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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일 (화) 10:58 판
모시는 쐐기풀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인 모시풀의 줄기에서 얻은 실로 제직한 직물이다.
개요
모시는 저, 저마, 저포라고도 한다. 모시풀 껍질의 섬유로 짠 옷감으로서 원래는 담록색을 띠지만 정련, 표백하여 하얗게 만든다. 질감이 깔깔하고 촉감이 차가우며, 빨리 말라 여름철 옷감으로 많이 이용된다. 한산모시가 유명하다. 모시는 우리나라의 미를 상징하는 여름 전통옷감이다. 백제 때 한 노인의 현몽으로 우연히 발견된 후부터 그 유래를 찾을 수 있으니 1,5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그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아 제작기술을 보호하고자 국가에서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명예 보유자로는 문정옥(중요무형문화재 제14호), 기능 보유자로는 방연옥(중요무형문화 재 제14호), 나상덕(충남무형문화재 제1호) 등 국가와 지자체로부터 인정받은 전통직조기능 보유자들이 1993년 8월 개관한 한산모시박물관에서 전통의 맥을 잇고 있는 한편, 관광객들이 한산모시를 바로알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시풀을 처음 발견했던 충남 서천군 한산면에 위치한 건지산 기슭에 모시각, 전통공방, 전수교육관, 토속관 등의 시설을 갖춘 85,000m² 규모를 갖추고 있다.
모시풀은 여름철에 기온이 높고 연평균 강수량이 1000mm 이상이며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잘 자라는 속성이 있어, 중국 남부, 인도, 동남아시아 등 아열대기후 지방에서 주로 자라는 풀인데 이를 이용한 옷감을 모시라 한다. 한반도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직조되어 왔으나 삼베와는 달리 충청도와 전라도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한국에선 특히 충청남도 서천군, 그 중에서도 한산면의 세모시가 품질과 제직기술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한산의 세모시[1] 짜기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4호로 지정되었다. 한산은 예부터 기후가 온난하고 바다를 끼어 습도가 높아 모시풀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어서 좋은 모시로 명성이 높았다.
예부터 여름용 옷의 옷감으로 사용했다. 입으면 질감이 깔깔하고 통풍이 잘 되어 습기가 빨리 말라 시원한 느낌이 들므로 각광 받았다. 비단 같은 광택이 나고 내구도가 높으며 삼베보다 더 짜임새가 곱기 때문에 고급스런 옷감으로 통했다. 지금도 한산모시 같은 특상급 고급 모시는 꽤 비싸다.
제작과정
모시의 제작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수많은 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재배와 수확, 태모시 만들기, 모시째기, 모시삼기, 모시굿 만들기, 모시날기, 모시매기, 모시짜기, 모시표백 순서로 이루어진다. 먼저 수확한 모시를 속대로부터 껍질을 분리한다. 겉껍질을 벗기면 연두빛의 속껍질이 드러나는데 이것이 모시의 재료이며 '태모시'라고 한다. 태모시는 물에 적셨다가 앞니로 가늘게 째서 침으로 훑어내는 '째기'를 한다. 초보자는 입술이 갈라지고 혀에서 피가 나기도 한다. 이 모시째기는 가장 숙련된 기술을 요하는 과정으로 모시를 얼마나 가늘고 일정한 굵기로 째느냐에 따라 모시의 품질이 결정되며 이후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므로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보름새용의 모시실을 만드는 기능자의 수가 현재 점차 줄어 들고 있다.
가늘게 짼 모시실은 옷감으로 짜기 위해서 길게 이어 줘야 하는데 이 과정은 '삼기'라고 한다. 모시삼기를 할 때는 잇는 실이 항상 머리 쪽이 되도록 하고 침을 발라 습기를 주면서 삼는다. 어느 정도 실이 이어지면 굵은 실로 묶어 모시굿을 만든다. 모시 한 필을 짜는 데 필요한 양은 모시의 새수(升數)에 따라 달라진다. 7~8새의 모시 한 필을 짜는 데에는 날실용으로 10굿, 씨실용으로는 8굿 정도가 필요하다. 다음은 직조하고자 하는 모시의 길이에 맞춰 날실을 정경하는 '날기'를 한다. 조슬대를 세워 놓고 열 개의 구멍에 모시실을 통과시켜 한 묶음으로 하여 새의 수와 길이에 맞춰 날기를 한다. 날기가 끝나면 개새대, 참새대, 바디, 뒷대, 사침대, 걸막대 순서로 가지런히 두고 실을 끼운다. 그리고 마당에 볏불을 지피고 콩풀을 매기면서 모시매기를 한다. 매기에 풀을 사용하는 이유는 실의 이음새를 매끄럽게 하고 실의 강도와 탄력성을 높여 주기 위해서다. 매기가 끝나면 베틀 위에 앉히고 잉아에 모시실을 걸면서 잉아대를 만든다. 전통 베틀에서 잉아에 실거는 과정은 베 짜는 모든 사람이 했던 것은 아니고 어느 정도 숙련이 된 사람들만 했다. 한 올이라도 빠지거나 잘못 걸면 베를 짤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베틀에 모시실 앉히기가 끝나면 꾸리에 모시실을 감아 실꾸리를 만들어 북집에 끼워 넣고 모시를 짜기 시작한다. 모시짜기를 할 때는 실내의 습도가 중요하므로 대개 봄부터 초가을까지 짠다. 예전에는 움집이나 토굴 등 습기가 많은 곳에서 직조를 하였으나 근래에는 가습기를 사용하여 습도를 유지하고 있다. 베짜기가 끝난 모시는 잿물에 20~30분 정도 담갔다 꺼낸 후 증기를 이용하여 찜솥에서 쪄서 풀기를 제거하고 표백을 한다. 그리고 깨끗이 헹궈 말리고 다듬기를 하여 완성한다. 햇볕에 바라기를 할 때 반쯤 표백한 것을 '반저'라고 하고 완전히 하얗게 표백한 것을 '백저'라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모시 한 필을 생산하는 데에는 약 두 달 정도 걸린다.
모시옷은 세탁 후에 풀을 먹여 손질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개항 이후 외국에서 수입되는 값싸고 손질하기 쉬운 옷감을 선호하게 됨에 따라 모시는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게 되었으나 모시만이 갖고 있는 투명감과 촉감은 어떤 직물로도 대체되기 어렵다.
특징 및 의의
모시는 고대부터 전세계적으로 생산되고 있는 직물이나 일부 제직 공정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세모시, 특히 보름새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모시실을 가늘게 째는 과정은 매우 섬세한 기술을 요하는 과정이다. 이는 모시의 품질이 좋아야 가능하므로 한산모시만이 갖고 있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에는 모시를 방에서 찌는 것은 우리나라의 풍습으로 모시의 양이 적으면 시루에 찌고 많으면 증방蒸房에서 작업을 하는데, 우리나라의 저포법苧布法은 중국에는 없다고 하였다. 모시를 잿물에 담가 방구들, 즉 증방에 놓고 표백하는 방법은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만 수행되던 과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모시는 일반적으로 7새에서 15새까지 제직되는데, 보통 10새 이상을 세모시라고 한다. 새가 높아질수록 가는 모시실로 제직하므로 세모시는 잠자리날개와 같은 투명감을 주는 섬세한 옷감이다. 모시의 가벼운 질감과 은은한 광택, 그리고 까슬까슬한 촉감은 모시만이 갖추고 있는 독특한 특징이다.
한산모시 짜기
한산모시는 충청남도 서천군 한산 지역에서 만드는 모시로, 이 지역은 여름 평균 기온이 높으며 해풍으로 인해 습하고 토양이 비옥하여 다른 지역에 비해서 모시가 잘 자라서 품질이 우수하다. 이 때문에 한산모시는 모시의 대명사로 불리어왔다. 모시짜기는 수확, 모시풀 삶기와 표백, 모시풀 섬유로 실잣기, 전통 베틀에서 짜기의 여러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정장·군복에서 상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류의 재료가 되는 모시는 더운 여름 날씨에 입으면 쾌적한 느낌을 주는 옷감이다. 표백한 순백색 모시의 섬세하고 단아함은 일반 의류 뿐 아니라 고급 의류에도 알맞다.
모시짜기는 전통적으로 여성이 이끄는 가내 작업인데 어머니가 딸 또는 며느리에게 기술과 경험을 전수한다. 또 모시짜기의 전통은 마을의 정해진 장소에서 이웃과 함께 모여서 일함으로써 공동체를 결속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현재 한산 모시짜기는 한국의 충청남도 한 마을의 중년 여성이 전수하고 있으며 충청남도에서 대략 500여 명이 모시짜기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참고자료
- 〈모시〉, 《위키백과》
- 〈모시〉, 《나무위키》
- 〈모시〉, 《한국민속대백과사전》
- 〈모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한산(韓山) 모시짜기〉,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