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염
질염(膣炎, vaginitis)은 질이나 음문의 염증이다. 질 대하, 간지러움, 통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종종 음문의 자극, 감염과 연관된다. 영향을 받더라도 증상이 없을 수 있다.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질염의 3가지 주 종류는 세균성 질염(BV), 곰팡이 질염, 트리코모나스감염증이다. 외음질 부위에 불편함이 있다면 의료 서비스 제공자에게 감염 존재 여부에 대한 평가를 요청할 수 있다.[1]
개요[편집]
질염은 질점막의 세균감염에 의한 염증이다.
병원균으로는 임질균 · 연쇄구균 · 포도상구균 · 대장균 · 칸디다 · 트리코모나스 등을 들 수 있으며, 결핵 · 매독 · 디프테리아 · 장티푸스 · 홍역 등 전염병의 한 부분증(部分症)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일반적인 증세로는 대하(帶下:냉)가 많아지고, 더욱이 백색 · 황백색의 혼탁상이 되며, 때로 농성 · 혈성이 될 때도 있고, 대개는 악취가 난다.
외음부가 늘 축축하고, 소양감(瘙痒感)과 작열감(灼熱感)이 있으며, 냉으로 인하여 짓무르게 되면 배뇨 때 통증이 있다. 항생물질의 질정(膣錠)을 삽입함으로써 치유되는 경우도 있으나, 조기에 완전히 치유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진단에 의한 올바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으로는 국부를 깨끗이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2]
종류[편집]
- 칸디다질염(candidal colpitis)
칸디다 알비칸스(candida albicans)라는 진균이 질이나 외음부에 번식하여 생기는 염증이다. 칸디다는 질뿐 아니라 구강 · 기관지 · 장 등에도 존재하며 건강한 신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칸디다 알비칸스는 따뜻하고 습한 환경과 풍부한 당을 요구하는데, 임산부가 가장 높은 감염 빈도를 나타낸다. 글리코겐(glycogen)을 조절하는 에스트로겐(estrogen) 함량이 최고에 이르는 20 ~ 40세 사이에 가장 많고, 심한 외음부소양증 · 성교통 · 배뇨곤란 · 빈뇨 등을 주증상으로 한다. 일반적으로 임산부나 당뇨병 환자, 비만한 여성, 경구 피임약을 복용한 여성에게 잘 나타난다.
원인으로는 소화기계통이 가장 중요한데, 정상인의 20 ~ 30%는 칸디다균이 구강 내에 생존하고 있으며 성생활 방법에 따라서 질 내로 감염될 수 있고 남성 성기의 피부 · 음핵 등이 질염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 선행인자들로는 임신이나 당뇨병 · 항생제 · 경구피임약 · 면역억제성질환 등이 대표적이다. 그밖에 자궁내 삽입장치, 비만증, 많은 양의 정제된 당분 섭취, 몸에 꼭 끼는 하의, 수영장의 물, 자극성 음부세척제 등도 선행인자로 작용한다.
주된 증상으로는 술찌꺼기나 비지 같은 분비물이 많이 나오고 국소적으로 심한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또 작열감 · 성교통 · 부종 · 외음부통증 등을 일으키며, 표면상으로는 외음부 및 질의 홍반 · 울혈 · 표피박리 · 소포 · 농포 등을 볼 수 있다.
치료는 질도말 검사를 통해 확인한 뒤에 한다.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질좌약을 1 ~ 2주일 동안 사용하는데 연고를 병행하여 바르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재발하면 약을 복용하면서 질좌약과 연고를 동시에 바른다. 치료기간은 약 1주일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항상 외음부를 청결하게 하고 세정제는 필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질의 자정작용을 위해 비누사용을 자제하고 외음부를 너무 자주 씻는 것도 좋지 않다. 또한 외음질부의 온기나 습기는 진균 감염을 일으키므로 화학섬유로 만든 내의보다는 면 내의를 헐렁하게 입는 것이 좋다.
- 세균성 질염
주요 증상으로는 냉, 대하증과 함께 생선 비린내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악취는 성관계 후 더욱 두드러지는데, 이러한 악취는 "아민"이라는 물질 때문이며 세균성 질염이 있는 경우에는 골반염을 앓을 확률이 높으며, 임신 중에 세균성 질염을 앓게 되면 태아를 둘러싸고 있는 양막에 염증이 생겨 양수가 조기에 터질 수 있으며 이 때문에 조산을 하게 되어 아기에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악취가 없고 냉이 증가하였더라도 즉시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 위축성질염(萎縮性膣炎 , atrophic vaginitis)
폐경 이후 질 점막이 얇아지고 분비물이 적어져서 생기는 질염으로 비특이성질염 또는 노인성질염이라고도 한다. 폐경 이후에 에스트로겐 양이 감소함에 따라 질 안의 호르몬 양이 변화하여 나타나는 염증이다. 갱년기와 폐경기를 거치면 난소가 점차 기능을 상실하고 난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도 기능이 떨어져서 질 점막이 점차 얇아진다. 질 점막이 얇아지고 분비물이 적어지면 질이 메마르고 건조한 상태가 되므로 가벼운 자극에 의해서도 쉽게 출혈이 생기고, 질 점액의 방어 기능도 사라져 세균에 쉽게 감염된다. 전염되지는 않으며 40대 이후의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원인은 질의 정상적인 생리환경이 변하여 질 부위에 생존하던 세균에 감염되거나 폐경 이후 질 안의 정상 환경을 유지해 주는 에스트로겐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밖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날씨가 덥거나 환기가 되지 않는 옷을 입는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 위험인자로는 당뇨병과 잦은 성교 등을 들 수 있다.
증세 질 부위가 붉게 변하고 짙은 황색의 분비물이 나오며, 외음부에 통증과 가려움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분비물에서는 악취가 나며 때로는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특히 노인성 변화로 인한 가려움증이 심해서 자꾸 긁게 되므로 이로 인하여 출혈이 되거나 상처 부위에 세균감염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합병증으로 다른 골반 내 기관에 2차 세균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치료는 질 크림을 발라주거나 에스트로겐을 복용한다. 세균을 제거하기 위하여 항생제 연고를 바르거나 내복약을 먹지만, 근본적인 원인이 호르몬 부족이므로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해 주는 치료를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예방이 중요한데, 외음부 생식기를 항상 깨끗이 하고 향이 강한 비누는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욕조목욕보다는 샤워를 하고 속옷은 면제품을 착용한다. 젖은 옷을 입고 오래 앉아 있지 말고 비만증인 경우 체중을 줄여야 하며,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는 당뇨병을 우선 치료한다.
- 클라미디아 질염
원인균은 클라미디아 트라코마티스(Chlamydia trachomatis)로 잠복기는 1 ∼ 5주가 보통이고 더 긴 잠복기도 보고되고 있다. 대부분 성행위로 전파된다.
클라미디아의 증상은 임질과 매우 유사하다. 종류에 따라 분만 시 신생아를 감염시켜 결막염, 폐렴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여자의 경우 증상이 없을 수도 있으며 배뇨 시 통증, 질 주변의 가려움증, 질 분비물, 하복부 통증 등이 나타난다. 치료되지 않은 클라미디아 감염은 골반 염증성 질환을 일으켜 자궁외임신,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진단은 임상가검물에서 균을 동정하기가 쉽지 않으며 비용이 많이 들어 임상 증상, 소변검사, 요도 분비물검사에 의해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클라미디아 감염은 임질과 증상이 유사하며 일부 환자에서는 동시에 감염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감염 부위에서 채취된 가검물을 배양, 분리, 확인하는 방법에는 난황배양법, McCoy 세포나 Hela 세포를 이용하는 조직배양법 등이 있으며 형광항체염색법, 중합효소 사슬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을 사용하기도 한다.
치료의 가장 큰 문제는 재발 또는 지속감염인데, 치료 후 6주 내에 재발률이 30 ∼ 40%에 달한다. 에리스로마이신(erythromycin), 독시싸이클린(doxycycline) 등의 항생제를 투여한다. 증상이 없어지더라도 처방 받은 약물을 모두 복용해야 하며 반드시 섹스파트너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여 증상이 없어도 감염되었으면 치료해야 한다.
- 트리코모나스성 질염
질 트리코모나스라는 원충에 의해 일어나는 질염이다. 성교 감염에 의한 것이 가장 많기 때문에 나라에 따라서는 성병으로 분류하는 곳도 있다. 남성은 감염되어도 거의 증세가 없으며 요도나 정액 속으로도 침입한다. 여성이 이 원충에 감염되었을 경우에는 질 내부뿐 아니라 방광이나 요도에도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가려움증과 담황색 거품 상태의 냉이 증가한다. 증세가 진행되면 소음순이 붓고 성교 시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성교 감염이 최대의 원인이기 때문에 배우자에게 증세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치료는 꼭 부부가 같이 받아야 한다. 여성만 치료하면 금방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생활상 주의해야 할 것은 불결한 성교를 피하고 외음부를 청결하게 하는 것이다.
치료는 산부인과 의사의 지시에 따르는 게 좋다. 경구제와 질 좌약을 병용하는 방법이 택해진다.[3]
치료[편집]
질염은 원인에 따라 항생제, 항곰팡이제, 여성호르몬제 등으로 치료한다.
이상적인 세균성 질염의 치료는 젖산균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혐기성 세균을 억제하는 것이다. 치료제로는 항생제인 메트로니다졸과 클린다마이신을 주로 사용한다. 메트로니다졸은 혐기성 세균 억제 효과가 좋은 반면, 젖산균에는 영향이 적어 가장 좋은 선택약이다. 메트로니다졸은 먹기도 하고 젤 형태로 질내에 주입하기도 한다. 먹는 메트로니다졸 사용 시에는 약물 투여 중이나 투여 후 24시간 동안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 메트로니다졸의 전체적인 치료율은 75 ~ 84% 정도이다. 클린다마이신은 질좌제나 생체결합성 크림 형태로 질내로 주입하거나 먹는 약을 사용한다. 성교 대상 남성의 치료는 치료 효과에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권고하지 않는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에는 메트로니다졸 경구제가 가장 좋으며, 치료율은 약 95% 정도이다. 세균성 질염과 달리 젤 형태의 메트로니다졸(질 주입제)은 사용하지 않는다. 대체 치료로는 티니다졸 경구제를 사용할 수 있다. 치료에 반응이 없다면 약제 감수성을 확인하기 위해 배양검사를 한다. 재감염 빈도가 매우 높아 첫 번째 치료 3개월 후 트리코모나스 재검사를 하고, 성교 대상자를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외부생식기-질 칸디다증에는 아졸(azole) 계열의 항곰팡이제를 국소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흔한 치료법이다. 치료 후 환자의 80~90%에서 증상이 완화되고 배양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바뀐다. 다른 치료제로는 먹는 항곰팡이 약제인 플루코나졸을 사용하는데, 치료 효과는 아졸계 국소 치료와 거의 비슷하다. 그 외에도 외부생식기-질 칸디다증에 사용하는 국소 치료제로 부토코나졸 크림, 클로트리마졸 질크림, 미코나졸 질크림이나 삽입제, 니스타틴 질정, 티오코나졸 연고, 테르코나졸 크림이나 질좌제 등이 있다. 재발이 반복되거나 비백색계(non-albicans) 균주가 확인되면 붕산(boric acid) 질좌제를 사용한다.
염증성 질염에서는 국소적 클린다마이신과 부신피질호르몬을 사용하고, 폐경 후 여성은 호르몬 보충 치료를 고려한다.
위축성 질염은 국소 에스트로겐 질크림으로 치료하는데, 재발을 막으려면 국소적 또는 전신적 에스트로겐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 여성이 자궁경부암 선별검사(세포진 검사)에서 세균성 질염이나 질 칸디다증, 트리코모나스 질염 등의 소견이 우연히 발견될 수 있다. 증상이 전혀 없는 여성의 약 20%에서 칸디다균체가 발견된다. 자궁경부암 선별검사인 세포진 검사로는 질염을 진단할 수 없으므로 세균성 질염이나 질 칸디다증이 의심되어도 증상이 없으면 추가 검사나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증상이 있더라도 표준 진단 검사를 통해 확실히 진단한 후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증상이 없어도 표준 진단 검사를 시행하고, 확진이 되면 치료해야 한다.[4]
위험요인 및 예방[편집]
건강한 질내에는 젖산균이 질내 환경을 산성으로 유지해 병균 감염에 저항성을 갖는다. 그러나 너무 잦은 성교나 질내 세정 등으로 질내 산성도가 떨어져 정상 질 환경에 변화가 생기면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임신 중이거나 당뇨병 환자는 세포매개 면역기능이 떨어져 칸디다증의 빈도가 높아진다. 경구피임약, 항생제, 부신피질호르몬 제제, 항암제 투약 등도 질염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조건이다.
질염을 예방하려면 질의 자정 능력을 해치는 조건들을 피해야 한다. 질내 적정 산성도를 유지하려면 질내 세정을 하지 말고, 다수의 파트너와 과도한 성관계를 피해야 한다. 질염을 일으키기 쉬운 동반 질환인 당뇨병이 있으면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하고,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항생제 사용을 줄여야 한다.
평소와 달리 질 분비물이 많아지고 나쁜 냄새가 나며 외음부에 가려움이나 쓰린 느낌, 화끈거림이 있다면 일단 질염을 의심해야 한다. 서로 다른 질염도 증상은 유사할 수 있다. 질환별로 치료가 다르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부적절한 약물을 사용하면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약물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성급하게 약물을 투여하면 불필요한 치료를 하거나 질병이 만성화될 수 있다. 그러므로 질염 증상이 있으면 경험적 약물 치료보다 적절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4]
합병증[편집]
질염은 단순한 국소 질환으로 성가신 증상을 나타내다가 약물에 반응해 치료가 되는 일과성 질환인 경우도 있지만, 중요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세균성 질염 환자는 골반내 염증성 질환의 빈도가 높고, 유산 후 골반내 염증, 자궁적출술 후 감염,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 이상 등이 증가한다. 세균성 질염이 있는 산모는 조기 양막파수, 조산 및 조기 출산, 융모양막염, 제왕절개술 후 자궁내막염 위험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세균성 질염이 있는 여성이 수술적 유산이나 자궁적출술을 계획한다면 수술 전후 메트로니다졸로 치료해 위험을 줄이도록 권고한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의 약 60%에서 세균성 질염이 동반되고,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2~3배 증가한다. 또한 자궁적출술 후 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산모는 조기 양막파수나 조기 분만의 위험성이 커진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성병으로 분류되므로 감염된 여성이 성교 상대가 여러 명이거나 성병의 기왕력이 있다면 임질, 클라미디아, 매독,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 검사 등을 해보는 것이 좋다.
외부생식기-질 칸디다증은 하부 생식기 상피세포를 조금만 침범해도 광범위한 가려움증과 염증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아, 세포외 독소나 효소가 질병의 병태생리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만성 또는 재발성 외음부-질 칸디다증의 자극 증상에는 과민반응이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4]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