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빙기
간빙기(間氷期, Interglacial Period, Interglacial epoch)는 빙하기에서 빙기와 빙기 사이의 시기로 지구가 따뜻해지는 시기를 말한다. 후빙기(後氷期, postglacial stage)라고도 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간빙기에 해당된다. 현재는 제4간빙기에 해당되며, 간빙기 때의 기온은 현재와 같거나 현재보다 따뜻한 편이다.
따라서 지질 시대 전체로 보면 현재도 평균기온은 꽤 낮은 편이다.
간빙기가 되기 위해서는 빙하기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지구 평균 온도가 1,000년 이상 지속되어 빙하기와 확실하게 구분되어야 한다. 빙하기 중에 일시적으로 따뜻해지는 시기는 아간빙기(interstadial period)라고 한다. 간빙기의 기후는 온난하여 중위도 지역까지 확장되었던 빙하의 융해 및 후퇴가 일어나고 이로 인해 해수면이 높아지는 특성을 보여준다.
개요[편집]
간빙기는 지구의 과거 지질시대 중 빙하시대에 빙기(氷期)와 다음 빙기 사이에 있는 기간으로, 전후(前後)의 빙기에 비해 따뜻한 시기가 비교적 오래 계속되던 시기를 말한다.
지구의 역사를 추정하는 시대 구분을 지질시대라고 한다. 그중 가장 최근의 시기인 신생대 제4기는 크게 플라이스토세(Pleistocene;홍적세)와 홀로세(Holocene;현세)로 구분되는데, 이러한 시대구분은 바로 빙기와 간빙기의 출현 등 지구의 기후변화에 근거한다.
신생대 제4기의 특징 중 하나는 이전보다 지구 기온이 상당히 내려갔다는 점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로 인해 고위도 지역을 중심으로 빙하가 발달ㆍ확장하였기 때문에 이 시기를 빙하시대(ice age)라고도 한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지구 기온이 일정했던 것은 아니고, 상대적으로 더 춥거나 따뜻한 기간이 반복되었는데, 빙하시대 중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아 빙하가 더 확장되었던 시기를 빙기(氷期)라 하며, 상대적으로 따뜻했던 기간을 간빙기(間氷期)라 한다. 간빙기는 빙기 사이에 있던 기간이라는 의미이다. 현재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이러한 반복은 여러번 있었던 걸로 추정되며, 신생대 제4기 동안 최소한 4번의 빙기가 있었던 걸로 알려져 있으나 학자마다 의견의 차이가 있다.
간빙기는 대략 지구기온이 오늘날과 비슷했거나 혹은 더 따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기의 가장 큰 특징은 빙기에 확장되었던 빙하가 상당부분 녹아서 고위도 지방으로 후퇴 및 축소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빙하가 사라진 후 그 자리에 여러 빙하지형과 빙하호(氷河湖) 등을 남겼으며, 또 빙하 주변의 툰드라 지역이 온대림으로 바뀌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이 시기의 큰 변화는 많은 양의 빙하가 녹아서 해수면이 상승한 사실이다.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기존의 해안 지역은 바다로 바뀌었으며, 각지에서 해안 부근에 퇴적층인 해성층(海成層)을 남겼다. 또 기후가 온난해지자 물리적 풍화보다 화학적 풍화가 상대적으로 활발해지면서 토양 형성 작용에 의한 토양층이 발달하게 되었고, 기온 변화에 따른 강수량 변화로 지형 형성 작용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빙기와 간빙기는 유럽 알프스 지역의 연구와 미국 오대호 지역의 연구로 밝혀졌으며, 각 지역에서 부르는 명칭이 다르다. 유럽 알프스 지역 연구의 경우, 오래된 것부터 귄츠-민델간빙기(제1간빙기), 민델-리스간빙기(제2간빙기), 리스-뷔름간빙기(제3간빙기)라 부르고 있으며, 앞뒤에 있는 빙기의 이름을 붙여 명명되었다. 미국 오대호 지역 연구의 경우, 차례대로 아프토니아, 야마우스, 상거먼 간빙기로 불리는데, 정확한 시기나 빙하의 최대 규모 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간빙기의 기온이 현재와 비슷했던 걸로 볼때, 현세, 즉 약 1만년 전부터 현재까지를 제4간빙기에 해당된다고 보기도 하며, 또는 이후 빙기가 다시 오리라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간빙기라는 말 대신 후빙기(後氷期, postglacial age)라 부르기도 한다.
플라이스토세의 간빙기[편집]
현재의 홀로세 간빙기는 약 11,700년 전의 플라이스토세 말기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플라이스토세는 약 258만 년 전부터 1만 년 전의 기간으로, 학술적 정의가 아닌 일반적 속칭으로 흔히 빙하기(Ice Age)라 불리는 기간이다. 약 250만년의 플라이스토세의 기간 동안 많은 빙기(glacial)가 있었다. 즉, 유라시아와 북미에서 대륙 빙상(ice sheet)이 현저히 발달한 시기가 다수 있었다. 각각의 빙기는 대략 4만년에서 10만년의 기간을 가지는데, 빙기들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의 온화한 간빙기(interglcial)로 분리된다. 현시대는 간빙기에 속하는데, 이 간빙기는 약 11,700년 전부터 시작되었고, 이 때부터 지금까지의 기간을 지질학자들은 플라이스토세와 구분하여 홀로세라고 부른다. 그리고 플라이스토세와 홀로세를 합하여 신생대 제4기(Quaternary)라고 한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현재의 간빙기 동안, 기후는 지금과 같은 정도로 따뜻해졌고, 빙상으로 이어졌던 툰드라는 극지방으로 물러났다. 툰드라 지역은 숲으로 바뀌었다. 전통적으로 간빙기는 육지 또는 옅은 대륙붕에 살았던 고생물에 의해서 밝혀진다. 특정 기후와 특정 시대에 살았던 동식물 종의 유체가 특정 간빙기를 확인해 준다. 포유동물이나 연체동물의 화석, 꽃가루와 식물의 우점종 유물(씨나 과일)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빙기-간빙기 전환[편집]
빙기에서 간빙기로의 전환은 지구 궤도 변화에 따라 북반구의 여름 태양 복사량이 증가하면서 빙하가 녹고 온도가 상승하며 대기 중 CO₂의 양이 증가하면서 일어난다. 빙기에서 간빙기로의 전환은 빠르게 일어나며 빙하 알베도 효과 축소나 대기 중 CO₂양의 증가 등과 같은 양성 피드백으로 인해 태양 복사량의 증가보다 앞서서 일어나기도 한다. 반면, 간빙기에서 빙기로의 전환은 태양 복사량 감소, 온도 하강, 대기 중 CO₂의 감소 등과 같은 현상들이 순차적으로 느리게 일어난다. 간빙기는 시작은 신속하게 일어나지만 존속기간은 빙기에 비해서 매우 짧다. 지난 45만년 동안 간빙기의 평균 존속기간은 1만년 내외로 평균 7만년~8만년 정도 지속된 빙기에 비해서 매우 짧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간빙기의 시작을 유도하는 온난화는 주로 북반구의 태양 복사량 증가에 의해서 일어나며, 남반구의 태양 복사량과는 무관하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남극 지역의 기온도 주변 남반구의 태양 복사량과는 별다른 관련이 없으며, 실제로 남극지역에서는 일조량이 최대에 달했던 시기에 가장 추운 빙기가 찾아오기도 했다.
간빙기의 특성[편집]
간빙기는 높은 온도로 인한 빙하의 융해와 축소가 대표적인 특징이지만, 이로 인해 지구 여기저기는 빙하기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빙하의 융해와 따른 해수면 상승을 들 수 있는데, 해수면 상승은 수온 상승에 따른 부피의 팽창으로 더욱 증폭된다. 과거 간빙기 동안의 해수면은 대부분 현재보다 높았으며, 빙기에 비해서도 평균 100 m 정도 높았다. 빙하의 융해에 따른 또 다른 효과는 해수 중 산소동위원소비의 변화이다. 빙하에 많이 포함되어 있던 16O가 대량으로 바다로 유입되면서 해수의 산소동위원소비는 감소하게 된다.
간빙기 동안의 온도 상승은 지구 규모의 변화와 더불어 지역적인 변화도 일으킨다. 고위도나 고지대의 툰드라 식생은 온대성 활엽수림으로 변하며, 해안가에는 해침이 일어나 해성층의 퇴적이 확대된다. 빙하로 덮인 대륙주변부의 경우에도 간빙기 동안 빙산 운반 퇴적층이 많이 형성되고 석회질 플랑크톤이 번성하여 탄산염 보상심도가 깊어지며, 저층류의 발달에 의해 저탁층이 많이 쌓이는 등 다양한 지역적 환경변화와 이에 따른 퇴적양상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동영상[편집]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