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외남동 채무역묘에서 출토된 16세기 중엽의 의복 및 간찰. 중요민속문화재 제109호. 충북대학교 박물관 소장. 사진은 겹누비철릭으로 계절에 따라서 홑겹 ,두겹 또는 솜을 넣어서 만들어 입었다.
누비(quilt)는 겉감과 안감 사이에 솜을 넣고 함께 홈질하여 맞붙이는 바느질법이다. 퀼트라고도 한다.
이불이나 쿠션 등에 누비질을 하여 무늬를 두드러지게 만들며 천과 천 사이에 깃털, 양모, 솜 같은 부드러운 심을 채워 넣어 만들기도 한다. 조각퀼트, 아플리케퀼트, 코트퀼트 등이 있으며, 아름답게 장식한 퀼트제품은 뛰어난 민속공예품으로 꼽힌다.
복식에서 누비를 쓰는 것은 피륙의 강도를 높이고 보온효과를 더하며 심미적인 기능까지 있다.
상세
한자어로는 '누비(縷緋)'라 한다. 누비란 말은 승복(僧服)인 납의(衲衣)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며, '납'은 기웠다는 뜻이다. 서기전 7세기경 불교가 인도에서 발생한 당시부터 불제자들은 고행의 한 수련방법으로 세상 사람들이 내버린 여러 가지 낡은 헝겊을 모아서 누덕누덕 기워 만든 납의라는 옷을 입었다. 이 납의는 믿음이 깊은 신자에게는 경외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한 천으로 만들되 납의에서와 같이 기운 흔적을 살린 옷이 신자들 사이에 생겨나서 납의라고 하다가 누비옷이라 일컫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 누비 솜씨는 복식문화의 발달에 따라 더욱 섬세해지고 여러 복식에 원용되는 가운데, 오늘날과 같은 누비법이 생겨났다고 할 것이다. 특히 우리 나라는 추운 기후관계로 더욱 발달된 것으로 여겨진다.
누비는 옷감의 강도(補强)와 보온(保溫)을 위해 사용된 기법으로 몽고 지방 고비 사막 일대에서 시작되어 서기전 200년경 중국과 티베트에서 사용되었으며, 점차 세계 여러 나라, 특히 동아시아·이란·중동·아프리카·회교도 지역 등에서 오랫동안 복식에 사용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 누비가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고구려 고분벽화 감신총(龕神冢)의 누비갑주나 『삼국지』 위서(魏書) 동이전(東夷傳) 예조(濊條)에 나오는 준의(繜衣)의 기록에서 보면 이미 삼국시대부터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누비는 기법이 단순하고 쉽지만 과학적이어서 고운 천으로 누비옷을 하여도 세탁 후 바느질 모양이 틀어지지 않고 솜에 의해 시접 자국이 생기지 않아 옷의 원형을 유지할 수 있어서 실용적이다.
누비의 형태는 옷감의 특성과 옷의 종류에 따라 그 간격이 0.3∼20㎝까지 다양하다. 두꺼운 솜옷인 경우 간격이 넓고 바느질도 성글게 되어 있으며, 얇은 옷감은 그 반대의 형태이다.주로 명주를 많이 사용하는데 명주는 입어서 육안으로 자연스럽고 아름다우며 몸에 닿으면 천의 질감이 부드럽고 따뜻하기 때문이다. 무명에 누비를 할 때는 박음질을 많이 사용하였다.『궁중발기(宮中發記)』에 나타난 기록으로 누비의 종류를 알 수 있는데 누비 간격에 따라 잔누비(세누비)·중누비·드문누비로 나뉘며, 누빈 형태에 따라 오목누비·납작누비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재봉 방법에 따라 홈질누비와 박음질누비로, 솜의 첨가 유무로 솜누비와 겹누비로 나눌 수 있다. 이 외에 중국에서는 치납(緇衲), 청납(靑衲), 취납(翠衲), 자납(紫衲) 등 옷의 색깔로도 분류하고 있다.
누비를 할 때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옷감에 줄을 치는 일로, 천의 조직에 따라 줄을 그어 다림질로 꺾기도 하고 올을 튀겨서 하기도 한다. 근래에는 직물을 제직할 때 줄을 넣어서 제직하는 방법이 고안되기도 하였다.
누비는 도구로는 실·바늘·누비밀대·자·초오크·골무 등이 필요한데, 실의 종류는 천의 재질에 따라 달라진다. 면은 면실을, 명주는 명주실을, 나일론은 테트론사를 쓴다. 실의 굵기는 옷감의 두께에 따라 달라지며. 얇은 옷감일수록 가는 실을 사용해야 한다. 바늘은 누비의 골에 따라 달라지는데, 0.3∼0.8㎝누비는 가는 바늘을, 0.8∼1㎝누비는 중간 바늘을 사용하고, 시침질할 때는 큰 바늘을 사용한다.누비는 옷에는 홈질·감침질·숨뜨기·뒤땀질·상침 등의 바느질법을 사용한다. 누빌 때는 홈질을, 누빈 다음 천과 천을 붙여야 하는 경우 겉천에는 감침질을, 안감을 붙일 때는 숨뜨기를 사용하며, 어떤 선을 고정시킬 때나 박음선을 모양으로 사용할 때는 상침을 하고, 처음 시작할 때와 마무리 할 때는 뒤땀질을 사용한다.
누비유물로는 거의 모두가 실용적인 방한용으로 여자의 속옷류를 비롯하여 치마·저고리·장옷·남자의 바지·철릭·액주음·중치막·직령 등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누비는 복식뿐 아니라 이불, 퇴침 등의 침구류와 패옥집, 각대집, 보자기, 천의, 방장 등의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근대 이후 손누비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대중화되지 못하고 상류층의 전유물로 남게 되었고, 1910년대 이후 도입된 재봉틀의 사용과 함께 기계 누비가 유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계누비는 손누비만큼 부드럽지 못하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어 유구한 역사를 지닌 누비의 현대적 계승에 커다란 아쉬움이 따랐다. 이러한 때에 김해자(金海子)는 옛날 조선조의 손누비 기법을 여러 선인들에게 직접 사사하였고 또한 여러 기법과 기술을 익혀 1996년 12월 10일 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 지정받았다.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 지정되어 있다.
참고자료
- 〈누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누비장〉,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누비〉, 《네이버 지식백과》
- 〈누비〉,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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