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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 아이돌 그룹의 시사회 수백, 수천 명의 팬이 모여 꿈에 그리던 아이돌의 얼굴을 보고 운이 좋다면 사인까지 받을 기회다. 하지만 2020년 말 걸그룹 [[블랙핑크]]의 시사회에 수천만 명이 몰렸다고 한다. 코로나 시대에 거대한 운동장, 도시를 빌렸던 것일까 했지만 이 세상 그 어느 운동장이나 도시에서도 수천만 명이 한곳에 모일 수 없다. 적어도 우리가 아는 현실에서는 말이다. 하지만 블랙핑크 팬들이 모였던 곳은 우리에게 익숙한, 우리 모두 함께 공유하는 물질적 현실세계가 아닌, [[제페토]]라는 가상의 디지털 현실 속이었다. 제페토만이 아니다. 3D 게임엔진 언리얼 엔진 개발사로도 유명한 에픽사가 운영 중인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Fortnite)는 [[파티 로얄]]이라는 게임 속 가상의 공간을 통해 [[방탄소년단]] 같은 글로벌 스타들과 협업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작년부터 대부분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는 초등학생들은 [[로블록스]](Roblox)라는 플랫폼을 통해 가상의 교실을 만들어 현실에서 만날 수 없는 친구들과 자신들만의 놀이를 즐기고, [[어스2]](Earth2)라는 디지털화한 지구 복제 플랫폼에서는 가상의 부동산을 구매할 수 있다. 지난 30만 년 동안 물질적 현실을 기반으로 생존하고, 사랑하고, 서로를 증오하고 협업하던 호모사피엔스. 우리는 단 하나뿐인 현실세계가 여러 현실세계들로 나눠지기 시작한 인류 역사에서의 새로운 변곡점을 지금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어스2에서 살 수 있는 땅은 실체가 아닌 디지털 지도의 한 부분이다. 파티 로얄에 방탄소년단이 등장한 것도 아니고 제페토에서 시사회를 연 블랙핑크는 진짜 블랙핑크가 아니다. 진짜가 아닌 가짜, 오리지널이 아닌 복사판,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 복사판에 왜 우리는 열광하고 돈을 투자하고 있는가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인류에게 현실세계란 언제나 지극히도 주관적이고 일인칭적인 가상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 + | 20세기 하반기 인터넷의 등장은 모든 것을 바꿨다. 처음부터 그런 계획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국가비상상황 때 핵심 국가기관들 간의 연락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1970년도 개발된 TCP/IP 분산 통신 프로토콜 기반의 인터넷. 대부분 대학과 연구소 사이 전자우편 공유에 사용되던 초기 인터넷은 팀 버너스리가 제안한 HTTP(hypertext Transfer Protocol)와 WWW(World Wide Web)의 도입을 통해 1990년도부터 보편화되기 시작한다. HTTP를 통해 가능해진 '하이퍼텍스트'의 핵심은 단 한 번의 클릭을 통해 문서와 문서 사이를 직접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 문서에서 시작해 미국과 영국을 지나 아르헨티나 문서를 검색하고 읽을 수 있었다. A에서 C로 가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했던 B를 거치지 않고 바로 C로 점프할 수 있다면, 현실은 더 이상 연속적이지 않은, 언제든지, 원하는 장소로 '점프'할 수 있는 '하이퍼공간'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하이퍼공간 또는 사이버공간의 핵심은 여전히 현실과 현실을 연결시켜주는 기능이었다. 이렇게 해석해 보면 좋겠다. 현실을 바다로 둘러싸인 하나의 대륙이라 상상해보자. 육지에서의 이동은 어렵다. 산과 계곡을 넘어 중간 지역을 모두 지나가야만 원하는 장소까지 갈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배를 이용한다면 항구와 항구 사이를 직접 연결할 수 있다. 인터넷 세상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우리는 이제 '정보의 바다'를 '인터넷 서핑'하듯 편하게 건너 원하는 정보가 있는 곳으로 바로 점프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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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지에서 탄생한 호모사피엔스. 오랜 기간 육지를 건너 어렵게 이동하던 인류는 배와 항해의 기술을 습득해 보다 더 편하게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이동의 핵심은 (이론적으로 육지를 통해서도 갈 수 있었던) 이미 알고 있던 장소들 간의 연결이었다. 하지만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신대륙 발견은 충격적인 사실을 하나 알려준다. 그동안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중세 유럽의 현실이 놀랍게도 수많은 현실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었다. '대항해시대'라 불리는 15~17세기. 수많은 탐험가와 개척자들은 새로운 대륙과 땅을 발견하고, 유럽인들이 세계무역을 독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동시에 벌어진 또 하나의 결과가 있었다. 바로 신대륙으로의 집단이주였다. 왕과 귀족과 교회라는 '영원한' 권력들의 틀 안에 갇혀 살던 많은 이들은 생각한다. 유럽이라는 현실을 버리고 더 자유롭고 새로운 현실로 탈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 말이다. 어쩌면 인류는 이제 비슷한 개념의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대항해시대'를 경험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정부와 기업과 기성세대라는 '영원한' 권력들이 만들어낸 틀 안에 갇혀 살던 젊은 세대에게 사이버공간은 어쩌면 더 이상 단순히 현실과 현실을 연결해주는 길이 아닌, 생활하고, 사랑하고, 거래하는 새로운 '메타버스 대륙'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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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2년 출간된 '스노 크래시'라는 책에서 SF작가 닐 스티븐슨은 다중현실의 미래 사회를 그린다. '현실'이라는 개념 그 자체가 우리에게 익숙한 아날로그 세상이 아닌, '메타버스'라 불리는 다양한 형태의 가상의 현실로 확장될 수 있다는 상상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궁금해진다. 미래인류는 정말 가상의 현실을 아날로그 현실의 대안으로 받아들이고 인식할 수 있을까? 인간의 생각과 감정과 판단을 좌우하는 1000억개 신경세포들 간의 100조개 시냅스 연결고리들. 모든 연결고리를 가지고 태어날 수 없기에 '결정적 시기'라 불리는 첫 10~12년간 경험을 통해 인간의 뇌는 완성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렇게 우리 뇌의 구조를 완성시킨 현실을 우리는 '고향'이라고 부른다. 고향이 편하고 애틋한 이유는 바로 그 현실이 나의 뇌, 그러니까 결국 '나'라는 존재를 완성시킨 세상이기 때문이다. 결정적 시기가 끝나면 뇌의 하드웨어는 더 이상 바뀌기 어렵다. 한국인으로 자란 어른이 미국으로 이주했을 때 느끼는 존재적 불안함과 불편함. 뇌가 기대하는 현실과 내가 경험하는 현실이 서로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현실이 불편하기에 뇌가 더 편안해하는 한인타운에 가서 한국음식을 먹고, 한국인 친구들과 대화하며 노래방에서 최신 한국가요를 부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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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 아이돌 그룹의 시사회 수백, 수천 명의 팬이 모여 꿈에 그리던 아이돌의 얼굴을 보고 운이 좋다면 사인까지 받을 기회다. 하지만 2020년 말 걸그룹 [[블랙핑크]]의 시사회에 수천만 명이 몰렸다고 한다. 코로나 시대에 거대한 운동장, 도시를 빌렸던 것일까 했지만 이 세상 그 어느 운동장이나 도시에서도 수천만 명이 한곳에 모일 수 없다. 적어도 우리가 아는 현실에서는 말이다. 하지만 블랙핑크 팬들이 모였던 곳은 우리에게 익숙한, 우리 모두 함께 공유하는 물질적 현실세계가 아닌, [[제페토]]라는 가상의 디지털 현실 속이었다. 제페토만이 아니다. 3D 게임엔진 언리얼 엔진 개발사로도 유명한 에픽사가 운영 중인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Fortnite)는 [[파티 로얄]]이라는 게임 속 가상의 공간을 통해 [[방탄소년단]] 같은 글로벌 스타들과 협업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작년부터 대부분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는 초등학생들은 [[로블록스]](Roblox)라는 플랫폼을 통해 가상의 교실을 만들어 현실에서 만날 수 없는 친구들과 자신들만의 놀이를 즐기고, [[어스2]](Earth2)라는 디지털화한 지구 복제 플랫폼에서는 가상의 부동산을 구매할 수 있다. 지난 30만 년 동안 물질적 현실을 기반으로 생존하고, 사랑하고, 서로를 증오하고 협업하던 호모사피엔스. 우리는 단 하나뿐인 현실세계가 여러 현실세계들로 나눠지기 시작한 인류 역사에서의 새로운 변곡점을 지금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어스2에서 살 수 있는 땅은 실체가 아닌 디지털 지도의 한 부분이다. 파티 로얄에 방탄소년단이 등장한 것도 아니고 제페토에서 시사회를 연 블랙핑크는 진짜 블랙핑크가 아니다. 진짜가 아닌 가짜, 오리지널이 아닌 복사판,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 복사판에 왜 우리는 열광하고 돈을 투자하고 있는가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인류에게 현실세계란 언제나 지극히도 주관적이고 일인칭적인 가상의 공간이기 때문이다.<ref name = "매일경제"></ref> | ||
==제트세대의 현실세계== | ==제트세대의 현실세계== | ||
정부, 기업, 기성세대가 만든 답답한 현실을 살아가던 [[제트세대]], 30만 년간 인류가 공유했던 하나의 아날로그 현실을 떠나 [[메타버스]]로 항래를 시작했다. 디지털 공간서 열리는 시사회, 현실친구도 가상공간에서 만난다. 구직도 결혼도 어려운 현실세계 속에서 메타버스로의 탈출을 가속화 하고 있다. 그러나 아날로그 현실 개선 없이 무한의 메타버스는 불가능하다. | 정부, 기업, 기성세대가 만든 답답한 현실을 살아가던 [[제트세대]], 30만 년간 인류가 공유했던 하나의 아날로그 현실을 떠나 [[메타버스]]로 항래를 시작했다. 디지털 공간서 열리는 시사회, 현실친구도 가상공간에서 만난다. 구직도 결혼도 어려운 현실세계 속에서 메타버스로의 탈출을 가속화 하고 있다. 그러나 아날로그 현실 개선 없이 무한의 메타버스는 불가능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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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대륙 '메타버스'로 이주할 미래 Z세대도 비슷하지 않을까? 기성세대인 '부머'와 'X세대' 그리고 신세대라는 '밀레니얼' 역시 아날로그 현실에서 그들의 결정적 시기를 보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Z세대는 다르다. 다른 사람들과 사회적 관계를 맺기 전 인터넷을 먼저 경험한 이들의 뇌는 어쩌면 아날로그 현실보다는 디지털 세상에 더 최적화한 시냅스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 눈앞에 자라고 있는 Z세대의 고향은 정확히 보자면 '대한민국'이 아닌 '인터넷'이라는 말이다. 더구나 그들이 경험하는 아날로그 현실은 절망적이고 희망이 없어 보인다. 직업도, 집도, 결혼도 불가능할 것 같은 현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덕분에 앞으로 자신들이 살아야 할 미래 지구가 존재할지조차도 모르겠다. 물론 아날로그 현실을 바꾸어 보려는 노력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스웨덴 출신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같은 Z세대들이 몇 명이나 될까? 불가능해 보이는 아날로그 현실의 개선보다는 이미 가능해 보이기 시작한 메타버스 신대륙으로 최대한 빨리 탈출하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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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류가 존재하는 동안 세대 간 갈등과 분쟁은 언제나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갈등은 언제나 모두에게 주어진 현실을 어떻게 해석하고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립이었다. 인터넷 세상이 이미 그들의 '고향'이기에 메타버스 현실로의 이주가 너무나도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Z세대. 여전히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단 하나의 현실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하나밖에 없는 아날로그 현실의 개선 없이는 무한의 메타버스도 결국 불가능하다는 사실, 우리 모두가 함께 살고 있는 현실이 왜 그렇게도 특별한지를 미래 세대에게 설명해 주는 것이 앞으로 기성세대의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이다. | ||
==어록== | ==어록== |
2021년 7월 16일 (금) 14:17 판
현실세계(Reality, 現實)는 우리가 사는 세계이고 인식하는 한계이다. 실제로 존재하는 사실이며, 이상과 허구, 가상과 상반되는 개념이다.[1]
목차
개요
"Reality is that which, when you stop believing in it, doesn't go away."
현실이란, 그것을 믿지 않아도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 필립 K. 딕 (Philip K. Dick)
'선생님, 이상과 현실은 타협할 수 있는 것인가요?'
잠시 숙고하다가 나는 그 학생에게 말했다.
'이상과 현실의 타협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사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현실이란 급류, 그러니까 모든 것을 휩쓸어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압도적인 강물과 같은 것이지요. 여러분은 지금 이런 급류 속에 있는 겁니다. 그럼 이상이란 무엇일까요? 그건 여러분의 손에 들려 있는 작은 나무토막 같은 겁니다. 급류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그 나무토막을 강바닥에 박고 버텨야만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급류의 힘이 너무 강해서 질질 끌려가기 쉬울 겁니다. 그렇지만 강바닥에 박은 나무토막이 없다면, 우리는 급류의 힘에 저항할 수도 없습니다.'
- <철학이 필요한 시간> 中
현실이라는 단어는 철학에서 논하는 실제 혹은 실체와 비슷한 개념이다. 즉, 믿고 싶거나 믿는 것과는 상관없이 실존하는 것을 현실이라 할 수 있다. 현실세계는 대부분 창작물과 다르게 평범하지만, 많은 소설가와 셜록 홈즈의 작가 코난 도일,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마르케스는 창작물에서도 구현해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세계에서는 다양하고 기막힌 일들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현실과 이상은 어디까지나 절충할 필요가 있다. 현실 없는 이상은 극단주의자들과 같이 조현병이 걸린 집단이고, 이상 없는 현실은 속물과 같은 오로지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삶을 사는 비열한 집단이 될 수 있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 절충과 중용이 중요하다.[1]
현실의 견해
유토피아도 디스토피아도 아닌, 시간과 공간에 따라 극심한 편차가 나지만 선과 악이 세력 균형을 맞추는 장소이다. 결론적으로 현실세계란 것은 내가 사는 환경과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따라서 긍정도 부정도 발생하는 난해한 요소이다. 불교적 관점으로 현실세계는 육도윤회 중 하나인 인간도에 해당하고 축생도, 지옥도, 수라도, 아귀도 보다는 즐겁지만 괴로움도 동반한다고 한다.[1]
긍정적인 견해
일장일단이라는 사자성어처럼 긍정적인 면도 있다.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공감할 쉬는 날이 있고 관광지 같은 곳에 놀러 가면,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는 기쁨처럼 아무리 인생이 비참하고 힘든 사람이라도 좋은 추억 하나쯤은 갖고 있을 것이다. 그 추억은 우리가 살아왔던 현실세계의 잔상이다. 현실세계에서는 즐거움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으며, 우리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즐거움과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책, 텔레비전 쇼, 게임, 휴가 등이 그 어디도 아닌 현실세계에 존재한다. 인간을 비롯한 동물들은 자신을 위험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서 본능적으로 긍적인 것 보다 부정적인 것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뉴스가 부정적인 내용을 중심적으로 연계되고 많은 사람에게 현실세계라는 것이 부정적으로 와닿는 것 또한 부정적인 것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쉽게 보이는 비관적인 현실세계가 아닌 감춰진 낙관적인 현실세계에 집중하면, 현실세계는 더 긍정적인 곳으로 인식될 수 있다.[1]
부정적인 견해
전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 환경 문제, 자연재해 때문에 심각한 상황이다. 또한, 2019년에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2021년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현실세계에서는 예전처럼 마스크를 벗고서 외부를 다닐 수 없으며, 가족 또는 친구들과의 여행도 쉽게 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뿐 만 아니라 병문안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가족들끼리 잘 만나지도 못한다. 자영업자들은 자살까지 시도하는 극심한 상황까지 도달했으며, 현실세계를 살아가기 힘겨운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 델타 바이러스까지 발현된 상황이다. 2021년 현실세계는 이러한 상황에 놓여있다. 백신에 있어서 공급량이 부족하여 원활한 진행이 되지 않고 코로나 4차 대유행이 발생했다. 지속되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모든 사람이 지쳐가고 있으며, 하루빨리 코로나 종식이 되길 희망하고 있다.[2]
현실세계에서의 부정적인 것들은 매우 많다. 2021년 기준 청년들(MZ세대)의 남녀 간에 젠더 갈등이 심각하다. 이러한 젠더 갈등이 사실이라면 이는 우리 사회의 발전에도 해악이 되고 결국 국가 경쟁력 제공과 국민의 행복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젠더 갈등이 통계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2021년 6월 9~12일 국민일보가 여론 조사 업체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만 18∼39세 남녀 1000명(남성 522명, 여성 478명)을 온라인 설문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8.6%가 한국 사회 남성과 여성 간 젠더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매우 심각 28.5%, 심각 60.1%). 거의 90%에 육박하는 MZ세대가 젠더 갈등이 심각하다고 본 것이다. 남성들은 능력이 아닌 성별 우선 여성 할당제에 불만이 크고 여성들은 조선 시대부터 오랫동안 남성 위주의 사회인 것에 불만을 갖고 있다. 젠더 갈등이 고조되어 서로를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행위를 한다. 가뜩이나 각박한 세상, 서로를 헐뜯으며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 한가라는 생각이 든다.[3]
우린 현실세계 속에 존재하는 각종 위법 행위 및 일탈을 끊임없이 볼 수 있다. 현실세계에서 각박하고 부정적인 것이 창작물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면 아무 생각 없이 넘길 수 있지만, 현실세계는 우리에게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준다. 실제로 평범하게 살다가 충격적인 일을 겪으면 낙관주의를 버리고 극단주의, 염세주의, 허무주의, 반 출생 주의, 인간 혐오 등에 빠지는 사람이 많다.[1]
종합 견해
현실세계는 마음먹기 나름이다. 즉, 현실세계에 명확한 평가라는 것은 없다. 자기 생각에 따라 평화로워 질 수도, 각박해질 수도, 즐거워질 수도 있는 것이 현실세계다. 부정적인 체험만 가득한 사람에겐 현실세계가 지옥이나 마찬가지고 긍정적인 체험만 가득한 사람에겐 현실세계가 천국이나 마찬가지다. 비관적으로 바라본다면 현실세계가 매우 나쁘게 느껴질 것이고, 반대로 낙관적으로 바라본다면 현실세계는 매우 좋게 느껴질 것이다. 이렇게 명암이 너무 극단적이다 보니 인생이야말로 진정한 궁극의 운 게임이다.[1]
분석
현실세계를 조작할 수 있을까?
이러한 사항은 현실을 어떠한 기준을 보느냐에 따라서 다르다. 물리적인 의미에서 말하는 차원이라는 형식의 현실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현실세계 조작이라는 것은 가령 우주의 물리 법칙이나 공간과 시간 같은 것을 마음대로 조작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현대 문명의 과학으로는 불가능한 영역이다. 다만 현실세계 조작이라는 것을 물리적인 의미가 아닌 조금 더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의미로 본다면 상황 자체를 조작해서 자신의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실현화시키는 것이 현실세계 조작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세계를 조작한다는 것은 누구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나마 현실세계 조작을 현실적이고 가장 근접한 방면으로 해석한다면, 자신만의 정신을 자신이 원하는 현실세계에 가두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러면 가상 현실을 거론해볼 수 있다. 사실상 애초에 우리가 인지하는 현실세계라는 것도 결국은 우리의 감각 기관이 받아들이는 뇌 속의 신경 전달 그리고 기억이 전부이다. 따라서 통 속의 뇌처럼 과학적인 방법을 이용해 그 두 가지를 온전히 조작할 수 있다면 자신의 머릿속에 원하는 현실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던 셈이다. 물론 현재 과학 기술력으로는 아직까지 가상 현실과 기억 조작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는 없지만, 미래에서는 어느 정도 가능할 얘기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여기서 중요한 건 사용자 본인이 이것이 가상 현실이라는 것은 인지할 수 있는가 혹은 인지할 수 없는가이다. 만약 인지할 수 있다면 가상현실 게임 정도겠지만, 인지할 수 없다면 그것이 아예 본인의 인생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따라서 현실과 가상을 혼동할 정도의 가상 현실 기술력이 개발된다면 그것도 그것대로 인권적 문제에 부딪혀 상용화될 가능성은 작을 것이다. 아니면 투더문처럼 기억 조작을 이용해 자신의 과거와 인생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송두리째 조작하는 것도 가장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현실세계 조작이라 볼 수 있지만, 마찬가지로 기억 조작 기술력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고 있다 해도 인권 문제 때문에 상용화될 가능성은 작다. 차라리 자각몽을 마음대로 꿀 수 있는 기술력 정도가 가장 현실적으로 가능성 있는 얘기이다.[1]
현실세계를 벗어나는 것이 가능할까?
과학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현실세계를 벗어나려면 현실을 이루는 두 가지 차원인 공간과 시간을 초월하면 된다. 이동이 아니라 초월을 해야 한다. 단순히 공간과 시간을 이동하는 텔레포트 장치나 타임머신으로는 불가능하다. 현실적으로 따져보면 강력한 중력으로 인하여 공간과 시간마저도 일그러지는 블랙홀 속에 들어가면 그나마 현실세계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블랙홀을 들어가기도 전에 주변에서 죽으니 불가능한 얘기다. 현실세계라는 의미를 단순히 우주라고 단정 지으면, 우주 바깥으로 나가면 현실세계를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추상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현실세계를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각몽 또는 가상 현실이 있다. 아직은 완벽한 가상 현실은 불가능하므로 현재까지는 자각몽이 그나마 현실세계를 벗어난다는 것을 충족하는 가장 완벽한 의미다. '현실세계를 벗어난다'라는 의미가 아닌 일상 탈출과 같은 의미에 본다면 잠깐이라도 현실을 잊을 수 있게 해주는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등의 창작물 감상을 즐기는 것도 좋은 예시다. 하지만 이 예시의 경우에도 개인이 능력껏 조절하면서 즐겨야 스트레스 해소가 되는 거지만, 지나치게 과몰입을 하게 되면 게임 중독자, 히키코모리가 될 수 있으니 절제를 하면서 즐겨야 한다. 창작물을 이용할 때도 적정한 기준을 정해놓고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애초에 현실세계에 존재함으로 현실세계를 벗어나는 것은 진지하게 보면 어떤 방법으로든 불가능하다. 가상 현실이나 자각몽도 본인이 개인적으로 느끼는 현실세계에서는 벗어났다고 볼 수 있지만, 3인칭 관점에서 본다면 그것을 즐기고 있는 뇌 자체가 현실세계에 있음을 벗어났다고 할 수 없다.
철학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현실세계를 벗어난다'라는 주제로 생각해봤을 때, 통 속의 뇌, 매트릭스 등처럼 우리가 사는 이 현실세계가 가짜라고 가정하는 것도 흥미로운 소재가 될 수 있다. 지구멸망 문서의 예시들 가운 모의실험 중단 가설도 이러한 사유에서 파생됐다. 사실 현실세계를 벗어난다는 주제를 생각한다면 현실세계 외에는 무엇이 있을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당연히 현실세계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의미상으로 보면 현실세계를 벗어난다는 것은 존재의 소멸이다. 이것 때문에 우리가 사는 현실세계 자체가 가짜이고 또 다른 현실세계가 따로 있다는 것을 가정한 창작물도 종종 등장한다. 참고로 상술했다시피 현실세계는 픽션의 반대말이라는 서브컬쳐 계열의 인식과 이러한 철학적 관점을 접목해서 나온 주제가 스탠리 패러블, 메타픽션이다.
심지어 세계가 멸망하기를 원하거나 태어난 아이를 더 좋은 세상에 보내준다는 명목으로 살인이라는 행위를 하는 사람도 점차 늘어난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말로는 어차피 죽을 목숨 빨리 명을 줄여줘야 그 사람이 행복하다는 터무니없는 얘기를 한다. 하지만 자신들이 죽을 상황이 되면 목숨을 구걸하는 추태 한 상황이 발생한다. 하지만 자신이 죽을 상황에 오히려 진심으로 기뻐한다면 다른 의미로 문제가 심각하다.[1]
어떠한 픽션 세상과 비교해도 현실세계보다 나은가?
긍정적인 견해
각종 판타지물이 급증하는 이유는 대부분 현실세계의 삶이 힘들고 판타지에 긍정적인 요소만이 부각되어서이다. 현실세계야말로 지옥이고 나머지는 천국이라고 하는 사람들까지도 존재한다. 심지어 호러물도 현실세계보다 낫다고 하는 얘기 나온다. 사실 이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왜냐하면 창작물이란 철저히 대중의 취향에 맞게 만들어지다 보니 온갖 미화와 연출로 점철되어 있기에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요소만 부각된다. 창작물의 중요한 역할은 현실세계에선 불가능한 이상과 욕구의 충족에 있다. 그러니 창작물 속 세상이 현실세계에 비해 여러모로 천국, 지상낙원, 유토피아로 묘사될 수 밖에 없다.
오죽하면 디스토피아조차도 현실세계가 독극물 내지 방사능 홍차인 것에 비교하면 여러모로 순한 맛, 맹물이라고 한다. 다크 판타지, 디스토피아, 포스트 아포칼립스보다도 사람이 못 사는 곳이라고 여기는 이유는 각종 살육이나 전쟁은 물론 역병이 도지거나 빈곤으로 인한 대다수의 인명이 아사하는 등 생지옥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은 현실세계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으며, 오히려 픽션에서 묘사된 건 그야말로 약과일 정도로 더한 막장 상황이 일어난다. 이것은 현재 진행형으로 세상에는 매일 지옥 그 자체에 전쟁, 실정, 각종 재난 등으로 인해 그야말로 복마전이 펼쳐진 곳이 지구상 곳곳에 존재한다. 이러한 실상을 잘 아는 참전 용사 등 실제로 전쟁이나 아포칼립스 등을 몸소 겪어본 사람의 평에 의하면 전쟁 영화에서 나오는 전쟁이나 재난 물에 나오는 아포칼립스 상황은 그저 애들 장난에 불과할 뿐이며, 현실세계는 그것과 비교 자체가 안된다고 한다. 이렇듯 현실세계 그 자체의 부조리함과 잔인함을 경험한 사람들 입장에선 픽션 따윈 차라리 지상낙원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폴 아웃 시리즈, 워해머 40K, 다키스트 던전, SCP 재단, 사우스 파크, 몬스터 헌터 시리즈, 슈퍼 제일!, 사이버 펑크 2077, 도쿄 구울, 데모노포비아, 포스탈 시리즈, 보더랜드 시리즈, 매드 맥스,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크툴루 신화, 데드 스페이스, 림월드, 원펀맨, 괴혼, 북두의 권 등 열거된 픽션보다 현실이 잔인한 점은 픽션 속 주인공들과 달리 현실은 플롯 아머, 주인공 혜택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픽션 속 주인공과는 달리 인생의 주인공인 당신에게 주어진 혜택은 없다. 오히려 가난, 사회적 약자 등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이유로 사회적으로 차별 받고 멸시당할 수도 있다. 자신이 실패하면 어떻게든 그 실패를 발판 삼아 더욱 성장해나가는 픽션 속 인물들과는 달리 현실세계는 운 없이는 절대 성공할 수 없고 나락으로 추락한다. 죽으면 다시 세이브 로드를 통해 도전하면 되는 게임과는 달리 현실세계에서 한 번 죽으면 모든 게 끝이다. 잃어버린 목숨은 돌아오지 않는다. 이렇듯 게임, 만화, 영화 등과 비교해서 현실세계는 정말 단 일말의 자비도, 유도리 조차도 없다.[1]
반론
젊은 시절 전쟁에 나가면, 죽지 않을 거라는 환상을 품는다. 다른 사람은 죽어도 자신은 죽지 않을 거라는 환상이다... 하지만 처음 부상을 입는 순간 깨지게 된다.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中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어떻게 그 모든 사람들을, 그들이 해 온 일을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말할 수 있지?"
- 유일한 생존자가 인스티튜트의 대표에게
어떠한 픽션 속 세계도 현실세계보단 낫다면 부정적 공리주의자나 사망 주의자가 사장이 될 리 없고 만약 사장되었더라도 진작에 부활했다. 일단락만 보면 저 세계관 주인공들은 우리가 사는 현실세계에 살지 않아서 행복하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척박한 세상에 살아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현실세계 자체를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비교하는 것은 보통 나 혼자 불행할 바에 자신 포함해서 다 같이 망해버리자고 하는 경우와 상당히 동일하다. 현실세계를 벗어난다고 무조건 좋다는 것을 지지하면, 더 행복한 삶으로 살아가게 해주기 위해 타인을 살인하는 사람을 존중 해야 하고 결정적으로 수술 중 실수로든 고의로든 환자가 사망하면 그 의사는 영웅이 되어야 한다. 가상세계는 천국이고 현실세계는 무조건 지옥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그 세계관에 과하게 빠져버린 상황이다. 자신이 그 세계에 들어가면 지옥 같은 현실세계에서 살아남았으니 디스토피아는 물론 포스트 아포칼립스도 잘 살아남을 거라는 생각은 착각이다.[1]
현실세계와 집단현실
현실세계는 것은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속해 있는 물질적 세상을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인간의 뇌는 현실세계를 직접 경험할 수 없다. 평생 두개골이라는 어두컴컴한 감옥에 갇혀 세상을 인식해야 하기에 뇌는 눈, 코, 귀 같은 센서들이 전달해주는 정보를 통해 그 정보들의 원천인 외부 세상을 간접적으로 추론해야 한다. 현실세계는 언제나 해석의 결과물이지 있는 그대로 직접 인식할 수는 없다. 선천적 조건, 후천적 경험 그리고 우연의 결과 덕분에 인간의 뇌는 서로 조금씩 다르다. 동일한 경험을 하더라도 해석이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다면, 우리는 언제나 나만의 독립적인 현실세계를 경험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렇다면 현실세계에 대한 해석이 본질적으로 서로 다른 우리에게 소통과 이해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다행히 호모사피엔스는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 생존하기엔 너무나 나약한 종임으로 인간은 사회적 그룹에서의 협업과 공생을 통해 생존한다. 사회적인 그룹에서 생존의 핵심은 언어다. 서로의 마음과 생각을 직접 읽을 수는 없지만, 우리는 언어를 통해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고 타인의 선택을 예측하려 한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현상이 하나 벌어진다. 바로 언어의 해상도가 생각의 해상도보다 훨씬 낮다. 더구나 생각은 무질서하고 병렬적이지만, 언어는 순차적이고 문법이라는 규칙을 따라야 한다. 이 덕분에 언어를 통해 정확한 의미가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단어와 문장이라는 힌트를 통해 우리 스스로가 가지고 있던 해석과 의미가 재확인된다고 가설을 세울 수 있다. 결국, 현실세계에 있는 그대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만들어지지만, 사회적 그룹에서의 소통과 협업을 통해 서로 공유되고, 왜곡되며 새로운 집단현실로 재탄생한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 30만 년 동안 인류는 대부분 하나의 동일한 현실세계에서 살아왔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지역과 지형, 그리고 인종과 국가관의 차이에 따른 다름은 항상 있겠지만, 물질적이고 아날로그 형태의 세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개인의 현실세계들과 집단현실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4]
현실세계 메타버스
20세기 하반기 인터넷의 등장은 모든 것을 바꿨다. 처음부터 그런 계획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국가비상상황 때 핵심 국가기관들 간의 연락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1970년도 개발된 TCP/IP 분산 통신 프로토콜 기반의 인터넷. 대부분 대학과 연구소 사이 전자우편 공유에 사용되던 초기 인터넷은 팀 버너스리가 제안한 HTTP(hypertext Transfer Protocol)와 WWW(World Wide Web)의 도입을 통해 1990년도부터 보편화되기 시작한다. HTTP를 통해 가능해진 '하이퍼텍스트'의 핵심은 단 한 번의 클릭을 통해 문서와 문서 사이를 직접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 문서에서 시작해 미국과 영국을 지나 아르헨티나 문서를 검색하고 읽을 수 있었다. A에서 C로 가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했던 B를 거치지 않고 바로 C로 점프할 수 있다면, 현실은 더 이상 연속적이지 않은, 언제든지, 원하는 장소로 '점프'할 수 있는 '하이퍼공간'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하이퍼공간 또는 사이버공간의 핵심은 여전히 현실과 현실을 연결시켜주는 기능이었다. 이렇게 해석해 보면 좋겠다. 현실을 바다로 둘러싸인 하나의 대륙이라 상상해보자. 육지에서의 이동은 어렵다. 산과 계곡을 넘어 중간 지역을 모두 지나가야만 원하는 장소까지 갈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배를 이용한다면 항구와 항구 사이를 직접 연결할 수 있다. 인터넷 세상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우리는 이제 '정보의 바다'를 '인터넷 서핑'하듯 편하게 건너 원하는 정보가 있는 곳으로 바로 점프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육지에서 탄생한 호모사피엔스. 오랜 기간 육지를 건너 어렵게 이동하던 인류는 배와 항해의 기술을 습득해 보다 더 편하게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이동의 핵심은 (이론적으로 육지를 통해서도 갈 수 있었던) 이미 알고 있던 장소들 간의 연결이었다. 하지만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신대륙 발견은 충격적인 사실을 하나 알려준다. 그동안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중세 유럽의 현실이 놀랍게도 수많은 현실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었다. '대항해시대'라 불리는 15~17세기. 수많은 탐험가와 개척자들은 새로운 대륙과 땅을 발견하고, 유럽인들이 세계무역을 독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동시에 벌어진 또 하나의 결과가 있었다. 바로 신대륙으로의 집단이주였다. 왕과 귀족과 교회라는 '영원한' 권력들의 틀 안에 갇혀 살던 많은 이들은 생각한다. 유럽이라는 현실을 버리고 더 자유롭고 새로운 현실로 탈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 말이다. 어쩌면 인류는 이제 비슷한 개념의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대항해시대'를 경험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정부와 기업과 기성세대라는 '영원한' 권력들이 만들어낸 틀 안에 갇혀 살던 젊은 세대에게 사이버공간은 어쩌면 더 이상 단순히 현실과 현실을 연결해주는 길이 아닌, 생활하고, 사랑하고, 거래하는 새로운 '메타버스 대륙'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1992년 출간된 '스노 크래시'라는 책에서 SF작가 닐 스티븐슨은 다중현실의 미래 사회를 그린다. '현실'이라는 개념 그 자체가 우리에게 익숙한 아날로그 세상이 아닌, '메타버스'라 불리는 다양한 형태의 가상의 현실로 확장될 수 있다는 상상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궁금해진다. 미래인류는 정말 가상의 현실을 아날로그 현실의 대안으로 받아들이고 인식할 수 있을까? 인간의 생각과 감정과 판단을 좌우하는 1000억개 신경세포들 간의 100조개 시냅스 연결고리들. 모든 연결고리를 가지고 태어날 수 없기에 '결정적 시기'라 불리는 첫 10~12년간 경험을 통해 인간의 뇌는 완성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렇게 우리 뇌의 구조를 완성시킨 현실을 우리는 '고향'이라고 부른다. 고향이 편하고 애틋한 이유는 바로 그 현실이 나의 뇌, 그러니까 결국 '나'라는 존재를 완성시킨 세상이기 때문이다. 결정적 시기가 끝나면 뇌의 하드웨어는 더 이상 바뀌기 어렵다. 한국인으로 자란 어른이 미국으로 이주했을 때 느끼는 존재적 불안함과 불편함. 뇌가 기대하는 현실과 내가 경험하는 현실이 서로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현실이 불편하기에 뇌가 더 편안해하는 한인타운에 가서 한국음식을 먹고, 한국인 친구들과 대화하며 노래방에서 최신 한국가요를 부른다.
유명 아이돌 그룹의 시사회 수백, 수천 명의 팬이 모여 꿈에 그리던 아이돌의 얼굴을 보고 운이 좋다면 사인까지 받을 기회다. 하지만 2020년 말 걸그룹 블랙핑크의 시사회에 수천만 명이 몰렸다고 한다. 코로나 시대에 거대한 운동장, 도시를 빌렸던 것일까 했지만 이 세상 그 어느 운동장이나 도시에서도 수천만 명이 한곳에 모일 수 없다. 적어도 우리가 아는 현실에서는 말이다. 하지만 블랙핑크 팬들이 모였던 곳은 우리에게 익숙한, 우리 모두 함께 공유하는 물질적 현실세계가 아닌, 제페토라는 가상의 디지털 현실 속이었다. 제페토만이 아니다. 3D 게임엔진 언리얼 엔진 개발사로도 유명한 에픽사가 운영 중인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Fortnite)는 파티 로얄이라는 게임 속 가상의 공간을 통해 방탄소년단 같은 글로벌 스타들과 협업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작년부터 대부분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는 초등학생들은 로블록스(Roblox)라는 플랫폼을 통해 가상의 교실을 만들어 현실에서 만날 수 없는 친구들과 자신들만의 놀이를 즐기고, 어스2(Earth2)라는 디지털화한 지구 복제 플랫폼에서는 가상의 부동산을 구매할 수 있다. 지난 30만 년 동안 물질적 현실을 기반으로 생존하고, 사랑하고, 서로를 증오하고 협업하던 호모사피엔스. 우리는 단 하나뿐인 현실세계가 여러 현실세계들로 나눠지기 시작한 인류 역사에서의 새로운 변곡점을 지금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어스2에서 살 수 있는 땅은 실체가 아닌 디지털 지도의 한 부분이다. 파티 로얄에 방탄소년단이 등장한 것도 아니고 제페토에서 시사회를 연 블랙핑크는 진짜 블랙핑크가 아니다. 진짜가 아닌 가짜, 오리지널이 아닌 복사판,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 복사판에 왜 우리는 열광하고 돈을 투자하고 있는가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인류에게 현실세계란 언제나 지극히도 주관적이고 일인칭적인 가상의 공간이기 때문이다.[4]
제트세대의 현실세계
정부, 기업, 기성세대가 만든 답답한 현실을 살아가던 제트세대, 30만 년간 인류가 공유했던 하나의 아날로그 현실을 떠나 메타버스로 항래를 시작했다. 디지털 공간서 열리는 시사회, 현실친구도 가상공간에서 만난다. 구직도 결혼도 어려운 현실세계 속에서 메타버스로의 탈출을 가속화 하고 있다. 그러나 아날로그 현실 개선 없이 무한의 메타버스는 불가능하다.
신대륙 '메타버스'로 이주할 미래 Z세대도 비슷하지 않을까? 기성세대인 '부머'와 'X세대' 그리고 신세대라는 '밀레니얼' 역시 아날로그 현실에서 그들의 결정적 시기를 보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Z세대는 다르다. 다른 사람들과 사회적 관계를 맺기 전 인터넷을 먼저 경험한 이들의 뇌는 어쩌면 아날로그 현실보다는 디지털 세상에 더 최적화한 시냅스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 눈앞에 자라고 있는 Z세대의 고향은 정확히 보자면 '대한민국'이 아닌 '인터넷'이라는 말이다. 더구나 그들이 경험하는 아날로그 현실은 절망적이고 희망이 없어 보인다. 직업도, 집도, 결혼도 불가능할 것 같은 현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덕분에 앞으로 자신들이 살아야 할 미래 지구가 존재할지조차도 모르겠다. 물론 아날로그 현실을 바꾸어 보려는 노력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스웨덴 출신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같은 Z세대들이 몇 명이나 될까? 불가능해 보이는 아날로그 현실의 개선보다는 이미 가능해 보이기 시작한 메타버스 신대륙으로 최대한 빨리 탈출하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인류가 존재하는 동안 세대 간 갈등과 분쟁은 언제나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갈등은 언제나 모두에게 주어진 현실을 어떻게 해석하고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립이었다. 인터넷 세상이 이미 그들의 '고향'이기에 메타버스 현실로의 이주가 너무나도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Z세대. 여전히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단 하나의 현실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하나밖에 없는 아날로그 현실의 개선 없이는 무한의 메타버스도 결국 불가능하다는 사실, 우리 모두가 함께 살고 있는 현실이 왜 그렇게도 특별한지를 미래 세대에게 설명해 주는 것이 앞으로 기성세대의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이다.
어록
"당신은 오락기를 이기고 싶겠지만 냉정한 현실은 당신 말고는 아무도 신경 안 씁니다."
- AVGN, <가라테 키드 게임 리뷰> 中
광대한 우주, 그리고 무한한 시간, 이 속에서 같은 행성, 같은 시대를 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기뻐하면서.
- 칼 세이건의 자서전 코스모스 서문
내 생각에 네가 모두를 죽이고 싶어 하는 건 네 인생을 들여다보면 뭔가가 부족하다는 걸 깨닫게 되기 때문이야. 오직 울분에 찬 십 대 소년만이 염세주의와 현실주의를 헷갈리는 법이지.
- 플렉스 멘탈로 中, 만화책 속 캐릭터 혹서가 자기를 창조한 주인공에게
"현실을 정의하는 것은 꿈의, 오직 꿈만이 지닌 성질이니까. 운명은 존재에 묶여 있지. 죽음은 죽음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들에 구애받고."
- 닐 게이먼의 샌드맨, <서곡 디럭스 에디션> 中, 욕망이 꿈에게
The "paradox" is only a conflict between reality and your feeling of what reality "ought to be."
"모순"은 결국, 현실이 "마땅히" 그래야 할 것이라는 당신의 느낌이 현실과 일으키는 마찰이다.
- 리처드 필립스 파인만
Reality Hits You Hard Bro.
현실이 널 세게 때린다고, 친구.
- 조지 린델(FOX 인터뷰 中)
각주
참고자료
- 〈현실〉, 《나무위키》
- 김대식 교수, 〈현실세계에 절망하는 Z세대…가상세계로 '이주'는 대안이 될까 (Big Picture)〉, 《매일경제》, 2021-04-15
- 〈코로나19: '4차 유행' 초입...수도권 확진자 역대 최다〉, 《비비씨 뉴스》, 2021-07-07
- 박성현 교수, 〈(데이터로 보는 세상) MZ세대 90%, ‘젠더 갈등 심각하다’ 〉, 《미래한국》, 2021-07-14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