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백신(vaccine) 또는 예방주사(豫防注射)는 항원, 즉 병원체를 처리하여 보다 기능을 약하게 만들어 인체에 주입하거나 또는 인체가 항원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도록 적절히 처리된 단백질 또는 핵산을 인체에 투여하여 항체를 형성하게 함으로써 그 질병에 저항하는 후천 면역이 생기도록 하는 물질이며 이러한 의약품을 가리키기도 한다. 병을 예방하는 목적으로 백신을 주사하는 것을 예방 접종(豫防接種)이라고 한다.
백신은 병원체의 상태에 따라 완전히 병원체를 죽여 만드는 사백신과 약독화시켜 만드는 생백신으로 구별할 수 있다. 약독화한 생백신은 대부분 바이러스이지만 간혹 세균도 있다. 사백신은 바이러스 또는 세균 전체를 죽여 사용하기도 하고 일부만을 분획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분획화한 사백신은 분리한 물질에 따라 단백 기반 백신과 다당 기반 백신으로 나뉜다.
백신의 투여 후에 일어나는 면역 반응은 혈액과 림프구 등의 백혈구와 체액 등이 관여한다. 여러 백혈구등은 세포를 사멸 과정으로 안내하는 세포 면역과 체액 중의 바이러스 등 병원성 물질에 대응하고 관여하는 체액 면역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목차
설명[편집]
백신(vaccine)은 예방접종(vaccination)에서 인간 및 기타 동물에 질병에 대한 면역을 부여하는 의약품을 말한다.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는 바로 백신이 '치료제(cure)'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백신은 치료제가 아닌 '예방약'이며 이미 병에 걸린 상태에서 접종한다고 병이 낫지 않는다. 약화시켰거나 무력화된 항원을 투여하여 면역계가 해당 항원에 대한 면역을 만들도록 하는 것[1]이 백신이므로, 오히려 일부 백신의 종에 따라서는 병이 악화될 가능성은 있다. 매체 등에서 멋도 모르고 백신을 치료제처럼 써서 딱 하고 투입시키니 앗 하고 병이 나으며 목숨을 구하는 식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있는데, 어림도 없는 일이다. 그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항생제나 항바이러스제지, 백신은 아니다. 광견병과 같이 바이러스의 본격적인 감염에 시간이 걸리는 경우 치료제와 유사하게 백신을 맞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이마저도 바이러스가 이미 퍼진 경우라면 소용없다. 일반적으로 치료제로 쓰이는 것은 다른 동물에 감염시킨 뒤 혈액을 정제한 항혈청이다.
백신의 발명으로 인류는 각종 감염병을 관리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 덕분에 다수의 사람들이 목숨을 건질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과학적인 집단 면역의 구현도 가능해졌다. 그 예로 미국의 경우 1921년 디프테리아 발병이 1년에 20만 6939회로 최고조를 찍었으나 1998년에는 1년에 단 1회로 확 줄어버렸으며, 뇌수막염은 백신이 개발되면서 발병 빈도가 유럽에선 90%, 미국에선 99%나 줄었다. 또한 소아마비 역시 엄청난 수가 줄었는데, 1988년도엔 35만 명이었던 소아마비 감염자가 2015년엔 74명으로 감소되었다. 최근의 코로나 사태에도 가장 핵심적인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였다. 물론 변이바이러스 때문에 천연두처럼 박멸시키는것은 실패했지만 접종자의 입원, 중증, 사망을 막아주면서 코로나19도 일반 감기, 독감처럼 관리가능한 병이 되었다. 즉, 백신이 수많은 사람들을 장애와 생명의 위협으로부터 지켜준 것이다.
백신이 낳은 과학적 집단 면역의 예로는 역시 천연두의 박멸을 들 수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목숨을 앗아간 병이 천연두였는데, 그 천연두를 10여 년 만에 인간 사회에서 완전히 몰아낸 것. 그 증거로 한국에서 1970년 언저리에 태어난 사람의 어깨에는 국화빵 비슷한 작은 흉터가 있는데, 이것이 천연두 백신 접종 반흔(흉터의 일종)이다. 그 시대에 태어난 사람은 전부 이 흉터가 있다. 반면 그로부터 십몇 년 후 태어난 이들은 아무도 이런 반흔이 없는데, 병을 사회로부터 완전히 몰아내서 더이상 백신 접종을 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2020년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백신에 대한 관심도도 매우 높아졌고,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는 자원과 인력이 투입되어 백신이 개발되었다. 그러나 2021년에는 '방역 해이 유발'이라는 사회공학적 부작용이 대두되었고, 이에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방역 대책이나 통제된 돌파감염 등 백신의 효능을 보완하는 대책 역시 연구되고 있다.
어원[편집]
우두법을 발견한 에드워드 제너가 라틴어로 소를 뜻하는 Vacca를 차용하여 쓰기 시작했으며, 루이 파스퇴르가 Vaccine이라 명명하여 영어와 프랑스어에서는 이 명칭으로 쓰고 있다. 독일어 철자는 Vakzin이다. 한국에서는 일본을 통해 들어온 독일어 Vakzin에서 유래한 왁찐이라는 말을 널리 썼으나, 20세기 후반 이후 대한민국에서는 영어 Vaccine에서 유래한 백신이라는 말이 퍼져 현재는 거의 백신이라는 말로 사용하고 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는 여전히 왁찐이라 부르며, 예방주사라 말하기도 한다.
역사[편집]
15세기 경에 이미 중국에서는 천연두 환자의 피부 상처 딱지를 가루로 만들어서 이를 코로 흡입하는 방식(천연두 접종)으로 천연두에 대한 면역력을 획득한 경우가 있었다. 이를 통해서 약한 천연두 증상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증상이 심각하지는 않았고, 2주에서 4주정도 후에는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전해진다.
1세대 백신 개발은 우두를 이용해서 천연두를 치료하는 방법을 제안한 사람으로 잘 알려진 에드워드 제너(Edward Jenner)에 의해 이루어졌다. 에드워드 제너는 소를 키우는 사람들이 인간에게는 약한 증상만 일으키는 우두에 노출되면서 오히려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여, 천연두를 예방하기위해 우두를 접종하였고 이것이 효과가 있다는 점을 증명하였다. 이는 우두가 천연두와 유사한 항원결정부위를 가지지만 인간에게는 독성이 미약하기에 가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의 천연두 예방법(vaccination, 소를 뜻하는 라틴어 vacca에서 유래)은 천연두 접종보다 훨씬 안전하기에 천연두 예방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2세대 백신 개발은 1880년대에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r)에 의해 이루어졌다. 파스퇴르는 광견병 백신, 콜레라 백신 등을 개발하였다. 또한 이때까지만 해도 독성이 없는 병원체를 통한 질병 예방 방법을 백신이라 부르지 않았었지만, 파스퇴르가 제너의 천연두 예방법을 기리기 위해서 자신이 개발한 광견병 예방법을 백신이라 부르게 되었고, 이것이 백신이라는 이름의 유래이다.
그 후 소아마비, 인플루엔자, 홍역, 파상풍, 디프테리아 등 다양한 전염성 질병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었고, 이를 통해 많은 질병들의 발병률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가령 미국에서 소아마비의 경우, 1988년도에는 35만명이었던 감염자가 2015년의 경우 74명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원리[편집]
인체의 면역계는 병원체에 대응하여 항체를 만든다. 한 번 항체가 형성되면 같은 병원체에 대해서는 면역이 형성되게 된다. 백신은 독성을 약화시킨 병원체를 체내에 주입하여 항체가 형성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항체가 형성되면 실제 독성을 지닌 병원체가 침입하였을 때 신속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면역체계가 이에 반응할 수 있게 된다.
면역계는 출생 전부터 모체로부터 전달받은 선천 면역과 생활하면서 침입해 오는 병원체에 대항하여 형성되는 후천 면역으로 나눌 수 있다. 백신은 후천 면역을 증강하기 위한 방법이다. 항체의 형성은 백혈구인 식세포 또는 림프구의 일종인 T세포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병원체의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방법으로 항체를 형성한다.
종류[편집]
백신은 크게 독성을 약화시킨 병원체가 살아 있는 상태로 투여되는 생백신과 죽은 상태로 투여되는 사백신으로 나뉜다. 사백신은 다시 병원체 전체를 사용하는 것과 일부를 분획하여 사용하는 것으로 나뉘고, 분획할 경우 기반 물질에 따라 단백 기반과 다당 기반으로 나뉜다. 백신의 대부분은 병원체 전체를 사용하는 세포전체 백신이다.
구체적으로,
생백신(약독주)
불활성 백신
톡소이드
가 있다.
1) 약독주
미생물을 몇 세대나 배양해서 그 감염력, 인체에 대한 독성을 줄인 것이었는데, 이와 같은 것을 약독주라고 한다.
이런 유형의 백신은 약독화되어 있지만, 살아있기 때문에 생백신이라고 부른다. 물론 살아있기 때문에 인체에 감염해서 증식한다.
2) 불활성 백신 Killed or inactivated vaccine
살아있는 미생물을 감염시키지 않아도 미생물의 사체에서 면역이 도입되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이러스에서는 광견병바이러스, 세균에서는 콜레라균, 페스트균, 장티푸스균이다. 이들의 사체를 접종하면 면역을 획득할 수 있다.)
B형 간염바이러스백신도 불활성 백신의 한 종류이다. 불활성 백신 자체에는 증식력이 전혀 없으므로 안전하다.
3) 톡소이드 Toxoid
세균 감염증에서는 세균이 내놓는 독소(단백질의 일종)가 원인이 되어 증상을 일으킨다. 그러나 이 독소에 대한 항체가 존재하면 독은 중화되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독소에 대한 면역을 도입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한 결과, 만들어진 것이 톡소이드이다. 톡소이드란 독소에 포르말린(formaldehyde)을 결합시킨 것으로 독성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항원성이 보존되어 있어, 면역획득에 있어서는 아주 좋은 백신이다. 파상풍 톡소이드는 잘 알려져 있다.
분류 | 약독화 생백신 | 불활성화 사백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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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의 종류 | ||
특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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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효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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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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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벡터백신[편집]
한편 바이오백신(biovaccine)으로 알려진 벡터(vector 운반체) 백신은 유전자 재결합법에 의하여 제조된 백신을 말한다. 현재 B형 간염 바이러스 백신이 바이오백신으로 제조되고 있다. 성인 T세포 백혈병(ATL)의 생백신은 1986년에 개발되었다.
핵산백신[편집]
DNA나 RNA같은 핵산들을 활용하여 면역체계가 사전에 정보를 학습하고 이러한 항원에 보다 효율적으로 가동되는 면역체계를 보장하기 위해 제안된다. 한편 RNA 백신으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 사용된 바 있다.
단백질 재조합 백신[편집]
전통적인 비활성화 백신의 제조과정을 재사용할 수 있다는 주요한 장점에서 특정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단백질 재조합 기술을 사용하여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 서브유닛(subunit) 백신, 합성항원백신(synthetic antigen vaccine), 유전자 재조합 기술 등으로 불린다.
첨가제[편집]
백신에는 유통과 보관을 위하여 일정량의 방부제와 안정제가 첨가되며, 면역 반응의 조절을 위한 보조제도 사용된다.
안전성[편집]
백신은 인간의 평균 수명을 크게 늘린 성공적인 의약품이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 백신의 안전성을 의심하여 아이에게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은 물론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나 성인의 경우에서처럼 이러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보다 접종하지 않을 경우의 질병에 대한 심각한 위험성이나 다양한 부수적이고 2차적인 사회문제 등이 고려될 때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효율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한다. 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와 같이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례는 오히려 아동 학대라는 비판이 있다.
진화[편집]
인간이 백신을 개발하여 병원체에 대항하는 것은 병원체 입장에선 새로운 선택 압력으로 작용한다. 즉, 백신으로 격퇴되는 것은 도태하고 기존의 백신을 피할 수 있는 병원체가 살아남게 된다. 특히 인플루엔자와 같이 돌연변이가 빠르게 일어나는 병원체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기존의 백신을 회피하여 다시 유행한다. 이 때문에 백신 제조회사는 유행이 짐작되는 유형의 백신을 계속하여 개발하고 있다.
현재 백신이 있는 질병[편집]
- 탄저병
- 디프테리아
- 뇌수막염(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 A, B형 간염
- 인플루엔자
- 일본뇌염
- 라임병
- 홍역
- 볼거리
- 백일해
- 폐렴구균
- 소아마비
- 광견병
- 유행성 출혈열(한타바이러스)
- 로타바이러스
- 풍진
- 대상포진
- 천연두
- 파상풍
- 결핵 (BCG 백신)
- 장티푸스
- 수두
- 에볼라 출혈열
- 황열
- 콜레라
-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의 일부. 간접적으로 자궁경부암.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백신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