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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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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기 조몬 시대의 굽은 구슬
금모곡옥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역사관 소장 굽은옥

곡옥(曲玉) 또는 곱은옥은 옥(구슬)의 끝을 굽은 형태로 가공한 것을 말한다. 원삼국시대 이전부터 한반도와 일본 열도에서 사용되었던 장신구로,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 출토되는 곡옥들은 돌 고리를 반으로 자른 반원꼴 모양이 함께 나타난다. 이 밖에 굽은 구슬은 옥이 가장 널리 쓰였으나 옥 이외의 다른 보석으로 만들어진 것이 발견되기도 한다.

일본어와 중국어에서는 구옥(勾玉)이라고도 하며, 각각 '마가타마(まがたま)'와 '궈유'라고 읽는다. 일본 신화의 삼종 신기 중에도 야사카니노마가타마라는 곡옥이 있다.

개요

곡옥은 한국과 일본 등지에서 출토되는, 머리에 구멍이 뚫린 초승달모양의 구슬이다. 엄밀히 말하면 옥으로 만든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정이나 유리 등으로 만든 것도 있기 때문에 굽은 옥, 곱은 옥, 곡옥 등은 엄밀히 말해 잘못된 표현이며, "굽은 구슬"이라 해야 가장 옳다.

원삼국시대 이전부터 한반도 및 만주에서 즐겨 쓰이던 장신구의 일종으로, 일본 쪽에서는 원래 형태가 옥을 갈아 동물의 이빨 모양으로 다듬은 것이라고 하는데, 국내 출토 유물의 경우 돌 고리를 반으로 자른 반원형이 더 오래전부터 나타난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으로는 신라 고분에서 발견되는 왕관이나 목걸이에서 볼 수 있다. 굵은 쪽에 구멍을 뚫고 꿰거나 금 장식을 씌우는 등 매우 화려하게 치장되기도 한다. 일본으로 건너가서는 곡률이 커지고 머리와 꼬리의 굵기 차이가 더욱 심해져서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해진다. 태극의 한쪽 원환을 떼어놓은 모양. 재질은 유리나 보석으로 만들지만, 종종 흙을 빚어 만든 것도 있다.

음양을 나타내는 빨강 · 파랑의 태극형태와 비슷하고 '쉼표(,)모양'을 확대한 모습과 비슷하다. 머리부분은 크고 굵으며 꼬리 부분으로 가면서 차차 가늘게 꼬부라져서 곱은옥이라 한다. 영어로는 'Comma Shaped Jade', 일어로는 '마가타마(勾玉)'라고 한다.

관통한 구멍에서 양쪽으로 같은 길이의 음각선(陰刻線)이 있는 것도 있고 머리에 금모자를 씌운 것도 있다. 크기는 1㎝ 내외로부터 10㎝ 내외까지에 이른다. 재료는 흙 · 돌 · 뿔 · 뼈 · 비취 · 백옥 · 청옥 · 수정 · 마노(瑪瑙) 등이 있으나 옥으로 된 것이 많다.

조형

곱은옥의 조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몇 가지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동물의 치아에 구멍을 뚫어 차고 다니면서 맹수를 잡았다는 힘자랑으로, 또는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고 한 장신구로서 패용하였다는 설, ② 호부(護符)나 주술적(呪術的)인 의식용구로 사용하였다는 설, ③ 형태가 초승달과 비슷하여 고대인들이 농경 · 고기잡이 · 항해 등에 달을 이용하였다는 월신신앙(月神信仰)과 관련된 것으로 보는 설로서 보름달 · 반달 · 초승달 중에서도 특히 초승달의 모양을 본떴다고 한다. 초승달은 차고 푸르러 비취색 · 청색옥을 썼다고 한다. ④ 『구약성서』 사사기 · 이사야서의 서기전 10세기경 고대 오리엔트인들이 달 숭배사상에서 반달장식을 애용한 것에서부터 유래되었다는 설이다.

곱은옥은 중국 일부와 아시아 지역에서도 출토되고 있으나, 한반도 및 일본에서 크게 발달되었다.

우리나라의 곱은옥은 형식상 선사시대(신석기∼초기철기)와 역사시대(원삼국∼삼국)의 두 시대군으로 나누어진다. 선사시대 곱은옥은 원시곱은옥형 · 반월형(半月形) · 반결형(半玦形) · 벌레형 · 반환형(半環形) · 부정형(不定形)이 있으며, 역사시대의 곱은옥은 수정옥형(水晶玉形) · 고전형(古典形) · 유리옥형 · 이형(異形)이 있다.

원시곱은옥형은 짐승의 뼈 · 발톱 · 송곳니 따위에 구멍을 뚫어 만든 원시적 꾸미개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생각되며, 옥 · 돌 · 뼈 등으로 만든 것이 신석기시대부터 나오고 있다. 그러나 청동기시대가 되면 푸른 천하석(天河石, amazonite)주1으로 만든 반월형이 만주의 요령성 지방에서부터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나타나 새로운 곱은옥 형식의 한 출발점이 된다.

이 반월형식은 초기철기시대(서기전 300∼0년)가 되면 한 쪽에 홈이 패이면서 반결형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것이 신석기시대 이래의 송곳니형식 전통과 합쳐져 삼국시대 곱은옥의 조형(祖形)이 되었다고 믿어진다. 역사시대의 시작인 원삼국시대(0∼300년)에는 천하석을 사용한 것은 보이지 않고 유리나 수정 제품이 나타난다. 또, 이 시기에는 부장품이나 제사 때의 공헌물(供獻物)이라고 생각되는 토제품(土製品)도 발견되고 있다. 4세기의 소위 고분기로 들어가면서 곱은옥의 형태는 고전형으로 완성되고, 재료도 경옥이 마노 · 호박(琥珀) · 귀금속 등과 함께 쓰이기 시작하면서 5세기의 경옥제 곱은옥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곱은옥은 신라 · 가야 · 백제에서 모두 애용되었다. 특히 신라에서는 경주 귀족들의 부와 힘의 상징같은 존재였다. 목걸이나 흉식(胸飾)의 주옥(主玉)으로서뿐만 아니라, 금관 · 귀걸이 · 팔찌 · 허리띠 등에 매달아 높은 신분의 표시와 육신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였다.

한편, 특수형식으로서 활석제 딸린곱은옥[母子曲玉]이 발견되고 있다. 이 활석제 곱은옥은 일본에서 제사 때 쓰이는 공헌물로 많이 만들어지고 있어, 우리나라 곱은옥에 대해서도 그와 같은 꾸미개 이외의 용도가 추측되고 있다.

곱은옥의 전통은 통일신라시대까지 일부 계속된 듯하다. 그러나 6세기 중엽이 되면 이미 큰 무덤의 축조가 사라짐에 따라 쇠퇴하기 시작하여 소멸의 길을 밟은 듯하다.

삼국시대 곱은옥의 주재료였던 경옥에 관해서는 우리나라 경옥이 일본 경옥의 수입품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 근거로는 경옥이 일본에서 산출되고 경옥사용의 역사도 일본이 긴 점에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에 의해 우리나라 경옥이 성분상 일본과는 다른 것임이 판명되었다. 따라서 일본에서의 경옥사용에 자극받은 신라가 국산 경옥산지를 발견해 개발했던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종류

호암미술관에서 소장 중인 대가야 금관
  • 신라 고분에서 발견되는 왕관이나 목걸이에는 곡옥이 많이 달렸는데, 대표적으로 천마총 금관 등이 있다. 다만 곡옥이 안 달린 금관도 많다.
  • 가야 금관 유물에도 신라보다 그 수는 적지만 곡옥으로 장식되었고 기본적인 구조는 비슷하다. 오른쪽 사진은 호암미술관에서 소장 중인 대가야 금관이다.
  • 굵은 쪽에 구멍을 뚫고 꿰거나 금 장식을 씌우는 등 매우 화려하게 치장하기도 한다.
  • 일본의 곡옥은 곡률이 크고 머리와 꼬리의 굵기 차이가 심해서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하다. 태극의 한쪽 원환을 떼어놓은 모양. 재질은 유리나 옥, 수정 등 보석이지만, 흙을 빚어 만든 것도 꽤 있다. 따라서 명칭은 곡옥이라고 해도 전부 옥제는 아니다.
  • 형상은 동물의 송곳니를 본따 만들었다고 하는 설, 초승달의 모습을 본따 만들었다는 설, 용을 본따 만들었다는 설, 태극도를 나타낸다고 하는 설, 어머니 태내에 있는 초기의 태아의 형태를 표현했다고 하는 설 등이 있다.
  • 대중매체에서는 슈팅 게임 건버드에서 중요하게 나온다. 역전재판 시리즈에서도 등장. 2001년에 교체된 교보생명 로고도 이 곡옥에서 따온 거라고 한다. 디아블로 3의 전설 보석 아이템으로도 등장한다.

기원

한반도 기원설

한반도에서 형태가 원시적인 청동기 시절 곡옥이 발견되었다. 선사시대 장신구설 또한 한국에서도 선사시대 장신구가 발견되었고링크1/링크2, 이후 2007년 한국 국립중앙박물관과 일본 사가현 교육위원회 공동으로 양국에서 주최한 요시노가리 특별전에서는 곡옥 한국 기원이 맞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일각에서는 일본으로 곡옥이 건너간 이후 일본화된 곡옥이 역수입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경도가 낮은 연옥만 사용하던 문화권에 경옥 제품이 외부에서 들어오면 연옥을 몰아내고 경옥이 유행하는 풍조가 일반적이었다. 가공이 어려운 대신 그만큼 흠집이 좀처럼 나지 않아 품질이 오래도록 유지되므로 더 높이 가치를 쳐줬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장건의 서역 착공 이후 이른바 '곤륜의 옥'이라고 불리는 서역산 경옥이 유입되자 상류층의 경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역사적으로 보면 곡옥은 대체로 신라의 유물이다. 신라왕실의 금관에 장식된 곡옥들과 선덕여왕의 장신구 중에 곡옥 목걸이가 있는 것으로 보아 곡옥은 신라의 왕실의 상징이었음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곡옥 유물로 금령총 금모곡옥이 있다. 곡옥 장식으로 치장된 대표적인 신라유물 중에는 '금관총 금관', 천마총 금관이 있다.

일본열도 기원설

곡옥 일본열도 기원설.png

조몬 시대 장신구에서 시작하였다는 설이다. 이 설은 과거 한국에서도 그대로 수용되어, 2000년대 이전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등에서의 '곱은옥' 항목에서도 곡옥이 기원이 일본이라 설명했던 적이 있었다. 현재 한국의 백과사전에서는 수정되었으나, 일본에서는 오늘날에도 이와 같이 주장한다.

일본에서는 조몬 시대부터 곡옥의 원형이 나타나고, 그 형태의 발전 과정이 한국에 비해 연속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들어 곡옥은 일본에서 기원했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원시적인 곡옥은 청동기 시대부터 나타나고 그 발전 과정도 중간중간에 끊겼지만 일본은 더 전부터 나타났다는 것이다.

또한 경옥 사용의 역사 또한 일본이 더 오래되었기 때문에 곡옥은 일본에서 유래해, 한일 간의 교류 과정에서 한국으로 전파되었다 주장한다. 일본은 조몬 시대부터 비취를 사용했고, 니가타현 이토이가와시(糸魚川市)가 비취의 산출지로 유명하다.[6] 한반도에는 연옥은 나지만 경옥은 나오지 않는다. 만약 한국에서 발굴된 경옥제 곡옥의 산지가 일본이라면, 이토이가와시에서 채취한 경옥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 동안 일본에서 일본열도 기원설의 근거 중 하나로 한반도의 곡옥과 일본열도의 곡옥은 서로 성분이 같으므로 한반도가 일본열도에서 곡옥을 수입해 갔다는 옥 성분설을 내세운 적이 있으나, 1986년에 성분 분석 결과 전혀 다른 것으로 나온 적이 있다. 그러나 다시 1997년 사오토메 마사히로(早乙女雅博)와 하야카와 야스히로(早川泰弘)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경옥은 성분이 같다고 한다. 2004년 일본 국립과학박물관의 특별전에서도 한국의 굽은옥과 일본의 곡옥 성분이 같다고 설명하였다.

동영상

참고자료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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