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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13일 (금) 15:45 기준 최신판

마라톤

마라톤(marathon)은 육상 경기에서 42.195km를 달리는 장거리 경주 종목이다. 기원전 490년 아테네의 용사가 전쟁터인 마라톤에서 아테네까지 달려와 전승의 소식을 전하고는 죽었다는 데서 유래한다.[1]

개요[편집]

마라톤은 42.195 ㎞를 달리는 초(超)장거리 달리기이다. 2 ~ 4시간 정도를 계속 달리는 종목이다. 선수급 남자 기준으로 2시간 10 ~ 20분 이내로 달린다. 세계 기록은 2시간 00분 35초이다. 일반인 기준으로는 3시간 이내로만 달려도 상당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이를 서브 3(쓰리)라고 한다.

현존하는 달리기 종목 중 그 거리가 가장 긴 종목이자 올림픽 육상 종목에서 혼자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종목이다.

영어 발음은 매러떤[mærəθən]이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지명으로 그 중 그리스 아티키 주 마라톤이 가장 유명하며 이곳에서 벌어진 마라톤 전투에서 하술한 육상 종목이 유래했다.

당연하지만 지구력이 중요한 종목이다. 단순히 지구력만이 아니라 끈기로 대표되는 정신력 역시 중요한 요소다. 군대에서 행군을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신체적 능력 측면에서 '도저히 낙오할 것 같지 않은 사람'이 낙오하고 반면에 왜소하거나 평소에 두각을 드러내지 않던 사람과 누가 봐도 낙오할 것 같던 사람이 행군을 별 탈 없이 마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여기서의 '정신력'은 육체적, 정신적 환경이 최악인 상태에서 발휘되는 인간의 초인적인 끈기를 의미한다. 긴 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매우 힘든 경기라는 점에서 어떤 고되고 힘든 일을 장시간 쉬지 않고 수행함을 나타내는 관용어로도 쓰인다. '마라톤 협상'이라든지. 마라톤과 관련한 가장 유명한 금언은 역시 "인생은 마라톤이다"라고 할 수 있다.[2]

기원[편집]

쿠베르탱 남작이, 근대 올림픽을 만들 때, 지인 중 한 명인 프랑스인 문헌학자, 미셸 브레알(Michel Bréal)이, 당시 젊은이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그리스페르시아가 전쟁을 벌인 지명 마라톤의 어원이 된 마라톤 전투에서의 병사, 페이디피데스(Pheidippides)의 일화를 감동적인 스토리로 각색하고, 홍보하면서 초장거리 달리기 시합이 시작되었다.

마라톤 전투에서의 승리를 전하기 위해 쉬지 않고 아테네로 달려 승전보를 전한 직후 숨진 그리스군 전령을 기린다는 명목으로 이 종목이 탄생되었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이 전령의 이름은 페이디피데스(Pheidippides)로, 승전보가 아니라 스파르타에 원군을 요청하기 위해 파견된 전령이다. 그리고 임무 완수 후 죽지도 않았고, 아테네로 잘 돌아갔다.

물론 스토리가 극적으로 각색되었어도 페이디피데스가 비범한 인물이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전령도 엄연한 병사이기 때문에 갑옷 등의 기초적인 무장은 한 상태로 저 만큼이나 달렸다는 뜻이 된다. 240㎞를 2일 만에 주파했다는데 약 40㎞ 코스를 2시간 반정도로 뛰어다닌 것이다. 스파르타가 성벽도 필요 없었을 정도로 험준한 산악 지대에 위치해 있음을 감안하면 너무 힘들어서 도중에 헛것을 볼 지경이었다는 말이 이해가 될 것이다. 오히려 그만큼 몸을 혹사 했음에도 죽지 않고 귀국 했다는 사실은 오히려 그의 체력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대단히 뛰어났다는 것을 증명한다.

실제 마라톤 전투직후 그리스 보병들은 33㎏ 중무장을 한 채로 30㎞ 떨어진 아테네를 3시간 만에 주파, 페르시아의 원군이 아테네에 도착했을 때 그 병력들이 진을 치고 있는 것을 보고 퇴각했다. 당시 올림픽 경기에서도 중무장을 한 보병 호플리테스들이 달리기를 하는 종목이 있던 걸 감안하면 완전군장 달리기는 이때부터 있던 셈이다.

페르시아의 후예인 이란에서는 이 마라톤 전투의 치욕을 잊지 않아서 마라톤을 보이콧한다는 속설이 1972년대부터 있었는데, 이는 일부만 사실이다. 일단 그리 잘하진 못하지만 여러 마라톤 경기에 꾸준히 출전은 하며 마라톤 대회도 있기는 하다. 이는 이란이 직접 개최한 1974 테헤란 아시안 게임에서 마라톤 종목을 제외한 것이 올림픽을 포함한 모든 마라톤 경기를 보이콧한다는 식으로 와전된 것이다. 해외에서 열면 참가는 하지만 자국에서만큼은 열지 않겠다 정도이다.

벌거벗은 세계사에 출연한 이란인 패널 키미야의 증언에 따르면 테헤란 아시안 게임 당시 마라톤을 종목에서 제외한 이유는 당시 이란에 마라톤 경기에 참여할 선수가 없었기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궁색한 변명에 가깝다. 보통 5,000m나 10,000m 등 장거리 육상을 주 종목으로 뛰던 선수들이 마라톤 선수로 출전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뛰어난 세계 최정상급 마라토너들도 처음에는 장거리 육상으로 시작했다가, 주종목을 마라톤으로 전환한 선수들이 대단히 많다. 황영조, 엘리우드 킵초게, 타미라트 톨라도 처음에는 5000m, 1만m 선수로 뛰다가, 마라톤 선수로 대성한 사례이다.

사실 지금도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개최국 사정에 따라 정식 종목에서 사라지는 세부 종목이 종종 있으므로 큰 문제는 아니라 할 것이다. 이를테면 야구는 2024 올림픽엔 없고 2028 올림픽이나 돼야 부활한다. 그리고 다음 올림픽에 야구가 포함될진 알 수 없다. 바둑 같은 마인드 스포츠도 아시안게임에서 들락날락하는 대표적 종목이다.

하지만, 2020년대인 현재는, 마라톤 종목이 종합 스포츠 대회에서 제외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 마라톤은 100m 달리기와 함께, 인간의 육체적 한계를 측정한다는 상징성이 매우 큰 종목이기 때문이다.[2]

위상[편집]

전에는 달리 행해진 곳이 없으며, 제1회 1896 아테네 올림픽의 개최를 앞두고 고대 그리스의 영광을 떠올리게 하는 흥행 종목을 만들고자, 프랑스의 문헌학자 미셸 브레알(Michel Bréal)이 마라톤 전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쿠베르탱에게 제안한 종목이다. 곧 본질적으로는, 사이클 12시간 주행이나 비둘기 사격 같은 초기 올림픽 특유의 정신 나간 실험적인 종목들 가운데 하나이다. 하지만 일회성으로 그친 다른 종목들과는 다르게, 올림픽이 근간으로 삼은 고대 그리스 정신과 가장 부합하고, 인간의 육체적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시험한다는 원초적 측면 때문에, 영원히 유지되고 있는 올림픽의 꽃이다.

마라톤이 어느 정도로 중요하냐면, 마라톤은 (하계) 올림픽의 메인 이벤트이자 올림픽 육상 일정의 대단원을 장식하는 경기로 고정되어 있으며, 메달 시상식을 올림픽 폐막식에서 직접 거행한다. 그러니까 올림픽 폐막식은 참여한 관계자 및 관중들은 물론이거니와 중계를 시청한 전 세계의 사람들이 모두 지켜보고 있을 텐데, 그 사람들이 모두 우승자 본인의 메달을 시상하는 장면을 보는 것으로 선수로서는 매우 큰 영광인 셈이다. 즉, 폐회식 도중에 마라톤 우승자의 국가(國歌)가 연주되는 비장하고 경건하며 장엄한 분위기로, 메달 수여식을 경험하는 것이다.

게다가 다른 경기에서는 IOC 위원이 메달을 건네지만, 마라톤은 IOC 위원장이 직접 마라톤 메달리스트들에게 메달을 수여한다. 이런 상징성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흥행(중계권료, 광고 수익 등) 면에서도 마라톤은 올림픽 축구, 육상 100m 달리기와 함께 올림픽에서 가장 중요한 종목으로 꼽힌다.

마라톤은 그야말로 인간승리를 보여주는 종목으로, 인간의 의지에 대한 극한 시험을 아주 오래 진행하는 가혹행위에 가깝기 때문이다. 마라톤 선수들은 단거리 달리기 선수들보다 살짝 느린 속도 수준에서 2시간 이상 달리며, 한 번 마라톤을 끝내고 나면 체중이 5 kg씩 빠진다고 한다. 마라톤을 하다가 다치거나 심지어 사망하는 경우는 당연히 있다. 마라톤은 구간마다 탈수를 방지하기 위해 을 주는 것이 당연하며, 역시 당연하게도 위급 상황을 대비한 응급차와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따라다닌다. 그 만큼 인간을 순수하게 체력적으로 극한까지 몰아넣는 종목이다.

이렇게 매우 힘든 종목이다 보니, 몇몇 참가자들은 중간에 기권(DNF : did not finish)하는 경우도 많다. 기권한 참가자들은 회송버스를 타고 경기장으로 돌아간다.[2]

구성[편집]

마라톤 대회는 경기 성격과 축제 성격으로 나뉘며, 풀코스가 없는 대회는 전부 축제의 성격을 띤다. 완주 거리에 따라 42.195㎞거리인 풀코스('marathon' 이나 'full marathon'으로 부른다), 풀코스의 절반인 21.0975㎞거리인 하프코스(half marathon) 등으로 나뉜다. 하프 마라톤이야 마라톤 거리인 42.195㎞의 딱 절반이니까 풀코스 마라톤과 연관성이 꽤 있지만, 5㎞, 10㎞는 그렇지 않아 '마라톤'으로 불러도 될까 의문스러울 수 있다. 그런 이유로 5km 달리기나 10km 달리기는 '5K run', '10K run' 등으로 부르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 트랙을 달리는 육상 종목 경기의 경우는 5천미터 달리기나 1만미터 달리기라고 하는 편이다.

당장 올림픽이나 세계육상선수권대회만 봐도 5㎞나 10㎞는 경기장 트랙을 도는 일반적인 장거리 달리기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미 '마라톤'이라는 단어가 '장거리 경주'의 의미로 굳어져서 '5㎞ marathon'도 '5㎞ run'정도까진 아니어도 상당히 널리 쓰이며 42㎞를 진행하려도 할 수도 없는 수영도 올림픽 종목 중 하나인 10㎞ 수영을 '마라톤 수영'이라 한다. 애초에 아래의 역사에서 볼 수 있듯이 '42.195㎞'라는 디테일한 수치가 역사적 사실을 100% 반영해서 정한 것도 아니다.

풀/하프 코스 마라톤 대회에도 10㎞나 5㎞ 경주를 함께 하는 경우가 많으며, 오히려 분리한 대회를 찾기가 더 어렵다. 일단 그만큼 참가비를 더 받을 수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는 만큼 수익 창출 효과도 더 볼 수 있다.

코스 구성은 주로 왕복 또는 순환으로 진행한다. 현대의 마라톤은 편도 코스가 잘 쓰이지 않는다.

풀코스를 넘는 것은 '울트라 마라톤'으로 부른다. 두 배(84.4㎞) 거리의 더블 마라톤도 여기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50㎞, 100㎞ 코스 또는 12시간, 24시간 코스가 많지만, 몇날 며칠을 달리는 더 긴 대회도 많다. 세계 4대 극지 마라톤은 식량과 텐트를 짊어지고 6박 7일 동안 극지를 290㎞씩 달리는데 사하라 사막, 고비 사막, 아타카마 사막 코스를 모두 클리어한 사람에게만 최종 보스인 남극 코스의 도전권이 주어지며 이를 모두 해낸 그랜드슬래머는 불과 수십 명밖에 없다. 대표적인 울트라 마라톤 선수는 데이비드 고긴스가 있다.

육군특수전사령부에서 실시하는 천리행군은 일종의 울트라마라톤이라고 볼 수 있다.[2]

특징[편집]

주자[편집]

다른 육상경기와 다르게 출발은 경기장을 출발하여 대부분의 시간을 도로와 도심지 그리고 공원같은 야외에서 경기를 진행하며 올림픽 종목 중에서 가장 고되고 힘든 종목 중 하나다. 일단 풀코스를 완주하면 대략 4㎏의 엄청난 체중감량이 일어난다. 또한 경기 도중에 기절하거나 중도 포기하는 경우도 가끔 생기며 여러가지 잔부상은 물론이거니와 드물게는 심장을 비롯한 신체에 무리가 가서 사망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간혹가다 중간에 넘어지는 일도 생기는데 같이 넘어진 선수들은 난감하다. 특히나 상위 클래스의 선수일 경우는 더더욱 난처해진다. 마라톤마다, 특히 큰 국제대회에는, 커다란 상금과 선물들이 1등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렇게 힘들게 뛰고난 뒤 결승선에 들어갔을 때의 그 성취감은 특히, 비중이 큰 대회에서 우승권에 들어가는 것은 본인의 성취감은 물론이며 전세계적으로 굉장한 주목과 영광이 따른다.

물론, 경기 코스가 경기장이 아닌 도로와 도심지인 탓에 가끔 코스를 의도적으로 이탈하여 지하철, 버스, 택시, 자전거 등에 탑승하는 반칙을 하는 주자들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올림픽 등 공식 경기에서 이런 반칙이 적발되면 칼같이 실격 당하며 뉴스에 대서특필되어 아주 엄청난 대망신을 당한다. 그리고 주최측에서는 이걸 적발하기 위해 선수들에게 전자칩을 하나씩 나눠준 뒤 특정 코스를 통과할 때마다 해당 코스에 설치된 컴퓨터가 이 전자칩을 읽도록 되어 있게 규정을 정했다. 완주를 했는데 이 코스에서 전자칩을 읽은 기록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한 것으로 의심되어 실격 처리된다. 전자칩을 읽는 컴퓨터는 주최측에서 비밀리에 설치하기 때문에 주자들은 이 컴퓨터가 어디에 설치되어 있는지 알 수 없다. 이걸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택시를 탄 뒤 그 코스에서만 내려서 달리고 다시 택시에 탑승하는 꼼수를 부리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그런 짓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승차거부를 하기도 하며, 특이한 사정이 있어 태워준다고 해도 내릴 때 운영요원에게 DNF 처리를 요청해버린다.

한국 역사상 가장 값진 올림픽 금메달은 태극기를 달고 최초로 우승한 레슬링의 양정모가 아니라 마라토너 황영조라고 평가하는 기자들도 많다. 특히, 일제강점기 치하에서 마라톤 금메달을 수상한 손기정 선수가 "한국 체육계의 국민영웅"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한 유난히 아까운 은메달이 많았던 1996 애틀랜타 올림픽이 끝난 후 모 방송사에서 대한민국의 가장 값진 메달리스트가 누구냐는 앙케트 조사에서 마라톤 은메달 이봉주를 가장 많이 꼽았을 정도로 올림픽에서 마라톤의 위상은 매우 엄청나다.

보통 마라톤 대회는 다른 종목과 다르게 경기에서 선수와 더불어서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경기를 참여할 기회를 많이 준다. 보통은 일반부와 선수부로 나눠서 뛴다. 우승이 아닌 완주만을 목표로 참가하는 얼마 안 되는 스포츠가 바로 마라톤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일반인들은 9개월 정도만 꾸준히 연습하면서 차츰 뛰는 거리를 늘려가면 마라톤 완주는 거뜬히 해낼수 있다.

아마추어의 경우, 3시간 이내로 완주하는 것을 sub 3(서브 쓰리)라고 하며, 대부분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의 목표이자 꿈이다. sub 3에 도달하려면 속력이 42.195km/3시간=시속 약 14km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 1㎞를 4분 15초 안팎으로 일정하게 달려야 가능한데, 그 속도로 3시간을 달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일본 통계에 따르면, 전체 참가자 중에서 남자 3%, 여자 0.4%가 sub 3 달성했다. 선수 제외한 일반인 중에서는 남 2.8%, 여 0.2%가 3시간 이내에 마라톤 완주했다. 신발 기술 더 발전하고, 코로나19 탓에 야외 운동 인구가 늘어난 2021년 이후에는 일반인 참가자 중에서도 sub 3 달성자 많이 늘었다. 65세 이하 건강한 일반인이라면, sub 3 어렵지만, 불가능한 기록은 아니다. 에드 휘틀락(Ed Whitlock)이 만 74세, 2시간 58분 40초 완주한 것이 최고령 sub 3 기록이다. 첨단 신발, 운동복 아니고, 평소 신고 입던 오래된 운동화, 운동복 착용하고 달성한 대단한 기록이다.[2]

시청자[편집]

또한 다른 종목과는 달리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종목이고 경기가 2시간 넘게 진행되기 때문에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지루해지기 쉽다. 웬만한 근성 아니고는 보는 것도 괴롭다.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사람이 뛰는 장면만 두 시간 이상을 보게 되는데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심지어 볼거리도 풍부하고 이야기 구성이 있는 영화만 해도 상영시간이 두 시간 이상 되면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나라가 세계 마라톤계에서 상위권에 있었던 1990년대 때는 나름대로 인기있던 관전스포츠였다. 물론 복싱이나 쇼트트랙 같이 격렬하고, 빠르고, 화려한 종목에는 밀렸다.

이러한 약점 때문에 마라톤 경기 중계는 꽤나 고난도의 노하우가 요구된다. 선두그룹을 오토바이로 쫓는 파파라치 중계는 기본이고, 헬기도 띄우고 중계차도 그룹별로 나누고 캐스터와 해설자의 입담도 중요하다.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 스코어벅(마라톤에서는 주로 등위와 남은 킬로수가 들어간다) CG와 최근에는 VR, AR을 통한 데이터 그래픽까지 들어간다. 그나마 마라톤 선수들이 워낙 빠르게 뛰어가기 때문에 배경그림이 생각보다는 빨리 휙휙 바뀌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올림픽 같은 경우는 도심 주요 시설이나 관광지, 풍경 등을 감안하여, 주로를 선정하고 관중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중계 방송 자체로도 보는 재미가 있다.[2]

왜 42.195㎞인가?[편집]

42.195㎞는 야드파운드법으로 써도 26마일 385야드 = 26 7/96마일로, 미터법으로 해도 야드파운드법으로 해도 애매한 단위가 되는데 이에 대해서는 마라톤 평원에서 아테네까지의 거리가 42.195㎞라서 정해진 거리라는 낭설이 있었다. 그러나 1927년 국제육상경기연맹의 조사결과 마라톤 평원에서 아테네까지는 36.75㎞로 밝혀지면서 이 설은 폐기되었다.

1896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40㎞, 1900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40.26㎞,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에서는 40㎞, 1906년 10주년 올림픽에서는 41.86㎞,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에서는 40.2㎞, 1920년 앤트워프 올림픽에서는 42.75㎞ 등 열릴 때마다 제각각이었는데, 공식 거리가 정해지지 않아서 대충 40㎞ 초반쯤 뛰면 되겠지하는 정도였다.

마라톤에서 42.195㎞라는 거리를 최초로 채택한 대회는 1908 런던 올림픽이다. 원래는 윈저 성에서 출발하여 올림픽 스타디움까지 26마일(41.843㎞)로 결정되었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결승점을 왕족들이 관람하는 로열 박스 밑에 두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했는데, 스타디움 구조상 입구에서 로열 박스 밑으로 바로 들어가는 것에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로열 박스의 대각선 쪽으로 들어와 시계 방향으로 마지막을 뛰는 부분이 추가되어 385야드(352m)가 늘어났다.

여러 기사나 블로그 등지에서 42㎞+195m라고 나온다든지, 원래 26마일이었던 마라톤 규격이 영국 때문에 변경되었다든지, 심지어 영국 왕실에서 뒤늦게 갑질을 했다는 식의 잘못된 내용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게 알려진 경우가 많다. 근데 워낙 영국이 이상한 짓을 많이 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심도 하지 않았다. (근데 위의 설명에 따르면 갑질 한 것이 사실 아닌지. 로얄 박스 밑에 결승점 두도록 한 것.)

하지만 첫번째는 당시 영국은 미터법이 아니라 야드파운드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말도 안되는 내용이고, 위에도 설명했다시피 마라톤은 당시만 해도 애초에 정해진 거리가 없었다. 그리고 위의 요구는 처음 코스를 정할 때부터 요구했던 것이지, 뒤늦게 갑질로 변경 된 것이 아니다.

1908 런던 올림픽 마라톤이 표준이 된 것은, 당시 마라톤 경기의 인상이 워낙 강렬했던 것이 원인인데, 1908 런던 올림픽 도란도 실격 사건 항목에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해당 사건은 곧 마라톤 흥행으로 이어졌으며, 심지어 도란도 피에트리를 비롯한 선수들은 일부러 런던 올림픽 코스와 동일한 길이로 코스를 설정해서 리매치를 벌이기도 했다. 이 같은 26마일 385야드 코스 경기의 흥행에 힘입어, 1921년 IAAF는 26마일 385야드(= 42.195㎞)를 마라톤 코스 공식 길이로 확정한다. 이는 1924 파리 올림픽에도 이어져, 1924년 이후 올림픽에서는 공식적으로 42.195㎞를 달리게 되었다.

1천분의 1, 즉 42m 이내의 오차는 허용된다. 그러나 규정 거리보다 긴 경우에 한하고 절대 짧아서는 안 되는데, 42m를 초과하거나 단 1㎜라도 부족하다면 올바른 코스로 인정되지 않고 기록 또한 무효가 되어 버린다. 이 42.195㎞를 칼같이 측정하는 것도 사실 꽤 곤란한 작업인데, GPS는 오차범위가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전문 측량원 3명이 자전거로 달린 다음 이들의 결과를 비교하여 일관성 있는 거리로 확정하게 된다.[2]

규칙[편집]

보통 규칙은 다음과 같다.

  • 지정된 장소와 경로로만 달리며
  • 참가자는 전문의가 발급한 건강진단서를 제출하여야 하고
  • 음식물은 주최 측이 준비하되, 코스 출발점에서부터 11㎞ 지점에 준비하고, 5㎞마다 두도록 되어 있다. 선수는 자기가 희망하는 음식물을 신청하여 허락을 받으면 지정된 식음대에서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반칙은 다음과 같다.

  • 주자를 고의적으로 방해하는 행위
  • 도구를 이용해 편법으로 뛰는 행위
  • 마라톤을 뛰기 전에 금지된 약물 복용(도핑) 행위
  • 경기 중 의사나 타인으로부터 응급조치를 받는 행위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먼저 경기 포기 의사를 명백히 밝히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은 채 치료 받으면 실격이 된다.)
  • 심각한 신체 이상 증상을 보이는 행위
  • 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행위
  • 동반자와 함께 달려 공기저항을 줄이는 행위
  • 자신의 그룹을 벗어나 앞 그룹에서 출발하는 행위, 메이저급 마라톤 대회 풀코스는 오버페이스 및 사고 예방 그리고 엘리트부 선수들의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해서 해당 접수자의 그 이전 대회 풀코스 완주 최고기록에 맞추어 출발 그룹을 정해주기 때문이다. 풀코스 완주 경험이 없다면 보통 맨 마지막 그룹에서 출발하게 되고 욕심을 부려 지정된 그룹보다 앞선 그룹에서 출발하면 기록 집계에서 누락되는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 대회에 따라서 규정이 다르지만 정해진 그룹보다 늦게 출발하는 경우는 페널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출발 이후 경기중에 자신의 능력으로 앞그룹 선수들을 추월해 달리는 것은 문제가 되지않는다.
  •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행위. 좀 생뚱맞은 규정이지만 의외로 대회마다 가끔씩 나오는 실격사유. 도심지를 달리기 때문에 가능한 반칙이며, 악질중의 악질인데다 마라톤을 하는 이유가 아예 없어지기 때문에 적발 즉시 주위 사람들과 관중들에게 한소리 듣는다. 이건 걸리면 다음 대회도 못나갈 수 있다.

실격에 관한 가장 유명한 사건은 '도란도의 비극'이라 불리는 그 주인공은 바로 1908 런던 올림픽에 출천한 이탈리아 선수 도란도 피에트리(1885 ~ 1942)이다. 피에트리는 결승선 50m 앞까지 여유롭게 선두로 질주했으나, 긴장이 풀려서인지 점점 휘청거리더니 결승선을 불과 10여m 앞두고 쓰러졌다.

잠시 뒤에 2시간 55분 18초로 2등으로 들어온 미국선수인 존 헤이즈(1886 ~ 1965) 측에서 격렬히 항의해 피에트리는 결국 실격처리되었다. 기절해 있다가 병원에서 깨어난 피에트리는 '나는 다른 사람의 도움 따위는 원하지 않았다.'면서 반발했지만 규정은 규정이라 번복은 없었다. 하지만 피에트리를 돕지 않았어도 어차피 졌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데 기절했다가 깨어날 시간을 고려하면 10위에도 못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쓰러지기 직전에도 피에트리는 400m를 무려 10분에 걸쳐서 뛸 정도였다. 남아공 출신의 찰스 헤퍼론(1878 ~ 1932)은 3등으로 경기를 마쳤으나 피에트리의 실격으로 은메달을 받았다. 이 사람도 꽤 황당한 일화가 있다. 하프 코스까지는 선두로 잘 달렸는데 관객이 준 샴페인 한 잔을 받아마셨다 위경련이 일어나 페이스를 잃고 3등으로 밀려났다. 그런데 피에트리의 실격으로 2위로 올라가면서 남아공 최초의 마라톤 은메달을 선사했다.

도란도를 부축한 사람들은 '가만 놔둬도 질 선수를 실격패로 만든 건 부끄러운 짓'이라고 언론에서 호되게 씹혔으며 도란도 지인들에게 "당신이 그렇게 돕는 건 그 선수에게 굴욕을 주는 거요!"라고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영국 왕인 에드워드 7세는 피에트리에게 특별 황금컵을 수여했으며 미국 작곡가 어빙 벌린(1888 ~ 1989)은 '도란도'라는 음악을 작곡하여 헌사했다. 그리고 1909년에 미국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나간 피에트리는 헤이즈를 24초 차이로 제치고 우승하며 설욕했다. 허나 안타깝게도 피에트리는 이후 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 했고, 1988 서울 올림픽에서 젤린도 보르딘이 금메달을 차지할 때까지 이탈리아는 마라톤에서 메달을 딴 일이 전무했다. 그 후 이탈리아는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스테파노 발디니'가 금메달을 땄는데, 이 대회에서 관중 난입 사건이 일어나 선두를 달리던 브라질의 '반데를레이 리마'가 피해를 보는 바람에 약간은 빛이 바랬다.

달리다가 배가 아파서 경기를 중단하고 택시를 타고 경기장으로 돌아갔는데, 경기장에 도착하고 보니 배가 안 아파서 근처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적당한 틈에 1등인 척 들어갔다가 나중에 걸려서 실격된 선수도 있었다고 한다.[2]

기록[편집]

참고로 마라톤은 '세계 최고 기록'이라는 개념이 없다. 대회마다 경기장 구성이 너무도 크게 차이나서 기록경쟁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마라톤 거리를 아주 정확하게 측정했더라도 실제 경기에서는 고도, 고도 편차, 기울기, 굴곡, 날씨, 지면 상태, 바람 등 세계 각지의 기록을 서로 비교하기에는 기록에 영향을 끼치는 제어 불가능한 요소가 너무 많다. 세계 최고 기록이 있는 육상 경기들도 경기 중 뒷바람이 평균 초속 2m 이상이면 올림픽 경기장에서 뛰더라도 비공인 기록이 된다. 그래서 마라톤은 신기록을 수립했더라도 연맹의 공인을 받은 '세계 신기록' 으로 표현한다. 다만 그 명예는 일반적인 세계 최고 기록과 동급으로 대접받는다.

여자 마라톤 기록은, 여자 단독 출전인 대회와 남녀가 같이 뛰는 대회를 구분한다. 남녀가 같이 뛰는 대회는 남자가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해서, 여자 선수가 기록 작성하기가 훨씬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2]

세계 기록[편집]

  • 남자 기록
  • 시간: 2시간 0분 35초
  • 선수: 켈빈 킵툼 케냐
  • 달성 대회: 2023. 10. 08. 2023 시카고 마라톤
  • 여자 기록
  • 시간: 2시간 09분 56초
  • 선수: 루스 체픈게티 케냐
  • 달성 대회: 2024. 10. 13. 2024 시카고 마라톤[2]

한국 기록[편집]

  • 남자 기록
  • 시간: 2시간 07분 20초
  • 선수: 이봉주
  • 달성 대회: 2000. 02. 13. 제21회 도쿄 국제 마라톤
  • 여자 기록
  • 시간: 2시간 25분 41초
  • 선수: 김도연
  • 달성 대회: 2018. 3. 18. 2018 동아일보 서울국제마라톤[2]

기타 기록[편집]

비공인 세계 기록[편집]

  • 남자 기록
  • 시간: 1시간 59분 40초
  • 선수: 엘리우드 킵초게 (케냐)
  • 달성 대회: 2019. 10. 12. INEOS 1:59 챌린지

2시간의 벽 돌파라는 마라톤의 오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가능한 모든 조건을 갖춘 상태에서 세계랭킹 1위인 킵초게가 초빙되어 오스트리아에서 치러진 이벤트 대회였다. 장소가 오스트리아로 결정된 것은 전 세계에서 기후예측이 가장 쉬운 곳이었기 때문으로 마라톤에 가장 적합한 환경인 섭씨 10도, 습도 80%가 되었을 때 경기 기록 측정을 시작하였다.

정식으로 달린 건 킵초게 1명 뿐이며, 그 이외에는 기록 달성을 위한 페이스메이커만 41명이 동원되었다. 초반부터 킵초게 앞에 5명이 V 자 대형을 구성하여 바람을 막아 주고, 뒤쪽에도 2명을 배치하는 구조로 진행되었다. 페이스메이커는 매 4km 마다 교체되어 페이스메이커에 의한 기록 감소도 피했다.

최적의 상황에서 킵초게는 '1시간 59분 40초'를 달성하며 2시간의 벽을 깨뜨렸다. 이는 100 미터당 평균 17초01의 속도로 2시간 내내 달려야 가능한 기록이다. 다만, 인위적으로 페이스메이커가 동원되었기 때문에 공인 기록으로는 인정되지 않았다. 당시에 신은 나이키 알파플라이는 설계도 사진이 떠돌면서 에어줌 팟이 2겹이고 카본 플레이트가 3장이라는 낭설이 떠돌았지만, 나이키 관계자의 인터뷰에 따르면 당시 킵초게가 신은 알파플라이는 시중 판매제품과 똑같았다고 확인했으며, 당시 영상을 봐도 낭설로 퍼져있던 설계도처럼 에어줌 팟이 2겹이 아니고 1겹인걸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이보다 이전인 2017년 5월에도 나이키에서 후원하는 '브레이킹2' 라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이때는 2시간 0분 25초로 2시간 돌파는 실패했었다. 이때의 실패를 바탕으로 연구하고 2년후에 재도전하여 성공한 것이다.

그럼 정식 경기에서 언제 2시간 벽을 깰 것인가? 이야기가 나오다가 2023년 10월 8일 열린 시카고 마라톤에서 겨우 23살인 켈빈 킵툼이 2시간 0분 35초 기록으로 2시간 1분 벽을 깨고 세계 기록을 갱신하며 우승하면서 2시간을 드디어 깰 선수가 나왔다고 기대를 모았었다. 하지만, 켈빈 킵툼은 이 기록을 달성한지 얼마 안 된 2024년 2월 11일에 교통사고로 겨우 24살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다. 세계육상연맹이 이 시카고 마라톤 대회를 여러가지 엄밀하게 조사하여 킵툼의 2시간 35초를 세계 기록으로 인정한지 겨우 며칠 만에 벌어진 참사였다.[2]

세계에서 가장 오래 걸린 마라톤 완주기록?[편집]

1912 스톡홀름 올림픽 마라톤에 참가한 당시 일본에서 참가한 2명의 선수 중 한 명이었던 카나쿠리 시조(金栗四三)는 경기 중에 일사병으로 쓰러져 26.7㎞ 지점에서 경기를 중단하고 인근 농가에서 치료를 받았다. 공식적으로 치료받지 않고 경기 중간에 사라진 데다 완주하지 못했다는 창피함이 밀려와 그는 일본으로 귀국해버렸고, 실격이 아닌 실종으로 처리되었다.

당시 날씨가 섭씨 40도에 육박할 만큼 엄청난 무더위 속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총 68명의 선수 중 절반인 34명이 중간에 기권하였으며 포르투갈 선수인 프란시스쿠 라자루가 고온과 탈수로 인해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경기 중에 죽는 사태까지 벌어졌을 정도로 쪽팔린 것을 넘어 기권한다고 해도 그 누구도 자책하지 못했을 정도로 마라톤하기에는 정말 좋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54년이 지난 1967년, 스톡홀름 올림픽 개최 5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식전을 개최하다가 카나쿠리 시조가 '경기 도중에 실종으로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기록이 발견됐다. 그래서, 스톡홀름 올림픽 위원회는 카나쿠리 시조를 기념식전으로 골인을 시키기로 하여, "그때 못 뛴거 마저 뛰셔야죠?" 라면서 직접 초대를 했고 경기장 내에 준비된 골 테이프를 잘랐다.

이로써 카나쿠리 시조는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었고, 54년 8개월 6일 8시간 32분 20.3초의 시간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 걸린 마라톤 완주 기록' 을 남기면서 파란만장한 마라톤 경주를 완주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의 나이는 이미 백발이 성성한 75세가 되어 있었다. 상징적인 조치였던데다, 카나구리가 고령임을 감안해 중도에 그만둔 곳부터 출발하진 않고, 그냥 완주시의 골인 장면처럼 운동장을 한 바퀴 돌아서 골인 테이프를 끊는 것으로 대체했다.

골인하는 순간, 경기장에는 "일본의 카나구리 시조 선수가 지금 골인했습니다. 기록은 55년... 이것으로 제5회 스톡홀름 대회의 전 일정이 마무리되었습니다."라는 아나운서 멘트가 흘렀다. 카나구리 씨는 골인 후 인터뷰에서 "참으로 긴 코스였습니다. 그 사이에 손자가 다섯이나 생겼을 정도로요."라며 유머러스하게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세계 마라톤 역사상 전무후무한 가장 오래 걸린 완주 기록은 이렇게 만들어지게 되었다.

카나쿠리 시조는 일본 마라톤계의 대부라고 불리며, 오늘날 세계적인 수준에 이른 일본 마라톤 기술의 기초를 닦아놓은 인물로도 유명하다. 또한, 1920년부터 시행한 일본의 신년 최대 스포츠행사 '하코네역전마라톤'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1983년 11월 13일 구마모토현 타마나시에서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지만, 오늘날에도 일본인들은 여전히 그를 기억하고 추모한다. 그의 인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오사카 주오구 도톤보리에 있는 일본 최대 크기의 제과회사인 글리코의 광고판인데, 1935년부터 지금도 한 번도 교체되지 않고 광고모델로 쓰인다. 그는 말년에 고향 구마모토현에서 여생을 보냈는데, 구마모토현민종합운동장의 애칭인 'KK 윙'은 그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 걸린 마라톤 완주기록'을 남겼던 마라토너 카나쿠리 시조의 실제 이야기가 2019년 1월부터 NHK 대하드라마 시리즈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제목은 이다텐 ~ 도쿄 올림픽 이야기 ~ 로, 1964 도쿄 올림픽을 배경으로 한다. 주연으로는 아야세 하루카, 나카무라 칸쿠로, 아베 사다오가 나왔다.

물론 당연히 공식 기록으로는 DNF로 처리되어 있다.[2]

동아프리카의 마라톤[편집]

동아프리카 지역에 위치한 케냐, 에티오피아가 확실하게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우간다, 탄자니아, 에리트레아 등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우수한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유명한 선수로는 에티오피아의 아베베 비킬라(1932 ~ 1973), 타미라트 톨라(1991~ )나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1984~ )와 현재(2024년 기준) 세계 기록 보유자 켈빈 킵툼(1999 ~ 2024), 우간다의 스티븐 키프로티치(1989~ ) 등이 있다.

아베베 비킬라는 1960 로마 올림픽에선 맨발로 뛰어서 아프리카 흑인 최초의 올림픽 마라톤 우승을 이끌어 내었고, 1964 도쿄 올림픽에선 맹장수술을 받은 지 6주만에 곧바로 참가하여 우승했다. 이 당시 올림픽 진행요원들이 아베베의 우승을 예상하지 못해서, 미리 에티오피아 국가를 준비해두지 않았다. 결국 시상식에서 기미가요가 연주되는 촌극이 빚어졌고, 당연히 에티오피아 선수들은 격분하여 따졌다. 심지어는 일본 언론에서도 세계적 망신이라고 비판했다. 뭐 맹장수술 받은 사람이 바로 참가해서 우승한 게 이상하긴 하지만 말이다.

에베베는 단 3명 뿐인 올림픽 마라톤 2연속 우승자 중 1명이기도 하다. 다른 1명은 1976, 1980년 올림픽에서 연속 우승한 구 동독의 발데마르 치에르핀스키. 다만, 1980년 올림픽이 서방 세계의 집단 보이콧이 일어난 대회라서 잘 알아주지 않는 비운이 있다. 또 다른 1명은 2016, 2020 올림픽에서 연속 우승한 엘리우드 킵초게다.

2020년대 현재, 마라톤 최강국은 동아프리카에 위치한 케냐, 에티오피아이며, 우간다가 이들을 위협하는 형국이다.

케냐만 해도 보스턴 마라톤, 런던 마라톤, 로테르담 마라톤 같은 세계적인 마라톤 대회를 10회 연속 우승할 정도로 마라톤 먼치킨들이 넘쳐난다. 2012년까지 2시간 4분대를 기록한 마라토너 6명이 케냐 선수일 지경이다.

이에 맞서는 에티오피아는 수에선 케냐에 밀리지만 2008년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가 2시간3분 59초로 2시간 4분대의 기록을 깸과 동시에 세계최고기록을 세우며 마라톤 강국의 면모를 보여줬으나 2011년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케냐의 패트릭 마카우가 2시간 3분 38초로 우승하며 세계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2013년 9월 또 다시 그 베를린 마라톤에서 역시 케냐선수인에티오피아는 콩라인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윌슨 킵상 키프로티치가 2시간 3분 23초의 기록으로 완주하면서 세계최고기록을 또 다시 갈아치웠다. 2014년 9월 또 다시 그 베를린 마라톤에서 역시 케냐선수인 데니스 키메토가 2시간 2분 57초의 기록으로 2시간 3분대 벽을 깨면서 세계최고기록을 또 다시 갈아치웠다.

하지만 2016년 2월에 케냐 선수들은 너도나도 약빨(도핑)로 뛴다는 사실이 폭로되어서 케냐의 마라톤 위상도 위협받고 있다. 한 케냐 선수가 말하길 모두가 약빨이기 때문에 본인도 약의 힘이 없으면 경쟁을 할 수가 없어서 약을 한다고 얘기했다.

다만 올림픽에선, 먼치킨급인 케냐, 에티오피아 선수들이 우승한 경우는 의외로 적은데 케냐의 경우 2008년 새뮤얼 완지루가 유일한 올림픽 우승자였었다. 그런데 그것도 옛날이고, 동아프리카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발굴되면서, 이제는 올림픽이고 세계육상선수권대회고, 메이저 마라톤 대회고 뭐고 그냥 다 케냐, 에티오피아, 우간다 선수들이 우승하고 있다.

올림픽의 경우는 일단 시기가 한여름이고 올림픽 개최지의 지형과 관광 명소를 달리는 코스라 고저차가 심하기도 하고 코스가 복잡하기까지 하다. 즉 한마디로 올림픽 마라톤은 기록이 나쁘게 나올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올림픽 마라톤은 페이스 메이커가 허용되지 않고, 눈치싸움이 심한데 동아프리카 선수들은 빠른 속도로 달리지 않고 다른 선수들과 느린 페이스로 지구전에 들어가게 되면 후반부에 지구력이 강한 유럽이나 아시아선수들에게 말려들고 만다. 케냐가 우승한 2008 베이징 올림픽만 봐도 케냐 선수들이 작정하고 30도의 폭염속에서 초반 10km를 세계기록 페이스로 달리는 살인적인 레이스를 펼쳐서 아예 유럽이나 아시아 선수들은 따라올 엄두도 못내게 만들었다. 한국대표팀도 5km지점에서 추격을 포기할 정도였다.

새뮤얼 완지루는 2시간 6분 32초라는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죽기살기로 따라갔던 상위권 선수들이 "미친 경주였다"고 표현할 정도로 살인적인 레이스였고 동아프리카 선수들에게 "스피드"로 승부해야만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그러다가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엘리우드 킵초게가 2시간 8분 44초로 우승하면서 케냐 선수로 8년만에 2번째 금메달을 받았다. 킵초게는 결승선을 앞두고 손가락을 치켜올리며 여유있게 우승했는데 그는 이번 대회에 앞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혀왔다.

앞서 킵초게는 2016년 4월 열린 런던 마라톤에서 2시간 3분 5초로 결승선을 통과해 런던 대회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는 마라톤 이전에 장거리 육상 선수로 활약하여 2003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5,000m에서 우승하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 5,000m에서 동메달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5,0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다가 2013년 마라톤으로 종목을 바꿨다. 이후 2014년 미국 시카고 국제 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 4분 11초로 우승하면서 종목 변경에 성공했다.

그리고 비공식 대회인 INEOS 1:59챌린지에서 2시간 벽을 깼다. 다만 대회 자체 목적이 2시간의 벽을 깰 수 있는가 시험해본 것에 가깝고 마라톤 룰을 안 지킨 이벤트 행사다. 페이스 메이커 7명에다 레이저 포인트로 속도 조절을 도왔으며 엘리우드 킵초게가 신은 마라톤화도 특별히 만들어서 앞으로 마라톤 대회에선 이런 제품은 금지되었기에 큰 의미는 없지만, 공식대회에서 깰 가능성이 생겼다는 데 의의를 두는 편이다.

뿐만 아니라 케냐는 여자 마라톤에서도 제미마 숨공이 2시간 24분 4초로 2016 리우 올림픽 여자 마라톤에서 우승하면서 역대 남녀 마라톤 올림픽 동반우승 첫 금자탑을 세웠다. 참고로 남자 마라톤에선 킵초게에 이어 페이사 릴레사(26 ㆍ 에티오피아)가 2위를 기록했고 게일런 루프(30 ㆍ 미국)이 3위로 동메달. 여자 마라톤에서는 숨공에 이어 바레인 국적 유니스 젭키루이 키르와가 은메달, 에티오피아의 메어 디바바가 동메달을 받았다.

그리고, 2018년 9월 16일에 치러진 베를린 마라톤에서 2016 올림픽 남자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엘리우드 킵초게가 무려 2시간 1분 39초로 역대 마라톤 최고기록을 새롭게 기록했다. 4년만에 종전 기록에서 1분 18초나 더 빨랐다. 그리고, 다시 4년 뒤인 2022년 9월 25일에 치러진 베를린 마라톤에서 킵초게는 2시간 1분 9초로 자신이 세운 세계 기록을 30초 더 갱신하며 우승했다.

리우 올림픽에서 논란이 된게 에티오피아 국적인 페이사 릴레사였다. 2위로 은메달을 받은 그는 리우올림픽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또 리우올림픽 폐회식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두 팔로 머리 위에 X자를 그렸다.

이는 에티오피아 오로미아 지역에서 반정부 시위에 나선 주민 1천 명 이상이 경찰의 강경 진압에 죽거나 투옥된 데 대한 저항이라고 릴레사는 밝혔다. 릴레사는"나는 이제 에티오피아로 가면 죽거나 감옥에 갇힌다"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논란이 커지자 릴레사를 영웅으로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릴레사는 귀국하지 않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릴레사의 에이전트는 AFP에 "릴레사가 에티오피아로 돌아가면 좋을 게 없다고 조언하는 사람이 많다"며 "릴레사가 에티오피아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IOC는 올림픽에 정치적인 언급을 하면 메달 박탈등 징계를 내리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 경우는 여론을 인식해서인지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에티오피아와 케냐가 이렇게 목숨 걸듯이 마라톤에 매달리는 이유는 바로 출세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Teufelskoche'라는 책자(한국어 번역판 제목 <날 것의 인생 매혹의 요리사>)에서 야레드 하일레실라시에라는 에티오피아 마라톤 선수가 나와 이야기하길, 독일 베를린 마라톤 나와 여럿 도전 중이라고 하며 이름있는 마라톤 대회 우승하면 수십 억이나 넘는 온갖 돈이 굴러오며 올림픽 메달이나 세계 기록도 그 이상으로 대우받는 거였다. 이름이 떨어지는 대회조차 우승하여 빈민가에서 탈출하여 제법 좋은 집을 사고 돈도 벌던 선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신도 중상위 정도임에도 마라톤에서 성적이나 미래성이 좋다고 독일에서 훈련받고 돈도 받는다고 했다.

마라톤 성적은 갈수록 엉망인 한국만 해도 마라톤 대회를 여럿 개최하는데 대구 마라톤은 2025년 대회부터 우승상금을 16만 달러로 올려 15만 달러인 보스턴 마라톤 대회보다 많은 상금을 걸게 되었다. 이전 우승상금도 10만 달러이기에 아프리카에서 큰 돈이었다. 덕분에 2009년 1회 대회 남자부를 우승한 지영준을 빼면 대구 마라톤도 2010 ~ 2024년까지 남녀 모두 케냐와 에티오피아가 우승을 거의 번갈아 우승했고 2022년 에리트레아 국적 나즈렛 웰두가 여자 마라톤을 우승한 게 다른 나라 선수 우승기록이다.

2023 부다페스트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우간다의 빅터 키플란갓이 우승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에티오피아의 타미라트 톨라가 우승했다.[2]

장비[편집]

의복은 손발 움직임에 방해가 되지 않는 핫팬츠와 민소매를 입으며, 팬츠는 2중 구조로 되어 있어 속옷 기능을 겸한다. 옷은 헐렁하지만 움직임에는 방해되지 않는다.

남성은 풀코스를 뛸 경우에는 니플패치를 꼭 부착할 것을 권고하는데 상의가 유두에 쓸리면서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재질이 좋은 옷을 입으면 되지 않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당장 구글에 "마라톤 출혈"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뜨는 이미지가 젖꼭지 부위에 출혈을 일으킨 마라토너 사진들이다. 하프나 10㎞ 대에서는 옵션이다. 다만 이는 체형에 달린 문제로 남자라고 해도 유독 유두가 돌출돼 있다거나 하면 단 몇키로를 뛰더라도 붙이는 걸 권한다.

여성은 스포츠 브라를 착용하기 때문에 그럴 일이 거의 없다.

그리고 남녀 공히 레깅스(혹은 속바지라 불리는 것)를 착용하는 것도 좋다. 양쪽 허벅지 안쪽이 만나는 사타구니 부위가 쓸려서 엄청난 고통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신발은 기록이 좋은 선수일수록 가벼운 것을 착용하는 편이며 세계적인 마라토너들이 착용하는 수제화는 한 쪽당 백 그램대 초반에 불과했다. 참고로 일반적인 남성 쿠션화는 삼백그램 중반대다. 그만큼 쿠션이 부족하므로 근력이 없는 초보자는 이런 것을 신고 뛴다면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요즘은 대세가 바뀌어서 레이싱화도 엄청난 양의 폼과 카본플레이트를 넣는 추세라서 엘리우드 킵초게 신발로 유명한 나이키 베이퍼플라이 시리즈와 알파플라이 시리즈는 이백 그램대 중후반 정도의 무게이다.

2010년대 초반까지 보편적인 브랜드는 아식스였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새로운 기술력을 앞세운 나이키, 아디다스가 강세를 보였다.

2019년 들어서는 약간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데 위에서 언급된 킵초게를 초빙해서 2시간의 벽을 깰 때 나이키가 킵초게에게 신겼던 마라톤화는 기존과는 정반대로 복합소재 쿠션을 왕창 쌓고 탄소섬유 보강판까지 넣어서 무게가 한쪽 당 이백그램 가까이 나가는 물건이었고, 그동안 얇고 가벼운 신발을 선호하던 보수적인 마라토너들에게도 유행을 주어 대세가 되었다.

기술 선도하고 디자인까지 이쁜 나이키가 러닝화 시장을 장악하는 듯 했지만, "대회용" 레이싱화 말고는 별다른 발전을 보여주지 못하는 사이, 타러닝화 브랜드들이 기술력을 따라 잡으며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주요 대회들마다 순위권의 선수들의 러닝화를 보는 것도 한 재미. 나이키 아디다스 일변도 였던것과 달리, 2023년부터는 아식스, 푸마, 써코니, 브룩스, 언더아머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순위권에서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다.[2]

사건 및 사고[편집]

  • 1908 런던 올림픽에서는 심판들이 탈진한 선수를 부축해가며 1위로 골인시키는 희대의 사건이 벌어졌다. 이탈리아 출신의 피에트리 도란도(1885 ~ 1942)가 그 주인공이다. 이 경기는 종래 40㎞ 코스로 진행되던 마라톤이 출발점이 윈저 성으로 바뀌면서 2.195㎞ 늘어나 42.195㎞로 진행한 최초의 마라톤 대회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 오차 때문에 페이스 조절을 잘못하기라도 한 건지 선두로 달리던 그는 스타디움에 들어오자 완전히 탈진해 쓰러져버렸고, 그 직전에도 400m를 무려 10분에 걸쳐서 뛸 정도였으니 2위에게 뒤쳐지는 건 기정사실로 보였다. 그런데 그걸 본 심판진들이 몰려나와 도란도를 부축해 결승선까지 끌고 갔다. 훗날 이 일로 비난을 받자 그들은 인도적인 감정에서 저지른 일이었다고 강변했다. 결국 당연하게도 도란도는 실격당했고, 도란도는 울먹이면서 왜 자기를 실격하게 만들었냐며 울분을 토해냈다고 한다.
여담으로 이때 마라톤 심판위원 중에 셜록 홈즈의 작가로 유명한 아서 코난 도일이 있었는데, 당시 신문기사에 실린 사진에서 그와 비슷하게 생긴 또다른 심판이 도란도를 부축하는 모습이 찍힌 걸 본 사람들이 그 심판을 코난 도일로 오해해서 비난했다. 코난 도일 역시 자기가 직접 도란도를 부축하지는 않았지만, 심판진의 한 사람으로서 도란도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졌기에 비난을 받아들이고 도란도를 위한 모금 행사를 주도하였다. 개최국인 영국에서도 미안한 감정이 있어서인지 영국 인 에드워드 7세가 특별 황금컵을 수여했으며, 미국 작곡가 어빙 벌린(1888 ~ 1989)은 도란도야말로 승리자라면서 도란도라는 음악을 작곡하여 바치기도 했다. 그리고 1909년에 미국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나간 도란도는 헤이즈를 24초 차이로 제치고 우승하며 설욕했다.
  •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단독 1위로 달리던 브라질의 반데를레이 리마 선수를 갑작스레 튀어나온 웬 종말론자가 밀치면서 관객석으로 끌고가는 사건이 벌어졌다. 범인은 아일랜드 출신의 종말론 신봉자 코넬리우스 호런으로, 심판의 날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계획적으로 벌인 사건이었다고 하며, 이미 그 전에도 잉글랜드 그랑프리 자동차 경주를 방해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결국 이 정신병자의 만행으로 리마 선수는 10초 정도 옥신각신한 끝에 다시 코스로 복귀하기는 했지만, 이미 잃어버린 페이스는 되돌릴 수 없었고 결국 38 ~ 39㎞ 지점에서 이탈리아의 스테파노 발디니 선수와 미국의 메브라톰 케플레지기 선수에게 추월당하며 3위로 골인하고야 말았다. 하지만 리마 선수는 그럼에도 범인을 탓하지 않고 '사고가 없었다면 내가 우승했을지는 알 수 없다. 나는 3위 이내 입상을 목표로 했고, 영광스러운 동메달을 땄다.'라며 대인배 인증을 했다. 선수와는 별개로 브라질 측에서는 IOC에 금메달 공동 수여를 해달라며 항의를 했으나 묵살당했다. 하지만 IOC 측에서도 경기장 관리를 제대로 못한 게 켕기기는 했는지 페어플레이를 한 선수에게 주는 쿠베르탱 메달을 줬다. 물론 브라질 선수단은 이걸로 만족 못하고 CAS(스포츠중재재판소)에 재소해서라도 금메달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리마는 12년 후 자국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성화 최종 점화자로 선정되어 성화대에 불을 지폈다.
  • 2008년 스웨덴의 미카엘 에크발이란 선수는 하프 마라톤에 출전해서 달리는 도중 설사를 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누가 봐도 경기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온 몸에 변을 묻힌 채 완주했다. 언론 인터뷰에서 왜 경기를 포기하고 씻으러 가지 않았냐는 질문에 '한 번 멈추면 그 다음에도 또 멈추게 된다'라며 완주 정신의 중요함을 말했다. 이 정신이 보답을 받았는지 해당 경기에서도 전체 4만명 중 21위라는 좋은성적을 거뒀고, 그 뒤엔 하프 마라톤 스웨덴 신기록을 세웠다. 이 이야기야 매우 극단적인 사례이지만, 실제로 마라톤 선수들은 위장 장애의 발병율이 높아서 복통과 설사의 위험이 많은 편이다. 계속해서 격렬하게 달리기를 하다 보니 소화 기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탈이 난 것이었다.
  •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체첸 계열의 차르나예프 형제로 이슬람 근본주의에 빠진 것이 범행 동기로 보인다. 보다 많은 피해자를 만들기 위해서였는지 우승자가 결승점을 지난 때가 아니라, 그로부터 2시간쯤 뒤에 결승점 부근에서 폭발이 2회 연달아 약 12초 간격을 두고 발생했다. 이로 인해 3명의 사망자와 183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였다.
  • 2018년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여자 마라톤에서는 주최 측에서 자원봉사자에게 1위로 들어오는 자국의 허인리 선수에게 오성홍기를 걸쳐주게끔 시켰음이 드러나며 이슈가 되었다. 사실 1위로 골인한 선수에게 국가 홍보 목적으로 국기 등을 씌워주는 것은 꽤 흔한 일이기는 하지만, 이 사건의 문제점은 골인한 뒤가 아니라 선수가 한참 달리는 도중에 관객석에서 뛰쳐나와서 그걸 건네주려고 들었다는 것이다. 거기에 단독 1위로 달리고 있던 것도 아니고, 바로 옆에 있는 에티오피아 선수랑 치열하게 앞을 다투면서 달리는 중이었다. 당연히 골인 지점을 앞두고 기진맥진한 상황에서 난데없는 난입객을 마주한 허인리 선수는 그걸 거절하며 계속 달려갔으나, 이어서 두 번째 난입자가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아예 진로에서 오성홍기를 펼치며 막아섰고, 결국 허인리 선수는 마지못해 그걸 잡아들고 뛰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진맥진한데다 비까지 오는 상황에서 손에 두툼한 국기를 들고 뛰는 건 역시 부담스러웠는지 결국 몇 초 뒤에 도로 땅에다가 내동댕이치고 달렸다. 하지만 결국 잃어버린 페이스는 어쩔 수 없었는지 결국 에티오피아 선수에게 1위를 뺏기면서 2위로 골인하고 만다.
처음에는 몇몇 몰상식한 자원봉사자들의 만행이라고 여겨졌으나 이내 대회 주최 측에서 시킨 것이 드러나면서 네티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욱 가관인 것은 중국 측에서는 거꾸로 언론플레이를 펼치며 허인리 선수가 국기를 모욕했다고 비난하였다. 심지어 개중에는 '네가 1위하는 게 국기를 존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거냐'며 욕하는 이야기까지 있었기에 세계인들의 눈을 의심케 했다.
  •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프랑스 선수인 모하드 암도우니가 선수들을 위해 세워놓았던 테이블 위의 물병들을 팔을 뻗은 채로 그대로 모조리 쓰러뜨리고는 마지막 열에 있던 것만 혼자 집어가서 달려가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뒤따라오는 선수들을 향한 고의적인 방해 행위인지 아니면 단순한 실수인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사실, 고의적인 방해가 아닌 실수로 물병을 쓰러뜨렸다고 하더라도 프로페셔널한 마라톤 선수가 스포츠맨쉽에 어긋나는 비매너스러운 행동을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는 없다.[2]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1. 마라톤〉, 《네이버 국어사전》
  2. 2.00 2.01 2.02 2.03 2.04 2.05 2.06 2.07 2.08 2.09 2.10 2.11 2.12 2.13 2.14 2.15 마라톤〉, 《나무위키》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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