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
후각(嗅覺, sense of smell, olfactury, olfactory system)은 냄새를 맡는 감각을 말한다. 기체 상태의 자극물이 코의 말초 신경을 자극하여 생기는 감각을 이른다.
개요[편집]
후각은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감각으로, 정확히는 공기 중의 화학 물질들을 감지하는 것을 말한다. 코로 맡을 수 있는 온갖 기운을 냄새 또는 내음이라고 한다. 먹을 수 있는 음식, 위험 요소, 페로몬 등을 감지하는 데 활용되며, 맛을 느끼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후각은 일반적으로 화학 물질의 분자가 후각 세포를 자극하여 일어나는 감각으로, 곤충류와 척추동물에서 특히 발달되어 있다. 육상 척추동물의 후각기는 코로서, 기체 상태의 화학 물질이 흡기와 함께 콧속으로 들어오면, 후각 상피의 점액에 녹은 후 후세포를 자극하여 흥분을 일으킨다. 이 흥분이 후신경을 통해 대뇌에 전해져 후각을 느끼게 된다. 무척추동물 중 곤충류는 일반적으로 척추동물보다 후각이 예민하다. 많은 곤충류는 더듬이에 있는 무수한 감각털의 끝에 냄새를 맡는 부위가 있다.
인간의 경우, 냄새 분자가 비강에 있는 수용체와 결합하여 발생한 신호가 후각계를 통해 전달된다. 후각 수용체에 결합할 수 있는 분자들은 주로 휘발성 분자들이다. 이 신호는 사구체(glomeruli)에서 수용체의 신호를 모아 중추신경계의 일부인 후각망울(olfactory bulb)로 전달되며, 여기서 후각 정보는 냄새 식별, 기억,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부분들과 상호 작용하기 시작한다.
코나 후각 수용체의 손상, 후각상실증(anosmia), 상기도 감염, 외상성 뇌 손상, 퇴행성 질환등으로 후각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1]
원리[편집]
후각은 액체 또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화학 분자를 감지하는 감각으로 오감 중 코, 일부 동물들은 더듬이에 해당하는 감각을 말한다. 냄새가 있는 화학 물질의 분자가 비강 내의 후세포에 도달하면 자극되어 일어나는 냄새의 감각을 후각이라 한다.
후각을 일으키는 기작은 현재까지 연구 중이다. 현재 주류학설은 냄새 분자와 수용체 단백질의 형태가 짝이 맞으면서 냄새를 인지한다는 형태이론이 주류이다. 다만 이 경우 구조가 비슷한 분자는 냄새도 비슷해야 하는데 그렇지는 않다는 점, 구조가 전혀 다른 분자가 냄새가 비슷한 경우도 있다는 점이 보완되지 않고 있다. 비주류 학설에는 후각세포가 원자의 진동수를 인식하여 냄새를 인지한다는 진동이론 등이 있다. 진동이론 중에서는 양자역학적 효과로 분자의 진동이 감각으로 전달되는 것이라는 가설도 있다.
물론 모든 물질을 후각으로 감지할 수 있지는 않다. 가령 일산화 탄소나 라돈은 신체에 위해를 끼침에도 감지하지 못한다.[2]
후각의 활용[편집]
후각은 동물의 주요 감각기관 중 하나로 특히 척삭동물 계열을 보면 눈은 없어도 후각은 발달한 경우가 많다. 척삭동물 계통 중에서도 후각이 거의 퇴화한 인간과 고래가 매우 특이한 케이스인 편이다. 후각은 화학 분자를 탐지하는 기능이기 때문에 어떠한 대상인지 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농도에 따라서 거리 같은 위치 정보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당장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개, 고양이는 물론 소, 양같은 가축들도 대상을 파악하는데 일단 코부터 들이민다라는 점에서 가장 유용하게 쓰인다고 볼 수 있다. 후각을 활용하여 의사소통에 사용되기도 한다. 페로몬의 감지에 밀접한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벽증을 가진 사람 중 위생 상태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경우 일반인보다 많이 사용하게 된다. 무언가가 묻었는지 안 묻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 시각도 있지만 묻은 것이 다 보이지 않으므로 주로 후각을 사용해서 확인한다.
그리고 후각이 담당하는 역할은 단순히 냄새를 맡는 것이 다가 아니다. 맛은 보통 입에서 느껴지는 미각이 느끼고, 결정한다고 알고 있지만, 미각이 느끼는 맛은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 지방맛인 기본 맛 만이 해당되고 여기에 음식이 가진 냄새와 촉감, 온도 등이 그 맛을 결정하게 되는데, 후각이 거의 퇴화된 사람을 기준으로도 약 1만 가지의 냄새를 구분하며 맛의 70~80%에 영향을 준다. 이와 관련된 유명한 실험이 있는데 후각을 차단한 상태에서 눈을 가리고 양파와 사과를 먹는 실험으로, 실험 참가자 중 대부분이 양파와 사과를 구분하지 못했다. 즉 우리가 맛을 느낀다는 건 미각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 후각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감기에 걸려 후각이 제구실하지 못했을 때 입맛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냄새를 맡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음식의 맛이 극도로 떨어진다. 즉 우리가 맛이라고 느끼는 많은 것들은 사실 맛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후각에 의한 냄새에 좌우된다. 그러므로 요리사에게 미각과 더불어 목숨과도 같은 감각 중 하나다.[2]
동물의 후각[편집]
세계에서 가장 냄새를 잘 맡는 동물로는 아프리카코끼리가 알려져 있다. 개나 돼지 같은 동물들도 후각이 뛰어나기 때문에 인간들은 이들을 가축으로 길러서 자신의 부족한 후각을 보완하기도 한다. 다만 인간이나 고래 같은 일부 동물 종은 후각이 거의 퇴화해 있다. 고래의 경우 조상이 지상 동물이라 숨구멍과 콧구멍이 통합되었는데, 다시 바다로 가면서 이들이 분리되지 않고 육기어강 시절 숨구멍처럼 숨구멍/콧구멍 통합된 구멍이 뒤통수로 돌아가 분기공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후각기관이 사실상 퇴화되고 호흡기관으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인간의 경우 시각이 후각을 대체하면서 퇴화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자세한 것은 아래 인간의 후각에서 서술한다.
인간의 후각
사람의 수용기는 비강의 배측부에 있는 후상피라고 불리는 황갈색의 점막 부분에 있다. 탐지 능력은 약 1만 가지의 냄새를 구별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14년 연구에 따르면 이전 추정치인 '10,000개보다 훨씬 많은 1조 개 이상의 다양한 냄새를 구별할 수 있다'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인간의 후각은 다른 동물에 비해서 심각할 정도로 퇴화되어 있다. 인간의 경우 직립을 하면서 후각의 중요성이 크게 감소하였으며, 그 결과 전체 유전자 중 3%가량에 해당되는 1000여 개의 후각수용체 유전자 중 300여 개의 후각수용체 유전자만이 작용하고 있다. 나머지 유전자는 체내에서 화석 유전자로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유전자에서 후각 관련 유전자가 유실되거나 거의 비활성화 되어 있으니 몸 구조 자체가 후각과 동 떨어져서 생성되어 있다. 후각 수용기가 다른 동물에 비해 심각할 정도로 턱없이 모자라며, 또한 비강 구조 자체도 다른 동물에 비해 냄새 맡기 불리한 구조로 되어 있다. 이러한 감각기관도 거의 퇴화하여 있으니 후각을 처리할 뇌에서는 더 심해져서, 후각처리 영역이 거의 없어졌다. 후각령은 기껏해야 인간의 뇌에 0.1%로서 대뇌피질의 반을 차지하는 시각령과 비교하면 너무나 초라할 지경이다. 이 때문에 사람은 의사소통 능력 중에서 페로몬 기능이 사실상 거의 없어졌다. 이성을 감지하는 부분에서 일부 페로몬 기능이 남아 있긴 하지만 그나마 수용체나 이 감각을 처리할 후각 영역이 거의 없어져서 유명무실한 상태다.
만화나 소설 등의 창작물에서는 주로 동물 기믹의 캐릭터가 후각이 좋다고 나온다. 실제로 개, 곰, 늑대, 코모도왕도마뱀 등 많은 동물들이 인간에 비해 후각이 월등히 좋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다른 동물들이 후각이 발달 한게 아니라 인간이 심각할 정도로 후각이 퇴화된 것이다. 심지어 이러한 후각 퇴화는 현재 진행형으로 현대인으로 갈수록 후각 기능이 점점 퇴화되고 있다. 직립보행으로 인한 시각이 후각을 대체한다는 것도 사실 이론중 하나일뿐 인간이 왜 후각이 퇴화중인지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인간도 특정 냄새에 있어서는 웬만한 동물보다도 후각이 발달해 있으며, 제한된 범위에 한해서 원숭이와 쥐보다 후각이 뛰어났다. 그리고 돼지보다 낮은 농도에서 특정 냄새를 감지했다.
가령 코로 들이마신 공기 중에 어떠한 물질의 분자 10개만 있어도 그 냄새를 감지할 수 있다. 특히 인간은 흙냄새의 원인인 지오스민에 특히 민감해 공기 중에서 0.005ppb의 농도의 지오스민도 감지하는데, 이는 상어가 피냄새에 민감한 정도보다도 월등한 능력이다. 흔히 말하는 흙냄새나 비가 오기전에 나는 물 비릿내 같은 특정 냄새 즉 일명 페트리코(Petrichor)는 기가 막히게 탐지했다. 이는 인간이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 태생 종이라서 물에 민감하여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간은 특정 물냄새와 흙냄새 외에도 과일의 과즙향과 상한 냄새, 특히 사과가 썩을때 나는 냄새인 오줌 냄새를 맡을 때는 개조차 뛰어넘었다. 여기에는 과일을 찾는 인간 조상들에게 논리적인 진화적 이점인 식물에서 생성되는 향기도 포함된다. 개가 우리를 압도적으로 능가하는 냄새의 대부분은 고기가 많은 먹이와 관련된 화합물인 지방산 계열로서 가령 티올은 2천배 낙산은 무려 천만배나 더 잘 맡았다. 물론 앞서 말했듯 인간은 절대적인 냄새 유전자의 수가 부족한 편이어서 섬세하게 구별할 수 있는 냄새의 수는 적다. 그리고 위 연구 결과는 인간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후각 자극을 기반으로 진행된 결과이기에 원숭이, 쥐, 돼지, 개보다 후각이 더 좋다는건 당연히 절대 아니다.
- 후각 피로: 인간의 후각은 후각령이 거의 퇴화돼서 인지 다른 감각에 비해 쉽게 피로해지기 때문에 같은 냄새를 오래 맡을 경우 냄새를 구별할 수 없다. 이를 후각 피로(olfactory fatigue)라고 부른다.
절지동물의 후각
절지동물 계열은 더듬이가 후각을 담당한다. 낙타거미처럼 그냥 발로서 역할이 커진 경우도 있지만 나방처럼 감각기관으로 특화된 경우 공기중에 몇개만 있는 성 호르몬을 감지해 짝을 찾아 교미하는 등 매우 뛰어난 후각을 보유한 경우도 있다.[2]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