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해석
방해석(方解石, Calcite)은 대표적인 탄산염 광물로 탄산 칼슘이 가장 안정적으로 배열된 결정 구조체 중 하나이다. 주로 퇴적암, 변성암에 분포하며 석회암과 대리석의 주성분이다. 산에 반응하여 이산화 탄소를 방출한다. 육안으로 복굴절이라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대표적인 광물이기도 하다.
개요[편집]
방해석은 탄산칼슘(CaCO₃)으로 이루어진 가장 대표적인 탄산염 광물이며 안정된 결정구조를 가지는 광물이다.
탄산염광물은 크게 OH-기의 포함 여부에 따라 무수탄산염과 함수탐산염으로 구분되는데, 방해석은 무수탄산염광물에 해당된다. 방해석의 화학 조성은 CaCO₃이며 육방정계 삼방정군의 결정형을 가진다. 방해석의 결정구조는 NaCl구조에서 Na자리에 Ca가 들어가고 Cl자리에 CO₃가 위치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삼각형 모양의 CO₃ 이온 때문에 등축정계를 유지하지못하고 c-축 방향으로 3회반축을 갖는 능면체의 구조를 갖는다. 여기서 능면체는 육면체가 특정 방향으로 찌그러져 있는 형태를 말한다.
자연상에서 일반적으로 소량의 철과 마그네슘, 망간을 함유한다. 방해석, 마그네사이트, 능철석, 능망간석, 능아연석 등과 함께 방해석족을 이룬다. 암석의 공극에서 발견되는 방해석은 주로 능면체 형태이지만, 판상, 주상, 추형, 주상, 견치상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굳기는 3, 비중 2.6∼2.8이다. 무색 투명 또는 흰색 반투명인 것이 많고, 미량의 불순물이 포함될 때 회색, 홍색, 녹색, 노란색 등을 나타내며, 그밖의 다른 색을 띠기도 한다. 유리 광택 또는 진주 광택이 난다. 쪼개짐은 완전한 마름모꼴이며 조흔색은 흰색이다. 묽은 염산에서 활발히 거품을 내며 녹으며, 이산화탄소를 나는 성질이 있는데, 이러한 성질을 이용하여 성분은 거의 비슷하지만 묽은 염산을 부을 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석고와 구분한다. 또한 육안으로 볼 때 방향에 따라 굴절률이 다른 현상인 복굴절을 관찰할 수 있는 대표적인 광물이기도 하다.
주로 퇴적암, 변성암에 분포하며 이들이 변성작용을 받아 석회암과 대리석의 주성분을 이루며 칼슘이 풍부한 변성암이나 광맥 중에 교호되어 산출되기도 한다. 동굴 내에 분포하는 종유석과 석순도 미세한 방해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색 투명한 방해석을 빙주석(氷州石)이라고 한다. 양질의 빙주석은 가공하여 광학 기재로 활용된다.
성질[편집]
물리적 성질[편집]
방해석의 비중은 2.71이며 유리 형태로 결정화된다. 방해석 광물의 색깔은 투명하거나 흰색이나, 광물에 포함된 불순물 금속 이온의 종류와 농도에 따라 노란색, 빨간색, 녹색, 보라색 및 검은색 등 다양한 색깔을 나타내기도 한다. 불순물이 포함된 방해석은 때때로 인광(phosphorescence)이나 형광(fluorescence) 특성이 있다. 방해석은 X선 회절 분석법으로 구조가 결정된 최초의 광물 중 하나로 육방정계 결정 족(hexagonal crystal family)에 속하는 삼방정계(trigonal system)로 결정화된다. 삼각평면 구조의 탄산염 음이온(CO₃²⁻)과 팔면체 배위를 하는 칼슘 양이온 사이에 이온 결합으로 연결되어 있다.
단결정 형태의 방해석은 독특한 광학적 성질인 복굴절(birefringence)을 나타낸다. 복굴절 현상을 일으키는 투명한 방해석은 결정을 통해 보이는 물체를 두 배로 크게 보이게 한다. 이 효과는 1669년 덴마크 과학자 바르톨린(R. Bartholin)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되었는데, 방해석은 약 590 nm의 단파장에서 1.658의 정상 굴절률(ordinary refractive index)과 1.486의 비정상 굴절률(extraordinary refractive index)을 갖는다.
화학적 성질[편집]
대부분의 다른 탄산염과 마찬가지로 방해석은 아래 반응식과 같이 산에 녹는다.
CaCO₃(s) + 2H⁺(aq) → Ca²⁺(aq) + H₂O(l) + CO₂(g)
묽은 염산을 방해석 시료에 한 방울 떨어뜨리면 특징적인 이산화 탄소 기포를 생성한다.
자연에서 방해석이 관여하는 화학 반응에 의해 지표 구조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주위 환경에 따라 대기로부터 용해된 이산화 탄소의 양이 증가하면, 방해석은 중탄산 칼슘(Ca(HCO₃)₂)으로 바뀌어 일부 용해될 수 있으며, 이때 화학 반응식은 아래와 같다.
CaCO₃(s) + H₂O(l) + CO₂(aq) → Ca²⁺(aq) + 2HCO₃⁻(aq)
용해된 이산화 탄소의 양이 감소하면 역반응이 진행되어 반대로 방해석이 침전된다. 결과적으로 방해석은 수온, pH 및 용존 이온의 농도와 같은 요인에 따라 지하수에 녹거나 때로는 침전될 수 있다. 침전이 형성되는 조건에서 방해석은 암석 입자를 서로 결합 하여 균열을 채우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용해 조건에서 이러한 방해석이 제거되면서 암석의 다공성과 투과성이 급격히 증가하며, 오랜 기간 지속하면 동굴이 형성된다. 탄산 칼슘이 풍부한 지층에서 지속적인 용해에 의해 동굴 구조가 더욱 발달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붕괴로 이어져 다양한 형태의 카르스트 지형(karst topography)이 형성된다.
방해석은 특이하게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물에 대한 용해도가 감소하며 또한 고압 조건에서 더 잘 용해된다. 석회암(limestone)에 포함된 방해석은 일반적으로 수 %의 마그네슘을 포함하며, 마그네슘 함량 4%를 기준으로 저 마그네슘 방해석과 고 마그네슘 방해석으로 나뉜다. 고 마그네슘 방해석은 화학적 성분은 비슷하나 백운석(dolomite, MgCa(CO₃)₂)과는 달리 방해석 결정 구조를 유지한다. 또한 방해석은 소량의 철이나 망가니즈와 같은 불순물을 포함하기도 하는데 이는 형광을 나타내는 원인이다.
복굴절[편집]
결정이 네모나고 투명하며, 더군다나 광물 중에서 복굴절률이 매우 높은 축에 속하기 때문에 굴절률의 차이로 인해 빛이 갈라지는 현상인 복굴절을 관찰할 수 있는 제일 대표적인 광물이다. 결정이 예쁘게 잘 발달하면 맨눈으로도 관찰할 수 있을 정도이다. 맨 위의 사진이 복굴절 현상을 보여 주는 사진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지구과학과 물리 두 분야에서 활약하는 광물이기도 하다.
이렇게 복굴절 된 빛은 편광되기 때문에 편광 필터로 복굴절 된 글씨를 보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마치 흰색 태양빛이 프리즘을 통과하면 빛의 파장에 따라 유리의 굴절률이 달라지고 빛의 경로가 달라져 여러 색채의 빛으로 분광이 되어 갈라지 듯이 방해석을 통과하는 빛은 결정의 격자 방향과 빛의 편광의 방향의 차이 따라 굴절률이 달라지기 때문에 편광 방향에 따라 경로 차이가 나게 되어 서로 다른 편광을 가진 빛으로 나눠지게 된다. 이 성질을 이용해서 두 개의 방해석 프리즘을 캐나다 발삼 수지로 붙인 Glan-Thompson 프리즘은 하나의 빛을 편광 방향이 90도 다른 두 개의 빛으로 분리시키는 편광판 역할을 할 수 있다.
형성 과정[편집]
방해석은 무정형(amorphous)의 탄산 칼슘이 결정화되거나 또는 나노 크기의 결정이 응집되는 오스트발트 숙성 과정(Ostwald ripening process)을 통해 형성될 수 있다.
결정화는 크기 두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단계에서, 무정형 탄산 칼슘 나노 입자는 빠르게 탈수되면서 결정화되어 탄산 칼슘의 다형체 중 하나인 바테라이트 입자를 형성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 형성된 바테라이트는 용해와 재침전 과정을 통해 열역학적으로 더욱 안정한 방해석으로 변형된다. 일반적으로 두 번째 단계는 첫 번째 단계보다 약 10배 느리지만, 방해석의 결정화 과정은 반응이 시작되는 용액의 pH와 마그네슘의 존재에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응이 일어나는 용액의 pH가 중성일 경우 무정형 탄산 칼슘이 바로 방해석으로 전환되는 반응이 촉진되지만, 반대로 염기성 조건에서는 무정형 탄산 칼슘이 준 안정 상태의 바테라이트를 거쳐 방해석으로 변환된다. 마그네슘 이온은 바테라이트 구조를 불안정하게 하므로 무정형 탄산 칼슘에서 바로 방해석이 형성된다.
또한 방해석은 지하에서 미생물의 활동에 의한 황산염에 의존하는 메테인의 혐기성(anaerobic) 산화 과정에 의해 형성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메테인은 산화되고 황산 염은 환원되어 생성된 중탄산 염(bicarbonate)과 황화물(sulfide)로부터 최종적으로 방해석과 황철석(pyrite)이 형성된다.
용도[편집]
석회암의 주성분이기 때문에 시멘트 원료로 사용된다. 때문에 오래되고 방치된 콘크리트 건물에서 종유석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무색 투명한 방해석 결정은 복굴절을 일으키기 딱 좋기 때문에 편광 현미경의 편광 프리즘으로 이용된다. 제철 과정에서도 사용된다.
바이킹 문헌에 주로 등장하는 Sunstone이 나침반이 소실되었을때 방향 추적에 쓰이는것으로 나오는데 이 선스톤의 정체가 방해석으로 추정된다. 정확히는 투명하고 굴절률이 높은 방해석으로 한정된다. 마침 복굴절 때문에 태양빛이 구름에 가려지더라도 빛을 잡아낼수 있기에 유력하다.
각종 생물들도 요긴하게 쓴다. 조개의 껍질이나 플랑크톤의 껍데기가 대표적인 예. 심지어 삼엽충은 눈 속 수정체로도 썼다.
한약재로 쓰이기도 하는데, 이때는 한수석(寒水石)이라고 불린다.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