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전자
양전자(Positron)는 전자와의 반입자 관계에 있는 페르미온으로, 반물질 중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종류이다. 전자와 전하는 반대이고 질량은 같은 입자이다. 전자와의 관계를 더 잘 나타내기 위해 반전자(antielectron), 또는 영어 발음을 따 포지트론(positron)이라고도 한다.
개요[편집]
양전자(positron)는 전자의 반입자이다. 우리 우주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 입자 중의 하나로서 반전자라고도 하며 기호로는 e⁺로 나타낸다. 입자물리학의 표준 모형에 따르면 양전자는 더 작은 입자로 쪼개지지 않고 그 자체로 가장 근본적인 입자이다.
양전자는 인간이 발견한 최초의 반물질이다. 폴 디랙(P. Dirac, 1902-1984)이 1928년에 이론적으로 존재를 예측했으며 1932년에 앤더슨(C. Anderson, 1905-1991)이 우주선(cosmic ray)을 분석하여 발견하였다.
양전자는 렙톤의 반물질인 반렙톤(antilepton) 여섯 맛깔 중의 하나이며 전자 반중성미자(electron antineutrino)와 함께 1세대에 속한다. 양전자는 전자의 반입자이므로 스핀과 질량이 전자와 같고 전하는 크기가 같지만 부호가 다르다. 즉, 양전자는 스핀이 ½인 페르미온이고 전하는 기본전하량 +e를 가지며 질량은 9.11×10−31 kg 정도이다. 양전하를 가지고 있는 가장 가벼운 입자이므로 양전자는 다른 입자로 붕괴하지 않고 수명이 무한대이다. 그러나 주변의 다른 전자와 만나면 쌍소멸이 일어나서 전자와 함께 없어지고 광자가 생성된다. 지구에는 전자가 많이 있으므로 양전자가 생성된다 해도 곧바로 쌍소멸이 일어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양전자는 병원 의료 기기에 사용되기도 한다. 흔히 PET로 부르는 장비는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 스캐너(Positron Emission Tomography scanner)를 뜻하는데, 이 의료 기기를 이용하면 양전자를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체내에 주입하여 인체 내부의 3차원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이론적 예측[편집]
1928년에 디랙은 양자역학과 특수상대성이론을 결합하여 디랙 방정식을 만들었다. 이 방정식은 스핀이 ½인 입자가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일 때 만족시켜야 하는 방정식이다. 슈뢰딩거 방정식이 입자가 빛의 속도에 비해 매우 천천히 움직일 때만 적용되는 비상대론적 방정식인 것에 비해 디랙 방정식은 빛의 속도에 가깝게 움직여도 적용되는 식이다. 이 방정식의 해를 구해보면 전자의 에너지 E≥mc²는 또는 E ≤-mc²의 두 가지 경우가 가능하다. 여기에서 m은 전자의 정지질량이다. 양의 에너지를 가지는 첫 번째 경우는 특수상대성이론의 예측과 일치하는 결과이지만 음의 에너지를 가지는 해는 설명하기 어려운 결과이다. 외부에서 약간의 영향만 있어도 양의 에너지를 가지는 보통의 전자가 빛을 내보내며 음의 에너지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디랙은 1929년의 후속 논문에서 음의 에너지 상태가 모두 가득 차 있는 것이 에너지가 가장 낮으며 이것이 진공 상태라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여기에서 전자 하나가 에너지가 커져 양의 에너지 상태가 되면 음의 에너지 상태에는 '구멍'이 생기게 된다. 디랙은 이 구멍이 보통의 입자처럼 행동하며 새로운 종류의 입자라고 생각하였다. 1931년 디랙은 이 입자가 전자와 질량 및 스핀은 같고 전하의 부호만 다른 입자이며 반전자(anti-electron)이라고 불렀다.
발견[편집]
1929년에 스코벨친(D. V. Skobeltsyn, 1892-1990)과 자오중야오(趙忠堯, C.-Y. Chao, 1902-1998)는 각각 독립적으로 전자와 유사하지만 양전하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입자를 실험에서 관측하였다. 그러나 이 입자의 정체에 대해서는 더 이상 연구를 하지 않아 이 결과가 양전자의 발견으로 인정받지는 못한다. 양전자의 발견으로 공인되는 것은 1932년 앤더슨의 우주선(cosmic ray) 관측 실험이다. 앤더슨은 우주선이 자기장을 걸어둔 안개상자(cloud chamber) 안에서 두께 6 mm의 납을 통과하게 하였다. 그 결과 전자와 같은 정도로 휘지만 휘는 방향이 반대인 입자를 발견하였다(그림 1). 앤더슨은 이 결과를 학술지에 투고하였고 심사위원의 권고를 따라 이름을 양전자(positron)로 붙였다. 이 입자는 디랙이 예측한 반전자와 동일한 것이었으며 이로써 반물질의 존재가 처음 확인되었다.
베타플러스붕괴로 생성[편집]
우리가 매일 쬐는 햇빛 가운데 10%는 그 기원이 10만 년 전 반물질이다. 태양 내부에서 일어나는 핵융합의 첫 단계인 수소의 원자핵(양성자)의 융합, 즉 양성자 두 개가 합쳐져 중양자(deuteron)로 바뀌는 과정에서 반물질인 양전자(positron)가 나온다. 양전자는 전자와 질량 등 모든 특성이 같고 다만 전하만 반대다. 이렇게 생겨난 양전자는 곧바로 주변의 전자를 만나 소멸하면서 해당 질량의 에너지(E=mc2에 따라)를 갖는 광자(감마선) 두 개로 바뀐다.
감마선은 빛의 속도로 움직임에도 멀리 가지 못하고 태양 내부의 입자들과 끊임없이 부딪치며 흡수와 방출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서서히 잃고 마침내 태양 표면에 도달했을 때는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으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이 대략 십만 년 걸린다. 따라서 오늘 낮 내가 본 햇빛 가운데 10%가 10만 년 전 핵융합 과정에서 생겨난 반물질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반물질이 단독으로 생성되는 또 다른 메커니즘으로는 방사성 원소의 붕괴가 있다. 고고학 분야에서 쓰이는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은방사성동위원소인 탄소14의 베타붕괴를 이용한다. 즉 불안정한 탄소14의 중성자(n) 하나가 양성자(p+)와 전자(e-)로 붕괴되면서 안정한 질소14로 바뀐다. 전자의 별칭이 베타입자이므로 이 과정을 베타붕괴라고 부른다.
한편 탄소11은 탄소14보다 훨씬 불안정한 방사성동위원소인데 붕괴하는 양식이 좀 다르다. 즉 양성자(p⁺) 하나가 중성자(n)와 양전자(e⁺)로 붕괴되면서 안정한 붕소11로 바뀐다. 양전자의 별칭을 굳이 붙인다면 베타플러스(β⁺)입자이므로 이 과정을 베타플러스붕괴라고 부른다.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할 때 쓰는 장비인 양전자단층촬영(PET)의 양전자는 이렇게 만들어진다.
응용[편집]
방사성의 추적기의 자연붕괴를 통해 창조되는 양전자는, 병원들과 가속물리학 실험실에서 사용되는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 스캐너에서 발견되고, 전자-양전자 붕괴 실험들에서 사용된다. PET스캐너의 경우에 양전자들은 인간 뇌 활동의 영역을 보여주는 메카니즘을 생산한다. 위에 언급된 것을 더하면 두 개의 양전자의 적용을 의학과 기초 물리학에 적용한다. 양전자 상쇄 분광기(positron annihilation spectroscopy)는 물질 조사에 사용된다.
양전자는 반물질 중 가장 안정하며, 기본입자이므로, 전자-양전자 충돌실험을 통해 새로운 이론을 검증하기 쉽다. 다만 단점은 높은 에너지의 전자와 양전자를 얻기 힘들다는 것이다.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