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암
편암(片巖, schist)은 운모와 같이 판상 혹은 방향성이 뚜렷한 광물이 배열되어 잘 쪼개지는 판상 엽리, 즉 편리(schistosity)가 잘 발달한 변성암의 일종이다. 운모는 많은 변성암에서 주로 나타나는 변성 광물이기 때문에, 변성암 중에는 특히 편암이 흔한 암상이다. 변성상(metamorphic facies)으로서의 편암에는 녹색편암(greenschist)과 청색편암(blueschist) 두 가지가 존재하나 실제 편암의 종류는 광물 조합에 따라 무척 다양하다.
흔히 교양에서 편암은 점판암, 천매암 및 편마암과 묶여서 다뤄지는데, 이 암석의 변화는 점이적인 것이다. 천매암은 엽리를 정의하는 광물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은 반면, 편암은 눈으로 결정면이 잘 보일 정도로 크게 자란 것이 특징이다. 편마암은 편암과 달리 엽리가 판상으로 잘 쪼개지는 성질이 줄어들고 좀 더 덩어리진 성질을 갖는다.
편암은 한국의 경기육괴와 영남육괴의 저변성지역에서 산출된다.
개요
편암은 결정편암(結晶片巖, crystal schist)이라고도 한다. 육안으로 광물 입자를 알 수 있을 정도로 거친 모양의 것을 가리킨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주 세립(細粒)의 것을 포함하여, 엷은 판 모양으로 쪼개지는 성질(片理 또는 劈開)을 가진 변성암을 총칭하기도 한다. 광물조성은 변성작용 때의 온도 및 압력과, 원암의 화학적 성분비에 따라 결정된다. 이질(泥質) 또는 사질(砂質)인 퇴적암이 저온에서 변성작용을 받으면 백운모·녹니석·조장석 등을 포함한 결정편암이 생기고, 고온에서는 흑운모·남정석·석류석 등을 주성분으로 하는 결정편암이 된다.
즉, 셰일과 이암이 저변성작용을 받으면 점판암이 되고, 점판암이 변성작용이 지속되어 중변성작용을 받게 되면 천매암이 되며, 천매암을 생성하는 조건보다 더욱 높은 변성작용을 받게 되면 편리를 보여주는 편암이 생성되는 것이다. 천매암과 편암의 가장 뚜렷한 차이는 입자크기가 더 크게 변화한다는 것이다. 편암이 나타나는 고변성작용에서 광물들이 분리되어 띠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조립질 입자로 구성되어 뚜렷한 엽리를 보여주면서, 운모류 광물들로 이루어진 층이 석영과 장석들로 이루어진 층과 분리되는 경우 이 때의 고변성작용을 받은 암석을 편마암(gneiss)이라고 한다.
한편 현무암이나 안산암 등 염기성 화산암으로부터는, 저온에서는 녹니석·녹렴석·녹섬석 등으로 이루어진 녹색편암이 생기고, 고온에서는 각섬석이나 사장석을 주성분으로 하는 각섬암이 생긴다. 편암 중에도 구성광물의 존재량의 다소에 따라 흑운모 편암, 각섬석 편암 등으로 이름이 붙여진다. 흑운모편암은 대표적인 변성암으로 엽리 구조가 잘 발달한 결정질 암석이며, 흑운모와 각섬석이 방향성을 잘 나타낸다. 이밖에 편암 중 변성 광물로 각섬석 광물이 다량함유된 경우, 각섬석 편암이라 한다. 주상 결정의 각섬석이 엽리 구조가 잘 발달하고 있다.
압력이 높은 경우에는 비취휘석·남섬석·로소나이트 등의 고압광물을 함유하는 조성(組成)이 생긴다. 결정편암은 광역변성작용의 산물이어서, 변성대(變成帶)라는 광대한 띠 모양의 지역에 분포한다.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스코틀랜드에 이르는 지대(칼레도니아 조산대), 중부 프랑스에서 중부 독일에 이르는 지대, 미국의 애팔래치아 산지, 알프스 ·히말라야(알프스 조산대) 등이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을 수 있으며, 모두 복잡한 습곡구조를 볼 수 있는 조산대이다.
역사 및 어원
편암(schist; 片巖; 조각편, 바위암): 그리스어의 skhizein (쪼개다), skhistos (분리되다)에서 유래하여 프랑스어의 schiste를 거쳐 영어의 schist로 변하였다.
조직
편암의 엽리면은 흔히 판판한 평면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많은 편암에서 나타나는 편리는 다양하게 주름지거나 굽어진 형태로 나타나며 이는 변성암에서 자연스러운 결과다. 종종 편암은 변형 과정에 따라서 여러 개의 엽리면을 보이기도 한다. 편리를 형성하는 광물은 보통 판상으로 자라나는 광물이 일반적인데, 흑운모, 백운모, 녹니석, 활석 등이 전형적이며 간혹 각섬석에 의한 편리도 발견된다. 또한 이러한 편리 사이를 채우는 광물은 보다 덩이진 광물들로 구성되며 보통 석영, 장석 등이 해당된다.
보통 편암에서는 단순히 판판한 면이 보이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광물 알갱이 혹은 그런 알갱이를 감싸는 듯한 구조가 함께 발견된다. 이는 변성암이 형성되면서 새롭게 자라나는 광물들 중 몇 가지 광물은 특히 표면 장력이 강해서 변성 과정 속에서도 자신의 모습을 유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 때 그러한 광물은 편리면과 상관없이 자라나게 되는데, 이 때문에 편암에는 편리와 무관하게 광물 알갱이가 알알이 박혀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런 것을 변성반정(porphyroblast)이라고 하는데, 편암이 어떤 모암의 성분을 따르는지, 혹은 압력, 온도, 물분압이 어떠했는지에 따라 다른 변성반정 조합을 가지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편암의 변성반정은 뭐니뭐니해도 석류석이며, 녹색 혹은 갈색 계통의 편암 속에 큼직큼직하게 자란 석류석은 퍽 아름답다. 다른 변성반정은 홍주석, 남정석, 십자석, 경녹니석(chloritoid), 전기석, 알칼리 장석 등이 포함되는데, 이들이 성장할 때 변성반정이 될 지 될 수 없을 지는 주변의 주광물과의 표면 장력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
형성
암석이 변성된다는 것은, 암석에 추가적인 열과 압력이 가해짐을 의미한다. 암석은 결국 여러 원소들의 조합으로 된 물질이며 주어진 열과 압력에 대한 적절한 평형 상(phase) 조합으로 향하려 한다. 만약, 원암(protolith)이 만들어졌던 온도와 압력이 더 낮은 곳이었다면 변성을 받은 암석은 더 강하고 단단한 광물 조합으로 변해야할 것이다. 예컨대, 퇴적암에 들어있는 점토 광물은 산맥이 만들어질 때 가해지는 온도와 압력에서는 불안정하다. 이 때문에 약 200도에 3킬로바(kbar) 조건을 넘기게 되면 이 점토 광물은 성분에 따라 녹니석이나 백운모로 변화하게 된다.
또한, 모암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물이 풍부하다. 거의 모든 퇴적암은 물론이고, 해양지각에서 만들어진 현무암도 바닷물과 반응해 물이 많이 들어있다. 변성을 받으면서 물은 점점 암석 속에서 갈 곳을 잃는데, 일부 물은 수화광물의 형태로 잔존하게 된다. 운모는 상당한 양의 물(~5 wt.%)을 포함하는 광물이면서 동시에 꽤 넓은 범위의 온도 압력 조건에서 안정하다. 이 때문에 많은 변성암에서 운모가 상당히 많이 들어있다.
압력과 온도가 상승하는 암석 속에서 이러한 운모가 자라나게 되면, 처음에는 그 운모의 크기가 무척 작다. 그러나 온도 압력이 차츰 올라가면서 운모는 점점 커지게 된다. 그런데 변성암은 보통 간단한 압축력만 작용하지 않고 전단응력(shear stress) 함께 가해진다. 그래서 운모가 성장할 때 전단응력에 순응하는 방향으로 자라나게 된다. 그래서 운모는 변성암에서 대부분 한 방향으로 배열되게 되며 이 때 발달하는 것이 편리이다.
한편, 어떤 광물은 자형으로 자라고 싶은 성질이 무척 강하다. 석류석이 대표적인 예인데, 이런 광물은 운모나 녹니석을 소모해서 성장한다. 이 때문에 편리와 상관없이 자형으로 자라는 광물이 탄생하게 된다.
편암의 분류
점판암-천매암-편암-편마암의 명칭은 엽리의 발달 정도에 따라 일차적으로 결정된다.
편암의 명칭을 세분화할 때에는 각 암석에 산출하는 반상변정을 수식어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흑운모, 백운모로 구성된 편암은 운모편암, 운모-석영 이외의 광물이 반상변정으로 산출할 때에는 석류석 편암, 전기석 편암과 같이 명명한다. 이와 같은 명칭은 특히 변성이질 편암에서 흔히 사용된다. 이질암 기원의 변성암에서는 녹색편암-각섬암 상의 변성조건 하에서 다양한 고알루미늄 광물들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따라서, 특정 광물의 형성과 소멸이 곧 변성도를 대변할 수 있다. 이질 편암이 만들어지는 변성 온도-압력 조건은 녹색편암-각섬암 상의 변성상에 해당한다.
고철질 모암을 갖는 청색편암과 녹색편암은 주요 구성광물의 독특한 색을 이용하여 명명한다.
탄산염질 모암이 변성작용을 받게 되면 변성 석회암, 대리암, 석회암질 편암, 결정질 백운암 등은 탄산염 광물 이외에 운모, 투각섬석(tremolite), 투휘석(diopside), 스카폴라이트(scapolite), 석영, 장석과 같은 규산염 광물을 포함한다
석영이 풍부한 사암류의 암석이 변성작용을 받게되면 규암, 석영 편암 등이 생성되며 이 암석들에 포함된 소량의 백운모, 흑운모 등의 판상 광물이 편리를 정의한다. 흑연 편암은 유기물이나 석탄을 포함하고 있는 퇴적암이 모암이다.
참고자료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