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어
자연어(自然語, natural language 또는 ordinary language)는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 작성 언어 또는 기계어와 구분하기 위해 인간이 일상생활에서 의사 소통을 위해 사용하는 언어를 가리키는 말이다. 컴퓨터 환경에서 자연어를 이해하고 모방하는 것이 인공지능(AI) 분야의 연구 목표 중 하나이다.
상세[편집]
자연어는 인공어와 대치되는 개념으로, 한국어, 프랑스어, 영어, 러시아어 등 인간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를 말한다. 이러한 자연어는 인류라는 종(種) 전체에 걸쳐 나타나는 특유한 도구로서, 커뮤니케이션과 표현의 수단이 된다. 모든 인간의 언어 활동에 보편적인 특징이 내재되어 있으며, 일상 속에서 다양한 애매함, 생략, 그리고 환언을 포함하는 것이 자연어의 주요 특징이다.
반면, 인공어는 인간이 특정 목적을 위해 만든 언어로, 그 구조나 사용 방법이 명확히 정의되어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인공어의 한 형태로, 이는 컴퓨터의 논리 회로가 참(true)과 거짓(false)이라는 두 가지 상태만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컴퓨터 언어는 매우 구체적이고 명확한 규칙에 따라 사용된다.
자연어는 사회적 지식이나 맥락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어, 컴퓨터가 이를 처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1950년대부터 시작되어, 현재는 자연어 처리 기술을 통해 컴퓨터가 자연어를 이해하고 처리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기계 번역 프로그램과 같은 보조적 도구는 아직도 특정 분야에 한정된 경우가 많다.[1][2]
한편 자연어는 단순히 의사소통의 수단이 아닌, 문화와 사회의 본질적인 부분을 형성한다. 언어는 인간의 사고 방식을 반영하며, 특정 언어 표현이나 구문은 그 사회의 가치관과 관습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어의 경어법은 상대방의 사회적 지위나 관계를 반영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언어는 정치적, 사회적 힘을 지니기도 한다. 특정 언어가 사회에서 우위에 서면, 그 언어를 사용하는 집단이 더 큰 권력을 가지게 될 수 있다. 반대로, 소수 언어가 점점 사라지는 현상은 사회적 다양성을 위협할 수 있다. 자연어는 그만큼 인간 사회에 깊은 영향을 미치며, 이에 대한 연구는 단순한 언어 자체의 이해를 넘어서 사회와 문화, 그리고 기술 발전에까지 연결된다.
기원 및 진화[편집]
인간의 자연어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발전해 온 결과이다. 초기 인간은 간단한 몸짓이나 소리로 의사소통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를 점차 복잡한 체계로 발전시켜 다양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언어 체계를 구축했다. 인간의 뇌는 언어를 처리하고 생성하는 데 매우 특화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를 설명하는 중요한 이론 중 하나가 '보편 문법 이론'으로,[3] 모든 인간이 기본적인 언어 능력을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다는 주장이다. 언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며, 시대적·문화적 배경에 따라 새로운 단어와 표현이 만들어진다. 이처럼 자연어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사회적 변화에 따라 진화한다.
대치 개념[편집]
인공어[편집]
인공어는 개인 혹은 여러 사람이 의도적으로 만든 언어이다. 자연적으로 생성된 자연어와 달리 한 사람이나 여러 사람의 의도와 목적에 따라 만든 언어를 말한다. 영어로는 constructed language라고 하며, 줄여서 conlang(콘랭)으로 흔히 쓰인다. 한국어로는 인공언어 또는 인공어, 인조어, 창작어와 같은 여러 명칭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인공어가 가장 널리 쓰인다. 다만, 넓은 의미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사용하는 컴퓨터 언어들도 인공어라고 부르나, 인간 상호의 의사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이들 컴퓨터 언어와는 구별된다.
인공어는 사용 목적에 따라, 개인적인 사용 또는 소설 등에서의 쓰이는 예술어와 세계 공용어를 목적으로 한 국제어 등으로 나뉜다. 서구의 인공어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제까지 가장 널리 알려진 인공어(국제어)의 예는 에스페란토로, 당시의 출판 인쇄물에 의한 적극적인 보급, 근대산업화와 국제주의의 영향 등에 따라 비교적 널리 보급된 예외적인 사례이다.
국제어 외에 예술어로는 J.R.R. 톨킨의 작품 세계에 나오는 엘프어(꿰냐, 신다린), 스타워즈, 스타트랙 시리즈 등의 SF 물에 나오는 외계인 언어(클링온어) 등이 잘 알려졌으며, 이들 언어는 작품의 인기와 더불어 인공어의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 공헌하였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보급됨에 따라 상당한 금전적 투자가 필요한 출판물과는 달리 누구나 자신의 홈페이지나 블로그, 게시판 등을 통해 인공어를 공개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현재 인공어의 수와 종류는 매우 많고 다양하다. 서구에서는 이미 취미 또는 여가 활동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4]
특징[편집]
자연어는 다른 공식 언어와는 달리 여러 가지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 애매성(Ambiguity): 자연어는 문맥에 따라 동일한 단어 또는 문장이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은행에 간다"는 문장이 금융 기관에 간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강변의 제방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이러한 애매성은 자연어를 다루는 데 있어 큰 도전 과제가 된다.[5]
- 비규칙성(Irregularity): 자연어는 많은 규칙을 따르지만, 그 규칙에 예외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영어에서 과거형 동사에 '-ed'를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go"의 과거형은 "went"이다. 이러한 비규칙성은 학습이나 기계 처리에서 복잡성을 더한다.
- 문맥 의존성(Context Dependency): 자연어는 문맥을 기반으로 해석된다. 같은 단어라도 상황, 발화자, 청자의 배경에 따라 그 의미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로 인해 문맥을 고려한 이해가 중요하며, 기계가 이를 정확히 처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6]
- 창의성(Creativity): 인간은 자연어를 사용해 무한한 표현을 만들어낼 수 있다. 기존에 없던 단어를 조합하거나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 의미를 전달할 수 있으며, 이는 언어의 창의성에서 비롯된다. 사람은 언어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문법 구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구조적 특징[편집]
자연어는 기본적으로 음성(Phonetics), 형태소(Morphology), 구문론(Syntax), 의미론(Semantics), 화용론(Pragmatics)으로 구성되어 있다.
- 음성학: 소리 자체를 연구하는 분야로, 인간이 어떻게 소리를 내는지, 소리가 어떻게 전달되고 인식되는지를 다룬다. 발음의 차이, 억양, 강세 등은 의미를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형태론: 단어의 내부 구조를 분석하는 학문으로, 단어가 어떻게 구성되고 그 구조가 의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한다. 예를 들어, '먹다'와 '먹는다'는 같은 어근을 가지지만 굴절 형태에 따라 시제나 어감을 다르게 전달한다.
- 구문론: 문장을 구성하는 원리와 규칙을 다룬다. 한국어는 주어-목적어-동사(SOV) 구조를 따르는 언어지만, 영어는 주어-동사-목적어(SVO) 구조를 따른다. 문장 내에서 단어들이 어떤 방식으로 배열되어 의미를 구성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자연어 처리에서 매우 중요하다.
- 의미론: 단어와 문장의 의미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예를 들어, "사과를 먹는다"는 문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각 단어가 어떤 개념을 표현하는지를 분석한다.
- 화용론: 실제 의사소통 상황에서 문장의 의미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연구한다. 같은 문장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으며, 화용론은 이러한 맥락적 요소를 다룬다.[7]
자연어 처리[편집]
자연어 처리(NLP: Natural Language Processing)는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자연어는 매우 복잡하고 다층적이기 때문에 이를 처리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들이 개발되어 왔다. 자연어 처리에는 형태소 분석, 구문 분석, 의미 분석, 기계 번역, 음성 인식 및 합성 같은 기술들이 포함된다. 형태소 분석은 문장에서 단어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형태소를 분석해 문법적 역할을 파악하고, 구문 분석은 문장의 구조를 파악해 주어, 동사, 목적어 등 구성 요소들의 관계를 분석한다. 의미 분석은 문장이 전달하는 의미를 추론하는 단계로, 단어 간의 연관성과 문맥적 의미를 분석하며, 기계 번역은 한 언어로 된 텍스트를 다른 언어로 자동 번역하는 기술이다. 또한 음성 인식 및 합성 기술은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거나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데 사용되며, 시리(Siri), 구글 어시스턴트 (Google Assistant) 같은 음성비서들이 이러한 기술을 활용한다.[8] 자연어 처리의 응용 분야로는 고객 지원이나 정보 제공을 위한 챗봇, 긴 텍스트를 요약해 핵심 정보를 추출하는 자동 요약, 텍스트에서 사람의 감정이나 태도를 분석하는 감정 분석 등이 있다.[9]
인공지능[편집]
자연어를 컴퓨터가 이해하고 처리하는 능력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의 중요한 영역 중 하나이다. GPT와 같은 대형 언어 모델들이 등장하면서 자연어 처리의 수준이 급격히 향상되었다. 이러한 모델들은 대규모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자연스러운 문장을 생성하고, 문맥을 이해하며, 심지어는 복잡한 질문에도 답할 수 있다. 대형 언어 모델의 역할은 문맥적 이해와 자연어 생성으로 나눌 수 있다. 문맥적 이해의 경우, 대형 언어 모델들은 문맥을 바탕으로 더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파리가 아름답다"는 문장을 분석할 때, 도시 파리(Paris)인지 곤충 파리인지 문맥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자연어 생성의 경우, 이러한 모델들은 자연스럽고 일관된 텍스트를 생성하는 데 매우 뛰어나다. 이를 통해 뉴스 기사 작성, 소설 창작, 코드 작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각주[편집]
- ↑ 〈자연언어 ( natural language, 自然言語 )〉, 《두산백과》
- ↑ 〈자연 언어 ( natural language )〉, 《컴퓨터인터넷IT용어대사전》
- ↑ Ellen, 〈보편문법이론(Universal Grammar Theory)〉, 《네이버 블로그》, 2011-05-28
- ↑ 〈인공어〉, 《위키백과》
- ↑ 서영희 역대연구원, 〈이창기(강원대학교 교수) 딥러닝 기반의 자연어처리 기술〉,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2017-07-19
- ↑ JAI Sherpa, 〈자연어처리(NLP)는 왜 어려울까? - 챗봇의 역사와 인간과 기계가 언어를 배우는 메커니즘〉, 《AI히어로즈》, 2023-08-21
- ↑ 서쿠, 〈(NLP) 3. Natural Language Preprocessing〉, 《벨로그》, 2024-07-29
- ↑ 친절한 닐라, 〈(NLP) 자연어 분석의 4단계 및 기계학습에의 적용 방식〉, 《티스토리》, 2021-05-26
- ↑ SUPERB AI, 〈자연어 처리 (NLP): 개인화와 업무 자동화의 시작〉, 《슈퍼브AI》, 2023-10-27
참고자료[편집]
- 〈인공어〉, 《위키백과》
- 〈자연언어 ( natural language, 自然言語 )〉, 《두산백과》
- 〈자연 언어 ( natural language )〉, 《컴퓨터인터넷IT용어대사전》
- Ellen, 〈보편문법이론(Universal Grammar Theory)〉, 《네이버 블로그》, 2011-05-28
- 서영희 역대연구원, 〈이창기(강원대학교 교수) 딥러닝 기반의 자연어처리 기술〉,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2017-07-19
- 친절한 닐라, 〈(NLP) 자연어 분석의 4단계 및 기계학습에의 적용 방식〉, 《티스토리》, 2021-05-26
- JAI Sherpa, 〈자연어처리(NLP)는 왜 어려울까? - 챗봇의 역사와 인간과 기계가 언어를 배우는 메커니즘〉, 《AI히어로즈》, 2023-08-21
- SUPERB AI, 〈자연어 처리 (NLP): 개인화와 업무 자동화의 시작〉, 《슈퍼브AI》, 2023-10-27
- 서쿠, 〈(NLP) 3. Natural Language Preprocessing〉, 《벨로그》, 2024-07-29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