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릭타이어

슬릭타이어(slick tire)는 트레드 패턴이 없는 타이어이다. 지면과의 마찰력을 높여 고속주행과 코너링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일반도로에서의 주행은 불가능하고 서킷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개요

슬릭타이어는 일반 타이어와 다르게 표면에 아무런 무늬가 없다. 그 이유는 접지력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일반 타이어와 같이 홈이 있게 되면 지면과 닿지 않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에 레이싱에는 타이어 표면이 매끈한 슬릭타이어를 사용한다. 접지력은 경기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레이싱 경기에서는 차량의 한계를 이끌어내며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코너링을 할 때 차량과 타이어의 한계점을 찾아서 스피드 최대로 끌어올려 돌아나가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타이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차량이 주행할 때 슬릭타이어 표면의 화합물은 조금씩 녹으면서 지면과 달라붙는다. 지면과 타이어의 접촉 면적이 넓을수록 더 강력한 접지력을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건조하고 매끈한 노면에서 트레드와 노면 사이의 마찰력은 고무의 접촉면에 비례해서 슬릭타이어가 가장 큰 접지력을 갖는다. 그러나 물이 고인 곳 같은 노면에서는 트레드와 노면 사이의 물을 배수할 수 없어 접지력은 매우 작아진다. 한편 슬릭타이어는 조금씩 녹으면서 지면과의 마찰력을 높이기 때문에 일반 타이어보다 닳는 속도가 빠르다는 단점이 있다.

특징

접지력

슬릭타이어의 가장 큰 매력은 접지력이다. 노면과의 마찰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타이어 표면의 화합물을 녹여 노면과의 접지력을 강화하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이 구조는 타이어에 접착테이프의 접착면을 바깥으로 감아 달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급커브 코스에서 강력한 G가 걸려도 타이어가 미끄러지기 어렵게 되고, 브레이크 시 타이어의 제동 한계치가 높아져 주행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빠른 속도로 커브 구간에서 추월해 갈 수 있는 능력과 강력한 브레이크는 자동차 경주에서 이기기 위해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슬릭타이어는 자동차 경기에서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게 설정된 적정 온도는 매우 좁은 편이다. 가령 포뮬러원(F1)에서 사용하는 슬릭타이어의 작동 온도 범위는 10도 정도이다. 예를 들어 25도에서 35도를 타깃으로 만든 타이어는 노면 마찰 온도에 미달할 경우 접지 성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슬릭타이어가 식게되면 접지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에 타이어 워머라고 불리는 타이어를 가열, 보온해주는 소행을 주행 전에 붙이기도 한다. 한편 일반 자동차에 슬릭타이어를 장착한다고 해도 서스펜션과 매칭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경주용차에 맞게 전용 세팅을 하지 않으면 본래의 접지 성능을 끌어낼 수 없다.

도로

슬릭타이어는 일반도로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특히 슬릭타이어는 배수를 위한 홈이 전혀 없기 때문에 우천시, 눈길에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슬릭타이어를 장착하고 일반 도로를 달릴 경우, 여름철 컨디션이 좋은 마른 노면이라면 큰 문제 없이 달릴 수 있다. 물론 워낙 마모에 약하기 때문에 오래 탈 수는 없다. 하지만 타이어 성능을 발휘할 수 없는 겨울철이나 모래가 많을 경우 접지력이 오히려 일반 타이어보다 떨어진다. 물론 슬릭타이어는 접지 면적이 넓기 때문에 일반 타이어보다 당연히 접지력이 좋을 수밖에 없지만 모래와 같은 이물질이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끼게 되면 마치 베어링의 볼 역할을 하게 돼서 그립력이 크게 저하된다. 젖은 노면에서도 슬릭타이어는 성능이 크게 저하된다. 슬릭타이어는 홈이 없기 때문에 수막 현상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딱히 처별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해외에서는 일반 도로에서 슬릭타이어 장착 차량의 주행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대한민국에는 「자동차용 타이어의 에너지소비효율 측정 및 등급기준·표시 등에 관한 규정」에서 슬릭타이어에 대한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단순히 일반도로에서의 주행을 금지한다는 조항은 아니므로, 슬릭타이어의 일반도로 주행을 불법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진화

세미슬릭타이어

벤투스 R-s4(세미슬릭타이어)

세미 슬릭타이어는유럽에서 자가용으로 레이싱을 즐기는 아마추어 레이서들의 필요에 의해 탄생하게 되었다. 아마추어 레이서들이 경기장을 오갈 때 쓰는 타이어와 경기장에서 쓰는 타이어를 별도로 사용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자 개발된 것이다. 따라서 세미 슬릭타이어는 서킷과 일반도로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트레드 패턴이 없는 슬릭타이어를 일반 도로에서 사용한다면 비효율적이거나 안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세미 슬릭타이어는 초기 패턴 설계에서부터 여러 상황에서 융통성 있게 적용될 수 있는 멀티형 타이어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가벼운 공로 주행이 가능하고, 타이어의 교체 없이 그대로 장착한 상태에서 주말 경기장에 왔다 갔다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세미 슬릭타이어는 랩타임만을 고려한 레이싱 타이어와는 다르게 일반 타이어에서 요구되는 각 국가별 인증을 거쳐야 한다. 또한 젖은 노면에서도 안전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때문에 레이싱 전용 트레드 컴파운드에 실리카 등의 성분을 추가하여 젖은 노면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그래도 슬릭타이어의 진화된 모양인 만큼 서킷에서도 활약하는 타이어이기 때문에 고속주행 성능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주행 시 타이어 마찰열이 빠르게 올라오도록 설계되어 높은 접지력을 자랑하며, 제동성과 핸들링 부분에서도 일반 초고성능 타이어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여준다. 때문에 세미 슬릭타이어는 흔히 말하는 레이싱 타이어와 프리미엄 자동차에 장착되는 초고성능 타이어의 중간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단, 일반도로에서 일상적인 주행이 가능한 타이어지만 어디까지나 마른 노면과 고속주행에 최적화된 타이어라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겨울용 타이어로 교체해야 더욱 안전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글로벌 타이어 기업들이 레이싱 타이어의 기술력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레이싱용 타이어가 양산되는 일반 타이어의 기술력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레이싱용 타이어는 높은 기술력이 적용되어 도로를 누빌 수 있는 것이 바로 세미 슬릭타이어다. 세미 슬릭타이어는 주로 아마추어 레이싱 경기에서 사용된다. 세미 슬릭타이어만들 사용하도록 규정한 레이싱도 꽤 많다. 하지만 서킷과 도로 두 가지를 모두 누릴 수 있는 포지션에서 일반 차량을 타깃으로 출시된 제품도 많다. 포뮬러 드리프트(Fomula Drift)에서 공식 타이어로 첫 선을 보인 벤투스 R-s4가 대표적인 예다. R-s4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영암 F1 트럭에서 전문 레이서들의 테스트를 거쳐 탄생했다. 전문 레이싱 선수들은 물론 평소 고속주행을 즐기는 스포츠 드라이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외에도 벤투스 TD 등이 대표적인 세미 슬릭타이어로 꼽힌다.

참고자료

• 전명훈 기자, 〈(F1코리아) 머신의 성능에 직결...타이어의 과학〉, 《스포츠한국》, 2013-09-29
• 자동차 역사가, 〈177. 슬릭 타이어(Slick Tire) {자동차 용어: 섀시}〉, 《개인 블로그》, 2014-10-17
• 권봄이 기자, 〈(권봄이) 다이내믹 레이싱, 타이어도 각양각색〉, 《한국일보》, 2015-09-02
• zere2010, 〈슬릭 타이어란? 도로를 주행할 수 있다? 장점과 단점을 설명!〉, 《티스토리》, 2016-10-12
• 한국타이어, 〈세미 슬릭 타이어란? 일반 도로와 서킷을 모두 누비는 타이어에 숨겨진 테크놀로지〉, 《네이버 포스트》, 2017-05-24
• ABC타이어, 〈경주용 슬릭 타이어를 일반차에 장착하면 어떻게 될까요?〉, 《네이버 포스트》, 2019-03-11
• 윤진웅 기자, 〈(단독) 넥센타이어,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서 슬릭타이어 첫 공개〉, 《더구루》, 2021-06-02

같이 보기

• 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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