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암
반려암(斑糲岩, gabbro)은 어두운 색을 띠는 조립질 심성암으로, 화학조성은 현무암과 동일하며, 해양 지각의 아래에서 주로 나타난다.
반려암은 사장석과 단사휘석을 주요 성분으로 하며, 황철석, 자철석, 감람석, 사방휘석, 흑운모, 각섬석 등의 부성분 광물을 포함하기 때문에 밀도가 높고 어두운 회색 혹은 검은색 계열의 색을 주로 띤다.
일반적으로 반려암에는 사장석이 가장 많이 포함되어 있지만 (약 90%가량), 석영이 함유되어 있는 경우에는 석영반려암이라고 하며 좀 더 밝은 색을 띤다. 또한 준장석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에는 준장석반려암이라고 한다. 화학 조성이 해양지각에서 산출되는 현무암과 동일하지만, 입자 크기가 1 mm이상되는 조립질인 경우가 많은데, 이는 해양지각 아래 심부 깊은 곳 (5km 이상의 깊이)에서 천천히 냉각되어 입자가 충분히 성장하였기 때문이다.
해양지각에서 거의 대부분이 분포하며, 가끔씩 대륙에서도 나타난다. 대륙에서 발견되는 반려암은 암주, 저반, 암맥 형태의 관입암으로 산출되거나 반려암을 포함하는 해양지각의 융기로 인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러한 반려암은 지각 심부에서 형성된 마그마로부터 기원하기 때문에 밀도가 높은 크롬, 니켈, 코발트, 금, 은, 백금 등의 금속 광물을 함유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어두운 색의 암석으로써 상업적으로는 블랙화강암으로 불리기도 하며, 서양에서는 주방의 조리대와 묘비의 비석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경상남도 지리산 부근에서 반려암의 대규모 노두면과 부산광역시 동래 인근에서 작은 규모의 노두면을 볼 수 있다.
개요[편집]
반려암은 화성암의 일종. 특히 심성암 중에서도 고철질인 경우로, 칼슘사장석과 보통휘석(augite)이 주광물인 경우를 말한다. 현무암과 광물조합상의 정의가 같으며, 현무암과 반려암을 나누는 기준은 조직(texture)이다. 즉, 세립질 혹은 유리질로 굳은 경우는 현무암이며, 같은 조성이지만 조립질 내지는 현정질로 굳은 심성암이 바로 반려암인 것이다.
반려암보다 입자 크기가 좀 더 치밀하지만, 현무암처럼 아예 세립질이지는 않은 경우 이를 휘록암(dolerite 혹은 diabase)이라고 구분하기도 하는데 두 암석 모두 광물 조합상의 정의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한국어로 휘록암은 "반심성암(hypabyssal)"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구분하기도 한다.
한편, 영어에서는 '반려암질 암석(gabbroic rocks)'이라는 말이 많이 사용되는데, 이 때 반려암질이라는 단어는 반려암만을 가리키는 단어가 아니다. 반려암이라는 단어보다 반려암질이라는 단어는 더 넓은 범주의 암석을 포함하며, 여기에는 노라이트(norite), 반려암질 노라이트(gabbronorite), 트록톨라이트(troctolite), 회장암(anorthosite) 등이 덧붙여진다. 이는 반려암질 암석 분류 삼각도표를 통해 그 성분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Gabbro란 이름은 이탈리아 아페닌 산맥에서 산출되는 오피올라이트 속 일련의 암석을 지칭하기 위해 1760년대에 이탈리아 투스카나 주 로시냐노마리티모 지역의 작은 마을의 이름을 따 불렀던 것이 시초이다. 한국어로 반려암은 반점(斑)이 있고, 어두운 쌀 현미(糲)처럼 어두운 색을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조성[편집]
반려암은 밀도가 높으며 어두운 회색, 때때로 녹청색을 띤다. 유색광물로 휘석과 감람석이 들어가 있으며, 무색광물은 사장석이 주요하다. 석영이나 준장석은 상대적으로 적다. 각섬석, 흑운모, 티탄철석, 울푀스피넬 등을 수 퍼센트 함유하며, 황철석, 자철석, 형석등이 부성분광물로 들어있기도 하다. 휘석은 주로 단사휘석이며, 사방휘석도 소량 존재할 수 있다. 만약 사방휘석의 양이 5%이상인 경우에는 노라이트(norite)라고 한다. 회장암과 하이퍼타이트도 반려암 군에 속한다. 이들은 고철질 광물의 함량에 따라 구분한다. 석영반려암도 알려져 있는데 이는 아마 이산화규소가 과포화된 마그마로부터 유래되었을 것이다. 에섹사이트(essexite)는 이산화규소에 불포화된 모마그마로부터 만들어진 반려암으로 준장석인 네펠린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알갱이의 크기는 크다.
사장석의 함량이 낮아지면 맨틀의 주요 구성암석인 페리도타이트가 된다.
특징[편집]
반려암은 정의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현무암질 마그마가 지하에서 굳은 경우에 만들어진다. 현무암과 마찬가지로 성분에 따라 그 조성 광물이 조금씩 달라지게 된다. 예컨대 알칼리 반려암이라면, 네펠린이나 아날카이트 같은 준장석이 함께 나오기도 한다. 규산염과포화라면 석영이 나올테지만 그렇지 않다면 감람석-반려암이 될 것이다.
반려암 역시 심성암의 일종이므로 화강암과 비슷하게 커다란 관입암체를 이루게 된다. 현무암질 마그마는 화강암질 마그마보다 점성이 낮기 때문에 보통 관입암체의 모습과 구조가 현무암질의 그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이루게 된다. 다량의 암맥군(dyke swarm)과 함께 큰 심성암체가 나타나기도 하며 고리모양의 암맥(ring dyke)도 발견된다.
그러나 반려암이 그저 화강암처럼 단조로운(homogeneous) 조직으로 일관했다면 그리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반려암 성분을 갖는 심성암체는 놀랍게도 층상 구조(layering)를 보이기 때문에 예로부터 지대한 관심을 끌어왔다. 반려암질 심성암체에서 특히 도드라지는 이 층상구조를 뭉뚱그려 보통 화성 층상구조(igneous layering)이라고 말하게 된다. 특히 Skaergaard 반려암질 심성암체가 유명한데, 바로 이 심성암체의 층상구조를 통해 쏠레아이틱 마그마의 철 부화작용에 대한 경향성이 초기 분별결정작용 순서에 의해 정립되었다.[2] 이외에도 반려암질 심성암체의 독특하고 다양한 층상 구조는 화성암이 결정화되는 과정을 기록하고 있으며, 그 구조가 신기한 경우가 많아서 아직도 많은 연구자들이 그 암상에 달라붙어 있다.
또한 반려암질 마그마는 현재보다 옛날에 더 활발했던 것으로 보이며, 선캄브리아기의 덜 분화된 지각에서의 고철질 마그마 활동을 기록하고 있어 중요한 정보를 간직하고 있다. 특히 회장암과 같은 독특한 심성암체의 형성 과정은 아직도 논쟁중이다.
분류[편집]
무색광물을 기준으로 하는 QAFP 분류 다이어그램에서 반려암은 사장석이 가장 많이 포함된 경우가 된다. 석영이 함유되어 있는 경우에는 석영반려암이라고 한다. 대신 준장석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에는 준장석반려암이라고 한다. 네펠린반려암은 터랄라이트(theralite), 아날침반려암은 테셰나이트(teschenite)라고 한다. 더 이상의 분류로 넘어가면 유색광물의 비를 통해서 분류하게 된다. 감람석 함량이 많은 경우에는 감람석반려암이나 트록토리쓰(troktolith)가 된다.
조직[편집]
반려암은 조립질로 알갱이의 크기는 1mm 이상인 경우가 많다. 알갱이 크기가 보다 작은 경우에는 돌러라이트라고 하지만, 일상적으로는 알갱이 크기에 대한 추가적인 기술이 필요한 경우 세립질반려암이라고 하기도 한다. 반려암에 따라서는 페그마타이트 수준의 극단적으로 큰 알갱이가 생길수도 있다. 휘석-사장석질의 누적암 중의 일부는 거정질 반려암인 경우가 있는데, 이때 광물들은 침상의 벽개를 가질 수도 있다.
반려암은 등립질 조직을 가는 경우가 많지만, 때에 따라서는 사장석의 오이코크리스트가 석기보다 이른 시기에 성장하여 반정질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기원[편집]
반려암은 해양지각에서 거의 대부분이 발견되고, 가끔씩 대륙에서도 발견된다. 반려암은 현무암질 마그마가 지각 심부(대체로 5km 이상의 깊에)에서 천천히 식어가면서 형성된다. 현대에는 대부분의 반려암은 중앙해령에서 상승한 맨틀물질이 천천히 결정화되면서 형성된다. 대륙에서 발견되는 반려암은 산성마그마의 분화로부터 생겨났을 수 있다. 부가체 같이 두 대륙이 충돌하면서 형성되는 석영이 풍부하고 크기가 큰 마그마 쳄버안에서도, 상대적으로 작고, 알칼리를 많이 포함하고, 석영이 없거나 거의 포함되지 않은 암석이 형성된다.
반려암은 관입한 상태에서 그대로 결정화되어 휘석과 사장석이 균질한 조직을 가지는 형태로 산출되는 경우가 있는 반면, 마그마의 결정분화작용에 중력의 영향으로 광물의 분리가 일어나면 휘석과 사장석이 마그마 안에서 가라앉아 층상의 누적암 형태로 산출되는 경우도 있다.
이용[편집]
반려암은 크롬, 니켈, 코발트, 금, 은, 백금, 황화구리를 함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안반점상 반려암은 화장석, 포장석으로 많이 쓰인다. 상업적으로는 블랙화강암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서양에서는 묘비에 많이 쓰인다. 서양식 주방의 조리대에도 사용된다.
어원[편집]
반려암의 서양 이름인 개브로는 이탈리아 투스카니 지방의 마을 이름으로부터 독일의 지질학자 크리스티안 레오폴트 폰 부흐가 명명한 것이다. 에섹사이트는 미국 메사추세츠주의 에섹스에서 따온 이름이다. 대한민국과 일본에서 쓰이는 이름인 반려암에서 반은 반점무늬를 나타내고, 려(糲)는 "현미"라는 뜻으로, 검은색 바탕에 현미와 같은 흰 반점 모양의 암석을 나타내고있다. 중국에서는 휘석과 사장석으로 된 암석이라는 뜻에서 휘장암이라고 한다.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