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에이터 그릴
라디에이터 그릴(radiator grille)은 라디에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덮어놓은 철망이다. 보통 차량 전면에 설치되어 통풍구 역할을 하고 있다. 간략히 그릴이라고도 한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실제로 고기 굽는 그릴과 비슷하게 생겼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주행 중 엔진룸으로 침투하는 이물질을 막아주면서 주행풍을 라디에이터로 원활하게 공급해 냉각수와 엔진의 열을 낮춰 주는 등 라디에이터와 엔진을 보호해 준다.
개요
라디에이터 그릴은 자동차가 처음 발명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공기를 엔진룸으로 유입 시켜 엔진과 라디에이터를 냉각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내연기관 엔진은 주행하면서 온도가 올라가는데, 엔진을 식히느라 뜨거워진 냉각수는 라디에이터를 지나는 동안 온도를 낮춰 다시 엔진으로 주입된다. 냉각수로 뜨거워진 라디에이터는 라디에이터 그릴을 통해 유입된 공기로 그 열을 식힌다. 주행 중에 공기 유입을 할 수 있도록 라디에이터 그릴은 차량 앞쪽에 있고, 공기가 통할 수 있게 구멍이 뚫려 있다. 그릴은 라디에이터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주행 시 라디에이터로 유입될 수 있는 외부 물질을 일차적으로 걸러줘 고장이나 파손을 예방한다.[1]
종류
라디에이터 그릴이 기능적인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 전면부 디자인의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해 차량의 첫인상에도 큰 영향을 준다. 디자인이 훌륭한 자동차를 생각해 보면 모두 그릴의 모양이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다. 20세기 초에는 가로로 길고 넓은 사각형 형태의 그릴이 보편적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하고 인상 깊은 형태로 발전해 왔다. 최근에는 디자인이 자동차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은 그릴에 자사의 디자인 철학을 반영하고 있다. 가공 기술이 발달하면서 더욱 섬세한 디자인의 라디에이터 그릴도 등장했다. 디자인을 통해 개구 면적, 공기 유입 방향, 내부가 들여다보이는 정도를 조절함으로써 기능성과 심미성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1]
그릴의 종류[2] 롤스로이스를 대표하는 상징으로는 보닛 위로 솟은 엠블럼 ‘환희의 여신(Spirit of Ecstasy)’과 리스 파르테논 신전을 닮아 ‘판테온 그릴’로 불리는 라디에이터 그릴을 꼽을 수 있다. 롤스로이스 - 판테온 그릴 1933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BMW의 키드니 그릴은 말그대로 사람의 콩팥 형태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100여 년 역속에서 조금씩 형태가 변화되기는 했지만 세로 격자의 둥근 그릴이 좌우 대칭으로 위치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BMW - 키드니 그릴 렉서스의 스핀들 그릴은 2011년 뉴욕 모터쇼에서 공개되었다. 초반에는 다소 공격적이고 대담한 디자인 때문에 호불호가 강하게 나뉘기도 했으나 점점 그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다. 렉서스 - 스핀들 그릴 현대의 패밀리룩인 헥사고날 그릴은 2011년 아반떼(MD)를 시작으로 현대차 모델에 적용되어 왔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업그레이드된 캐스캐이딩 그릴로 브랜드의 역동성을 강조해나가고 있다. 캐스캐이딩(Cascading)은 ‘폭포 같은, 계속되는’이라는 뜻을 지닌 단어로 용광로에서 녹아내리는 쇳물의 흐름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다. 현대 - 헥사고날 그릴, 캐스캐이딩 그릴 호랑이의 얼굴을 형상화한 기아의 타이거노즈 그릴은 타원형의 모양에 중간 위, 아래 일부가 튀어나온 형상으로, 2008년부터 도입된 기아의 패밀리룩이다. 기아 - 타이거노즈 그릴
라이팅 그릴
현대모비스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트렌드에 맞춰 그릴에 적용할 수 있는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최근 차량 전면 그릴에 LED 조명을 적용한 라이팅 그릴과 차량 상태와 운행 조건에 따라 그릴 자체를 열고 닫을 수 있는 그릴 일체식 액티브 에어 플랩 기술을 개발했다. 라이팅 그릴은 차량 전면부 그릴 전체를 조명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자율주행 모드, 전기차 충전 모드, 웰컴 라이트 기능, 비상 경고등 표시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 그릴의 조명 패턴과 색깔이 변한다. ‘라이팅 그릴’은 자동차의 감성적인 디자인을 한껏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심미적인 효과도 누리면서 안전운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다른 차량이나 보행자와 의사소통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고, 조명 패턴을 어떻게 적용하는지에 따라 강렬하고 독특한 디자인 효과도 보여줄 수 있다. 라이팅 그릴은 현재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를 위한 검증 작업 중이다. 내년부터는 고객사 프로모션을 통해 양산 적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릴 일체식 액티브 에어 플랩' 기술은 기존 라디에이터 그릴이 진화된 모습이다. 냉각수 온도에 따라 그릴이 움직인다. 자동으로 여닫는 기술 수준을 넘어 자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이다. 엔진 냉각수 온도가 높으면 에어 플랩이 열려 공기를 흡입해 냉각 효율을 높인다. 온도가 내려가면 에어 플랩은 자동으로 닫힌다. 에어 플랩이 닫히면 공기 저항이 줄어들어 차량의 난방 효율과 연비를 높일 수 있다. 여기에 라이팅 그릴을 더하면 조명으로 디자인 패턴을 차별화할 수 있어 자동차 외관이 한층 더 고급스러워진다. 자동차 그릴이 디자인에 멋을 더하고, 실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1]
전망
라디에이터 그릴은 점차 사라질 수 있다. 그 이유는 첫째, 라디에이터 그릴이 차량 전면에 배치되면, 자동차의 전면 면적이 증가하게 되고, 그릴을 통해 라디에이터의 냉각 성능은 향상되나 그만큼 공기저항도 커진다는 단점이 생긴다. 따라서 가속 성능과 연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하기에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최근 출시되는 차량은 엔진룸 내부 구조의 설계 및 부가적 냉각 장치를 택하여 냉각을 라디에이터 그릴에 의존하는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라디에이터 그릴 자체에 자동차의 공력특성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셋째, 전기차의 급부상이 라디에이터 그릴을 기능적으로 불필요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가솔린/디젤차는 연료가 엔진을 거쳐 바퀴에 전달되는 방식이고, 전기차는 배터리의 전력이 전기모터를 거쳐 바퀴를 구동하는 방식이다. 이런 이유로 엔진의 냉각을 위해 가솔린/디젤차에 탑재된 라디에이터 그릴을 전기차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고, 구조 특성상 전기차에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됐다. 하지만, 기존 라디에이터 그릴이 있는 디자인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는 전기차 특유의 앞이 막힌 그릴은 답답함을 주고, 디자인적으로 미적인 요소가 없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은 변수이다. 특히, 브랜드 고유의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을 보유한 카메이커에게는 갑작스러운 디자인의 변화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약화시키는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어, 디자인 진화의 과정을 통해서 서서히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3]
각주
- ↑ 1.0 1.1 1.2 현대모비스, 〈기술에 감성을 더하다, 자동차 그릴의 변신〉, 《HMG 저널》, 2021-07-14
- ↑ 불스원, 〈라디에이터 그릴만 보면 자동차 브랜드를 알 수 있다!〉, 《불스원 블로그》, 2019-04-03
- ↑ 카브로, 〈자동차의 첫인상 좌우하는 '자동차 그릴'이 사라지고 있다? 그 이유는?〉, 《네이버 포스트》, 2017-05-12
참고자료
- 현대모비스, 〈기술에 감성을 더하다, 자동차 그릴의 변신〉, 《HMG 저널》, 2021-07-14
- 불스원, 〈라디에이터 그릴만 보면 자동차 브랜드를 알 수 있다!〉, 《불스원 블로그》, 2019-04-03
- 카브로, 〈자동차의 첫인상 좌우하는 '자동차 그릴'이 사라지고 있다? 그 이유는?〉, 《네이버 포스트》, 2017-05-12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