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자화학
고분자화학(高分子化學, polymer chemistry)은 분자량이 10,000을 넘어가는 무기화합물 및 유기화합물인 중합체와 고분자를 연구 대상으로 하는 학문분야이다.
고분자화학을 크게 나누면 고분자화학은 물리화학적 연구영역과 유기화학적 연구화학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고분자의 분자구조를 다루는 '고분자 구조론', 고분자자체의 열적 성질, 역학적 성질 및 전기적 성질을 다루는 '고분자 고체론', 고분자의 콜로이드 또는 용액의 물성을 다루는 '고분자 용액론'등이 구성된다. 후자는 단량체로부터 고분자로 성장 증대시키는 방법에 관계되는 '고분자 합성론'과 합성론에 적용되는 화학 반응을 탐구하는 '고분자 반응론' 등으로 구성된다.
고분자는 저분자와는 다른 특이한 물성 및 반응성을 가지기 때문에 한 개의 연구분야로 확립되어 있다. 고분자의 특이한 기능 및 물성은 주로 역학적, 열역학적인 부분에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고체와 용액의 점성도 등과 같은 물리화학적인 시점에서의 연구가 크게 발전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생체 고분자에 관련된 연구도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개념 및 정의[편집]
고분자화학이란 분자량이 10000 이상의 중합물에 대해서 합성과 중합반응의 연구 및 중합체의 구조와 특성에 관한 연구를 하는 학문이다. 인공적으로 합성한 고분자 외에도 단백질과 같은 천연고분자와 섬유로 사용되는 식물성 동물성 고분자들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영역은 섬유화학(纖維化學, textile chemistry)으로 발전되어 왔다.
고분자는 여러 가지 관점에서 분류할 수 있는데 산출상태, 구조, 형태, 합성법, 재료의 성질 및 용도 등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산출상태에 따라 천연으로부터 얻는 셀룰로오스(cellulose), 전분, 천연고무, 양모, 견, DNA(deoxyribonucleic acid) 등과 같은 천연고분자가 있고 유리, 초산셀룰로오스, 질산셀룰로오스 등과 같은 재생·개질 천연 고분자들이 있다. 합성고분자로는 세라믹 재료, 폴리에틸렌(polyethylene), 폴리스티렌(polystyrene), PVC, 나일론 등이 있다. 구조와 형태에 따라 선형(linear) 고분자, 분지(branched) 고분자, 가교(cross linked) 고분자 또는 망상고분자(network polymer)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합성법에 따라 단계중합과 연쇄중합(連鎖重合, chain polymerization), 부가중합(附加重合), 개환중합(開環重合) 등이 있다. 재료의 성질과 용도에 따라 섬유, 플라스틱, 열가소성·열경화성 수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고무, 도료, 인쇄잉크, 접착제, 점착제, 등 고기능성 재료 및 생체 고분자들이 있다.
고분자화학은 유기화학(有機化學, organic chemistry)을 기반으로 한 응용분야로 산업계에서 많은 기능성 고분자들의 개발로 이어졌는데 극한 조건에서도 내구성 및 안정성이 유지되는 고내열성, 고강도의 고분자들이 개발되어 내열기관 및 자동차용 소재로 활용이 되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의료용 고분자물질 및 고강도 섬유의 개발에서 핸드폰 배터리에 들어가는 고분자 분리막에 이르기까지 우리생활에서 이러한 특수 기능의 고분자 화합물들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고분자 산업은 석유화학 정제품으로부터 얻어지는 단위체와 유기금속 화합물로 이루어진 다양한 촉매를 사용하여 고분자 화합물을 대량으로 공업적 생산을 하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합성된 고분자의 성능과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첨가제들이 사용되고 있는데 산화방지제(酸化防止劑, antioxidant) 및 가소제(可塑劑, plasticizer) 등의 기능성 유기화합물들을 첨가하여 고온·고압에서 압출 및 성형·가공하는 공정에서 고른 물성과 품질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고부가가치의 필름 소재들이 고분자 산업에서 각광을 받고 있으며 대형 TV나 핸드폰 보호 필름으로 사용되고 있는 광학용 필름 및 전자정보 소재용 고기능 필름 등이 있다. 특히 광학용 보호필름에는 광보상 특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특수 첨가제들이 혼합되어 제품화 되고 있다. 고분자를 이루는 단위체로 사용되는 물질도 다양해졌으며 최근에는 이산화탄소를 단위체로 이용하여 고분자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들이 개발되어 환경적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고분자들의 생분해성(生分解性, biodegradability) 또한 중요한 물성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이는 대량생산으로 생겨난 각종 화학 부산물들이 지구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 가운데 인류의 미래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조금이라도 이러한 오염원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의 소치가 아닐 수 없다.
고분자화학의 역사[편집]
고분자라는 단어는 스웨덴의 화학자인 베르첼리우스(Berzelius)에 의하여 1833년에 최초로 사용되었다. 19세기 화학자들은 고분자 물질에 대한 어떤 명확한 이해가 없이 이러한 물질을 다루었다. 고분자의 합성은 1838년과 193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염화바이닐을 광중합 시킬 때나, 스타이렌 단량체가 유리처럼 중합된 것이나, 황에 의해 개시된 고무의 가황 반응이 발견된 것 등을 최초의 일로 볼 수 있다. 영국의 Mackintosh사 및 Hancock사, 미국의 Goodyear사 등에 의해 고무를 타이어나 방수복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 1890~1930년 사이에는 셀룰로스계 고분자의 제조가 주로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동안에도 고분자의 구조에 대해서 명확한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 당시 지배적인 이론은 '고분자란 작은 분자들이 신비로운 2차 결합력에 의해 뭉쳐진 콜로이드와 같은 덩어리'라는 것이었다.
- 1930~1945년 사이는 현대적인 고분자 화학 발전의 도약기였다. 1930년이 되어서야 고분자가 거대분자라는 가정이 인정을 받기 시작하였다. 더욱이 1929년 미국의 DuPont 사의 Carothers는 저분자량의 화합물로부터 고분자를 제조하려는 일련의 시도를 개시하였다. 이러한 연구가 성공하여 고분자 이론을 확인하게 되었고 폴리아마이드와 폴리에스터를 개발하게 되어 나일론 6가 1938년 공업적으로 제조되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고분자 합성에 많은 기초연구가 바로 이 시기에 이루어졌다. 더욱이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군사적 목적으로 고분자 기술이 필요하게 되었고, 화학자들이 많은 수의 새로운 고분자 물질을 합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예를 들면, 레이더 장치의 단열재로 폴리에틸렌이 개발되었고, 천연 고무를 대체할 수 있는 합성 고무의 제조 등이 이 시기에 이루어졌다.
- 1945~1960년 사이에는 석유화학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새로운 단량체들이 대량으로 생산되어 고분자 합성의 발전이 가속화되었다. 이시기의 중요한 과학적 발견들로서 독일의 Karl Ziegler는 에틸렌 중합용 배위 촉매(coordination catalyst)로서 유기금속 화합물을 발견하였고, 이탈리아의 Giulio Natta는 Zigler의 배위촉매를 이용하여 에틸렌의 배위중합(coordination polymerization)을 시도하였고, 얻어지는 고분자는 입체 규칙성(stereoregularity)을 가지는 폴리에틸렌이었다. 이들의 업적은 라디칼 중합에 얻어진 기존의 불규칙한 입체 규칙성을 가지는 폴리프로필렌에 비교하여 훨씬 뛰어난 기계적 물성을 가지는 폴리프로필렌을 개발할 수 있게 하였고, 그 결과 고분자 산업계 전반에 걸쳐 혁명이 일어나게 되었다. 고분자가 입체 규칙성을 가지도록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의 중요성은 1963년에 Ziegler와 Natta가 공동으로 노벨 화학상을 받음으로써 인정되었다. Szwarc에 의한 종결 반응(termination reaction)이 없는 '리빙 고분자(living polymer)'의 발견도 이 시기에 일어났고, 다른 많은 합성도 발전하였다. 이에 버금가는 고분자 화학의 업적으로서 Paul Flory(1974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의 연구를 들 수 있으며, 플로리는 용액 및 벌크 상태, 혹은 가교(crosslinking) 및 사슬 전이(chain transfer)가 일어남에 따른 고분자의 거동에 대한 정량적 근거를 제시하였다.
- 지난 60년간 고분자 화학은 인간 생활의 실용적인 면에 대단한 영향을 미쳐왔다. 제2차 세계 대전 전에는 인간의 문화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데 비교적 적은 수의 물질만 사용하였었다. 즉, 건축물에는 철, 돌, 나무 벽돌, 콘크리트 등이 필요했었고, 의류용으로는 천연 섬유인 면, 모 등만이 이용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에는 새로운 합성 섬유, 플라스틱, 고무, 접착제, 수지(가공되기 전의 고분자) 등의 광범위한 재료들이 발달하게 되었다. 이들 새로운 고분자 재료들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우리 주위를 살펴보면, 대단히 많은 고분자 제품들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합성 섬유 의복, 폴리스타이렌 투명 컵, 복합 재료로 만든 보트, 비닐백, 페인트, 접착제, 폴리우레탄 발포 쿠션, 실리콘 심장 밸브, 테플론으로 코팅된 프라이팬, 자동차 범퍼, 자동차 내장재, 플라스틱 우유병, 음료수 및 주류용 페트병, 유료용 튜브, 플라스틱 도마, 요구르트 용기, 플라스틱 반찬 통, 골프공, 생분해성 플라스틱, 내열성이 우수한 폴리이마이드 필름, 전도성 고분자, 약물을 서서히 방출시키는 마이크로캡슐, 자동차 타이어, 스타이렌 발포 제품 등이 있다. 이러한 고분자 재료들이 현대인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플라스틱 젖병에서 방출되는 환경 호르몬, 음식물을 포장하여 냉장고에 저장할 때 사용되는 랩(wrap) 제품들은 환경 호르몬으로 간주되는 가소제를 방출하고 있고 대량으로 사용되는 스타이렌 발포 제품과 같은 플라스틱 제품들의 폐기 등으로 인해 발생되는 환경 오염을 해결해야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고분자 화학 분야에서 최근 떠오르는 관심 분야[편집]
- 우수한 고성능 우주 항공 분야에 쓰일 수 있는 열적, 산화 안정성을 갖는 고분자-내열성 고분자(high temperature polymer)
-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ngineering plastic)-금속의 대체를 위한 고분자
- 타이어 코드(tire cord)에서 석유시추선의 정박용 케이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의 고강도 방향족 섬유(high strength aromatic polymer), 이러한 기술 일부는 액정(liquid crystal) 기술에 바탕을 둠
- 연기나 독성을 최소한으로 발산하는 불에 내염성 고분자(nonflammable polymer)
- 플라스틱의 부피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약 또는 농약을 조절하여 공급해 주는 분해성 고분자(degradable polymer)
- 분해성 봉합사(degradable Suture)에서부터 인조 장기(artificial organ)에 이르기까지의 의료용 고분자(medical polymer)
- 금속에 비견될 수 있는 전도성을 가지는 전도성 고분자(conducting polymer)
- 촉매의 불용성 지지체 또는 자동화된 단백질 혹은 핵산 합성에 사용되는 고분자(최초로 고체상 단백질 합성(solid-phase protein synthesis)을 고안해낸 Bruce Merrifield는 1984년에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