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중첩
양자중첩(Quantum superposition)이란 둘 이상의 양자 상태가 합쳐진 상태로, 측정하기 전까지는 측정에 의한 여러 결과가 확률적으로 동시에 존재한다. 양자 암호화의 특성에 속한다.
개요
양자중첩은 여러 상태가 확률적으로 하나의 양자에 동시에 존재하며, 측정하기 전까지는 양자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상태를 가리킨다. 둘 이상의 양자 상태가 합쳐진 상태로, 측정하기 전까지는 측정에 의한 여러 결과 상태가 이미 확률적으로 동시에 존재한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으로 비유되는 원자 이하의 양자 세계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며, 양자는 여러 가지 상태를 동시에 가지고 있을 수 있고, 측정하기 전까지는 그 상태를 알 수 없다. 또한 중첩된 양자는 관측하는 순간 중첩 상태가 붕괴하기 때문에 하나의 상태로 귀결된다.
양자역학에서 자연은 불연속적이고 관측을 통해서 확률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예를 들자면 광자의 임의 대각 편광을 수직 편광과 수평 편광 방향으로 관측할 때 확률적으로 수직 편광이나 수평 편광을 얻을 수 있다. 이때의 양자 중첩은 관측 전의 대각 편광이 관측 후에 수직 편광 상태나 수평 편광 상태가 확률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추가로, 광자의 수직 편광이나 수평 편광 상태는 관측했을 때 50%의 확률로 45도 또는 -45도 대각 편광 상태가 관측되는 대각 편광의 중첩 상태이다.[1]
개념
양자중첩은 '빛과 물질은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이다.'가 전혀 이상하지 않은 양자의 이중성을 가능하게 한다.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는 문장 같지만 양자역학에서는 기본적인 사실에 해당한다.[2] 중첩이란 A와 B가 둘다 가능한 상태일 때, A와 B가 섞여 있는 상태도 또한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예로 들자면,
- 나는 사무실에서 해시넷에 양자중첩을 검색할 수 있다.
- 나는 분식집에서 떡볶이와 순대를 시켜 먹을 수 있다.
- 사무실에서 양자중첩을 검색하는 동시에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시켜 먹을 수도 있다.
현대에서는 당연히 불가능한 상황이다. 일상적인 세계 또는 고전역학의 세계에서는 중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자역학에서는 이런 중첩이 가능하고 보편적이다. 오른쪽으로 도는 방향과 왼쪽으로 도는 방향이 있고, 두 방향 중 한 방향을 골라 그쪽으로 돌아야 할 때, 두 상태는 관측되기 전까지는 둘 다 50% 확률로 존재한다. 이를 양자 중첩이라고 부른다. 아주 작은 미시세계의 입자는 관측되기 전에는 두 가지 상태가 중첩된 형태이다. 전자의 스핀의 두 상태는 관측 전에는 둘 다 확률적으로 존재하고, 둘 다 중첩된 상태이다. 연산을 통해 큐비트를 관측하고, 관측을 통해 해당 큐비트는 0이나 1이 결정된다. 기존의 비트는 00, 01, 10, 11 등의 상태의 숫자 두 개가 담긴다. 즉 두 개의 정보로 네 가지 상태를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큐비트는 양자 중첩에 의해서 확률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 확률을 표현하는 계수를 포함해서 네 개의 계수가 담기는데, 이 네 개의 계수를 정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양자 중첩은 기존의 트랜지스터보다 두 배 더 많이 연산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기존의 컴퓨터보다 2제곱 더 많은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 10큐비트는 10비트보다 천배 더 많은 연산을 하며, 20큐비트는 20비트보다 백만 배 더 많은 연산을 할 수 있다.[3] 계의 상태로 상태 〉와 상태 〉가 가능할 때, 양자역학에서는 상태 〉와 상태 〉은 물론, 이들의 선형 결합인 중첩 상태 〉〉도 가능하다. 양자계의 상태는 대체로 여러 가지 가능성이 포함된 중첩상태이다. 양자역학 특성은 고전역학과는 전혀 다르며, 이 중첩상태에 대해 측정을 할 때 나타난다. 중첩 상태에 대해 측정을 하면 양자계는 그 중 어느 한 상태로 옮게 되며, 나머지 다른 상태에 대한 가능성은 사라진다. 측정 전에 중첩 〉〉에 있었더라도 측정을 하고 난 뒤의 양자 상태는 상태 〉이거나 상태 〉로 변한다. 다시 말해, 측정 전과 측정 후의 양자 상태는 전혀 다른 상태가 된다. 여기서 측정 전의 양자 중첩상태가 측정에 의해서 어느 한 상태로 갑자기 변화하는 것이 측정에 의한 양자 상태의 붕괴이다.
측정 대상이 너무 작아서 측정하는 것만으로도 관측 대상에게 큰 영향을 주는 경우이거나, 측정 전의 양자계가 중첩된 경우이거나, 양자계의 측정은 항상 관측하는 대상을 변화시킨다. 우리가 대체로 떠올리는 측정의 모습과 상당히 다르다. 고전적인 세계에서의 관측은 관측해도 대상의 상태가 변하지 않아야 한다고 전제한다. 관측에 의해 대상의 상태를 파악하려고 하는데 관측 때문에 대상의 상태가 변한다면 관측하는 의미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양자 세계에서는 이러한 전제 조건이 불필요하다. 고전 세계에서는 관측 대상이 크기 때문에 상호작용으로 인한 결과를 무시할 수 있지만, 양자 세계는 우리가 대상을 관측하려는 사실만으로 관측 대상의 상태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양자 세계에서의 모든 대상은 관측에 따라 그 대상 자체가 달라진다.
양자중첩은 양자 계산을 가능하게 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고전 컴퓨터에서 정보의 기본단위인 비트는 0이나 1만을 고려하는데, 양자 계산에서의 정보의 기본단위인 큐비트는 보통 중첩상태 〉〉에 있다. 양자 계산에서는 이 중첩상태에 대해 양자역학적 상호작용을 가해서 연산한다. 따라서 고전적인 연산은 0이나 1에 대한 것이지만, 양자계산은 끝도 없이 가능한 여러 상태에 대한 연산일 수 있다.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면 한 번의 연산으로 동시에 다수의 연산을 할 수 있다. 이를 양자평행(quantum parallelism)이라고 한다.[4]
원자의 모습은 흔히 태양계와 같이 전자가 원자핵의 궤도를 도는 형태로 표현된다. 하지만 전자의 확률 분포 모델이 양자중첩을 표현하기에 조금 더 적합하다. 즉, 전자가 원자의 영역 안에서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발견될 위치의 확률을 따져서 이를 그래픽으로 표현한 전자구름 형태가 양자 세계의 중첩을 표현하는데 더 알맞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입자와 파동의 상호 별개의 상태의 것이 겹치고 겹쳐서 새로운 상태를 만든다는 것이다. 0이나 1이 아닌 별개의 상태가 중첩되어 0과 1 사이의 어중간한 상태를 나타낸다. 이를 활용하여 만든 것이 양자 컴퓨터이고, 개념적으로 중첩을 설명한 실험이 슈뢰딩거의 고양이이다.[2]
원리
1930년대 이후, 입자는 수학적으로 기술되어 이미지를 상상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양자물리학은 수학적인 개념과 방정식 그리고 규칙과 원리들로 이루어진 양자적 형식론에 토대를 두고 있다. 여기서 이 형식체계는 파동이든 입자든 그 성질과 관계없이 모든 물리체계의 물리적인 현 상태를 수학적 실체인 파동함수 또는 상태벡터에 의해 나타내며, 상태벡터는 서로 더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양자역학은 이렇게 선형 이론이라는 특성이 있다. 즉, 〉와 〉가 어떤 물리적 체계에서 가능한 두 가지 상태라고 할 때, 〉 〉도 이 체계에서 가능한 상태가 된다. 그래서 하나의 양자 상태는 어떤 입자가 에너지나 위치와 관련해서 가질 수 있는 모든 가능한 상태들을 수학적으로 기술할 수 있는데, 이것이 중첩원리이다. 수소원자의 전자가 핵 주의의 마치 궤도함수처럼 퍼져 있는 전자구름을 알고있다면 이해가 쉽다. 시간 t에 어떤 양자체계의 상태에 대한 지식이 상태들의 공간인 H에서 틀 맞춤 된 벡터 〉에 완전하게 속해있다고 가정한다. 즉 모든 벡터 〉는 이 벡터의 고유 벡터들로 분해될 수 있다. 여기서 고유 벡터는 〉이다.
이 되는 〉를 틀맞춤 되었다고 한다. 더 자세히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고전적인 정보단위는 0과 1로 이루어진 비트이다. 양자적 정보단위는 큐비트라고 부르며 스칼라곱을 갖춘 2차원 공간에 있는 벡터이다. 직각을 이루는 기저벡터의 요소들은 〉와 〉로 정해져 있다.
하나의 큐비트 〉는 로 나타내고, 〉와 는 복소수이고 이다. 측정은 〉를 구성하는 기저벡터들 가운데 하나인 〉나 〉로 투사한다. 양자역학 규칙에 따라 측정하면 〉의 확률로 〉를 얻고, 의 확률로 를 얻는다. 따라서 중첩은 2차원의 벡터로서 각이 라고 하면, 〉〉〉가 되고, 측정을 한 후에는 확정된 값을 얻는다.
x, y 측의 기선을 〉, 〉로 잡으면, 〉〉〉 이때 크기는 〈〉
여기서 〉에는 입자가 어디에 위치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과일이 담긴 자루 안에 어떤 과일이 들어가있는지 모를 때 파동함수는 다음과 같다.
사과수박참외
여기서 자루 속 과일이 수박일 확률은 가 된다. 그러나 양자적 차원에서는 고전적 차원과는 달리 자루를 열어보기 전에는 자루 속에 수박이 아니라 다른 어떤 과일이 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양자적 상태의 중첩을 거시차원으로 외삽하면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같은 상황을 맞게 되는데, 만약 전자나 원자가 중첩상태에 있다면 고양이와 같은 거시차원의 대상도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가 되어야 한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에서는 상자 속에 고양이 한마리와 방사성 유라늄 원자가 함께 들어가 있고, 이 원자가 분열하면 청산가리가 바로 분출되어 고양이가 죽는 장치가 함께 설치되어 있다. 우라늄 원자가 분열할 확률은 50%이고, 분열하지 않을 확률 또한 50%이다. 여기에 중첩원리를 적용하면 고양이는 죽어있으면서 살아있는 존재가 된다. 하지만, 양자논리에서는 모순율이 적용되지 않기때문에, 슈뢰딩거는 역설 이론을 통해 양자역학은 원자 수준의 대상에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슬릿실험에 의하면, 상태들의 중첩은 간섭을 함축한다. 이 실험에서 전자는 두 개의 슬릿이 열려 있을 때는 파동처럼 행동하다가 감지기를 활성화 시킬 때는 입자처럼 행동한다. 이러한 현상은 고전적인 논리로 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어떻게보면 입자는 두 개의 슬릿을 동시에 통과한다고 볼 수 있고, 이는 광자나 전자, 중성자, 원자, 그리고 분자의 경우에 모두 관찰되었다. 둘 이상의 입자가 있을 때 상태들의 의해 얽힘이 일어낙, 슈뢰딩거에 의하면 양자역학에서 가장 핵심적인 현상이다.
특성
- 양자얽힘
- 양자 얽힘은 둘 이상의 양자가 가지는 비고전적인 상관관계를 말하며, 두 양자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존재한다. 양자 세계의 입자 하나가 둘로 쪼개진 입자는 서로 짝을 이루는 상관관계를 가진다. 특별한 처리를 통해서 두 입자를 얽힘 상태로 만들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도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는 성질이다. 아인슈타인은 이 상태를 '귀신같은 원격 현상'이라고 표현했는데, 쪼개진 두 입자가 물리적인 거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하나의 계를 이루고, 한쪽의 양자 상태를 바꾸면 다른 한쪽의 양자가 우주 반대편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 상태가 동시에 변화한다.
- 불확정성
- 불확정성은 위치와 소리처럼 서로 다른 물리량을 각각 동시에, 그리고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특성이다. 특히나 불확정성은 양자암호통신에서 복제할 수 없다고 증명하는 역할을 해서 더 중요하다. 이 원리에 따르면 양자의 상태를 측정하는 것만으로도 오류가 증폭되기 때문에 복제가 불가능해진다.
비교
확률 분포
- 예시 1
상자 속에 동전이 있다고 가정하자. 상자를 충분히 흔든 다음 상자를 열어서 동전 상태를 살펴본다. 이리저리 움직인 동전은 앞면이 나올 확률과 뒷면이 나올 확률 모두 50%이다. 양자 중첩과 기존의 확률 분포는 둘 다 관측 결괏값이 확률적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이런 면에서는 서로 비슷하다. 그러나 확률 분포에서는 실제로 동전을 던졌을 때 상자를 열기도 전에 이미 동전의 앞뒤가 정해진다. 반면에 양자 중첩에서의 동전은 상자를 열기 전에는 아직 앞면과 뒷면이 결정되지 않은 미지의 상태이고, 상자를 여는 순간 확률적으로 앞면과 뒷면 중에서 하나로 결정된다.
- 예시 2
상자 안에 100원짜리 동전 2개와 500원짜리 동전 8개가 있다고 가정한다. 이때 상자에서 동전을 꺼내서 100원이 나올 확률은 20%이며, 500원짜리 동전이 나올 확률은 80%이다. 하지만 동전의 금액이 아니라 동전의 앞면과 뒷면을 파악해야 하는 경우라면 상자 속의 100원짜리 동전과 500원짜리 동전의 개수와는 상관없이 언제나 50% 확률을 갖게 된다. 이와 유사하게 관측했을 경우, 수직 편광과 수평 편광이 나올 확률은 각각 20%와 80%인 광자를 45도 대각 편광으로 관측한다. 동전의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이 각각 50%인 것처럼 수직 편광이나 수평 편광으로 관측했을 때 45도 대각 편광이 나올 확률은 50%이지만, 광자를 45도 대각 편광으로 관측하면 대각 편광이 나올 확률은 50%가 아니라 58%가 된다. 100원짜리 동전과 500원짜리 동전의 비율과는 상관없이 동전의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이 항상 50%였던 것과는 달리 양자 중첩에서는 확률이 다르게 나온다. 대각 편광의 관측 확률에 수직 편광과 수평 편광의 관측 확률값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양자 상태는 측정 전에는 정확히 알 수 없고, 확률적으로 관측되는 결과의 중첩 상태로 표현한다. 따라서 양자 컴퓨터는 이러한 양자 중첩을 이용하여 해결해야 할 문제의 다양한 입력을 하나의 양자 상태로 구성한 다음, 양자 병렬성과 양자 간섭 등을 이용하여 고속 연산을 처리한다.[1]
각주
- ↑ 1.0 1.1 네이버 지식백과 IT용어사전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6023915&cid=42346&categoryId=42346
- ↑ 2.0 2.1 김영훈, 〈알아두면 쓸모 있는 양자역학 이야기 –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양자중첩〉, 《삼성디스플레이뉴스룸》, 2019-09-11
- ↑ 모두의 과학, 〈양자컴퓨터, 양자 중첩을 이해하면 보인다〉, 《브런치》, 2020-05-13
- ↑ 양형진, 〈[양자역학 산책]〉, 《크로스로드》, 2006-04
참고자료
- 양자 중첩 위키피디아 - https://en.wikipedia.org/wiki/Quantum_superposition
- 네이버 지식백과 IT용어사전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6023915&cid=42346&categoryId=42346
- 양형진, 〈[양자역학 산책]〉, 《크로스로드》, 2006-04
- 정계섭, 〈[중첩, 얽힘 그리고 결깨짐 : 현대물리학의 철학적 도전]〉, 《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 2007
- 엘지씨엔에스 보안컨설팅팀, 〈양자 컴퓨팅 시대, 양자 암호 기술과 보안〉, 《엘지씨엔에스》, 2019-06-12
- 김영훈, 〈알아두면 쓸모 있는 양자역학 이야기 –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양자중첩〉, 《삼성디스플레이뉴스룸》, 2019-09-11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