 제한 효소(인식부위와 절단부위가 모두 특이성이 있는 제한효소) 시스템을 가진다.
차이점[편집]
하지만 고균과 세균을 가르는 가장 큰 차이점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유전자 및 단백질의 상동성, 둘째는 세포벽과 세포막의 구성, 셋째는 DNA 복제 및 단백질 합성에서의 진핵세포와의 유사성이다. 고균은 세포막을 구성하는 인지질의 구조에 있어서도 세균과 약 4가지의 차이점을 보이는데, 첫째 글리세롤의 방향성(L-form), 둘째 에테르 결합, 셋째 이소프레노이드 사슬, 넷째, 가지가 있다는 점이다. 보통 세균과 막 구성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항생제로도 파괴되지 않는다. 세포벽의 경우에도 세균은 펩티도글리칸 층을, 고균은 슈도펩티도글리칸층을 갖는다.
고균의 종류[편집]
특징과 서식지에 따라 구분되지만 여러 가지 특징을 동시에 지닌 고균도 있다. 기본적으로 메탄생성균, 극호염성균, 호열성균, 초고온성균으로 구분한다.
메테인균[편집]
메테인 세균은 CO₂와 H₂를 메테인 가스(CH₄)로 전환할 수 있다. 이 과정을 메테인생성이라고 부른다. 메테인 세균은 흔히 무산소성 진흙이나 강과 바다 바닥의 침전물에서 살지만, 구강이나 대장에서 사는 종도 있다. 생리학적으로 메탄생성세균은 절대 혐기성균으로 그들을 배양하기 위해 절대 혐기성 기술이 필요하다. 종들에 따라서는 메탄생성세균의 배양은 CO₂와 H₂의 공기로 된 최소배지에서 가능하다. 비록 극한환경 미생물 종들은 매우 높거나 낮은 온도 또는 염의 농도가 매우 높은 곳에서 최적으로 성장하지만 대부분의 알려진 메탄생성세균들은 중온성과 비호염성이다.
극호염성 세균[편집]
극호염성 세균들은 천일염전, 천연 염호수, 혹은 인공적인 염분 서식지와 상당히 많은 소금으로 절인 어류와 육류의 표면과 같은 매우 많은 염분이 있는 환경에 사는 다양한 그룹이다. 극호염성 세균은 성장을 위하여 적어도 1.5M(약 9%) NaCl이 필요한 생물이다. 대부분의 종들은 적정 성장을 위하여 2~4M NaCl(12~23%)을 필요로 한다. 사실상 모든 극호염성 세균들은 비록 몇몇 종들이 이 농도에서 매우 느리게 성장하지만, 5.5M NaCl(32%, NaCl의 포화 한도)에서 성장할 수 있다.
극호염성 세균들은 그람음성이며 이분법에 의해 증식하고 휴면단계나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호염성균은 운동성이 없으나 몇 종류에서는 편모를 가지고 서서히 움직이거나 가스 소포(gas vesicles)로 떠다닐 수 있다. 할로박테리움과 할로콕쿠스의 유전체 조성은 전체 세포 DNA의 25~30% 이상을 포함하는 큰 플라스미드들이 존재하고 이들 플라스미드들의 GC염기 비율(57~60% GC)이 염색체 DNA의 것(66~68%)과 매우 다르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극호염성 세균에서 유래하는 플라스미드는 자연계에서 알려진 가장 큰 플라스미드 중의 하나이다.
극호염성 세균의 대부분의 종들은 절대 호기성이다. 대부분 호염성균은 아미노산 혹은 유기산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최적의 성장을 위하여 많은 종류의 성장인자(주로 비타민들)를 필요로 한다. 어떤 할로박테리움 종들은 탄수화물을 산화하나 이런 능력은 비교적 드물다. 할로박테리움에는 시토크롬 a, b, c 형을 포함하는 전달계가 존재하고, 에너지는 세포막에 의해 매개되는 화학삼투 현상으로 생성된 양성자 동력을 통해서 호기적으로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호염성 고균은 혐기적으로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 발효를 하거나 질산염 혹은 푸마르산의 환원과 연결된 혐기성 호흡(anaerobic respiration)에 의하여 혐기성장(anoxic growth)하는 것이 몇몇 종들에서 보고된 바 있다.
호열균[편집]
호열균은 다른 세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45°C 이상에서도 생존한다. 호열균은 지구의 뜨거운 지역에서 많이 발견되는데, 폐석탄과 같이 자발적인 연소에 의하여 열을 내는 지역에서 자주 발견된다. 뜨거운 폐석탄에서 유출되는 유기화합물을 대사하고 번식한다. 테르모플라스마의 두 번째 종인 T.volcanium은 전 세계에 걸쳐 고온의 산성 토양에서 분리되었는데, 여러 개의 편모에 의한 높은 운동성을 나타낸다. 세포벽이 없이 삼투압 스트레스에 생존하고, 낮은 pH와 높은 온도라는 양쪽의 극한환경에 견디기 위해서 테르모플라스마는 독특한 세포막 구조를 진화시켰다. 세포막은 liposaccharide이라 불리는 지질다당류 유사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테르모플라스마의 DNA는 높은 염기성의 DNA 결합단백질과 복합체를 이루어 구형 입자 속으로 DNA를 조직화하는데, 이는 진핵생물의 뉴클레오솜과 유사하다. 이 단백질은 진핵생물의 염기성 히스톤 단질과 유사성이 있다. 히스톤과 비슷한 단백질들이 여러 다른 에우리고균에서 발견되고 있다.
초고온성 세균[편집]
지표면 수천 m 및, 온도와 압력이 매우 높은 곳에서도 번식하는 세균이다. hyperthermophiles는 유류의 환경에서 SO₄²⁻를 황화수소로 환원시켜 석유의 질과 회수율을 저하시키고, 해양 석유 플랫폼을 지탱하는 철과 강철 합금을 부식시킨다. 기술자들은 오랫동안 석유 플랫폼에서 황화수소의 문제점을 알고 있었으나, 이것이 hyperthermophiles 때문이라는 것은 최근에 알게 되었다. 심해 고열 분출구 근처에 사는 세균은 약 2m 정도의 서관충과 함께 공생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서관충은 죽은 세균과 세균이 황화물을 산화시킬 때 방출하는 화학물질을 소비한다.
분출공 주변에서 발견되는 고균은 바이오메탄, 바이오수소, 극한효소 생산 등 생명공학 분야에서 다양한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단세포 미생물을 말한다. 이들은 무산소, 고온, 고기압 등 극한의 환경에서 생존함으로써 놀라운 생명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수소, 메탄가스와 같은 대체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최근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다.
또한 고온의 열수가 존재하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단백질 구조를 유지하는 이유를 밝혀낼 수 있다면 산업 신소재 개발에 귀중한 연구가 될 수 있다.
고균의 이용[편집]
고균은 극한 환경에 산다는 특성 때문에 여러 활용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우선 PCR법(polymerase chain reaction)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고온에서도 활동하는 DNA중합효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여기에 고균의 DNA중합효소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분해되지 않는 메테인 계열의 석유 물질 등을 분해하는 고균이 있다는 점을 활용하여 환경 정화나 토양 개량에 활용하는 방안도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들의 생태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여, 어떻게 배양하여 효소를 추출하는가에 대한 방법이 완전히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고균 활용에 대한 연구는 많은 발전의 여지가 있다.[4]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 〈고세균〉, 《위키백과》
- 〈고균〉, 《나무위키》
- 〈고세균(두산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 〈고세균(미생물학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