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주체성
권리주체성은 법에서 권리가 귀속하는 주체, 즉 법적인 권리를 가짐을 말한다. 권리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권리능력이 있어야 한다. 만약 인공지능이 재산을 갖게 된다면 필요한 것이 법적인 권리이다. 또한, 인공지능 혹은 인공지능이 장착된 지능형 로봇에 대해서도 책임재산을 소유하게 할 정책적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제한적으로 책임의 목적상 책임재산을 소유할 수 있는 권리주체성을 인정할 수 있다. 즉, 권리주체성이 사람에서 법인으로 확대된 것이다.
개요[편집]
권리주체성은 법에서 권리가 귀속하는 주체, 즉 법적인 권리를 가짐을 말한다. 권리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권리능력이 있어야 한다. 만약 인공지능이 재산을 갖게 된다면 필요한 것이 법적인 권리이다. 법인의 사회적 실재성과 권리주체성이 불가분의 관계가 아니라는 점이 주목되어 지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의 법적 지위를 규정할 때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사회적 실재성은 점점 확대될 것이지만 그와 별개로 권리주체성을 인정할지의 여부는 다른 문제인 것이다. 역사적으로 자연인으로 구성된 법인에게 조직체로서의 법적 인격을 부여하는 과정은 많은 이론적 논쟁 속에 입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인공지능의 권리주체성을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는 인공지능의 법적 지위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인공지능에 법인격을 인정할지의 여부의 판단기준으로 3가지 요소가 일정한 이론적 잣대가 될 수 있다. 우선, 인공지능이 독자적인 결정능력을 보유한 결정주체인가와 일정한 책임재산을 보유할 필요가 있는가는 일정한 동일성을 부여할 수 있는가의 판단을 통해 권리주체성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사회적 영향력과 필요성 확대로 인해 입법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다가올 것이다. 이에 그 시점을 대비하기 위해 기존의 법제도를 다시 검토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1]
등장 배경[편집]
인공지능(人工知能, 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란 인간처럼 학습하고 생각할 수 있는 컴퓨터 시스템을 말한다. 인공지능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인간의 학습능력, 추론능력, 지각능력, 자연어의 이해능력 등 모든 지능적인 행동들을 모방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란 용어는 1956년 미국 다트머스 대학에서 개최된 한 컨퍼런스에서 마빈 민스키, 존 맥카시 등의 석학들이 처음 소개했다. 그 이후로 지난 60여 년 동안 인공지능기술은 많은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발전해 왔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2010년경에 보편화된 딥러닝기술이 실생활의 여러 분야에 성공적으로 적용되면서 인공지능기술이 많은 주목을 받게 되었다. 딥러닝기술은 데이터만 충분히 있다면 컴퓨터가 인간의 경험이나 전문지식을 얼마든지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고, 암 진단, 퀴즈대회, 바둑 등과 같은 제한된 범주에서는 인간의 능력을 앞지를 수도 있음을 보였다. 인공지능의 예로는 알파고, 왓슨, 시리, 소피아 등이 있다.[2]
예를들어, 유명한 자산가 A씨가 아내를 여의고 인공지능 로봇 알파와 함께 살았다. A씨는 죽은 후에 유언으로 알파에게 재산을 증여하겠다고 했다. 알파는 법적으로 그 재산을 가질 수 있는지에 의문이든다. 이때 필요한 것이 권리능력이다. 법에서는 권리가 귀속하는 주체를 권리의 주체라고 한다. 권리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권리능력이 있어야 한다. 한국에서는 권리능력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을 크게 자연인과 법인으로 나눈다. 자연인은 일반적인 사람을 말한다. 민법 제3조에서 사람은 생존한 동안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람 이외의 권리주체가 될 수 있는 것은 민법상에서는 법인을 인정하고 있다. 법인이란 자연인이 아니면서 권리능력이 인정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결합한 사람의 단체인 사단법인과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출연된 재산인 재단법인이 있다. 이런 법인 제도가 인정되는 이유는 그 단체가 중요한 법률생활의 단위로서 가능해왔기 때문이다. 인정이 되지 않는다면 그 많은 구성원이 모두 법적 거래에 참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인공지능의 권리주체성은 자연인의 법률행위를 편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인 제도로 인공지능이 인정받기 어렵다. 하지만, 법에서 말하는 자연인은 인간을 말하기 때문에 기계인 인공지능은 현시점에서 자연인으로 보지 않는다. 따라서, 인공지능은 법적으로 권리주체성이 인정되지 않고 있다.[3]
특징[편집]
신기술로서 인공지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인간의 개입 없이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특징은 법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인간의 개입 없이 발생한 행위로 손해가 발생되었을 때 손해에 대한 책임, 특히 민사적인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손해를 발생시킨 주체가 권리주체이어야만 한다. 현행법에서 인정하는 법인격은 자연인과 법인뿐 이기에 인공지능은 그 대상이 아니다. 유럽 및 국제기구의 법 제도적 논의 역시 뚜렷한 결론에 이른 경우는 없지만 인공지능 법인격에 대한 긍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인공지능 관련 규제는 서비스 제공자가 이용자에 대해 가지는 책임 문제와 사고 발생 시의 책임 분배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 기존 체계 내에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4]
법적 책임[편집]
법적 책임은 권리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자격인 권리 능력이 필요하다. 권리 능력은 권리와 의무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다. 법적으로 권리 능력을 인정받는 대상은 자연인과 법인 뿐이다. 그 이외의 존재는 모두 물건으로 취급되며 권리 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만약 현행법이 유지된다면 강인공지능이 등장해 사회에 자리 잡더라도 이는 책임의 주체에 해당되지 않는다. 인공지능의 법적 책임은 인공지능이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지게 되는지는 약인공지능과 강인공지능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다음과 같다.
- 약인공지능 : 대표적 예시로 무인자동차가 있다. 만약, 무인자동차가 사고를 낸다면 책임을 지는 자는 '무인자동차의 제작자'이다. 이는 약인공지능이 개입된 법적 책임의 주체가 제조물 책임법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제조물 책임법은 제조물의 결함으로 발생한 손해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손해배상 의무가 주어진다.
- 강인공지능 : 인간에게 해를 끼친경우에는, 현행법상 기계의 오작동으로 처리된다. 이 경우에는 책임 주체가 동물의 점유자의 책임을 참고하게 된다. 동물의 점유자는 타인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형사상 책임을 져야하는 경우에는 다르다. 살인, 상해 등의 조항에서는 '사람을 살해한 자'처럼 '자'라고 나오는데 여기에서 '자'는 사람을 뜻한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살인, 상해, 절도 등을 저지르더라도 형사상으로는 아무런 책임을 질 수 없다.[5]
- 법적인 근본적 문제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발명과 이를 기반으로 한 생산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미래 사회의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다. 지적재산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생산체계인 인공지능이 발전할수록 특허권과 독점적 및 배타적 권리의 부여는 부의 불평등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지적재산을 생산하는 주체로서 인공지능의 법적 지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인공지능의 권리주체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지적재산의 생산 주체로서 인간과 같은 지위를 인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지적재산을 생산하는 인간의 보조 도구가 아닌 그 스스로 일정한 학습 능력을 통해 생산한 지적재산의 소유권을 누구에게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는 권리주체성 문제와 함께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되었다. 인공지능을 소유한 소유자인 개인 혹은 법인에게 소유권을 인정한다면, 인간의 창작성을 바탕으로 한 지식재산권 제도의 근간을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어떠한 논의가 진행되더라도 인공지능의 등장이 지적재산제도의 미래에 미칠 영향은 클 것이며, 이를 해결하는 방향이 미래 지적재산 제도와 정책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1]
외국의 인공지능 규율[편집]
- 유럽 : 유럽은 인공지능을 규율하기 위한 법제도 논의에서 뚜렷한 결론에 이른 경우는 없지만 인공지능 법인격에 대한 긍정적 검토가 필요 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법인격 부여 방법이 제안되어도 완전한 형태의 법인격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필요한 영역 한정하여 부분적인 법인격을 부여하는 방향에서 논의되고 있으며 제시하고 있는 해법은 "유책사유로부터 독립한 책임" 내지 "리스크 평가에 근거한 책임"이다. 구체적으로는 전자인제도(e-personhood)의 도입, 로봇 등록부의 실행, 로봇과 인공지능을 위한 유럽 차원의 기구 설치 및 윤리 준칙의 강조 등이 제시되어 있다.[4]
- 일본 : 일본은 총무성(總務省)에서 2017년 7월 국제 논의를 이끌기 위한 관련 원칙을 발표했으며, 인공지능 네트워크사회추진회의의 이름으로 인공지능의 활용 촉진을 위한 정책안을 제시한 정도이다. 인공지능 관련 규제는 인공지능 서비스 제공자가 이용자에 대해 가지는 책임 문제와 더불어 사고 발생 시의 책임 분배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 이때 책임 분배를 위한 방법으로 인공지능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것 대신에 당사자 간 사전 합의를 유도하거나 보험 제도를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4]
동물권과 인공지능의 권리[편집]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을 권리 주체로 볼것인지는 로봇과 인간의 중간 단계에 있는 동물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가늠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야생동물을 제외한 가축으로서 동물은 해당 동물의 소유자가 소유권을 지닌다. 소유자는 법률의 범위 내에서 소유물을 사용, 수익, 처분할 수 있다. 소유권의 객체는 물건에 한정된다. 로봇의 경우도 물건으로 이해되는 현행 법률상 소유자가 소유권을 갖게 되며, 사용하거나 수익, 또는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동물은「민법」제98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물건에 포함되기에 동물의 행동에 따른 책임도 소유자에게 귀속된다. 동물의 의사가 인간에게 전달될 수 있는것은 아니기에 의사가 전달되는 수준의 관계성을 가지더라도 동물은 권리 주체라기보다는 보호받을 객체로서 한정된다. 인공지능 로봇은 사람의 형상을 가지고 있더라도 감정을 담고 있지는 않다. 동물은 고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동물권이 아니더라도 고통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동물보호법」이있다. 인공지능 또한 보호받을 대상으로 규정되거나 그 단계를 넘어설 가능성도 작지 않다. 현행 법제도에서 인공지능의 기본적인 책임은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이용자에게 있다. 사람이 관여하여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온전하게 인공지능이 권리를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사람의 형상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권리와 의무의 주체로 보기는 어렵다.[6]
인공지능과 저작권[편집]
인공지능의 발달로 컴퓨터가 만들어낸 작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창작이라고 불리는 활동도 가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이미 인공지능은 미술과 음악 활동을 하고있다. 인공지능이 만들어 낸 작품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대상인지, 만약 그렇다면 법적 권리 보호의 주체는 누구여야 하는지 법리적 논쟁이 확대되고 있다. 저작권법 제2조 제1호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말한다. 인간이 아닌 동물이 그린 그림은 비록 그 표현의 창작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한 것은 아니기에 법적 보호의 대상인 저작물로 인정받지 못한다. 같은 맥락으로 동물도 아닌 소프트웨어인 인공지능이 출력한 악보나 그림 등은 저작물로서 보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 인공지능 저작권의 주체
인공지능이 머신러닝과 딥러닝을 통해 진화하면서 더욱 인간다워짐에 따라 인공지능의 창작물을 저작권법상 보호의 대상으로 할것인지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 그 주장은 인공지능의 학습을 가능하도록 데이터를 제공하고 알고리즘을 부여한 자로,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저작물을 만들어낸 사람에게 그 저작권이 있다. 또한, 인공지능이라는 창작의 도구를 만들어내는 자로, 인공지능 개발자에게 그 저작권이 있다. 비록 학습의 산물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당초의 예측을 뛰어넘은 새로운 결과물일 수도 있는바 인공지능 그 자체가 창작자가 되어야 하므로 인공지능을 법인격을 가진 자로 승격시켜서 인공지능 자체를 저작자로 본다. 이 주장들은 법리적 이유와 근거가 있으나 창작물의 주체를 인간으로 한정하면 한계가 있다. 저작권법 제2조 제1호를 개정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창작의 주체가 인간 이외의 주체로 확대될 것이 자명해진 현실에서 그에 맞는 창작 주체에 관한 법개정에 대한 수요가 증대하고 있고, 이는 민법 및 타 법에서 로봇 등으로 권리와 의무의 주체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는지에 관한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7]
각주[편집]
- ↑ 1.0 1.1 박기주, 〈제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로봇)의 법적 지위〉, 《한국지식재산연구원》, 2017-08-29
- ↑ 김수형,〈4차산업혁명과 인공지능〉, 《무등일보》, 2020-07-08
- ↑ 서울중앙지방법원,〈인공지능 알파는 권리주체가 될까?〉, 《네이버 블로그》, 2016-05-16
- ↑ 4.0 4.1 4.2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인공지능시대 법제 대응과 사회적 수용성〉, 《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18-12-00
- ↑ 코싸인,〈인공지능〉, 《브런치》, 2017-07-28
- ↑ 김윤명,〈인공지능(로봇)의 권리는 인정될 수 있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2016-09-21
- ↑ 최지선,〈AI 창작물은 저작권법상 보호되나?〉, 《사이언스타임즈》, 2019-08-23
참고자료[편집]
- 서울중앙지방법원,〈인공지능 알파는 권리주체가 될까?〉, 《네이버 블로그》, 2016-05-16
-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인공지능시대 법제 대응과 사회적 수용성〉, 《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18-12-00
- 김수형,〈4차산업혁명과 인공지능〉, 《무등일보》, 2020-07-08
- 코싸인,〈인공지능〉, 《브런치》, 2017-07-28
- 김윤명,〈인공지능(로봇)의 권리는 인정될 수 있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2016-09-21
- 최지선,〈AI 창작물은 저작권법상 보호되나?〉, 《사이언스타임즈》, 2019-08-23
- 박기주, 〈제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로봇)의 법적 지위〉, 《한국지식재산연구원》, 2017-08-29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