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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30일 (수) 15:39 판
의약화학(medicinal chemistry)은 의약품의 제조에 관한 학문이다. 의약품은 생체의 작용을 가지는 화합물 중에 인류에게 유용한 것을 말한다. 이를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생체에 특별한 작용을 가지는 화합물을 발견하고(작용기작의 발견), 원리에 기초하여 후보 화합물을 설계하고(구조성 상관의 분석), 실제로 합성하여(유기합성법의 구사), 이들 화합물의 생리활성을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약화학은 약효와 약물성이 우수하며 독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저분자(작은 유기 분자; 분자량 300~800 Da) 화합물의 설계 및 합성을 포함하는 학문이다. 이 분야는 유기 합성 화학 지식을 기본으로 하며, 계산 화학, 약리학, 화학 생물학, 효소학 및 구조 생물학, 의학 및 약학 분야의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한다.
의약화학은 생리 활성 화합물에 관한 발명, 발견, 설계, 확인 및 합성, 생리활성 화합물에 관하여 분자 수준에서의 대사 과정, 작용 기작의 해석과 구조-활성 상관 관계(Structure-Activity Relationship, SAR)의 구축에 관계하고 있다. SAR은 일련의 화합물에 관하여 구조와 약리학적 활성 간의 관계를 말한다.
궁극적으로는 의약화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화합물을 합성하여 질환 치료 또는 예방을 위한 저분자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한다. 의약 화학자는 제약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목차
개요
의약화학은 화학과 약학의 교차점에 위치한 과학적 분야로, 약물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학문이다. 의약화학은 치료 용도로 적합한 새로운 화학적 실체의 식별, 합성, 개발을 포함하며, 기존 약물, 그 생물학적 특성 및 양적 구조-활성 관계(QSAR)를 연구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의약화학은 유기화학, 생화학, 계산화학, 약리학, 분자생물학, 통계학 및 물리화학을 결합한 고도의 학제간 과학이다.
약물로 사용되는 화합물은 대부분 유기 화합물이며, 일반적으로 소분자 유기 화합물(예: 아토르바스타틴, 플루티카손, 클로피도그렐)과 "생물의약품"(인플릭시맙, 에리트로포이에틴, 인슐린 글라진)이라는 두 가지 넓은 범주로 나뉜다. 생물의약품은 주로 단백질(자연적 및 재조합 항체, 호르몬 등)의 제제를 포함한다. 약물은 또한 무기 및 유기금속 화합물(메탈로드럭, 예: 시스플라틴, 탄산리튬 및 질산갈륨)로도 구성될 수 있다. 의약무기화학은 생물학적 시스템 내 무기 금속과 관련된 질병 및 건강 상태를 연구하고 치료하는 역할을 하며, 금속이 약물로 작용하는 역할(금속치료제)을 조사한다. 여러 금속치료제가 암, 감염, 당뇨병, 광범위 항생제, 양극성 장애 치료를 위해 승인된 상태이다. 연구 분야로는 메탈로믹스, 유전체학, 단백질체학, 진단용 제제(MRI: Gd, Mn; X선: Ba, I) 및 방사성 의약품(예: 진단용 99mTc, 치료용 186Re) 등이 포함된다.
특히, 의약화학의 가장 일반적인 응용은 소분자 유기 화합물에 중점을 두며, 합성 유기 화학과 천연물 및 계산 화학의 요소를 화학 생물학, 효소학, 구조 생물학과 결합하여 새로운 치료제의 발견 및 개발을 목표로 한다. 실질적으로, 새로운 화학 실체를 식별하고 치료에 적합하도록 체계적이고 철저하게 합성 변형하는 화학적 측면을 포함한다. 이 과정은 생물학적 활성(생물학적 활동 및 특성)과 관련하여 기존 약물 및 개발 중인 제제의 연구를 포함하며, 구조-활성 관계(SAR)를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둔다. 약제화학은 약물의 품질적 측면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의약품의 적합성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생물학적 인터페이스에서 의약화학은 생화학, 분자생물학, 약리학, 독성학, 인체 및 수의학, 약용 식물학 등의 생물학적 영역과 유기화학, 물리화학, 계산화학적 강조점을 결합하여 학제간 과학 세트를 형성한다. 이 과학 세트는 프로젝트 관리, 통계, 제약 비즈니스 실무와 함께 결합되어, 발견된 화학적 제제를 제형화하여 질병 치료에 적합한 안전하고 효율적인 약물로 만드는 과정을 감독한다.
약물 설계 방법
약효가 우수하고 독성이 개선된 새로운 화합물을 설계하는 것을 약물 설계라고 한다. 구조-활성 상관 관계, 구조-독성 상관 관계를 바탕으로 한 리간드-기반 약물 설계, 단백질-리간드 구조 정보를 이용하는 컴퓨터-기반 약물 설계 방법이 있다.
리간드-기반 약물 설계(LBDD: Ligand-Based Drug Design)
리간드-기반 약물 설계는 리간드(또는 저분자) 구조의 변화에 따른 생물학적 활성의 변화 관계를 구조-활성 상관 관계(SAR; structure-activity relationship)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구조의 변화에 따른 독성의 변화 관계를 구조-독성 상관 관계(STR; structure-toxicity relationship)라고 한다. 이를 좀더 정량화한 SAR을 QSAR(Quantitative Structure-Activity Relationships)이라고 한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화합물을 설계하는 것을 LBDD라고 하며, 이를 통해 약효와 약물성이 최적화된 화합물을 도출할 수 있다. 특히, 표적 단백질의 구조가 밝혀지지 않은 경우 LBDD 방법이 매우 유용하다.
컴퓨터-기반 약물 설계(CADD: Computer-Aided Drug Design)
컴퓨터-기반 약물 설계는 SBDD(Structure-Based Drug Design)라고도 하며,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신약 설계 방법이다. X-선 결정학이나 핵자기 공명 분광학(NMR spectroscopy)으로 구조가 밝혀진 표적 단백질의 정보를 바탕으로, 좀 더 효과적으로 단백질과 결합할 수 있는 화합물을 설계하는 방법이다. 공결정 정보를 바탕으로 단백질-리간드 결합 부위의 좀 더 효과적인 결합을 위한 새로운 저분자 설계를 할 수 있다. 이때 사용되는 계산 화학 과정을 도킹(Docking)이라고 하는데, 단백질의 리간드 결합 부위에 어떤 구조의 화합물이 효과적/비효과적으로 결합하는지 계산할 수 있다.
단백질-리간드의 공결정(cocrystal)
표적 단백질과 저분자 화합물(리간드; ligand)이 결합한 3차원적 공결정 구조가 알려져 있을 경우 SBDD가 좀 더 용이하다.
신약개발 과정
- 약물 표적 선정
어떤 특정 질환을 치료하는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생물학적으로 검증된 표적(또는 타겟) 선정이 가장 먼저 진행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약물 표적은 질환을 유발하는 특정 단백질이며, G-단백질 결합 수용체(GPCR), 카이네이스, 핵 호르몬 수용체, 세린 프로테이스, 이온 채널 등이 있다.
- 최적화(optimization)
약물 표적에 효과적으로 결합 또는 상호 작용하여 표적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며, 신약개발 초기에 발견한 화합물을 유효 물질(hit compound)이라고 한다. 이 유효 물질의 구조를 변형하여 약효와 약물성이 개선된 화합물을 찾는 것이 의약 화학 연구의 주요 분야이며,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선도 물질(lead compound)과 후보 물질(drug candidate) 순으로 약효와 약물성이 최적화된 화합물을 도출할 수 있다.
- 전임상 시험(Pre-Clinical Trial)
비임상 시험이라고도 하며, 영장류와 같은 대동물에서 약효와 안전성 연구를 진행한다.
- 임상 시험 허가 신청(IND
- Investigational New Drug Application)
전임상 시험의 독성 및 약효 실험 자료 등을 모두 모아서 임상시험 계획서를 작성하여 식약청에 신청하는 것을 말한다.
- 임상 연구(clinical studies)
사람을 대상으로 약물의 안전성과 약효를 검증하는 연구이다. 임상 1상에서는 주로 안전성을 연구하며, 1상의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사용할 약물의 용량 결정을 하게 된다. 2상에서는 약 100여 명의 소규모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약효 시험, 3상에서는 약 300~3,000여 명의 대규모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약효 시험을 진행한다.
- 신약 허가 신청 NDA (New Drug Application)
임상 시험에도 약효와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에 대해서 신약 허가 신청을 하게 된다.
교육
의약화학은 본질적으로 학제 간 과학으로, 종사자는 유기화학에 대한 강한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약물 표적이 되는 세포의 생물학적 개념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결합해야 한다. 의약화학 분야의 과학자들은 주로 산업 과학자로, 화학 원리를 활용하여 효과적인 치료제를 설계하는 데 필요한 합성 능력을 갖춘 화학 능력을 활용하는 학제 간 팀의 일원으로 일한다. 훈련 기간은 강도 높으며, 종사자는 보통 4년의 학사 학위와 그 이후 4-6년의 유기화학 박사 학위를 필요로 한다. 대부분의 훈련 과정에는 박사 학위 취득 후 2년 이상의 박사 후 연구 과정도 포함되며, 총 훈련 기간은 대학 교육을 포함하여 약 10-12년에 이른다. 그러나 제약 산업에서는 석사 수준의 고용 기회도 존재하며, 석사 및 박사 수준에서는 학계와 정부 기관에서도 취업 기회가 있다.
대학원 수준의 의약화학 프로그램은 전통적으로 약학대학의 의약화학이나 약학과에 있으며, 일부는 화학과에서도 운영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실무 의약화학자들은 의약화학이 아닌 유기화학 분야에서 석사(MS) 또는 박사(Ph.D.) 학위를 가지고 있으며, 연구에서의 폭넓은 합성 활동이 필요한 직무가 대부분이다.
소분자 치료제 연구에서는 합성 경험의 폭과 실험 속도를 강조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예: 박사 및 박사 후 과정에서 순수 합성 유기화학 및 천연물 합성에 중점을 둔 사람들). 화학 라이브러리 설계 및 합성이나 상업적 합성 가능성을 위한 공정화학 수행과 관련된 의약화학 특화 분야(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분야)에서는 물리유기화학 및 라이브러리 관련 합성 등에 집중된 다양한 훈련 경로가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미국 내 의약화학 초급 종사자는 정식 의약화학 훈련을 받지 않았으며, 제약 회사에 입사한 후 실질적인 치료제 합성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회사가 제공하는 의약화학 교육을 통해 필요한 의약화학 및 약리학 배경을 습득한다. (계산 의약화학의 경우도 약간의 비슷한 경향이 있지만, 합성 분야만큼 두드러지지는 않다.)
관련 용어
- 유효 물질: 질병을 유발시키는 단백질의 기능을 저해 또는 분해하거나 무력화시키는 화합물을 히트(hits)라고 부른다. 생물학적 효능 검사(특히 고효율 스트리닝, High Throughput Screening, HTS)에서 정의한 기준 값을 능가하면서 재현성 있는 활성을 보여주며 구조가 확실한 화합물이 유효 물질이다.
- 선도 물질: 좀 더 개선의 여지는 있으나 아래 사항을 만족하는 화합물을 일컫는다. 특허성, 표적 단백질에 대한 우수한 약리 활성 및 선택성, 확고한 작용기전을 바탕으로 한 세포 및 동물 기반 검증된 활성, 추정할 수 있는 구조-활성 관계(SAR: structure-activity relationship), 수용할 수준의 약물성 및 독성 프로파일이 필요하다.
- 공정 화학(Process chemistry): 신약 개발 분야에서 화합물 생산 공정의 개발 및 최적화, 대량 생산을 위한 반응 개발 등을 공정 화학이라고 한다. 대량 합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분리 과정에서 관크로마토그래피를 사용하지 않고 생성물을 고체화시켜 여과하거나 분리/정제 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는 반응 개발이 중요하다.
- 약동학(Pharmacokinetics; PK): 약동학 또는 약물동태학은 동물 또는 사람에게 투여 되는 약물의 흡수, 분포, 대사, 배설 과정을 동역학적으로 해석하고 예측하는 연구를 수행하는 약리학의 한 분야이다. 약물이 투여된 이후에 약물 흡수, 약물의 생체 내 구조 변형, 약물의 분포, 조직 내 약물 대사 물질의 영향, 약물의 배설 경로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다.
- 약역학(Pharmacodynamics; PD): 약역학 또는 약물동역학은 약물이 동물이나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리학적 및 생화학적 측면에서 연구하는 약리학의 한 분야이다. 세포 구성 성분과의 반응 및 결합을 포함하여 생체 시스템에 대한 약리학적 작용 등을 연구한다.
- 친유성(lipophilicity): 유기 화합물의 친유성은 분배 계수 logP로 설명할 수 있으며, 이는 유기 층과 물 층 사이의 평형 상태에서 존재하는 화합물 농도의 비율로 정의된다. 이온화 가능한 그룹이 있는 화합물의 경우 logP는 pH의 영향을 받는다.
리핀스키의 5규칙
생물학적 활성을 갖는 화합물이 경구 투여 가능한 약물이 될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규칙이며, 리핀스키의 5규칙, 화이자의 5규칙, 또는 5규 법칙이라고도 한다.
- 수소 결합 주개 <5개 (질소-수소와 산소-수소 결합 수)
- 수소 결합 받개 <10개(질소와 수소의 수)
- 분자량 <500 Da
- CLog P <5
1997년 리핀스키(Christopher A. Lipinski)에 의해 발표되었으며, 대부분의 경구 투여 약물이 분자량이 작고 적당한 친유성(lipophilic) 분자라는 화이자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화합물이 흡수가 잘 안되거나 투과가 잘 안되는 경우를 예측하기 위해 리핀스키가 화이자의 약물 데이터를 종합해서 발표한 논문으로부터 유래된 규칙으로, 각각의 변수에 5가 들어간다고 해서 'Rule of 5'라고 이름 붙여졌다. 이 규칙은 약물 설계에 유용하게 사용되기는 하지만, 실제로 이 규칙에 벗어나면서도 승인된 저분자 약물은 무수히 많다. 리핀스키 규칙은 수많은 세월의 진화를 거쳐온 천연물의 활성에는 적용할 수가 없다. 리핀스키 규칙에 따라 엄청난 개수의 작은 분자들을 조합 화학에 의존하여 합성하여 얻은 비참한 결과로 제약 회사들은 '잃어버린 십년(lost decades)'으로 한동안 침체기를 맞이하였다.
참고자료
- 〈의약 화학〉, 《화학백과》
- 〈의약화학〉, 《위키백과》
- "Medicinal chemistry", Wikipedia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