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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6일 (화) 10:30 판
개요
16기통은 엔진 실린더가 16개로 이루어진 엔진이다.[1] 1920년대 들어 고급차에 직렬 또는 V형 8기통 엔진이 보편화하자, 기술적 우월함을 드러내기 위한 기통 수 늘리기 경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미국 패커드(Packard)가 직렬 8기통과 V12 엔진으로 큰 인기를 얻자 그에 대응하려는 브랜드들이 나타났다. 처음 양산차용 V16 엔진 개발을 시작한 곳은 마몬(Marmont)이다. 엔지니어 오웬 내커(Owen Nacker)가 부가티(Bugatti) 항공기용 엔진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설계했다. 그러나 마몬이 이 엔진을 완성하기 전, 경쟁 업체 캐딜락(Cadillac)이 오웬 내커를 스카웃해 한발 앞서 V16 엔진을 완성했다. 그리고 1930년 시리즈 452 모델에 V16 엔진을 올려 시판했다. 마몬이 내커 설계를 바탕으로 만든 V16 엔진을 식스틴(Sixteen)에 얹어 내놓은 것은 이듬해인 1931년이다. 자동차 역사상 처음으로 16기통 엔진을 얹은 차가 등장한 시점은 상황이 썩 좋지 않았다. 고급차 시장이 한창 달아올랐을 때 개발이 시작된 16기통 엔진은 1929년 대공황으로 미국 경제가 파탄에 이른 직후 시장에 나왔다. 판매는 여의치 않았고, 마몬은 1933년 고급차 생산을 접어야 했다. 살아남은 캐딜락은 16기통 모델을 1940년까지 소수 생산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라졌고 최상위 모델도 8기통 엔진만 썼다. 이후 양산 승용차 가운데 최다기통 엔진은 12기통으로 기록돼 있다. 승용차와 거리가 먼 존재였던 16기통 엔진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자동차 마니아에게 주목을 받았던 치제타-모로더 V16T를 통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람보르기니(Lamborghini)에서 일했던 설계자 클라우디오 잠폴리(Claudio Zampolli)가 세계적 음악가 조르조 모로더 투자를 받아 개발한 이 차는 람보르기니가 설계한 V8 엔진 두 개를 이어 붙인 V16 6.0L 엔진을 얹었다. 이후 여러 브랜드가 16기통 부활을 시도했다. 하지만 현재 16기통 엔진 승용차를 생산하는 브랜드는 부가티가 유일하다.[2]
종류
V16
V16 엔진은 8개 실린더의 두 뱅크가 공통 크랭크축 주위에 V 구성으로 배열된 16기통 피스톤 엔진이다. V16 엔진의 최초 사용은 1910년 앙투아네트 VII(Antoinette VII) 실험용 항공기였으며, 1930년대에 여러 대의 자동차가 그 뒤를 이었다. 현재 V16 엔진의 가장 일반적인 응용 분야는 철도 기관차, 선박 및 고정식 발전기이다. V16 엔진을 사용한 최초의 생산 차량은 1930년 1월에 소개된 캐딜락 V-16이었다. 캐딜락 V16 엔진은 처음에 배기량 452 cu in (7.4 L), OHV 및 45도의 V 각으로 생산되었다. 1938 시리즈 90의 경우 엔진은 배기량 431 cu in, 플랫 헤드 밸브 트레인 및 135도의 V각으로 수정되었다. 이 431 cu in 버전은 훨씬 덜 복잡하면서도 직전 모델만큼 많은 출력을 내고, 내구성과 부드러움을 지원하는 더 단단한 크랭크축을 가지고 있었고, 당시 어떤 가격으로도 보기 드문 외부 오일 필터를 가지고 있었다. 피어리스(Peerless) 자동차 회사는 1930년대 초에 V16 엔진을 개발했지만 모든 자동차 생산이 중단되기 전에 단 하나의 프로토타입만 제작했으며 미국에서 금지 조치가 종료된 후 공장을 양조장으로 전환하였다. 1980년대 후반, 비엠더블유(BMW)의 당시 신형 V12 엔진을 기반으로 한 비엠더블유 골드피쉬 V16 6.7 L (409 cu in) 엔진이 개발되었다. 프로토타입은 긴 축거 7시리즈에 장착되었고 1990년대 초에 벤틀리(Bentley) 뮬산에 장착되었다. 거의 동시에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는 S클래스 리무진용 8.0L (488 cu in) V16 엔진을 개발했다. 1988년과 1990년 사이에 약 35개의 프로토타입이 제작되었다.[3]
U16
U16 엔진은 16기통 수냉식 이중 8 수직 인라인 엔진으로 1915~1916년 에토레 부가티(Ettore Bugatti)가 설계하고 프랑스에서 소량 제작되었다. U16 엔진은 이전 부가티 8기통 인라인 스트레이트 8엔진의 기능을 최대한 많이 사용하도록 설계되었다. 두 개의 8기통 뱅크가 공통 주조 알루미늄 크랭크 케이스에 나란히 수직으로 장착되었으며, 각 뱅크는 자체 크랭크축으로 구동한다. 두 개의 크랭크축은 공통 에어스크류 샤프트에 맞춰져 구동되었다. 샤프트는 37mm 포신을 수용하기 위해 구멍을 뚫었고 동일한 목적을 위해 샤프트 구멍에 맞춰 크랭크 케이스를 통해 명확한 통로를 제공했다. 각 8기통 뱅크는 2개의 주철 4기통 블록으로 구성되었고, 크랭크축은 2개의 표준 4기통 크랭크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블록은 미세한 테이퍼 콘 조인트로 연결되었다. 전체 길이를 줄이기 위해 언더컷 크랭크축을 사용했다. 접합부의 베벨 기어는 수직축을 구동하여 각 뱅크의 단일 오버헤드 캠축과 이중 자기장을 구동했다. 두 개의 마그네토가 각 실린더 뱅크 외부에 장착되었다. 각 마그네토는 뱅크의 단일 오버헤드 캠축도 구동하는 수직축의 베벨 기어에 의해 구동되는 해당 뱅크의 8개 실린더 모두를 발사했다. 각 실린더에는 두 개의 수직 흡기밸브와 하나의 수직 배기밸브가 있으며, 모두 캠축의 레버를 흔드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각 실린더는 실린더 블록 사이의 공간에서 개별 파이프로 배출된다. 이 엔진은 1917년에 10시간 및 50시간의 내구성 테스트를 마쳤고, 프랑스 정부는 라이센스를 구입하여 푸조(Peugeot)에서 생산을 준비했다.[4]
F16
F16 엔진은 포르쉐(Porsche) 917에 탑재된 자연흡기 공랭식 박서 16기통 엔진이다. 1960년대 르망 24시에서 포드(Ford)에게 일격을 당한 포르쉐는 프로토타입 스포츠카의 아이콘과 같은 포르쉐 917을 개발했다. 페르디난트 피에히(Ferdinand Piech) 박사의 주도로 개발된 이 차는 1970년대 르망 24시의 아이콘이 되었다. 당시 실렸던 엔진은 플랫 12 엔진이었다. 12기통 엔진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더 강한 출력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 당시 미국에서 열렸던 캔암 레이스는 유럽의 모터스포츠에 비해 출력 규정이 느슨한 편이었다. 일상생활에서 6L V8 엔진을 즐기는 나라이기 때문에 엔진 출력이 중요하지 않았다. 캔암에서는 800마력대의 레이스카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베이비부머들의 경제력이 높아지고 있던 미국 시장의 공략이 필요했던 포르쉐는 미국 진출을 결정했다. 하지만 미국에 진출해보니 르망 24시 레이스카보다 더 높은 출력의 레이스카들이 많았고 포르쉐는 캔암에서 살아남기 위해 엔진의 출력을 더 올리기로 했다. 그래서 개발한 엔진이 수평대향 16기통 F16 엔진이다. 1인치 정도 남는 엔진룸을 엔진으로 꽉 채우기로 했고 네 대의 엔진이 제작되었다. 캔암용으로 개조된 포르쉐 917의 엔진룸에 탑재한 후 여러 차례의 테스트를 거쳤다. 하지만 부피가 커진 16기통 엔진보다는 12기통 터보차저가 낫다고 판단한 포르쉐는 이전에 쓰던 엔진을 그대로 가져오기로 결정했다. 결국 레이스에 투입하려고 만든 F16 엔진은 실전에 사용되지 못했다.[5]
W16
W16 엔진은 W 구성에서 4개의 실린더 뱅크가 있는 16개의 실린더 피스톤 엔진이다.[6] 2005년부터 부가티 베이론, 시론 및 관련 모델에 사용된 폭스바겐(Volkswagen) 그룹을 제외하고 W16 엔진은 거의 생산되지 않는다. 폭스바겐이 만든 16개의 실린더를 가진 W16 엔진은 오로지 부가티만을 위한 엔진이었다. 폭스바겐은 부가티 인수 후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고 기술적 실험과 도전을 통해 2005년 베이론을 내놓았다. 베일론 기술력의 핵심은 W16 엔진이었다. W16에서 W는 엔진의 모양을, 16은 실린더 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V모양을 하는 VR8 기통 엔진 두 개를 붙였다고 해서 W16 엔진이라고 부른다. V는 쉽게 말해 실린더를 V자 모양으로 비스듬하게 마주 보게 한 것을 말한다. 직렬엔진 두 개를 V자 형태로 놓게 되면 배기량과 무게 중심에서 I형 엔진보다 더 좋다고 한다. V의 변형이라 할 수 있는 VR 엔진은 폭스바겐에서 만든 것으로, VR에서 R은 직렬엔진을 뜻한다. VR 엔진은 6기통까지는 양산이 되었지만, VR8은 별도로 양산되지 않고 베이론을 위해 활용된다. 그리고 이 엔진은 베이론 후속인 시론에도 들어가면서 부가티의 색깔을 그대로 유지했다. 개량된 엔진의 마력은 더 상승하고 최고속도 또한 더 높다.[7]
모델
치제타 V16T
치제타 V16T(Cizeta V16T)는 람보르기니 출신 엔지니어 클라우디오 잠폴리가 16기통 엔진을 탑재해 제작한 슈퍼카이다. 클라우디오 잠폴리는 16기통 엔진을 탑재한 슈퍼카를 제작하여 세상을 놀라게 할 계획을 세웠다. 12기통 엔진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부족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는 16기통 엔진을 중심으로, 그가 끌어모은 람보르기니의 기술진과 함께 슈퍼카 제작에 돌입했다. 그들은 람보르기니 쿤타치 개발에도 참여했던 엔지니어들로, 누구도 보지 못했던 슈퍼카를 만들고야 말겠다는 열망으로 뭉친 집단이었다. 1988년 12월 미국 LA 모터쇼에 치제타 모로더 V16T(Cizeta Moroder V16T)의 프로토타입을 출품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89년 3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작년보다 한층 발전한 프로토타입을 일반에 공개한다. V16T는 V형 16기통 미드십 엔진에 트랜스미션을 세로로 연결한 모습이 T자처럼 보여 붙은 이름이다. 8기통 엔진 두 대를 붙여 설계한 16기통 엔진은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6.0리터 V16 엔진은 56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했으며, 최고속도 328km/h,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5초만에 주파하며 16기통 슈퍼카 시대를 개척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V16T의 엔진은 지나치게 출력과 가속력에만 신경을 써 연비가 나쁘고 배기가스를 과도하게 방출했다. 배기가스 문제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소음 및 환경 공해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할 정도로 심각했다. 또한, 필연적으로 긴 크랭크축을 갖는 V16기통 엔진의 특성상, 기계적 신뢰도가 낮았다. 차체 안전성 또한 형편없었다. 결국 V16T는 미국에서의 판매, 주행, 소지가 전부 금지되었다.[8]
부가티 베이론
부가티 베이론 16.4(Bugatti Veyron 16.4)는 2005년 10월부터 2007년 9월까지 일반 도로에서 합법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양산차 중 가장 고가이자, 가장 빠른 슈퍼카로 기록된 자동차이다. 부가티의 슈퍼카이며 합법적으로 도로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로 기네스북에 기록됨과 동시에 가장 비싼 슈퍼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2005년도에 EB110의 빈자리를 채운 모델로 출시되었다. 부가티 베이론의 엔진은 8기통 엔진을 연달아 붙여 만든 16기통 엔진이다. 최고속도는 시속 407km를 기록하면서 상용차 부분 첫 400km의 주인공이 되었다. 마력은 1001마력이고 최대 토크는 127.6kg이다. 400km/h를 넘길 목적으로 개발되었던 베이론은 치밀하게 공력성능 위주로 디자인되었는데, 이로 인해 기존 슈퍼카의 디자인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다소 기형적인 형태의 디자인을 가지게 되었다. 엔지니어들은 8.0L의 엔진에서 1천 마력이라는 어마어마한 힘을 뽑아내기 위해 고심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 기묘한 형태의 4륜구동형 차체에 10개의 라디에이터와 4개의 터보차저, 그리고 거대한 W16 엔진을 집어넣기 위해 고심하였으며 400km/h를 넘는 성능을 위해서 수많은 장비를 넣는 데 성공하였다. 이로 인해 베이론의 공차중량은 무려 1,890kg에 이르며 운전자의 몸무게와 연료를 합하면 2t까지 늘어난다.[9]
각주
- ↑ 〈16기통〉, 《나무위키》
- ↑ 류청희 칼럼리스트, 〈(전동화 시대 남겨야할 유산 #8) 16기통 파워트레인 '품위와 욕망의 상징'〉, 《오토헤럴드》, 2021-09-15
- ↑ 〈V16 엔진〉, 《위키백과》
- ↑ 〈Bugatti U-16〉, 《Wikipedia》
- ↑ 마요네즈, 〈포르쉐 16기통을 아시나요? 장담하건대 처음 들어봤을 겁니다.〉, 《네이버 블로그》, 2021-04-07
- ↑ 〈W16 엔진〉, 《위키백과》
- ↑ 스케치북다이어리, 〈부가티, 16기통 엔진 시대 막 내린다〉, 《티스토리》, 2018-09-14
- ↑ 이동익, 〈비운의 슈퍼카, `치제타 V16T`〉, 《모토야》, 2015-12-04
- ↑ 〈부가티 베이론〉, 《위키백과》
참고자료
- 〈16기통〉, 《나무위키》
- 〈V16 엔진〉, 《위키백과》
- 〈W16 엔진〉, 《위키백과》
- 〈부가티 베이론〉, 《위키백과》
- 〈Bugatti U-16〉, 《Wikipedia》
- 류청희 칼럼리스트, 〈(전동화 시대 남겨야할 유산 #8) 16기통 파워트레인 '품위와 욕망의 상징'〉, 《오토헤럴드》, 2021-09-15
- 마요네즈, 〈포르쉐 16기통을 아시나요? 장담하건대 처음 들어봤을 겁니다.〉, 《네이버 블로그》, 2021-04-07
- 스케치북다이어리, 〈부가티, 16기통 엔진 시대 막 내린다〉, 《티스토리》, 2018-09-14
- 이동익, 〈비운의 슈퍼카, `치제타 V16T`〉, 《모토야》, 2015-12-04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