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줄
새끼줄은 짚으로 꼬아 만든 줄을 말한다. 새끼줄이라는 단어로 쓰이지만 줄이라는 단어를 따로 안붙여도 새끼라는 단어 자체만으로도 "짚으로 꼰 줄"이라는 의미가 있다. 새끼줄이라는 단어는 일종의 겹말인 셈이다.
만드는 법이 얼핏 보기엔 간단해보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대충 꼬으면 되는 게 아니라 튼튼하고 잘 안 풀리게 만들려면 꽤 요령이 필요하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물건 중 하나인 새끼줄은 아직까지도 다양한 상황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새끼줄은 앞으로도 대체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삼이나 황마, 야자껍질의 섬유 등 자연 섬유로 만들어졌던 새끼줄은 이제는 나일론이나 강철 등의 합성 섬유로도 제작된다.
섬유를 꼬아서 만든 새끼줄은 유연한 데다가 강한 장력이 작용하므로 안정된 닻 역할을 하는 물건에 다른 물건을 매달거나 연결하는 용도로 쓰인다. 인간이 만든 가장 오래된 새끼줄은 프랑스 남서부의 라스코 동굴에서 발견된 것으로, 제작 연대는 기원전 1만 7000년으로 추정된다. 새끼줄은 사냥감을 묶거나 운반하는 데도 사용되는 중요한 사냥 도구이기도 했다.
특히 범선에 꼭 필요한 기다란 새끼줄은 기계로 만드는 것이 가능해지기 전까지 손으로 섬유를 엮어야 하는 고된 작업이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최초로 새끼줄을 엮는 도구를 개발했다. 이렇게 만든 새끼줄은 커다란 돌을 운반하는 데 사용됐다. 길이가 긴 새끼줄을 방적하는 기계는 훗날 케이크워크, 혹은 새끼 공장이라고 불리는 건물 내에 유치되었다. 이 건물은 폭이 300야드(275미터)에 이르렀다. 이러한 새끼 공장이 영국 채텀의 해군 공창에 남아 있는데, 이곳에서는 300년째 계속 새끼줄이 제작되고 있다. 길이가 440미터나 되는 이 공장은 1720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에는 영국에서 가장 긴 건물이었다.
현대에는 승려의 화장 의식인 다비식 같은 특수한 목적으로 쓰는 게 아닌 한 민속촌에서나 구경할 법한 물건이 되었다. 새끼라는 단어 역시 마찬가지인데, 새끼줄의 사용 빈도가 현저히 줄어든 탓에 새끼줄을 뜻하는 의미로 새끼라는 단어가 쓰이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다. 언어생활에서 새끼줄을 뜻하는 단어로 새끼가 쓰이는 경우는 과거 시대를 다룬 문학 작품 이외에는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새끼 시계라는 것도 있다. 새끼 끝에 불을 붙여 타들어간 길이로 시간을 헤아리는 일종의 불시계이다. 영화 등에서 클리셰로 나오는 다이너마이트의 타들어가는 심지하고 비슷한 모습이다. 물론 그것보단 느리게 타 들어간다.
상세[편집]
초삭(草索)·고삭(藁索)이라고도 한다. 새끼의 역사는 농경을 주로 하는 촌락사회의 형성과 더불어 발달한 것으로, 현대적인 합성수지의 밧줄이나 노끈 등이 나오기 전까지는 중요한 농공용의 소모재인 동시에 대표적인 포장재료였다.
새끼의 흔적과 형태가 나타난 것은 삿무늬토기로, 우리 나라에서는 원삼국시대(原三國時代)부터의 회색경질토기에서 주로 보인다. 토기를 두드리는 두들개(방망이)에 새겨진 무늬나 혹은 두들개에 감은 삿자리(새끼) 등에 의해 부차적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또, 신라 토기인 짚신형토기에도 새끼의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새끼는 원삼국 훨씬 이전에 사용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농경시대 이후로는 새끼가 일반화되었으리라고 여겨진 것은, 조선 초기에 궁중 및 관아에서 쓰는 물품을 납품했던 공인(貢人)들이 조직한 공동출자기구로 공계(貢契)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중앙에서 소요되는 토산물은 공물(貢物)이라는 명칭으로 각 민호(民戶)에게 부과·징수하였는데, 공물제도가 극심한 민폐를 가져와 광해군 때부터는 차차 이를 폐지하고 대동법(大同法)을 실시하여, 현물로 바치던 공물 대신 대동미(大同米)라는 쌀로 내면 관에서는 소요되는 물품을 이 대동미로써 조달하였다.
이때 관부 조달 상인으로 등장한 사람이 공인인데, 이들이 조직한 특권적인 상업단체를 공계 또는 공인계라고 하며, 이들을 공계인이라 하였다. 이들은 정부로부터 특정 물품의 조달권을 부여받아 1년에 일정한 액수의 물품을 조달하고 그 대가로 대동미를 환산해서 받았다.
이 공계 중에서 삭계(索契)는 새끼나 줄 등을 정부에 조달하던 공인들의 조직이다. 이 삭계도 나중에는 대동미로 조달하였으니 삭미(索米)·삭계미 등의 용어가 ≪만기요람≫선공감(繕工監)에 나오고 있다.
또 같은 책 세폐(歲幣)의 작태식(作駄式)에, 각 종을 125바리[駄]로 만들어서 안팎을 묶고 싸는 것으로 전에는 새끼[藁索]를 사용하기로 정하였는데, 1767년(영조 43) 세 겹으로 꼰 굵은 새끼를 사용할 일로 묘당(廟堂)에서 재결하였다는 기록도 있다.
새끼의 종류도 다양하여 가는 새끼·중간 새끼·굵은 새끼·동바·밧줄 등 굵기에 따른 구별이 있으며, 용도도 매우 다양하여 작게는 짚신의 새끼날에서부터 가마니 포장용, 지붕의 이엉새끼, 지게의 동바, 그 밖의 쇠고삐 등에 널리 쓰이고 있었다.
옛날 농가의 행랑방이나 헛청에서는 농한기나 비오는 날에는 새끼 꼬는 일이 중요한 일과였다. 20세기 초 새끼틀이 들어오면서 새끼를 대량생산하게 되었고, 일제강점기 말기에는 군용으로 많은 새끼가 가마니와 함께 공출되기도 하였다.
새끼는 두 가닥의 볏짚을 양손바닥으로 비벼서 꼬는 것으로, 오른손을 바깥쪽으로, 왼손을 안쪽으로 끌어당기면, 오른새끼가 되고, 반대로 꼬면 왼새끼가 된다. 보통 오른새끼가 일반적이지만, 금줄일 경우는 반드시 왼새끼라야 된다. 금줄은 신성한 제장이나 기타 잡인의 출입을 삼가는 장소 또는 아기 낳은 때도 치게 된다. 이 왼새끼는 악귀를 쫓는 기능을 지녔다고 한다.
새끼틀은 새끼의 굵기에 따라 가는 새끼·보통 새끼·굵은 새끼용이 있고, 또 원료인 볏짚의 공급법에 따라 삽입형·투입형·자동공급형 등으로 나눌 수 있지만, 작용은 거의 비슷하다.
새끼틀의 동력화는 최근에 갑자기 진전되었고, 따라서 많은 부분이 개량되었다. 가장 간단한 것으로는 사람이 발로 밟아 돌리는 족답(足踏)장치를 떼는 대신 주축에 벨트풀리를 붙인 정도의 것이다.
전자동 새끼틀은 투입형과 삽입형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투입형은 기체를 될 수 있는 대로 낮게 하고, 볏짚의 공급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동력 전달기구에도 무단변속기(無段變速機) 등을 붙여 동력의 접속과 절단, 그리고 운전중의 변속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새끼는 손으로 꼬다가 기계를 활용한 대량생산을 하여, 1960년대 후반까지 긴요하게 쓰이다가 1970년대에 들어와 각종 비닐끈이 쏟아져 나오면서, 새끼는 거의 생활권에서 밀려나고 있는 상태이다.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