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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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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체(오른쪽 위)는 DNA가 실타래처럼 감겨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유전자는 DNA의 이중 나선 한 구간을 차지하고 있으며 아미노산 정보를 가지는 엑손 구간과 정보를 가지지 않는 인트론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전자(遺傳子, gene)는 부모에서 자식으로 물려지는 특징, 즉 형질을 만들어 내는 인자로서 유전 정보의 단위이다. 그 실체는 생물 세포의 염색체를 구성하는 DNA가 배열된 방식이다.

유전자는 DNA를 복제함으로써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DNA는 이중나선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이 이중나선이 풀린 후 각각의 사슬이 연쇄적으로 다시 이중나선으로 합성됨으로써 DNA가 복제된다.

본질적으로 정보일 뿐인 유전자가 그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발현이 되어야 한다. 발현은 DNA가 RNA에 복사되는 전사(transcription)와 RNA가 단백질로 바뀌는 번역(translation) 과정을 말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단백질이 생체 내에서의 온갖 작용을 일으킴으로써 유전자의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DNA의 구조를 밝혀낸 생물학자인 크릭(F. Crick)이 중심원리라고 이름을 붙였다. 대부분의 경우에 유전자를 이루는 물질은 DNA지만 일부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RNA의 형태로 유전자가 보존되어 있기도 하다.

개요

유전자는 유전의 기본단위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 유전자에는 생물의 세포를 구성하고 유지하고, 이것들이 유기적인 관계를 이루는 데 필요한 정보가 담겨있으며 생식을 통해 자손에게 유전된다.

현대 유전학에서 유전자는 "게놈 서열의 특정한 위치에 있는 구간으로서 유전형질의 단위가 되는 것"으로 정의된다. 게놈 서열 안에서 유전자는 DNA 서열의 일부분을 이루며 조절 구간, 전사 구간, 기타 기능이 부여된 구간 등으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유전자를 대립형질과 같은 뜻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나, 엄밀한 의미에서 대립형질은 유전자 서열에 의해 나타나는 유전형질의 한 종류이다.

유전자의 개념은 유전학의 발전과 함께 많은 변화를 겪었다. 유전학의 창시자인 그레고어 멘델은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유전적 특질이 통계적으로 예측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는 이를 단순히 특질이라고 불렀다. 이후 멘델의 특질은 유전자라는 이름이 붙었으나 1950년대 DNA가 발견되면서 유전자의 물질적 토대가 해명되었다.

모든 생물은 유전자에 의한 다양한 유전형질을 갖고 태어난다. 눈 색깔, 혈액형과 같은 것을 비롯하여 특정한 유전적 질환과 같은 것도 유전된다. 뿐만 아니라 생명활동에 관여하는 수 천 가지의 생화학 작용도 유전자를 기반으로 한다. 극소수의 경우, 유전자가 세포주기의 간기때 유전정보가 잘못복제되어 돌연변이를 일으킴으로인해 기존의 형질과 다른 새로운 유전형질을 갖고 태어나는 경우도 있다.

세포 내에서 유전자는 DNA 서열 가운데 정보를 갖는 부분을 뜻한다. DNA의 대부분은 정보가 없는 무작위 서열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를 비부호화 DNA 서열이라 한다. 인간의 게놈 가운데 99%가 비부호화 DNA 서열에 해당한다. 한편, 생쥐의 비부호화 DNA 가운데 80%가 인간의 것과 상동성을 보인다. 이는 진화의 과정에서 두 종이 공통조상으로부터 분화되었음을 시사한다. 이에 반해 유전자는 "부호화된 DNA 서열"이라고 할 수 있다. 유전자에 의해 진행되는 전사 (생물학) 등의 과정을 통해 유전형질이 발현되는 것을 유전자 발현이라 한다.

유전자의 발현은 개체발생성장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때 개체와 자연환경의 상호작용은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한다. 이렇게 자연환경의 영향으로 인해 개체에 발현된 특징을 발현형질이라 한다. 발현형질은 유전되지 않는다.

역사

1850년대 그레고어 멘델이 완두콩 실험을 통해 멘델의 유전법칙을 발견하였다. 완두콩 시험은 7년에 걸쳐 진행되었다. 그는 하나의 유전형질이 세대를 거듭하여도 변하지 않는 개체를 순종으로, 이 순종들의 교배를 통해 형질변화가 일어나는 개체를 잡종으로 불렀다. 잡종의 1세대에는 두 부모 개체의 대립형질 가운데 한 가지만이 발현되었는데 이를 우성, 1세대에 발현되지 않는 특성은 열성이라 하였다. 멘델은 잡종 교배 시험을 통해 1세대에 열성이 발현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사라진 것이 아니며 2세대, 3세대를 거치면서 다시 발현한다는 것과 발현의 빈도가 통계적으로 분명한 법칙에 의한 비율로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법칙의 발견으로서 멘델은 현대 유전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초창기 멘델의 발견은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나 1889년 휘호 더프리스가 《세포간 범생설》(Intracellular Pangenesis)을 출간하면서 멘델의 이론을 소개하여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더프리스는 멘델이 제시한 유전학 개념의 용어를 정리하여 유전형질, 발현형질과 같은 용어를 고안하였다. 유전자({{#invoke:Langname|link|code=da}}: Gene)라는 용어는 덴마크의 유전학자 빌헬름 요한센이 최초로 사용하였다.

1900년대에 이르러 멘델의 법칙은 다시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토머스 헌트 모건은 유전자가 염색체에 위치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모건은 특정한 유전형질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염색체의 특정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내었다. 1928년 모건은 초파리를 이용하여 최초로 유전자 지도를 제작하였다.

1928년 영국의 의사 프레더릭 그리피스페렴쌍구균을 연구하다가 우연히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된다. 그리피스 실험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이 시험을 통해 그리피스는 유전형질이 세균 사이에서 전달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는 매끈한 균주를 형성하는 S형과 거친 균주를 형성하는 R형 두 종류의 폐렴쌍구균을 이용하여 실험하였다. S형을 생쥐에 주사하면 쥐는 하루 만에 죽지만 R형은 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리피스는 폐렴 백신을 만들기 위해 S형 균을 열처리하여 죽인다음 생쥐에 주사하였다. 죽은 S형 균은 병을 유발하지 않아 생쥐는 생존하였다. 그다음 그는 죽은 S형 균과 살아있는 R형 균을 혼합하여 주사하였는데 생쥐는 폐렴으로 죽었다. 죽은 생쥐의 혈액을 관찰한 결과 모든 균이 S형으로 변해있었다. 죽은 S형 균의 무엇인가가 R형 균을 S형 균으로 바꾼 것이다. 그리피스는 이 현상을 형질변환이라 불렀다.[1]

1941년 조지 웰스 비들에드워드 로리 테이툼돌연변이대사회로의 이상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들은 이를 연구하여 하나의 유전자는 하나의 효소를 지정하여 생성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1944년 오즈월드 에이버리, 콜린 먼로 매클라우드, 매클라인 매카시는 DNA에 유전자 정보가 있음을 밝혀냈다. 그리피스가 관찰한 형질변환은 바로 이 DNA의 이동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1953년 제임스 D. 왓슨프랜시스 크릭이 DNA의 구조를 밝혀내었다. 이로써 하나의 효소를 지정하는 하나의 유전자는 사실상 DNA의 염기서열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즉, DNA의 염기서열이 RNA에 의해 전사되고 리보솜에 전달되면 그로부터 지정된 아미노산 서열의 결합이 이루어져 효소와 같은 단백질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1972년 월터 피어스의 연구팀은 박테리오파지 MS2를 이용하여 최초로 유전자 서열을 판독하였다.

유전자 전체의 서열을 게놈이라 한다. 2007년 8월 햅맵 프로젝트인간의 게놈 지도를 판독하였다. 개체차를 반영한 인간의 게놈 판독 결과는 2008년 네이처에 발표되었다.

유전자의 기능

모든 컴퓨터 프로그램이 0과 1이라는 두 가지 숫자의 배열로 구성되어 있듯, 유전자 역시 DNA의 배열에 의해 구성된다. DNA는 인산, 디옥시리보스, 질소를 함유하는 염기 세 가지가 결합한 형태가 하나의 단위가 되는데, 여기에서 염기 부분이 크게 4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아데닌(A), 구아닌(G), 타이민(T), 사이토신(C)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4가지 염기가 긴 DNA 사슬에 배열되어 있는 순서, 즉 서열이 특정한 단백질을 만들게 된다. 특히 4가지의 염기는 A와 T가 서로 결합할 수 있으며, G와 C가 서로 결합할 수 있다는 특성을 가진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DNA가 이중나선 구조를 가지고 배치되었을 때 두 줄의 나선형 사슬은 동일한 정보를 저장할 수 있게 된다. 이는 DNA에 담겨 있는 정보를 유지하며 정확하게 두 개로 분열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DNA가 발현될 때는 mRNA로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인 전사를 먼저 거치게 되는데, 여기서 DNA를 직접 단백질 합성에 이용하지 않는 것은 DNA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여겨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mRNA 상에 있는 염기 3개는 그에 맞는 아미노산과 결합하여 단백질을 합성한다. 이렇게 3개씩 이루어 진 염기서열 정보를 트리플렛(triplet)이라고 하며 이 대응 관계를 유전암호라는 의미에서 코돈(codon)이라고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단백질은 생체 내에서 수많은 역할을 수행하며 생명을 지속시킨다. 또한 유전자에는 이런 식으로 단백질 정보를 저장하고 있는 것뿐만이 아니라 어떻게 발현되는가 하는 것을 제어하기 위한 조절유전자도 존재한다. 이는 세균에서 발견된 오페론(operon)이 대표적인 예이며 분자생물학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각종 생물에서 수많은 유전자가 이러한 조절 과정에 관여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크기와 수

사람의 경우 유전자의 평균 크기는 10~15 kb이다. 그러나 그 편차가 매우 심해서 가장 작은 것으로는 ~0.2 kb인 타이로신(tyrosine) tRNA 유전자가 있으며,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것은 ~2,500 kb 짜리 디스트로핀(dystrophin) 유전자까지 다양한 크기로 존재한다. 물론 이것은 내부의 인트론을 포함한 크기인데, 인트론이 없는 대장균 유전자의 경우 4,600 kb 크기의 유전체 안에 약 4,300개의 유전자가 존재하므로 유전자들이 촘촘히 배열되어 있다고 가정하면 평균 유전자 크기는 ~1 kb 정도라 볼 수 있다. 실제로 원핵생물의 유전자들 간에는 빈 공간이 매우 적으며 이것은 원핵세포에만 특징적으로 존재하는 오페론 구조 때문이기도 하다. 평균적으로 원핵생물의 유전자 크기는 ~0.9 kb이며 진핵생물의 부호화 서열 유전자 크기는 ~1.3 kb 정도로 알려져 있다.

유전자의 수는 생물의 진화단계에 따라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즉 현존하는 원핵생물 중 가장 작은 유전체 크기를 보유한 마이코플라즈마(mycoplasma)의 유전체는 470개, 대장균은 4,400개, 고초균의 경우 4,100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표 1). 물론 진핵생물은 더 많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효모, 초파리, 선충의 경우 각각 6,200개, 13,600개, 18,400개의 유전자가 확인됐다. 사람의 경우는 2001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가 끝난 이후 유전자 지도의 초안이 발표되면서 약 25,000개 정도로 예상되었으나, 2013년 공개된 인간 유전체 염기정보에 관한 최신판인 GRCh38에 의하면 사람의 부호화 유전자 수는 최종적으로 19,950개로 발표되었다. 세포 수가 약 1,000개에 불과한 예쁜꼬마선충(Caenorhabditis elegans)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 수가 약 2만 개로 알려졌으며, 옥수수(32,000개), 쌀(50,000개), 밀(12만개) 등 대부분의 식물은 사람의 유전자 수보다 훨씬 많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람의 유전자 수가 예상보다 매우 적은 셈이다. 전체 유전체 중 비부호화 서열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생물 종마다 매우 다르기 때문에 유전자 수는 유전체의 크기와 관련이 없으며, 생명체가 얼마나 고등한지와도 전혀 관련성이 없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대체로 복잡한 생명체일수록 유전자 밀도(유전체 크기 당 유전자 수)는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진핵생물의 유전자 밀도는 원핵생물보다 항상 낮으며, 매우 다양하다.

2016년 크레이그 벤터 연구소(J. Craig Venter Institute)에서 세상에서 가장 작은 게놈을 가진 합성 박테리아(Syn 3.0)를 만들어 내 사이언스(Science) 저널에 발표했다. 이 생명체의 유전자 수는 473개이며, 전체 DNA 길이는 53만 염기 쌍 밖에 안되었다. 즉 이 합성 박테리아의 유전체는 인간보다 약 130배 이상 조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유전자 473개 가운데 정확한 생물학적 기능이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이 149개로 약 30%나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아직 생명 현상에 꼭 필수적인 유전자 세트가 어떤 조합인지 아직 알아내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유전자 조작

유전자 부위를 포함하고 있는 DNA는 모든 생물에서 같은 화학적 구조를 가지며, 거의 모든 생물이 같은 유전암호를 사용하므로 종 내에서 혹은 종간에서조차 DNA의 삽입이나 변형을 통해서 유전자를 변형시킬 수 있다. 유전자의 변형은 생물 형질의 변형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용한 생물자원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다. 유전자의 변형이 가능하게 된 것은 1973년 코헨(Stanley Cohen)과 보이어(Herbert Boyer)가 재조합기술을 개발하면서부터이다. 이들은 두 개의 서로 다른 DNA 분자를 같은 제한효소(restriction enzyme)로 자른 뒤 DNA 연결효소(DNA ligase)를 이용하여 연결하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재조합 DNA를 대장균에 삽입하여 배양하면 DNA 복제와 대장균 세포분열로 여러 클론을 얻을 수 있었다. 이 방법은 오늘날 유전자를 조작하여 유용성이 있는 원하는 형질을 지닌 생물체를 만들어내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유전자 재조합으로 새로운 형질을 가지게 된 생물체를 형질전환 생물(transgenic organism)이라고 하며 형질전환 생물을 포함하여 유전자 조작을 통해 형질이 전환된 생물체를 통칭해서 유전자 변형 생물(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이라고 한다.

참고자료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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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ulves 외, 이광웅 외 역, 생명 생물의 과학, 2006, 교보문고, 틀:ISBN, 200-20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