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직물
모직물(毛織物, wool textiles)은 면양(緬羊)에서 얻어진 양모사로 만든 직물을 말한다. 양모 이외에도 낙타털·캐시미어·모헤어·토끼털 등 동물의 털로 만든 직물 또는 이들의 털을 혼방(混紡)이나 교직(交織)한 직물을 총칭한다.
모직물은 비교적 길고 가는 양모를 써서 짠 소모직물(梳毛織物:worsted fabric)과 짧고 굵은 양모로 짠 방모직물(紡毛織物:woolen fabric)로 분류된다. 소모직물은 섬유가 나란히 배열되어 있어 표면이 비교적 매끄럽고 직물의 조직을 쉽게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직물에는 서지·모슬린·개버딘·트로피컬·포럴 등이 있다. 방모직물은 직물조직의 밀도가 작고 두꺼운 편이며 표면에 잔털이 많고 비교적 거친 태를 갖는다. 직물로는 플란넬·트위드·홈스펀·모포 등이 있다. 용도는 주로 양복감·오버코트 등 고급옷감을 비롯하여 침구·카펫 등에도 쓰인다.
양모는 면양 한 마리의 몸의 부분에 따라 품질이 다른데, 굵기·빛깔·강도·길이 등에 따라 분류되며 이에 따라 용도가 결정된다. 따라서 우선 선모(選毛)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선모된 원모에는 많은 유지분(油脂分)이 포함되어 있어, 세모(洗毛) 공정에서 비누·소다를 넣은 몇 개의 탱크를 통과시켜 지방질 및 기타 불순물을 제거하고 건조시켜 정련모를 만든다.
역사
목양은 인류의 혈거(穴居)시대에서부터 시작되었으며, 스페인에서는 2,000년 전부터 목양이 성하여 메리노(Merino)양모를 생산했다.18세기 후반 산업혁명 이후 양모공업이 발전하기 시작했고, 영국의 워스티드(Worsted)에서 모사 제조가 시작되어 이를 소모사(Wool)라 이름 붙였으며, 현재 대부분의 양모는 남반구의 온대지방에서 생산된다.
우리 나라에서는 일찍이 부여에서 여우·돼지·산고양이, 기타 짐승의 가죽을 사용하였으며, 고구려에서는 장일(鄣日)이라고 하는 모직물을 제직한 사실도 있었다. 일본의 『일본서기 日本書紀』 스이코왕(推古王) 7년조에 백제에서 낙타 한 필과 양 2두(頭)를 보낸 기록이 있으며, 『일본기략 日本紀略』에도 신라인 이장행(李長行) 등이 백양(白羊)과 산양을 일본에 가져간 기록이 있어 일찍이 백제와 신라에서 양과 산양을 사육하고 있었음이 나타난다.
전은 신라 복식금제의 차기(車騎)의 오두품(五頭品) 욕자(褥子)의 허용포로서 전약포(氈若布)가 있었다. 전(氊)은 전(氈)과 같은 것으로 보는데 조선시대의 『상방정례 尙方定例』에 홍전·양모전·남전·흑전으로 기록되어 전해지고 있다. 전은 양모의 축융포(縮絨布)로 추정된다.
구유는 『삼국유사』에 신라에서 제조된 기록이 있는데 오색구유였다. 구유는 오늘날의 카페트·러그에 해당되는 것인데, 오색이었던 점에서 아주 화려한 것이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탑등은 구유와 같은 것으로 보는데, 이것은 긴메이왕(欽明王) 때 일본에 보내진 것으로 『일본서기』에 기록되어 전하는 것이다. 갈은 의복으로서 곳곳에 기록되어 있다. 『동국통감 東國通鑑』에는 거란에서 1,000두의 양과 같이 전을 고려에 보내 온 기록도 있어, 양과 모제품이 우리 나라에 반입된 사실도 나타난다.
삼국시대 이후 모제품이 외국으로 보내진 것은 고려시대인데 고려에서는 계금(罽錦)·금은선계금(金銀線罽錦)·홍지금은오색선직성계금(紅地金銀五色線織成罽錦)·홍지금은오색선직성화조계금(紅地金銀五色線織成花鳥罽錦)과 계(罽)·황계(黃罽)·홍계(紅罽)·홍지금은오색선직성용어계(紅地金銀五色線織成龍魚罽)·은계(銀罽) 등을 송나라에 보낸 기록이 대단히 많다.
따라서 고려시대는 화려한 모직물이 제직된 시대로 나타나고 있다. 근년까지 우리 나라에서는 혼사에 사용된 가마지붕에 호랑이가 직입된 모포를 제조하여 덮었는데, 그 유품은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모직물의 종류
양모는 케라틴(Keratin)이라는 단백질이 그 주성분으로, 양모 케라틴에 존재하는 아미노산들이 서로 조염결합을 해서 가교결합을 형성하며, 이 가교결합이 양모 섬유의 탄성의 원인이 된다. 양모섬유는 표피 또는 외피(Cuticle), 피질부(Cortex), 모수(Medulla)의 세 부분으로 되어 있다.
표피는 생선비늘의 배열같이 겹겹이 포개져 있는 비늘모양의 스케일(Scale)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것은 양모를 서로 얽히게 하여서 방적하기 쉽게 만드는 요소임과 동시에 펠트화하기 쉬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피질부는 양모섬유 중량의 약 90% 정도를 차지하는 주체가 되는 부분으로서, 방추형의 가느다란 피질부 세포(Cortial Cell)의 결합으로 되어 있으며, 오르도코텍스(Ortho·cortex)와 파라코텍스(Para·cortex)의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두 성분의 흡수율의 차이로 양모섬유는 자연적으로 3차원적인 권축(뒤틀리며 굴곡되는)이 생긴다. 모수는 원형 또는 타원형의 세포의 연결로써 섬유의 중앙에 위치하며 속이 빈 부분으로 존재한다.
양모섬유의 독특한 물결모양의 권축을 크림프라고 하는데 이는 방적성과 보온성 이외에도 펠트성, 탄력성, 벌키성 등 양모섬유 장점의 근원이 된다. 양모제품은 뛰어난 보온성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높은 흡습성은 온도의 갑작스런 변화에도 피부에 이것이 전달되지 않게 막아 주며, 크림프가 많은 공기를 함유할 수 있어서 열전도를 차단하여 보온효과를 높인다. 양모섬유는 보통상태에서 흡습량은 12∼16%이나, 상대습도가 100%일 때는 건조중량 대비 30% 이상의 수분을 흡수할 수 있으며 흡습한 수분은 섬유 자체에 견고하게 보유되므로 습냉함을 느끼지 않게 한다.
모섬유는 1.2∼1.7g/d 정도의 약한 섬유이지만 마찰에 대한 항성이 크고 탄성이 좋기 때문에 상당히 내구적이다. 양모는 가열, 압박, 충격 기타 기계적 작용을 받으면 섬유는 서로 얽혀 밀도가 커지면서 치밀한 조직을 만들어 축융성을 갖는다.
양모는 햇빛에 대하여 다른 천연섬유에 비해 비교적 안전하나 자외선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인편조직과 시스틴(cystin)결합이 파괴되어 강도가 감소한다.
양모섬유는 130℃로 가열하면 섬유는 분해하기 시작하며 140∼150℃에 이르면 유황을 함유하는 악취를 발생시키며 300℃에서는 탄화한다. 불꽃을 대면 머리카락 타는 냄새와 형상을 나타낸다. 양모섬유를 수분의 존재하에서 100℃ 내외로 가열하면 현저하게 가소성을 발휘하여 유연해져서 임의의 형태로 변화시킬 수 있다.
양모 이외에도 다른 여러 가지의 수모섬유가 있는데 앙고라 산양의 체모인 모헤어(mohair)는 고급부인복지, 실내장식용, 쿠션 등의 용도로 사용되고, 티베트와 북인도의 카슈미르 지방의 캐시미어산양의 캐시미어(cashmere)는 섬유질이 유연하고 촉감이 부드러워서 고급 모직물, 모포, 숄 등의 제조에 쓰인다.
쌍봉 낙타의 캐멀울(camel wool)은 일반적으로 천연색 그대로를 사용하며 촉감이 부드럽고 외관이 아름다워 고급 피복지에 사용된다. 앙고라 토끼털을 사용하는 래빗 헤어(rabbit hair)는 순백이며 가볍고 촉감이 부드러워서 고급 모직물 제조에 쓰인다.그 외에도 구아나코 헤어(guanaco hair), 비큐나 헤어(viccuna hair), 카우 헤어(cow hair), 호스 헤어(horse hair) 등이 사용되고 있다.
천연적인 크림프의 수를 인공적으로 증가시키고 영구적으로 고정시켜 양모섬유의 벌키성(부피가 늘어나는 특성)을 더욱 증진시키는 것을 슈퍼크림프가공 혹은 벌키가공이라 한다. 이 가공은 보다 싼 양모를 의류용으로 개발할 수 있고 보온성을 증가시키며 내펠트성, 내필링성, 방적성 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산화법이나 수지법 등을 사용하여 방축가공을 실시하여 양모의 단점인 줄어드는 특성을 보완할 수 있으며, 양모섬유에 금속이온 등을 화학적으로 결합시켜 방염가공을 실시하기도 하고, 정전기 발생을 억제하는 대전방지가공 등을 실시한다.
모사의 방적방식은 비교적 긴 양모를 원료로 하여 방적하는 소모방적 방식과 짧은 양모를 원료로 하는 방모방적 방식이 대표적이다. 모직물에는 크게 소모사를 사용하여 만든 소모직물, 방모사를 사용한 방모직물, 그리고 전통적인 분류방법에 따르지 않는 다양한 기타 모직물이 있다.
소모직물에는 서지(Serge), 소모 플란넬(Worsted flannel), 개버딘(Gaberdine)류, 트로피컬(Tropical)류, 팬시(Fancy)류, 그리고 크레이프나 보일 등이 있고, 방모직물은 외투류에 많이 사용되어지는 트위드나 홈스펀 등의 방모복지(Woolen suiting)와 오버코트감으로 사용되어지는 오버코팅(Overcoating)류로 분류할 수 있다. 그 밖에 울조젯이나 자카드(Jacquard), 울서커(Wool sucker) 등의 기타 모직물 등이 있다.
양모는 본래 청량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화학적으로 개량하여 드라이한 태를 부여하는 가공법(Cool & Dry)이 있다. 양모의 난연성을 개량하는 방염가공법, 권축이 적은 양모에 안정된 권축을 부여하는 인공권축가공, 정전기방지가공, 오염방지 가공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참고자료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