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V
110V(백십 볼트)는 표준 전압의 일종이다. '110V'는 토머스 에디슨의 유산이다. 에디슨은 알려져 있다시피 전구 상용화에 성공했는데, 충분한 밝기를 내기 위해서는 전력이 많이 필요했으므로 적당히 높은 전압이 필요했다. 이때 그가 선택한 전압이 110V(직류)였다. 이후 에디슨은 전구 시장을 주도하면서 전구에 사용하는 전압 표준을 사실상 110V로 만들어 버렸다.
미국, 일본, 대만은 표준 전압이 110V이며, 유럽 대부분의 나라(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벨기에, 이탈리아,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등)에서는 200V에서 250V 사이의 표준전압을 채택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1973년부터 2005년까지 32년간 한국의 표준전압을 110V에서 220V로 끌어올리는 '승압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은 투자비 1조 4천억 원이 투입된 대규모 작업이었다. 110V전용 제품을 국내에서 사용하려면 반드시 220V 변압기를 사용해야 한다.
상세[편집]
1880년대 벌어진 전류전쟁에서 교류 진영의 업체들도 전압은 에디슨의 110V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당시에는 전기의 주 사용처가 백열전구였는데, 백열전구는 전압만 같으면 직류를 쓰든 교류를 쓰든 큰 상관 없이 작동하지만, 전압이 높으면 필라멘트가 끊어지고 전압이 낮으면 밝기가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물론 당시에도 전압을 높이면 장거리 송전에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전압을 2배 높인 220V 교류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직류를 지지하던 에디슨은 교류를 비방하며 220V는 전압이 너무 높아 감전의 위험이 크다고 언론을 동원한 악의적인 소문을 많이 유포시켰다. 결국 대중들은 220V가 110V에 비해 위험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면서, 교류가 전류전쟁에서 승리한 이후에도 북미의 일반 가정용 전원 전압으로는 110V가 정착되고 다른 전기/전자제품도 110V 기준으로 보급되었다.
다만 북미 가정에도 220V가 공급되기는 했다. 에디슨은 3선을 이용해 직류 110V와 220V를 동시에 공급하는 방식을 고안했는데, 이에 영향을 받아 교류도 단상(single-phase) 3선식 송전 방식으로 220V와 110V를 모두 쓰는 표준이 정착되었다. 다만 큰 전력이 필요한 일부 전기제품만 220V를 쓰고 나머지 일반 제품들은 110V를 쓰는 것이다.
유럽에서도 처음에는 미국을 따라 110V 교류가 정착되는 듯 했으나, 독일 베를린의 전력공급회사였던 BEW가 19세기 말에 승압에 나선다. 초기 전구에는 탄소 필라멘트를 썼기 때문에 전압을 높이기가 어려웠으나, 19세기 말에 금속(텅스텐) 필라멘트가 발명되면서 220V도 버틸 수 있는 전구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전력회사 입장에서는 공급전압을 높이면 그만큼 전류를 낮출 수 있어 같은 굵기의 전선으로도 더 많은 전력 공급이 가능해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BEW는 아직까지는 전기제품 보급이 많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압을 높이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적절한 보상만 해주면 반발을 무마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BEW는 이에 따라 당시 보급되어 있던 110V용 전구를 교체하는 비용을 지원해주면서 220V로의 승압을 추진했다. 이 흐름에 다른 유럽 전력회사들도 동참하면서, 유럽에서는 20세기 들어 (영국을 제외하고는) 220V가 전압 표준으로 정착된다. 영국은 독특하게 240V를 표준으로 선택한다. 이후 다른 국가에서는 전기 보급의 영향을 미국/영국/독일(또는 프랑스)에서 받았는지에 따라 채택하는 표준이 달라졌다.
그러다가 유럽은 유럽 통합을 추진하면서 대륙 국가들과 영국의 전압 표준을 통일시키고자 했다. 그래서 1987년에는 대륙의 220V와 영국의 240V(일부 지역은 250V) 사이인 230V를 표준으로 채택한다. 물론 전기 시스템을 한꺼번에 바꿀 수는 없어서 230V를 기준으로 ±10%의 허용 범위를 뒀다. 이렇게 되면 220~250V 범위가 모두 표준 안에 들어온다. 이에 따라 유럽 국가들은 점차 230V로 전압이 수렴해가고 있다.
110V와 220V의 장단점 비교[편집]
- 110V는 220V보다 전압이 낮은 만큼 감전될 경우 치명상을 입을 확률이 낮다. I=V/R 이므로 당연하다.
- 220V는 110V보다 전압이 2배로 높기 때문에 송전 중 손실전력이 1/4로 줄어든다. 변압을 위한 설비도 110V에 비해 간단하다. 손실전력이 적으니 정전확률이 줄어든다. 그리고 같은 굵기의 전선에 보낼수 있는 전력이 110V보다 더 많기 때문에 과부하로 인한 화재위험 또한 줄어든다. 한국의 경우 110V에서 220V로 승압하는 과도기에 생활 수준이 향상되기 시작하면서 전자기기의 수요가 늘어나자 과부하 때문에 차단기가 내려가 정전이 일어나는 경우가 자주 있었으나, 220V로의 승압이 완료된 이후로는 이런 일이 매우 드물어졌다.
미국과 일본에서 110V를 사용하고 있는 이유[편집]
한국에서 처음 승압공사를 결정할 시기인 1970년에는 전력송전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 지지 않았다. 따라서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어차피 개발을 해야 했기 때문에 적절할 시기에 220V로 승압을 해주게 된 것이다. 반면에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에서는 그 당시 이미 송전설비 인프라가 구축이 된 상태였기 때문에 그 많은 전력 송전 인프라를 다 바꾸게 되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또 그 많은 110V용 가전제품을 220V 바꾸는데 상당히 비용이 된다. 따라서 아직까지 110V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1]
각주[편집]
- ↑ 〈우리나라가 표준전압을 110V에서 220V로 변경한 이유 :: 세상 모든 전기와 관련된 이야기〉, 《티스토리》, 2020-08-09
참고자료[편집]
- 〈전압〉, 《나무위키》
- 〈우리나라가 표준전압을 110V에서 220V로 변경한 이유 :: 세상 모든 전기와 관련된 이야기〉, 《티스토리》, 2020-08-09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