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칠맛
감칠맛은 음식물이 입에 당기는 맛을 말한다. 일본어로 우마미(うま味, umami)라고 한다.
개요[편집]
감칠맛은 단맛, 신맛, 쓴맛, 짠맛과 더불어 다섯 가지 기본 맛 중의 하나이다. 기본적인 5대 맛 중 하나로, 혀의 글루타메이트 수용체에서 느낀다. 2000년 2월, 미국 마이애미대학교의 연구자들이 혀에서 '감칠맛'을 느끼는 글루타메이트 수용체를 찾았다고 발표했다. 요리책에서만 나오던 감칠맛이 다섯 번째 기본 맛으로 인정받는 순간이었죠. 감칠맛은 1908년에 발견됐다.
일본의 이케다 기쿠나에 교수는 다시마 국물의 감칠맛이 아미노산의 하나인 '글루타메이트'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아내고, '맛있다(우마이)'와 '맛(미)'이라는 일본어를 합쳐 '우마미'라는 이름을 만들었다. 이후 글루타메이트 수용체가 발견돼 감칠맛이 진짜 혀가 느끼는 맛임이 입증된 것이다. 글루타메이트 등 감칠맛 성분은 단백질 분자를 구성했다. 생물학자들은 물 다음으로 우리 몸에 많이 필요한 단백질을 맛으로 구분하기 위해 감칠맛 수용체가 진화했다고 추측한다. 감칠맛은 해산물, 고기, 발효 식품 등에서 강하게 느낄 수 있다.
감칠맛은 중국어로 선미(鮮味)라고 하며, 일본어로는 우마미(일본어: うま味), 영어로는 'Savory taste'(→감치는 맛)라고 한다. 감칠맛(Umami)이라는 용어는 이케다 기쿠나에 교수가 umai(うまい: 감치다, 맛있다)와 mi(味: 맛)를 조합한 말이다. 한자 旨味는 일반적으로 특정 음식이 맛있다는 의미로 사용된다.[1][2]
감칠맛의 표현[편집]
표준국어대사전 정의로는 '음식물이 입에 당기는 맛' 또는 비유적 표현으로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을 의미한다. '구미가 당기다'라는 뜻의 형용사 '감치다'가 어원이다. '감치다'는 표준어긴 하지만 사투리가 아니라면 감칠맛 외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우마미(うま味)가 5번째 맛으로 인정받기 이전부터 존재한 고유 한국말인데, 따라서 우마미가 맛으로 인정받기 이전의 '감칠맛'의 용례와 우마미가 5번째 맛으로 인정받은 현대 한국어에서 '감칠맛'의 용례는 상당히 다른 편이다. 감칠맛이 우마미의 번역어로 차용되기 이전 과거에는 지금 와서 보기엔 다소 생뚱맞게도 설탕이나 시큼한 과일 따위에 감칠맛이 난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영어 단어로 "풍미"를 뜻하는 savory가 비슷한 의미를 가지나, savory에는 짠맛이란 의미가 강해서 정확히 대응되는 단어는 아니다. 일본어 단어로는 旨味(우마미)라고 표현하며, 미각 수용체에서 느끼는 맛 중 하나인 うま味(우마미)와는 동음이의어이다. "감질나다"라는 표현을 써야 할 곳에 "감질맛나다", "감칠맛나다"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명백히 다른 표현이다. 감질나다의 사전적 의미는 "바라는 정도에 아주 못 미쳐 애가 타다"라는 의미이다. "감칠맛나다"는 의미도 다르지만 맞춤법도 맞지 않다. 맞춤법에 맞도록 적으면 감칠맛 나다(띄어쓰기), 또는 '감칠맛이 나다'가 맞다.
일본어의 隠し味(かくしあじ)라는 단어가 '감춰져 있는' 맛이라는 의미 때문에 '감칠'맛의 어원이라는 주장도 있고 일부 일본 요리 만화에서 감칠맛이라고 번역하는 경우도 있지만, 개념과 사용 예가 전혀 다르기에 잘못된 주장이며 민간어원에 불과하다. 일본어의 隠し味의 의미에 해당하면서 한국에서도 일반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단어는 없다.[3]
감칠맛의 발견[편집]
글루타메이트는 오래전부터 요리에 사용되었다. 글루타메이트를 많이 함유한 젓갈, 가룸은 고대 로마 시대에 이미 사용되었다. 1800년대 후반에 파리에서 식당을 개업한 요리사 오귀스트 에스코피에는 짠맛, 신맛, 단맛, 쓴맛과 감칠맛을 결합한 요리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는 그 요리의 화학 물질원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감칠맛은 동경제국대학 이케다 기쿠나에 교수가 1908년에 비로소 제대로 식별했다. 그는 다시마 국물의 감칠맛은 글루타메이트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다시마 국물의 맛이 단맛, 신맛, 쓴맛, 짠맛과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감칠맛'이라고 명명했다.
1913년에 이케다 교수의 제자 고다마 신타로가 가쓰오부시에 또 다른 감칠맛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이 바로 리보뉴클레오타이드 IMP이다. 1957년에 쿠니나카 아키라는 표고버섯에 있는 리보뉴클레오타이드 GMP도 감칠맛을 낸다는 것을 알아냈다. 쿠니나카가 발견한 리보뉴클레오타이드와 글루타메이트 사이의 시너지 효과는 괄목할 만하다. 글루타메이트를 많이 함유한 음식이 리보뉴클레오타이드를 함유한 성분과 결부되어 있는 경우 그 맛의 강도는 두 성분을 합한 수치보다 높다. 이와 같은 감칠맛의 시너지 효과는 다양한 고전적 음식 궁합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 가령, 일본인이 다시마와 가쓰오부시로 맛국물을 만드는 이유, 중국인이 부추와 배추를 닭곰탕(스콜틀랜드의 닭개장 요리와 유사)에 넣는 이유, 이탈리아인이 버섯과 토마토 소스와 파르미자노 레자노를 조합하는 이유 등을 설명할 수 있다. 성분을 조합할 때 느낄 수 있는 감칠맛은 개별 성분의 맛보다 좋다.[2]
특징[편집]
미각 중 하나[편집]
감칠맛은 인간이 혀로 느낄 수 있는 맛 중 하나이다. '국물이나 고기 따위의 음식에서 느낄 수 있는 구미를 당기는 그윽한 맛'의 정체이다. 이는 아미노산염과 핵산염, 유기산염 등에 혀의 미각 수용체가 반응하여 느끼는 맛으로 대개 글루탐산의 맛으로써 감칠맛이 특정되었다.
장이든 젓갈이든 발효식품이 짠맛을 강하게 내고, MSG가 섞여있는 맛소금 등 짠맛과 자주 엮이는 것과 달리 생물학적으로는 단맛에서 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용체 중 절반가량(TAS1R3)을 단맛과 공유하기 때문이다.
맛지도 가설이 폐기된 이후로 발견된 맛이기 때문에, 맛 지도와 연관성이 전혀 없다.
역사
본래는 과학적인 의미의 맛으로 인정받지 못했으나 1908년, 도쿄제국대학(東京帝国大學) 이학부 화학과의 이케다 기쿠나에(池田菊苗) 교수가 발견하여 맛의 대열에 합류했다. 이케다 교수는 MSG(글루탐산 나트륨)의 발견자이기도 하다. 실제 학계에서는 21세기 부터 맛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예전 학교 생물시간에는 '맛'의 종류가 단맛, 신맛, 짠맛, 쓴맛 4가지밖에 없다고 배웠다. 4가지 맛으로도 표현하기 힘든 맛이 있다는 것은 예전부터 자주 언급되었으나 당시에는 빛의 삼원색(RGB)을 다양한 비율로 섞으면 무수히 많은 다른 색을 합성할 수 있듯 4가지 맛을 합성하면 다양한 맛이 나올 수 있다고 하며 넘어갔다. 4가지 맛의 조합으로 설명하기 힘든 특정한 맛이 존재한다는 가정을 세우고 연구한 끝에 감칠맛이 발견되고 인정되었다.
어휘
우마미(うま味, umami)는 이케다 기쿠나에가 うまい(맛있다)와 味(맛)을 조합하여 만든 합성어다. 대부분의 언어에서는 따로 이 표현을 번역하지 않고 Umami를 그대로 가져와 쓰고 있는데, 한국어에서도 역시 '감칠맛' 대신 일본어와 한국어의 합성어인 '우마미맛'이라는 조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다양한 외국어에서 일본어의 우마미(うまみ, umami)가 보통명사화 되어 영어권에도 Umami라고 부른다. 번역할 수 없는 표현이라 일본에서 발표한 어원을 그대로 쓰는 단어이다.
한국에서 감칠맛이 우마미에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음에도 번역시에 감칠맛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에서도 우마미를 정확한 뜻으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기존의 단맛, 신맛, 짠맛, 쓴맛 4개의 맛으로는 표현 불가능한 맛이나 풍미를 우마미가 없음에도 우마미로 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감칠맛이 나는 식품
육류, 어패류, 버섯, 해조류 등의 식품에서 이 맛이 강하게 나는데 이 맛 성분을 농축한 조미료가 바로 MSG 식품첨가물이다. 감칠맛은 곧잘 다른 맛이나 후각과 함께 결합해서 전체적인 맛의 시너지를 내 주는 역할을 한다. 조미료를 음식에 넣으면 짠맛과 함께 강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으며, 흔히 젓갈이나 라면 등을 먹을 때 '짭조름하니 맛있다.'고 표현되는 맛이 그 짠맛과 감칠맛이 섞인 맛이다. 발효음식의 경우 단백질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서 글루탐산이 자연적으로 형성되기때문에 발효음식들은 대체로 감칠맛이 있다.
맛 자체는 전 세계적으로 이미 즐기는 맛이다. 이탈리아 요리 맛의 한 축을 이루는 브라우닝된 토마토와 치즈의 조합은 바로 감칠맛을 노린 것이다. 생존에 도움이 되는 음식에 대한 미각은 거의 전 인류에게 발달해 있다. 봉골레 파스타만 먹어봐도 MSG 하나 안넣었지만 조개 덕에 풍부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고, 토마토가 들어가는 모든 소스 또한 자연적으로 감칠맛이 풍부하다. 그리고 파스타를 비롯한 요리 위에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를 갈아서 뿌리는 것도 감칠맛을 더하기 위함이다.
고대 지중해, 고대 로마와 비잔틴 제국에서는 생선젓갈인 가룸이 주요 무역 품목이었다. 고대 로마에서는 감칠맛을 더하는 조미료로 가룸을 이용하였고, 현재 남아 있는 고대 로마 요리의 대부분의 레시피에 등장한다. 유럽/아메리카/중동/남아시아에서는 MSG나 감칠맛만을 더해주는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으나 영미/유럽에서 인기있는 패스트푸드나 냉동식품에도 순수든 복합이든 MSG가 매우 많이 들어간다. 원재료 상태가 좋지 않을 때 MSG로 감칠맛을 향상시켜 어떻게든 팔아보려는 건 세계적으로 흔한 일이다.
가룸의 맥이 끊기고 소금과 지방으로 맛을 내는 방식의 요리에 익숙해지다 보니 재료의 감칠맛을 살리는 방향으로 요리가 발달하여, 동아시아처럼 발효된 소스로 감칠맛을 내는 방식이 거의 없다. 서구 뿐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동아시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 해당한다. 콩을 발효시켜 만드는 조미료가 단백질을 발효시켜 만드는 조미료 특성상 감칠맛을 내는 데 좋지만 전통 식문화로 가지고 있는 곳은 동남아에서 동북아 지역, 특히 한자문화권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Umami라는 단어가 동아시아 밖에서는 좀 더 넓은 의미로 쓰인다. MSG나 안초비도 "Umami"라고 부르는 것이 동아시아인 입장에서는 어색할 수 있다.
L-글루탐산나트륨의 추출에 센물이 영향을 미친다는 견해도 있었으나 이는 실험 결과 부정되었다. 다만, 같은 실험에서 센물은 칼슘의 영향으로 점성이 상승하므로, 육수를 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것도 확인하였다.
감칠맛이 나는 성분과 보유 식재료
- (카복실산) 숙신산 : 조개류
감칠맛 조미료
- 미원 : L-글루탐산나트륨 97.3%, 5'-리보뉴클레오티드이나트륨 2.7%
- 아지노모도(조미료)
- 아지노모도 : L-글루탐산나트륨 97.5%, 5'-리보뉴클레오티드이나트륨 2.5%
- 하이미 : L-글루탐산나트륨 92%, 5'-리보뉴클레오티드이나트륨 8%
목록
미각 수용체[편집]
혀나 기타 입 부위에 있는 맛봉오리는 그 위치에 상관없이 감칠맛을 감지할 수 있다. 혀의 부위에 따라 느끼는 맛이 다르다는 혀 지도는 잘못된 상식이다. 생화학적 연구에서 감칠맛을 식별하는 미각 수용체를 확인했다. mGluR4의 변형된 형태, mGluR1 및 미각 수용체 유형 1 (T1R1 + T1R3)이 이에 해당하는데, 이 미각 수용체는 모두 혀의 곳곳에 있는 맛봉오리에서 발견되었다. 뉴욕과학아카데미(New York Academy of Sciences)는 "최근 분자생물학 연구에서 대부분의 N-말단 세포 외 영역(taste-mGluR4 및 truncated-mGluR1) 및 brain-mGluR4가 없는 끝이 잘린 유형 1 및 4 대사성 글루타메이트 수용체와 이질이합체 T1R1/T1R3을 비롯한 유력한 감칠맛 수용체를 확인했다."라고 발표하면서 이런 미각 수용체의 존재를 입증하였다. mGluR1 및 mGluR4 수용체는 글루타메이트에 한정되는 반면에, T1R1 + T1R3은 쿠니나카 아키라가 1957년에 이미 설명한 시너지 효과를 유발하는 미각 수용체 유형이다. 그러나 맛봉오리 세포에 있는 각 수용체 유형의 구체적인 역할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그들은 세포 내 저장소에서 G 단백질 베타-감마, PLCb2 및 PI3-매개 칼슘(Ca2+) 방출을 비롯한 유사한 신호 분자를 갖는 G 단백질 결합 수용체(GPCR)이다. Ca2+은 세포막 탈분극과 그 결과로 ATP의 방출 및 세로토닌을 비롯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유도하는 선택적 양이온 통로 과도 수용체 잠재 멜라스타틴 5(TrpM5)를 활성화한다. 감칠맛 자극에 반응하는 세포는 전형적인 시냅스가 없지만 ATP가 맛 신호를 미각 신경에 전달하고 그 미각 신경은 맛의 질을 해석 및 식별하는 뇌에 전달한다.[2]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