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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초자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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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니치 천문대의 본초자오선을 가르키는 빛

본초자오선(本初子午線, 영어: prime meridian)은 영국 그리니치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는 자오선으로, 경도의 기준(경도 0°)이 된다. 본초자오선을 기준 삼아 동서 양 방향으로 경도가 정해지는데 동쪽으로 180도는 동경, 서쪽으로 180도는 서경이라 한다, 그리고 이에 따라 각 지역의 시각이 정해진다.

어원[편집]

본초자오선은 prime meridian의 번역인데, 영어의 'prime(제1의)'이 '본초'라는 말보다도 훨씬 이해하기 쉽다. '본초(本初)'라는 한자를 해석하자면, '본래 처음'이라는 뜻이다. 나름대로 prime을 제대로 번역한 용어이다.

본초자오선은 영국 런던을 통과한다. 더 정확히는 런던의 그리니치 천문대(런던 중심지보다 좀 더 동쪽에 있다)를 통과한다.

상세[편집]

본초자오선은 영국 그리니치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는 자오선으로, 경도의 기준이 된다. 현재의 경도 0°로 1884년에 국제회의에서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는 본초자오선을 표준으로 삼기로 결정했다. 1972년에 협정 세계시로 바뀌기 전까지는 시간대의 기준이 되었다.

현재 국제적으로 사용되는 본초자오선은 IERS 기준자오선(reference meridian)으로, 이는 그리니치 자오선보다, 동(east)으로 5.3초(거리로는 102.5m) 떨어져 있다.

자오선이란 12간지에 따른 12시 중(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 자시와 오시를 뜻하는 것으로 자시는 밤12시(00시), 오시는 낮 12시를 나타낸다. 결과적으로 본초자오선은 '밤12시와 낮12시가 근본적으로 시작되는 선'이란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그리니치 천문대는 낮12시(오선)를 구분짓는 경계이며 지구 반대편으로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밤12시(자선-날짜변경선) 경계가 존재한다.

본초자오선에 대한 인식은 고대 그리스 시대에부터 있었다. 그리스의 철학자 에라토스테네스(Eratosthenes, BC 276~194)가 자오선을 제기했고, 프톨레미우스(Ptolemaeus)가 전설적인 대서양 상의 '행운의 섬'(Fortunate Isles)을 자오선으로 삼자고 했다. 그 섬은 현재 북아프리카 대서양상의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로 추측된다. 하지만 항해술과 지리학이 발달되지 못한 시절이어서 그의 주장은 뒷받침되지 못했다.

15세기말 대항해 시대가 열리면서 지리학과 항해술이 발전하고 자오선을 어디로 할 것인지에 대한 이슈가 떠올랐다. 1494년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토르데시야스 조약(Treaty of Tordesillas)을 체결할 때 기준선을 북대서양 카보베르데(Cape Verde) 섬을 기준으로 삼아 세계를 갈랐다.

1541년 지리학자 메르카토르(Mercator)는 카나리아 제도의 특정 지점을 자오선으로 삼아 지도를 그렸다.

그러다가 1714년 영국에서 천측(天測)을 통해 배의 위치를 산출하는 크로노미터(chronometer)가 개발되면서 지도가 필요 없게 되었다. 이후 제국주의 시대가 되면서 유럽 각국은 자국 수도에 자오선이 지나가도록 지도를 그렸다. 프랑스는 파리 자오선, 독일은 베를린 자오선, 덴마크는 코펜하겐 자오선을 그렸고, 영국은 그리니치 자오선을 채택했다.

각국이 저마다 다른 자오선을 그으면서 지도의 통일이 필요해 졌다. 1875년 국제지리학회는 프랑스가 주장한 파리 자오선을 기준으로 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영국은 파리 지리학회의 결정을 무산시키고 런던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는 자오선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나라의 팽팽한 대립은 1884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자오선 회의에서 절정에 달했다. 25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영국이 제출한 그리니치 본초자오선 결의안이 찬성 22, 반대 1, 기권 2의 압도적 표결로 통과되었다. 반대한 나라는 프랑스령이었던 산 도밍고(현재 도미니카 공화국)였고, 프랑스와 브라질은 기권했다.

프랑스는 불복했다. 이후 프랑스는 자국 시간대와 항해, 지도에 파리 자오선을 썼다. 하지만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프랑스는 파리 자오선을 고집할 수 없게 되었다. 영국군과 미군이 프랑스 진입하면서 교신과 좌표 측정에 혼선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프랑스는 울며 겨자 먹기로 그리니치 자오선을 인정하게 되었다.

파리 자오선에 대한 프랑스의 애착은 남다르다. 자오선이 파리를 지난다는 것은 프랑스가 세계의 중심임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새 밀레니엄이 시작되는 2000년, 프랑스는 파리 자오선이 지나는 직선상에 1천 그루의 나무를 심어 '푸른 자오선'(Green Meridian) 행사를 가졌으며, 2000년 7월 14일 프랑스 혁명 기념일에 '푸른 자오선'에 심은 나무 그늘에서 즐기는 600km의 피크닉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리학 자오선[편집]

지리학적으로 자오선은 경도선이다

지리학적 자오선은 경도와 일치한다. 경도선 상의 위치는 적도에서 얼마나 떨어졌는지 각도로 표시하는 데 이를 위도라고 한다.

본초자오선은 경도의 기준이 된다. 본초자오선을 기준으로 그 동쪽을 동경, 서쪽을 서경으로 나타낸다. 동경과 서경은 각각 180°까지 있다.

현재 국제적으로 사용되는 본초자오선은 국제지구회전-기준계체제(International Earth Rotation and Reference Systems Service, IERS)가 정한 IERS 기준자오선인데, 이는 그리니치 자오선보다 동으로 5.3초(거리로는 102.5m) 떨어져 있다.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는 자오선이 IERS 기준자오선 전까지 본초자오선의 역할을 했다.

같은 경선상의 지점은 같은 시간대에 속하는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경도 15° 간격으로 1시간의 시차를 둔다.

본초자오선과 시차[편집]

시차는 지구상에서 서로 경도가 다른 지역에 위치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지역 간 시간의 차이를 말한다.

지구는 둥글고, 또 자전함으로 인해 지구상의 위치에 따라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이 달라진다. 즉 지역에 따라 시간이 달라질 수 있는데, 지방마다 그 지역에 해가 뜨는 시간에 맞추어 정한 시간대를 지방시(local time)라고 한다. 그러나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면서 지역 간 이동 시 불편함이 생겼는데, 이를 위해 일정한 영역에 걸친 지역은 표준이 되는 동일한 시간을 사용하는 것을 표준시(standard time)라고 한다. 이로 인해 보통 한 국가 내에서는 경도 차가 나더라도 하나의 표준시를 사용하고 있으나, 국토가 매우 큰 나라에서는 구역을 나누어 여러 개의 표준시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표준시는 전 세계적으로도 연계될 수 있도록 기준을 정하여 사용하는 데까지 확장되었다.

세계의 표준시는 경도의 기준이 되는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는 본초자오선을 기준으로 한다. 이를 기준으로 동과 서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에 따라 시차가 발생하며, 경도 15°에 따라 1시간씩 차이가 나게 된다. 해가 동쪽에서 뜨므로 영국 그리니치 평균시(시간)를 기준으로 동쪽으로 갈수록 시간은 빨라지며, 시차 계산 시에는 플러스(+)가 된다. 반대로 그리니치 평균시의 서쪽으로 갈수록 시간은 느려지며, 시차 계산 시 마이너스(-)가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경 135°를 표준 경선으로 사용하므로, 영국 표준시보다 9시간이 빠르고, 시차는 +9시이다. 미국 동부 표준시는 영국 표준시에 대해 시차가 -5시이며, 따라서 한국 표준시와 미국 동부 표준시의 시차는 한국을 기준으로 9-(-5) = +14시가 된다. 즉 우리나라가 미국 동부보다 14시간이 빠르다.

러시아, 캐나다,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국토가 큰 나라들의 경우 여러 개의 표준시를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국토가 동서로 길어 11개의 표준시를 사용하여, 동서 간 11시간의 시차가 발생한다. 동경 180°와 서경 180°는 같은 지점에서 만나는데, 이를 날짜변경선(International Date Line)이라 하며, 이 선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향하여 넘어가면 하루가 늦추어지고(빼고), 반대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향하여 넘어가면 하루가 앞당겨진다(더한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 8월 24일에 미국을 가는 경우, 날짜변경선을 지날 때 하루를 빼게 되어 8월 23일로 바뀌며, 반대로 미국에서 8월 29일에 출발하여 우리나라로 오는 경우, 날짜변경선을 지나는 순간 하루가 더해져 8월 30일로 바뀌게 된다.[1]

본초자오선과 날짜변경선[편집]

날짜변경선은 태평양의 거의 중앙부, 대략 경도 180° 선을 따라 남북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이 선을 경계로 동쪽과 서쪽에서 날짜가 하루 달라진다. 지구의 자전에 의한 평균태양시는 지구상의 각 지점마다 차이가 생기는데, 그 차이는 경도 15°에 대하여 1시간의 비율로 동쪽으로 갈수록 앞서간다.

경도 0°인 본초자오선에서 동쪽(동경)으로 180° 지점은 12시간 빠르고, 서쪽(서경)으로 180° 지점은 12시간 느려 경도 180° 지점(날짜변경선)은 같은 지점임에도 동쪽으로 왔을 때와 서쪽으로 왔을 때 하루(24시간)의 시간 차이가 나타나는 모순이 생긴다. 따라서 날짜를 정할 때 이 차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큰 혼란이 생길 것이다. 예를 들면, 영국이 표준시(경도 0°의 평균태양시)로 1월 1일 12시일 때 동경 180°에서는 2일 0시, 서경 180°에서는 1일 0시가 되어, 같은 180°이지만 하루의 시간 차이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모순을 해소하기 위해서 경도 180° 태평양 부근에 사람이 살고 있는 육지를 피해서 날짜변경선을 설정하였는데, 이 선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지날 때는 하루를 빼고 증가하는 시간은 더해주고, 동쪽에서 서쪽으로 지날 때는 하루를 더하고 증가하는 시간은 빼주어 하루 차이를 보정해 준다.[2]

본초자오선과 적도가 만나는 곳[편집]

널 아일랜드의 부표

본초자오선인 경도 0°와 적도를 표기하는 위도 0°가 겹치는 곳은 어디일까. 아무것도 없는 섬, 널 아일랜드(Null Island)다.

1957년 커널 블리프(Colonel Bleep)라는 만화에서 이 섬을 제로제로섬(Zero Zero Island)이라 호칭하기도 했다. 위도-경도 모두 0°인 섬이란 뜻이다.

하지만 널 아일랜드는 서아프리카 기니만(Gulf of Guinea) 대서양상에 있는 공해상의 한 지점이다. 널(null)은 '아무것도 없다', '제로'(zero)라는 뜻으로, 널 아일랜드는 섬은커녕 바다 위의 어느 지점일 뿐이다.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육지는 북쪽으로 570km 올라가면 나타나는 가나 해안이다.

널 아일랜드에는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이 설치한 부표(buoy)가 떠 있다. 이 부표의 번호는 13010이며, 명칭은 소울(Soul), 즉 영혼이다.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지점이라는 뜻이다. 이 부표에는 피라타(PIRATA: Prediction and Research Moored Array in the Atlantic), 즉 기상관측과 연구용 센서가 붙어 있다. 프랑스, 브라질이 미국의 연구에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널 아일랜드는 인위적으로 탄생한 지점이다. 적도는 지구 자전 궤도를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애당초부터 이견이 없었다. 다만 위도 설정에 대해서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달랐다. 지구가 돌고 있기 때문에 자오선의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3]

각주[편집]

  1. 시차〉, 《네이버지식백과》
  2. 날짜변경선〉, 《네이버지식백과》
  3. 박차영 기자, 〈본초자오선과 적도가 만나는 곳, 널 아일랜드〉, 《아틀라스뉴스》, 2020-06-14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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