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회식(會食)은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음식을 먹거나 그런 모임을 가리킨다.
개요
회식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인기 있는 모임의 하나로, 사람들이 모여서 먹고 마시는 것을 말한다. 회식은 한국 사회에서 조직이나 기업의 하위문화로 자리 잡았다.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에도 회식이 있으나 대한민국과 일본의 회식이 음주하는 등 대체로 비슷한 성향을 띤다. 한국사회에서 회식은 조직이나 기업의 하위문화로 정착되어 왔다. 한국의 기업문화에서 오랜 전통인 회식은 퇴근 후에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한국 기업문화의 집단주의적 성격으로 인해 이러한 사건은 사회적 문제로 주목받게 되었고, 이로 인해 경직성과 강압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
회식의 어원은 조선시대의 '회민'이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 회민이라는 말은 조선의 왕과 관리들을 '하나되자'는 뜻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가장 유력한 설은 '회민'에서 '회식'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회식은 개인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왕과 신하가 함께 살고 함께 먹어야 한다는 해석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1]
상세
회식(會食)이란 사전적 정의에서는 '여러 사람이 모여 음식을 함께 먹는 행위 또는 모임'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회식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직장 사람들이 정규 근무 시간 이후에 음주를 동반한 식사를 다 함께 하러 가는 것"을 떠올린다. 여기에 "비용 지불 여부"나 "강제성"을 추가 조건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즉 회사나 윗사람이 돈을 내주지 않고 더치페이(각자 식사비를 부담)할 경우, 또는 참석 여부에 강제성이 전혀 없는 경우에는 회식으로 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기준을 함께 적용한다면, 공짜로 음식을 먹는 대신 강제성이 부여되며 직장에서 직급이 높으신 분들의 비위를 맞춰줘야 하는 행사가 전형적인 한국식 회식의 이미지라고 할 수 있겠다. 한국에서도 공무원, 군인 사회에서는 각자 돈을 내서 먹는 회식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상사의 비위를 맞춰야하는 꼰대문화가 없는 건 아니다.
한국에서의 회식은 군대문화의 영향을 깊게 받았다. 24시간 단체 생활을 하면서, 개인의 의식주, 수면, 여가 시간, 사생활 등 개인의 모든 것이 상급자의 통제를 받는 병영의 특수적 상황이 일반 사회로 전이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업무의 연장'이라고 하면서 참석을 강요받지만, 근무 시간으로 인정되어 수당을 받을 수는 없는 모순적인 강제 회식을 군대 문화와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회식의 목적은 일단은 단합과 친목, 사기, 결속력 고양을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형태의 단합이라기보다는 맨 위부터 아래까지 통제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측면에서의 단합에 가깝다. 회식 주최자들의 머릿속에서는 권위있는 상사가 아랫사람을 통제하는 상명하복식 위계질서가 이상적인 단합이므로, 아랫사람들의 의사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기관 및 기업이 종종 회식비를 지원하기까지 하면서 회식을 장려하는 것이다.
회식이 하급자들에게 기피 대상이라는 사실이 점점 퍼지면서, 구세대적 회식 풍습을 유지하다가 점점 변화하려는 곳도 있다. 혹은 회식을 하더라도 1년에 1~2번, 인사이동 때만 회식을 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그런 회사들은 신생 기업이나 국가직 공무원 정도에만 국한되어 있고, 바뀐다고 해도 술만 안 먹을 뿐이지 1차 식당, 2차 노래방/축구장/야구장 등, 3차 편의점/PC방/카페 등 밤 12시까지 직원들의 시간을 뺏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회식 문화가 바뀐 회사들이 많았다면 애초에 이 문서는 작성되지도 않았을 것이니, 아직까지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회식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대부분 회사에서 회식비를 지급하고, 이를 법인 카드로 결제한다. 법인 카드를 이용해 결제하게 되면 보험법상 회식으로 간주되어 회식이나 귀가 중 사고가 나도 산업 재해로 인정된다. 하지만 회식비 지원이 100%가 아니라 50% 지급과 같이 일정액만 보조하는 경우도 있고, 아예 안 나오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법인카드 없이 술을 먹다가 사고가 나면 산업재해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주의. 또한 회식비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한국 문화의 특성상 1차로 끝나는 경우가 드물고, 2차, 또는 3차로 가다보면 추가지출이 생기는데, 그 지출은 각자 n등분을 해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심할 경우 상사를 잘못 만나면 그 상사를 제외하고 n등분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기업에 따라서 신입 직원 회식비는 신입 직원들이 내는 경우, 아예 아랫 사람이 돈을 모두 내는 경우, 회식을 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회식비를 안 내주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돈을 각출해서 회식을 하는 경우 등 희한하기 짝이 없는 악폐습이 버젓이 존재하는 기관 및 기업도 많다.[2]
역사
- 1980년대~1990년대 : 한국 전통 군사문화의 영향으로 윗사람보다 낮은 사람은 술을 마셔야 한다. 폭음은 주로 맥주+주류, 소주+주류 등 '폭탄주'를 통해 장려됐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건전한 음주 캠페인이 시작됐고, IMF 경제위기로 인해 사교 모임을 기피하는 문화가 확산됐다.
- 2000년대~현재 : 폭탄주, 술잔, 성희롱 문제를 둘러싼 사회 분위기에 대응해 기업과 단체들은 회식문화 개선에 힘쓰고 있다. 단순히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것보다 영화 감상, 볼링 등 다양한 형태의 오락과 문화 모임이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
- 신법 제정에 따른 회식의 변화 : 김영란법은 청탁금지법으로,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에 관한 법률을 말한다. 이 법이 시행된 이후 각종 회식 관행과 퇴근 후 오락문화는 크게 감소한 반면, 개인 여가활동 비중은 높아졌다.
- 미투 운동의 변화와 회식 : 2017년 국내에는 미투 운동이 확산됐다. 그리고 미투 운동은 한국 기업 내부의 회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회식을 주도하던 선배들은 일찍 퇴사하면서 회식이 적었다. 일부 기업과 공공기관에서는 미투 운동으로 인해 부하직원이 불편해하는 행사를 줄이거나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다. 즉, 부하직원들에게 강요된 회식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1]
문제점
- 근무로 인정되지는 않으나 업무에는 영향을 미치므로 참석이 강요됨 : 회사는 회식비를 내는 것으로 퉁칠 뿐 회식시간은 근무시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회식시간 동안의 급여는 단 한 푼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회식에서 비공식적인 업무 회의를 하는 곳이 빈번하다. 또한 회식은 업무의 연장이라는 명목 하에 사석에서 업무상의 태도를 유지할 것을 요구한다. 쉽게 말하면 급여 차원에서는 업무의 연장선이 아니지만, 보여야 할 태도는 업무의 연장선처럼 해야한다는 뜻이다. 술자리에서 밉보이거나 2차, 3차를 가자는 상사를 두고 집에 가는 경우, 이후 업무에서 내리갈굼이 내려온다. 업무에서 하급자들한테 있던 불만을 회식자리에서 술 취해서는 2~3시간을 내리 욕을 퍼붓는 경우도 허다하다. 예의범절이 없다는 소리도 듣게 될 것이다. 물론 인사고과에도 불이익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다 보니, 회식은 말이 좋아 자율이지 사실상 참여가 강요된다. 참석 자유라고 하더라도 눈치를 보면서 다들 나오기 때문에, 부하 직원들은 회식에 나오지 말라는 명확한 명령이 있기 전까지는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 건강에 해로움 : 회식 음식들은 대부분 칼로리가 높은 고기 요리, 국물 요리 등이다. 게다가 살찌는 데 특효약이나 다름없는 술도 먹는다. 이 모든 것을 늦은 밤에 먹으니 건강에 좋을 리가 없다. 실제로도 모 공공기관에서 지나치게 잦은 회식으로 인해 암에 걸리거나 지병이 도져 사망한 모 공무원이 있었는데 업무 중 순직으로 판결한 법원 판례가 있다.
- 업무 효율이 떨어짐 : 밤 늦게까지 술을 퍼마시니 당연히 숙취가 생긴다. 상급자들은 나는 잘만 하는데 왜 신입들이 군기가 빠져서 업무를 못한다고 하냐? 식으로 대응하지만, 상급자들은 사무실 자리나 숙직실에서 30분~1시간씩 졸다 오니까 아무 상관 없다. 사실 자기가 사무실 왕고이면 그냥 책상에 엎드려 자거나 대놓고 의자에 기대서 누워 자도 아무도 뭐라 못 한다. 반면에 하급자 입장에서는, 전날 새벽 2시까지 회식을 하고 8시에 출근해서 피곤하지만, 업무가 쌓여 있고 눈치도 보이니 졸기도 힘든 지경이 된다. 또한, 30명이 1명당 3만 원씩 먹는 회식을 월 2회 한다고 하면 180만 원이 된다. 이 돈이면 2019년 기준 주 5일 8시간 근로자 1명을 더 고용할 수 있다. 차라리 회식을 없애고 그 자금으로 직원을 한 명이라도 더 고용하는 것이 효율이 더 나을 것이다.
- 하급자들의 사기 저하 : 보통 회식을 하급자에게 공짜 술과 음식을 하사하는 포상이라고 생각하고 사기진작과 단합을 위해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 말이 통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회식 시간이 끔찍한 감정노동으로 여겨지는 사람도 많다. 상위 직급의 왕고놀이에 비위 맞추기, 그것도 취객을 상대하면서 시급은커녕 무료 근무만 연장되는 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식을 하느니 그 돈으로 직원들의 복지나 임금을 올리는 것이 사기 진작에는 더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임금이나 복지 수준은 다시 낮추는 것이 어렵지만, 회식은 하급자들이 싫어하는 경우도 왕왕 있어 쉽게 줄여버릴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회식을 하는 경우도 있다.
- 성범죄 : 중년 꼰대들의 이성 직원 대상 성희롱은 심각한 수준인 경우가 많다. "여(남)직원이 없으니 술 맛이 안 난다."는 개드립도 물론 성희롱이다. 어린 이성 직원을 접대부로 보는 시각이 은연 중에 반영된 것. 상사 옆에는 반드시 예쁘고 잘생긴 이성 직원을 배치하며, 상사와 동성인 직원들은 좀 떨어진 자리에 앉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이것도 성희롱이고, 당하기 싫어하는 티를 내면 멘탈이 약하니 버릇이 없니 하면서 해코지를 하는 곳이 있다. 심지어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 여직원들에게 술 강요로 만취하게 만들고 성폭행을 저지르며, 반항하면 미친듯이 구타하는 인간 말종들도 은근히 있다.
- 각종 강요 : 담배 강요는 거의 사라졌다고 하지만, 술 강요는 여전히 만연해 있다. 술을 먹였을 때 좋은 태도를 유지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그릇된 믿음 하에 수술을 받은 사람, 더 나아가 임산부나 운전자에게 술을 먹이는 미친 짓을 하는 작자도 있다. 그래도 최근에는 많이 개선되었는데 이유가 참으로 씁쓸하다. 수뇌부 입장에서 되도 않는 중간 관리자의 왕고놀이 때문에 업무에 지장이 생기면 안 되므로 수뇌부 차원에서 이를 견제하는 것. 물론 수완 좋은 중간 관리자의 기를 세워 줘야 아랫 사람을 관리하기 쉽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그런 회식문화와 상명하복식 분위기를 조장하는 경우도 있다. 그 외에도 편식하면 안 된다고 싫어하는 음식, 심지어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을 먹이거나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음식을 먹이는 경우도 있고, 좋아하는 음식이거나 주 메뉴인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는 등 별의별 희한한 똥군기가 다 있다.
이런 다양한 폐단에도 불구하고 회식문화가 계속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회사의 관리자층에서 부하 직원들의 정신과 행태/사생활/위계질서에 대한 사실상의 '통제수단'으로 활용되고, '상하관계'를 계속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랫사람인 근로자의 근무 종료 이후 시간과 사생활까지 통제하려 하는 거다. 또한 관리자층에서는 계속 서열 관계를 각인시키고, 부하 직원들이 시중 드는 것을 보면서 권력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신분제가 폐지된지 100년이 넘었음에도, 아직까지 유사 신분제 문화가 통용되고 있는 특수한 문화에 기반하여 회식이라는 기형적인 폐단이 유지되고 있다. 직장 내에서만 업무에 따른 직급 관계가 성립할 뿐, 근무시간 이후에는 신분제가 없어진 이상 엄연히 평등한 관계지만, 근무시간 이후에도 신분적 상하 관계를 계속 각인/유지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기형적인 회식 문화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신분제 시절에 있던 암묵적 예절마저 다 없어지면서, 장점은 거의 사라자고 단점은 더 악화되어버린게 현대의 회식문화다.[2]
직종에 따른 회식
회식은 사람이 많고, 오래 되고, 남성 비율이 높고, 육체적 활동이 많고, 개인의 자율성이 적은 직종일수록 자주 일어난다. 반대로 사람이 적고, 역사가 짧고, 여성 비율이 높고, 육체적 활동이 적고, 개인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직종일수록 회식이 줄어든다.
예를 들어 같은 공무원이라도 전자에 해당하는 경찰, 소방, 직업군인, 교도관은 회식이 많고 악질적이다. 병사들이 없고 직업군인들끼리만 하는 회식에서 지휘관의 갑질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다. 반면 후자에 가까운 정부청사나 도청/시청 등 중앙 기관에서는 회식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이 쪽은 업무량이 많아 비정기적인 소규모 회식 따위는 할 여유도 없고, 인사이동이 잦아서 윗사람이 두고두고 갑질하기 어려운 구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기업도 마찬가지로, 업무 환경이 대체적으로 열악한 생산직은 회식이 많고 악질적이며, 역사가 오래된 대기업일수록 회식이 늘어나고, 특히 영업직의 경우는 회식도 하나의 훈련으로 간주한다. 본디 '영업'이라는 직종이 속된 말로 아첨을 해서 돈을 버는 직업이기 때문에 회식을 통해 아첨하는 것을 훈련하는 것이다. 역시 반대로 흔히 전문직, 사무직으로 통용되는 직종, 자금이 적어 회식으로 돈낭비를 할 여유가 없는 중소기업 등도 회식이 적은 편이다. 물론 회식비 지원이 없는 대신 직원들에게 돈을 걷어서 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런 직장들은 1년에 1~2번, 1차만 하고 끝내는 경우도 많고, 회식을 하더라도 일반적인 술과 고기 대신 뷔페나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하기도 한다.
물론 이것도 케바케다. 전문직, 공무원, 교사, 교수, 은행 중에서도 회식은 물론 사내 문화가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곳들은 얼마든지 있다. 문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상사가 이성 직원들은 일찍 귀가시키고 동성 직원들만 남겨서 끝까지 달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직 중에서도 판사들과 의사들은 도제식, 군대식 수련과정을 거치기 때문인지 음주 회식 문화가 대기업 뺨치게 상당히 강하다. 일례로 회식에 강제로 끌려가 억지로 술을 마신 전공의가 다음날 술이 덜 깬 상태에서 근무를 하다가 의료사고를 낸 사건도 있었을 정도다. 또한 공무원 조직인 검찰이 현대식 폭탄주의 기원으로 꼽히기도 한다.
공무원 중에서도 시골 구석인 읍면동 사무소, 국가직 산하 지방 기관 등은 회식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이런 곳에 온 젊은 직원들은 대부분 자기 연고지가 아니어서 가족이나 친척들이나 친구들이 없기 때문에, 핑계도 못 대고 회식에 끌려가기도 한다. 공무원이 인기직종이 되어 젊은 사람들과 여성들이 늘어 점진적으로 희석되는 중이라고는 하지만, 공무원 자체가 이런 불량 꼰대 공무원들도 웬만한 사고를 치지 않는 한 자리보전이 가능한 직종인데다가 특유의 보상심리 등이 겹쳐 악질적인 회식문화 타파는 아직도 먼나라 이야기이다.
특이 사항으로, 상급자의 가정이 화목할수록 회식이 줄어든다. 회식에 참석해 보면, 가정이 화목한 상급자의 경우 9시가 넘어가면 보고싶다며 전화하는 자녀를 달래면서 회식 자리를 어떻게 해서든 빨리 마무리하려고 하지만 반대의 경우 집에서 전화 한통 오지 않으며 위와 반대로 어떻게 해서든 더 끌어보려고 노력한다.
회식이 없는 직종
회식이 아예 없는 직종도 있다. 버스 기사, 화물차 기사, 택시 기사, 비행기 조종사, 철도 기관사 등 운전 직종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술기운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일을 하지 말아야 하는 직업이다. 메이저한 운수회사들은 차내에 담배 냄새를 풍기는 승무사원들을 이잡듯이 잡아 금연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을 정도니, 그보다 훨씬 위험한 음주는 말할 것도 없다. 또한 이들은 혼자 외롭게 12~16시간씩 교대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고, 회사 분위기 자체도 대학교의 공과대학 수준으로 엄청나게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노사간의 단합도 매우 안 되기로 유명하다. 선배 기사들이 후배 기사들에게 똥군기를 부리는 경우도 첫 견습 기간 때를 제외하면 일절 없다. 물론 블랙기업의 운수 회사들이라면 회식을 하는 경우도 있으나, 정상적인 운수회사라면 단체 회식은커녕 동료들끼리 식사를 하더라도 술은 먹지 않는다. KD 운송그룹의 경우 1년에 1번씩 본사 운동장에서 승무사원들을 대상으로 회장이 직접 소갈비 파티를 열며 회식을 하긴 하지만 역시 술은 마시지 못하게 하며 음료수만 마시게 한다.
웹툰 작가, 인터넷 방송인 등 혼자 일하는 직업 역시 업무상 얽힌 사람이 없기 때문에 회식이 없다. MCN에 소속된다거나 서로 협업을 해야 되는 경우라면 회식을 하는 경우도 있겠으나, 이들은 프리랜서 개념이기 때문에 상하관계가 명확한 일반적 회식과 다르게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의 회식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허나 이 역시도 구독자 수나 팔로워 수, 영향력 등등 때문에 완전히 수평적인 관계가 될 수는 없으며 어떤 직종이든 갑을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업종조차도 기존 직종보다는 조금은 덜할지언정 갑을관계와 서열이 존재하는 회식도 많다. 극단적인 사례가 바로 임블리 사망 생중계 사건으로 사전에 갑을관계가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폐쇄적인 방송 문화와 갑을관계가 결합되면 사람의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2]
군대에서
의외로 병사들은 자기들끼리, 혹은 간부와 함께하는 회식에 큰 거부감이 없다. 우선 병사들은 '귀가'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사회에서처럼 회식으로 자기 시간을 빼앗기지 않는다. 의무복무 중인 병사들은 회식을 하든 뭘 하든 어차피 국방부 시계가 계속 돌아간다는 사실만이 중요하다. 또한 맛 없는 짬밥만 먹다가 몇 달 만에 맛 보는 냉동육 아닌 나름 질 좋은 고기인데다가, 어지간해서는 먹을 수 없는 술도 반주 정도나마 허용된다. 그리고 보통 중대 운영비로 회식을 하지, 얼마 되지도 않는 병사 월급 가지고 회식비를 내라고 하는 경우도 드물다. 간부라는 확실한 상급자들도 동석하기 때문에 선임병들이 후임들에게 장기자랑질을 시키는 막장짓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간부들도 2년을 못 채우고 떠날 병사들을 사석에서까지 꽉 조이려고는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렇다보니 군인들의 회식은 말이 회식이지 사실상 고기, 냉동식품 파티+일과를 쨀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싫어할 이유가 없다. 군대 특성상 회식을 안 한다고 그 시간에 딱히 쉬거나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영내에서 회식을 할 경우 세팅 및 뒷정리가 귀찮기는 한데 자기들이 맛있게 먹고 자기들이 치우는 거라 딱 귀찮은 일 정도다.
다만 조리병들은 회식을 좋아하지 않는 편. 밥을 다 해놨는데 특정 중대가 통보도 없이 회식을 한다며 단체로 밥을 안 먹는다거나 하는 일이 생기면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군대는 아무래도 회식 공간이 마땅치 않으니 만만한 식당을 회식 장소로 쓰는 일도 잦다. 좀 특이한 케이스라면 막사 밖에서 반 가른 드럼통 위에 석쇠를 얹어 그 위에 고기를 구워먹기도 한다. 이 경우도 조리병들이 좋아하지는 않지만 식당을 회식장소로 쓰는 것보단 낫다. 당장 식판 몇개만 희생시키면 되니까. 의무경찰대 및 의무소방대도 전반적으로는 국군 병사들처럼 운영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병사 없이 간부만 참여하는 회식은 일반 직장의 회식과 비슷한 분위기다. 다만 간부들은 진급이나 장기근속 합격 등이 상급자의 인사평정에 크게 영향받다 보니, 그리고 군 조직 자체가 워낙 남초적이고 보수적인 조직이다보니 일반 기업보다 악랄한 면도 있다. 특히 회식 중 여군에 대한 성희롱과 성추행이 벌어져 뉴스를 타는 일이 심심치 않게 있다. 그리고 공무원 조직 특성상 법인카드 같은게 존재할 리 없고 지휘비나 부대운영비는 일년에 몇십만원도 안되는 푼돈이기 때문에 대부분 감미품이나 비치하는데 쓰인다. 즉, 간부끼리의 회식은 90% 이상이 자기돈 내고 참석이다.[2]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