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츠동
가츠동(嗅覺)은 그릇에 담은 밥 위에 돈가스를 얹은 일본의 덮밥 요리이다. 이름은 돈가스를 사용한 덮밥 요리라는 것에서 유래했다. 카츠동(일본어: カツ丼, 가쓰돈)이라고도 한다.[1]
개요
가츠동은 일본 요리 중 돈부리의 대표 메뉴 중 하나로, 밥 위에 계란 반숙과 장국으로 졸인 돈가스와 파 등의 채소를 얹어 먹는 일본의 음식이다. 일본에서는 크게 부담되지 않는 가격에 고기와 밥을 든든하게 먹을 수 있고 돈까스의 높은 열량과 밥의 탄수화물, 계란의 단백질, 파 같은 채소가 들어가 형식상 채소도 섭취할 수 있어서 대략 한국의 국밥, 제육덮밥과 비슷한 위상을 가지고 있는 요리다. 각종 체인점이나 학식, 대학가 근처의 가성비 식당, 회사 구내식당, 기사식당 등에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돈가스가 통째로 들어가기 때문에 마냥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음식까지는 아니고, 더 싼 음식으로는 우동이나 규동 정도가 있으며 대략 '저렴한 음식 중에서 제일 비싼 음식' 정도의 포지션이다. 일본 가게에서는 보통 600~700엔 정도에 사 먹을 수 있으며, 비교적 저렴한 식당이나 학식 등에서는 500엔 정도로 사 먹을 수 있기도 하다. 사실상 식당에서의 가츠동 가격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슷하다.[2]
유래
유래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는데, 1913년에 후쿠이현의 다카하타 마스타로가 도쿄에서 열린 요리 발표회에서 공개했다는 설과, 1921년 와세다 고등학교의 나카니시 게이지로가 고안했다는 설, 혹은 그때 고안했던 레시피는 계란 들어간 가츠동이 아니라 우스터 소스 가츠동이었다는 설 등 의견이 분분하다. 확실한 것은 1910년대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상당히 역사가 얕은 요리라는 점이다.
다이쇼 시대 10년에서 나카니시 게이지로가 돈가스덮밥을 만들어낸 설은 다음과 같다. 당시 일본의 박물관 중 일종인 '박래사물기원사전'을 창시한 도미타 히토시는 이렇게 기록했다.
다이쇼 10년 2월의 어느 날, 나카니시 게이지로가 식당의 단골로 다니던 어느 카페에서 가게 요리사가 접시에 담아내는 밥과 돈가스를 각각 썰어 얹었다. 게이지로는 접시에 담긴 밥 위에다가 돈가스를 얹은 뒤 그레이비소스와 완두콩으로 장식해서 단골 식당 주인에게 이것을 '돈가스덮밥'으로 판매하라고 권했는데 이것이 가츠동의 시초가 되고 인기를 끌어 2차 대전 이전까지 유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유래에는 몇 가지 의문점이 존재하는데 대표적으로 게이지로가 '돈가스덮밥'이라는 말을 꺼내기 전인 1913년도에 이미 같은 와세다 고등학생인 다카하타 마스타로가 소스에 돈가스를 밥과 같이 얹어 돈가스덮밥의 시초가 되었다는 설이 있고 돈가스덮밥이 생기기 훨씬 이전부터 달걀덮밥인 오야코동이 있었는데 이것에 아이디어를 얻어 돈가스덮밥이 탄생하였다는 설 등 다양하다. '소스 돈가스덮밥'이라는 당시 요리가 메인 일본 요리로 자리 잡아서 오늘날 산길을 오르는 등산가들의 명물 요리로 자리 잡았다.[2]
특징
요리하기 매우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재료가 적고 손이 덜 가기 때문에, 요리 초보자라도 뚝딱 만들어낼 수 있다. 돈가스와 장국 조리가 어려워 보이지만 인근 마트에서 구한다고 가정하면 난이도가 확 떨어진다. 물론 대충 만든 것과 어느 정도 수고를 들여 만든 것에는 차이가 있기는 하다.
기본적으로 돈가스와 달걀, 밥을 사용하기 때문에 칼로리가 꽤 높고 영양가가 풍부하다. 이렇게 고칼로리 돈가스 + 탄수화물 밥 + 간장으로 만든 장국의 짠맛 등등 다이어트에 안 좋은 요소란 요소가 다 들어가서 다이어트를 할 경우엔 무조건 피해야 할 음식이다. 이렇게 칼로리가 높아서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처럼 강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칼로리도 높고 염분 보충도 가능해 이들이 즐겨 먹거나 일본 경찰은 범죄자를 심문할 때 장기간 조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가츠동을 주거나 아니면 부모와 자식이라는 의미가 담긴 오야코동으로 범인의 약한 면을 건든다는 인식이 있다.
'카츠(カツ)'가 '이긴다'는 뜻의 '카츠(勝つ)'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중요한 시합이나 시험, 거래 등을 앞둔 사람들이 유난히 많이 찾는 음식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전에 찰떡같이 붙으라고 찹쌀떡을 많이 먹는 것처럼 일본 수험생들은 가츠동을 먹는 것. 사실 요즘은 좀 오래된 드립이란 취급을 받고 있고, 정말 중요한 시험에서나 미신 삼아 먹는 정도. 성격이 안 좋은 경주마 전담 선수로 유명한 경마 선수인 이케조에 켄이치가 시합 전에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험뿐만 아니라 시합, 거래를 앞두고 먹기도 하는 걸 보면 가츠동이 성공을 상징하는 면도 있다.
자위대에서도 예로부터 카레라이스와 함께 단골 메뉴다. 군대 특성상 젊은 남자가 많고 돈가스가 하나 통째로 들어가서 든든한 가츠동은 젊은 남자들이 좋아하는 메뉴 1선발이기 때문. 한국에서 남자들에게 제육볶음이 인기가 많은 것과 비슷한 이치인 셈이다. 한국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외국 음식이 그렇듯이, 현지 가격보다 비싸다. 한솥도시락에서 파는 돈가스덮밥이 퀄리티가 괜찮다고 한다. 또한 롯데마트 푸드 코너 돈까스아찌에서 파는 가츠동도 의외로 퀄리티가 높다.
위의 맛있는 돈까스와 달걀만 먹고 양파는 남기는 편식이 어린이들에게서 꽤 흔히 발생한다고 한다. 양파만 남기는 거면 성인들한테서도 꽤 흔한 일이다. 근데 양파만 남기는 건 양호한 게, 아예 쌀밥까지 남기는 경우도 있다. 사실 양파는 다른 돈부리들에도 들어가는 일이 많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가츠동들은 음식을 골고루 비벼 먹는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 취향을 고려하여 가츠동 장국을 일본 본토 요리보다 더 많이 부어준다. 일본 현지식으로 표현하자면 소스 많이, 양파 적게 옵션대로 만들어진 커스텀 돈가스 덮밥인 셈. 그래서 일본식으로 젓가락으로 먹는 것은 불가능하고 오로지 숟가락으로만 먹어야 한다. 또한 같은 이유 때문에 한국의 가츠동을 일본처럼 비비지 않은 채로 먹으려고 하면 간이 매우 세다.[2]
레시피
재료
- 1인분 기준
- 돈가스 1개
- 몇몇 시판되는 돈가스는 지나치게 커다랄 수도 있다. 그릇을 살짝 덮을 정도면 충분하다.
- 계란 1개
- 양파 1/4~1/3개
- 쪽파 약간
- 가츠동용 장국
- 일반 가정식에선 쯔유 혹은 스키야키 소스 50ml 이하, 취향에 따라 맛술 2~3스푼
- 물 50~100ml
조리법
- 각 재료를 손질한다. 양파는 채썰기해 두고, 돈가스는 조리해서 길게 썰어둔다. 계란은 노른자와 흰자가 적당히 섞일 정도로만 저어 주도록 한다.
- 프라이팬에 물 적당량과 장국 50ml을 붓는다. 채썰기한 양파를 같이 넣고 중불에서 함께 졸인다.
- 양파가 익고 장국이 끓기 시작하면 돈까스를 팬에 투입하여 1분 동안 마저 익힌다.
- 1분이 지나면 섞어둔 계란을 팬 가운데부터 원을 그리듯이 부어준다. 예쁜 모양새를 감안해야 한다면 계란이 장국에 풀어지지 않는 것이 좋다.
- 팬의 뚜껑을 덮어 계란이 반숙 정도로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돈가스를 밥 위에 얹어주면 완성이다. 기호에 따라 대파나 쪽파, 깨 등을 뿌려줘도 좋다.
주의 사항
- 팬에 계란을 투입하고 나면 절대 풀지 말 것. 계란에 소스가 섞이기 쉬워지고 스크램블처럼 되어버려 먹기에 좋지 않다.
- 졸이지 않을 경우에는 장국이 육수처럼 되어서 겉모습만 가츠동인 국밥이 되어버린다. 맛은 괜찮으나 먹는 느낌은 차원이 다르다. 또한 반대로 너무 많이 졸이거나 농도가 진할 경우 밑부분이 탈 수 있다.[2]
변종
- 소스카츠동 : 계란 없이 밥과 돈가스만 기본으로 들어가고 그 위에 우스터소스를 뿌린 것. 정말로 돈가스로 덮은 밥이다. 그냥 돈가스에 우스터소스를 뿌리기도 하고 혹은 아예 소스에 재웠던 돈가스를 올리거나, 혹은 돈가스 밑에 채썰기한 양배추를 깔아주거나 밥 위에 소스를 뿌리고 돈가스를 올리는 등 여러 변종이 있다. 후쿠이현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가츠동이라고 하면 이쪽이 기본이라고 한다.
- 데미카츠동 : 계란 대신 햄버그스테이크에 주로 쓰는 데미글라스 소스를 사용하는 가츠동. 이것도 소스이긴 하지만 소스카츠동이라고 하면 위 항목을 가리키므로 주의. 오카야마현의 명물이다.
- 앙카케카츠동 : 탕수육 소스처럼 진득하고 걸쭉한 소스를 뿌리는 스타일. 계란을 푼 소스를 쓰기도 한다.
- 타레카츠동 : 돈가스 아래에 김가루와 특제 간장 소스가 들어간다. 돈가스가 젖지 않아 바삭하다.
- 카츠니/카츠나베 : 가츠동 요리할 때처럼 조리한 돈가스를 따로 내놓은 것. 밥이랑 따로 내놓는 가츠동 버전의 따로국밥.
- 네기카츠동 : 양파가 많이 들어간 것.
- 믹스카츠동 : 새우튀김을 추가한다. 새우튀김만 있는 것은 새우를 뜻하는 일본어 '에비'를 붙여서 에비동이라 한다. 한솥도시락에서도 취급한다.
- 치즈가츠동 : 치즈가 추가된다. 여가서 또 파생된 요리인 더블 치즈 가츠동도 있다.
- 더블가츠동 : 돈까스가 2장 들어간 가츠동.
- 기무치가츠동 : 김치가 추가된 가츠동.
- 미소가츠동 : 미소 소스가 추가된 가츠동.
- 카레가츠동 : 카레라이스+가츠동. 한솥도시락에서도 취급한다.[2]
미디어에서의 취급
일본 드라마나 영화 중 형사물 장르에서는 클리셰라고 해도 좋을 만큼 자주 출연하는 음식으로 묘사되는데, 주로 용의자나 피의자를 강도 높게 심문하다가 배가 고파진 형사가 식사를 시킬 때 피의자 몫까지 같이 시켜서 먹이는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한국의 설렁탕과 비슷한 포지션. '철창 신세가 되면 당분간은 두 번 다시 먹지도 못할 거다'라는 틀에 박힌 대사와 함께 인심 쓰듯 카츠동 한 그릇을 주는 장면이 나오고, 이런 인정에 감동한 피의자는 심하면 울기까지 하면서 지금까지 부인하던 범행 사실을 자백하는 장면이 전형적으로 연출된다. 비슷한 용도로 오야코동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쪽은 이름부터가 '부모 자식'을 뜻하기 때문에 더욱 가족 생각을 나게 해서 마음이 약해지게 만드는 것이다.
먹을 것을 이용한 심리 수사 연출은 길게는 1950~1960년대 형사물에서부터 찾을 수 있을 정도로 흔한 편이라고 한다. 물론 드라마상의 연출이 그렇다는 것일 뿐, 실제 일본 경찰의 취조실에서는 따로 음식을 주문하거나 하지 않고, 미리 심문 과정에 들어오는 인원만큼의 도시락을 준비시켜 놓는다고 하며, 피의자 역시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가 법정에서 뒤집는 등의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 클리셰와 과거 한국의 고문 관련 도시전설을 조합한 드립이 일본의 코츠동이다.
- 아빠는 요리사 초기 연재분에 보면 전중(타나카) 씨가 '돈가스덮밥 맛있게 먹는 법'이라고 일장연설을 하는 장면이 있다. 모든 일본인이 이렇게 먹는 건 아니지만 '일본인은 젓가락으로 이렇게 가츠동을 먹는 구나'하고 참고할 만한 장면.
- 날아라 호빵맨에서는 가츠동이 모티브이자, 덮밥트리오의 일원인 '돼지고기덮밥맨'이란 캐릭터가 나온다.
- 먹짱 주인공 만타로가 처음으로 도전한 음식이다. 그리고 최종편인 헌터 죠지와의 먹보 대결을 한 메뉴도 돈가스덮밥이니, 그야말로 이 작품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 음식이다.
- 이세계 식당의 라이오넬, 하이큐!!의 코가네가와 칸지, 유리!!! on ICE의 카츠키 유리,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의 주인공 미도리야 이즈쿠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다.
- 격주전대 카레인저에서는 등장인물들이 회사에서 점심 식사로 배달시켜 먹는 일이 많다.
열차전대 토큐저에서는 스즈키 라이토가 가츠동이 먹고 싶어 없던 죄를 뒤집어쓰고 동료까지 팔아먹는다.
- 원신에서는 가츠동이 모티브이자, 시카노인 헤이조의 특제 요리인 '진실은 단 하나'란 음식이 나온다. 원본 요리는 돈가스 샌드위치.
-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해저성에서 최초로 등장했다.
- 도라에몽의 만퉁퉁이 자주 먹으며 영민이가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다.[2]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