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트
디지트(DIGIT)는 2족 보행 배달로봇이다. 디지트는 미국 오레곤주립대 출신 연구개발자들이 2015년에 세운 어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가 개발하였다.
개요
디지트는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가 미국 최대 가전박람회(CES 2020) 개막을 하루 앞두고 어질리티로보틱스의 2족보행 배달로봇 `디지트'(Digit) 2대를 인도받기로 했다고 밝힌 후 2020년 1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 두발로 걷는 배송 로봇을 선보였다.[1] 디지트 프로토타입 모델은 이달 7일부터 10일까지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0 포드 부스에 전시되었다.
디지트는 최대 18㎏의 물품을 옮길 수 있고 계단도 오르내리는 게 가능하다. 디지트의 가슴엔 장애물과 지형을 인식할 수 있는 카메라와 라이더 센서가 달려 있다. 두 팔은 물건을 집어 올리는 것은 물론 초인종을 누르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거나 넘어졌을 때 짚고 일어서는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켄 워싱턴 포드 기술책임이사는 “물품 배송을 더욱 효율적이고 저렴하게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업체들이 선보인 배송 로봇은 미래 택배 사업의 모습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자동차 학과)는 “완성차 업체들은 과거부터 차체를 조립하는 데 로봇을 활용해온 만큼 로봇 기술력에서 뒤처지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이미 개발했지만,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었던 자율주행기술을 최근엔 무엇보다 배송에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동진 현대차 로보틱스랩 책임연구원 역시 현대자동차 TV에서 “자율주행기술의 구성은 센서를 통한 환경 인지, 인공지능을 통한 판단, 공학 제어까지 로봇 시스템 구성과 유사하다”고 밝혔다.[2]
특징
디지트는 포드와 어질리티가 협업하여 자율주행자동차와 배달로봇으로 무인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있다. 디지트의 첫 구매 고객은 포드이며, 포드는 이번에 구매한 디지트 2대를 활용해 자율주행과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고객 차량 인도 및 입고를 지원하는 등 어질리티와 협업을 지속할 예정이다.[3]
포드와 어질리티는 포드의 커넥티드 차량과 디지트가 고도화된 커넥티드 기술을 통해 어떻게 주변 환경과 소통할지 집중적으로 연구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포드의 커넥티드 차량은 지속적으로 클라우드 기반의 지도를 업데이트하고, 이를 디지트와 공유해 동일한 정보를 불필요하게 재생성하는 과정을 생략시킬 수 있다. 포드는 디지트를 활용해, 물품 배송 선호 장소와 같은 고객들의 개별적인 요청 사항을 반영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3]
포드가 공개한 시연 동영상에 따르면 로봇배달은 2단계로 이뤄진다. 우선 포드의 자율주행 택배차량이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목적지 근처까지 로봇과 물품을 싣고 온다. 그 다음엔 2족 로봇의 몫이다. 평상시 차 트렁크 뒤쪽에 타고 있던 로봇 디지트가 접고 있던 팔과 다리를 편 뒤 물건을 들고 차에서 내린다. 그리곤 두 팔로 상자를 들고 집 앞까지 걸어간다. 도중에 인도를 걸어가는 사람들과 집 앞 마당에 널부러져 있는 잡동사니들을 피하는 건 기본이다. 예상치 못한 장애물에 부딪히는 경우, 장애물의 이미지를 커넥티드 차량으로 전송해 추가 컴퓨팅 기능을 활용한다. 나아가, 커넥티드 차량은 전달 받은 정보를 클라우드로 송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디지트가 새로운 정보를 탐색할 수 있도록 타 시스템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2족 배달로봇의 가장 큰 장점은 계단을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바퀴로 이동하는 배달로봇에선 기대하기 어려운 능력이다. 디지트는 에너지 낭비 최소화하며 직립 보행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사람이 도보로 이동하는 것처럼 움직일 수 있다. 또한, 특별히 고안된 설계를 통해 차량 뒤편에 쉽게 수납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다. 이 외에도 가벼운 무게로 장시간 이용이 원활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배송 서비스 운영이 필요한 배송 사업에 적합하다. 로봇이 물품을 현관 앞에 내려놓으면 수령인의 스마트폰 앱으로 배달 완료 문자가 자동으로 전송된다. 로봇이 양 팔로 들어 배달할 수 있는 물품의 최대 중량은 18kg라고 한다.[3][1]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시연 동영상에서 상자를 집어 올리거나 계단을 올라가는 등의 동작은 로봇 자율이 아닌 원격조종을 통해 이뤄졌다. 어질리티 로보틱스의 대표 대미언 셸튼(Damion Shelton)은 "그러나 동영상에서 가짜인 부분은 바닥의 물건을 피해 갈 때의 로봇 동선을 표시한 점선뿐이며 동영상을 촬영하는 12시간 동안 로봇은 한 번도 넘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원격조종 없이 완전히 로봇 자율로 배달을 완료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 공동창업자인 조나단 허스트(Jonathan Hurst)는 "로봇배달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집 앞 도로의 턱이나 계단 같은 장애물"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바퀴로봇보단 보행로봇이 훨씬 앞서 있다고 말한다. 2족 로봇 디지트가 업체의 구상대로 기능한다면 집 안에서 가사 도우미로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1]
보행 배달로봇이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선 애니보틱스(ANYbotics)의 4족 로봇이 배달의 마지닥 단계를 수행하는 장면을 시연해 보였다. 등에 물품을 실은 이 로봇은 집 앞에 도착한 뒤, 등을 기울여 짐을 내려놓는다. 지금까지의 로봇배달 시스템이 목적지 도달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소비자 전달의 최종 단계인 `문 앞 접근' 방식을 둘러싼 경쟁이 새롭게 시작된 셈이다.[1]
동영상
각주
- ↑ 1.0 1.1 1.2 1.3 곽노필 선임기자, 〈뚜벅뚜벅…두 다리로 걷는 배달로봇도 나왔다〉, 《한겨레》, 2020-01-07
- ↑ 배동주 기자, 〈(CES 2020 로봇의 무한진화) 가전·반려·교감의 미래 ‘로봇’ 〉, 《중앙시사매거진》, 2020-01-20
- ↑ 3.0 3.1 3.2 박한용 기자, 〈포드, 걷는 배송로봇 '디지트' 공개..상상이 현실로~〉, 《지피코리아》, 2020-01-10
참고자료
- 곽노필 선임기자, 〈뚜벅뚜벅…두 다리로 걷는 배달로봇도 나왔다〉, 《한겨레》, 2020-01-07
- 배동주 기자, 〈(CES 2020 로봇의 무한진화) 가전·반려·교감의 미래 ‘로봇’ 〉, 《중앙시사매거진》, 2020-01-20
- 박한용 기자, 〈포드, 걷는 배송로봇 '디지트' 공개..상상이 현실로~〉, 《지피코리아》, 2020-01-10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