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보석)
호박(琥珀, Amber)은 화석이 된 나무의 수지를 말한다. 나무의 껍데기에 상처가 나면 나무는 자신을 보호하려고 수지를 낸다. 수지의 대표적인 예가 소나무 껍데기에서 흘러나오는 송진이다. 이런 수지가 굳어져 화석이 된 것이 호박이다. 진주, 산호와 함께 정의상 광물은 아니지만 보석으로 취급된다. 호박의 연대는 보통 3,000 만 ~ 9,000 만여 년 에 곤충이나 작은 포유류가 들어 있는 경우도 있다. 북유럽과 도미니카 공화국의 호박이 유명하다.
개요
호박은 나무에서 나오는 송진이 땅속에 파묻혀서 오랜 기간 걸쳐 화석화된 것으로 화학성분은 C₄₀H₆₄O₄이다.
호박은 나무에서 나오는 송진이 땅에 떨어져서 묻힌 후, 퇴적층 내에서 고온과 고압 조건을 받으며 분자 중합화 과정을 거치는데 1000 년 정도가 지나면 반화석화 되고, 이러한 지속적인 열과 압력을 1000 년 정도 더 받게 되면 호박이 형성되게 된다. 호박의 화학성분은 C₄₀H₆₄O₄으로 단괴상, 역상(礫狀)으로 산출되며 노란색, 밀황색, 납황색, 적갈색으로 투명 또는 반투명하다. 보석은 거의 모두 결정질 광물로 이루어졌지만, 호박은 결정질 광물이 아닌 유기물 기원의 물질이나 보석으로 간주된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호랑이의 혼이 굳어진 보석이라고 불리는 호박은, 석시나이트(Succinite)라는 다른 명칭으로 불린다. 지방광택을 가지며 패각상의 단구는 무르다. 굳기는 2.0∼2.5, 비중은 1.0∼1.1이다. 287 ℃에서 녹고 불꽃을 내고 타며 특유한 냄새가 난다. 또한 탄소와 수소가 주성분을 이루기 때문에 알코올, 에테르, 벤졸에 의해 침식되는 특징이 있다. 주로 퇴적암 속에서 발견되며 특히 탄층(炭層)에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 아름다운 것은 오래 전부터 장신구로 사용되었으며, 속에 벌레가 온전한 모양으로 들어 있는 것일수록 가치가 높아 그 가격이 비싸다. 발틱 해 주변에서 산출되는 호박은 주로 약 5천만 년 전의 지질시대에 생성되었는데 퇴적층이 잘 발달된 발트해 지역에서 투명하고 아름다운 것이 많이 산출되며 오래 전부터 파이프나 장신구 등으로 귀하게 쓰였다. 또한 과학 분야에서는 실제로 호박 속에 포함되어 있는 곤충이나 식물체의 DNA를 추출하고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그 생물종이 멸종된 시기와 호박이 생성된 시기까지 밝혀내고 있다. 지금까지 보고된 호박의 생성 시기는 5천만 년을 전후 한 시기가 가장 많았고, 그보다 젊은 시기 2천5백만 년 전후에 생성된 것들도 있다. 호박은 해수보다 가볍기 때문에 해안에 있는 모암(母岩)으로부터 떨어져나와 파도에 의해 운반되고 해변가로 밀려와 퇴적되어 있는 것을 과거에는 직접 바닷속에 들어가 그물로 건져내어 획득했다고 한다. 이처럼 다른 보석 광물에 비해 획득하기 쉬운 이유에서 호박은 신석기 시대부터 보석으로 사용되어 왔다.
역사
인류가 언제부터 호박을 채취하기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고대 이집트 시대의 파라오의 무덤이나 고대 그리스의 신전 유적에서 호박 장식품들이 출토되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이른 시기부터 애용된 보석임을 알 수 있다. 유럽에서는 주로 발트해 연안 지역에서 채굴되었는데, 영롱한 노란색을 내는 투명한 돌이라는 점과, 그 속에 종종 곤충과 같은 생물이 들어있는데서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는 점 때문에, 고대 이집트와 고대 그리스, 페르시아 등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후술하 듯이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탈레스가 호박을 문질러서 마찰 전기를 일으킴으로서 인류 역사상 최초로 전기 현상의 기록을 남긴 이야기는 매우 유명하고 이 때문에 고전 그리스어로 호박을 가리키는 엘렉트론(ἤλεκτρον)에서 전기를 뜻하는 영어 단어인 electricity가 유래했다.
서기 1세기 고대 로마의 작가이자 과학자인 대 플리니우스는 호박의 원산지를 발트해 연안과 고트족들의 거주영역으로 기록했다. 과거엔 호박을 이 지역의 터줏대감인 인도유럽어족 발트어파 계열 민족들이 주로 채굴했고 그리스인 및 페니키아인 상인들이 서유럽과 지중해 연안 및 중동 등지로 널리 수출했다. 이 때문에 아예 호박 무역만을 위한 육상 교역로가 개척되기도 했고, 이 무역로는 이른바 호박의 길로 불리면서 스칸디나비아 반도 및 발트해 연안에 살던 켈트계와 발트계 및 게르만계 민족들에게 엄청난 문화적인 영향을 주어서 이 지역에서 북유럽 청동기 문화]가 발흥하는 계기가 되었다. 북유럽과 동유럽에서 수출되는 호박의 일부는 당시에 국제적인 상인 집단으로 유명했던 페니키아인과 유대인 상인들에 의해, 실크로드를 타고 멀리 중국까지 수출되었다.
고대로부터 이어져오던 이 호박 무역은 중세 및 근대로 넘어와서도 발트해 연안 국가들의 훌륭한 돈줄이 되어주었고, 때문에 이 지역의 대부분을 러시아 제국이 지배하게 된 뒤로는, 당시 러시아의 황제였던 예카테리나 2세가 자신의 궁전인 예카테리나 궁전의 한 방 전체를 호박으로 장식해서 유럽 각국에 자국의 막강한 경제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유럽 이외 지역에서는 19세기 초에 미국의 뉴저지주에서 호박 광맥이 발견되면서 처음으로 채굴이 시작되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탈레스가 털에 문지른 호박이 가벼운 종이나 털 등을 끌어당기는 정전기가 발생하는 것을 기록했다. 그래서 정전기에도 호박을 뜻하는 고전 그리스어 ἤλεκτρον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탈레스가 이런 현상을 발견한 후, 16세기 자기와 전기에 관해 체계적인 연구를 하였던 영국의 월리엄 길버트(William Gilbert)가 처음으로 electricity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호박을 고전 그리스어로 엘렉트론(ἤλεκτρον)이라고 하는데, 길버트는 전기를 호박의 힘, 호박력(琥珀力)이라는 뜻으로 electricity라는 명칭을 만들었다. 자세한 건 하단 참고. 정전기 연구는 정전기를 라이덴 병이라는 원시적인 충전지에 축적하거나 정전기 발생 원리를 응용한 전시대적인 기술의 발전기를 개발하면서 상대적으로 고압 전류를 다룰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하였고, 뒤이어 근현대의 전기 공학이 되었다. 그래서 전기 관련 기술, 학문 등에는 이러한 기술 발전에 근거하여 일렉트로닉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특징
보통 송진(수액이라고도 함)이 굳어서 100만 년 정도 지나면 호박이 된다. 인류의 조상이 생기기 전에 생성된 것이다. 한국에서는 예로부터 노리개나 비녀, 마고자 단추 등 각종 장신구에 사용하였다.
사진에 나온 것처럼 투명한 황색 호박은 '금패(錦貝)', 불투명한 누런색 호박은 '밀화(蜜花)'라고 한다. 고전 그리스어로는 '엘렉트론'이라고 하는데, 잘 문질러 광을 낸 호박이 머리카락이나 먼지를 끌어당기는 현상을 보고 정전기를 발견했기 때문에 전기(엘렉트론)의 어원이다. 현대 그리스어에서는 튀르키예어의 영향을 받아 '케흐리바리'라고 부른다.
송진이 굳어져 만들어진 것이므로 화석처럼 단단해지기 전에는 식용이 가능하다는 것에 착안하여 차로 우려내어 마시기 위해 만들어지는 호박도 존재한다. Amber tea로 검색하면 해외에서 판매되는 상품을 확인할 수 있다.
남자 한복의 한 종류인 마고자의 단추에 이 호박이 쓰인다.
생성 과정과 화학적 성질
호박은 나무에서 나온 수액이 굳어져서 형성된다. 세계적인 호박 산지로 유명했던 발트해의 호박 광산은 지금으로부터 5천만 년 전에 형성되었으리라고 추정된다. 나무 수액으로 만들어진다는 점때문에, 일반적으로는 석탄이 묻힌 광맥에서 함께 산출된다.
주류 고생물학계에서 인정하는 제일 오래된 호박은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토주 벨루노도 코르티나담페초에 있는 트라이아스기 하일리그크로이츠 지층에서 발견되었다.
호박의 화학식은 C₄₀H₆₄O₄이며, 굳기는 2.0에서 2.5 정도다. 참고로 손톱의 굳기가 2.5다. 손톱으로 호박에 흠집을 낼 수 있다.
녹는점은 287 °C이며, 특유의 냄새를 내며 탄다.
고생물학에서의 가치
형성 과정에서 곤충이나 개구리, 식물의 잎, 수생 생물, 심지어 공룡의 깃털이 수액에 묻혀져서 생물이 통째로 굳어진 것도 있는데, 대부분 안에 갇힌 생물 화석의 보존상태가 좋아서 고생물학 연구에도 요긴하게 쓰인다. 또한 호박안의 기포에서 공기를 추출해 그 시대의 산소 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실제로 고생물학자들이 호박 안의 벌레나 잎을 연구한다. 다른 화석들은 광물화가 진행되어 해당 생물체가 살아있던 시절의 여러 특징들을 잃는 반면, 호박 속 유기물질들은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서 연구할 자료가 상당히 많다. 특히 고생물의 피를 흡혈한 채로 호박 속에 갇힌 모기 화석 따위가 유명하다. 그러나 호박 속에 갇혔다 하더라도 아무런 손상도 없이 완벽하게 보존되지는 않는다. 호박으로 밀폐되어도 혐기성 세균 때문에 부패는 계속 진행되기 때문. 곤충도 겉으로 멀쩡한 것 같지만 사실 내부는 이미 부패되어 외골격만 남는다.
호박 내부에 보존된 유기물질에서 DNA를 추출해보자는 아이디어는 미국의 고생물학자 앨런 웰슨이 처음 냈다. 이 아이디어는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마이클 크라이튼이 이 논문을 보고 영감을 얻어 쓴 SF 소설 쥬라기 공원과 영화 시리즈에서는 이 안에 갇힌 모기의 피에서 공룡의 DNA를 추출해서 공룡을 복원하는 데 성공하면서 생기는 일을 소설과 영화로 크게 성공시키면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흔하게 과학도서에서는 그럴 듯하지만 호박 속 DNA 추출은 불가능하다고들 하는데 이는 실제로 가능하다.관련 영상 8분 59초부터 공룡 외에도 바구미 같은 다양한 곤충류의 DNA 추출도 성공한바 있다. 다만 DNA를 추출해도 DNA의 보존기한이 아무리 긍정적으로 길게 잡아도 500만 년 이하이기 때문에 손상이 많이 되어서 실제로 추출한 DNA를 토대로 복원은 불가능하다. 쥬라기 공원에서도 손상된 공룡 DNA를 완전하게 복원하지 못해서 대충 현생동물(개구리, 악어, 새 따위) DNA를 섞어서 만든 공룡 비슷하게 생긴 키메라 생명체를 만들어서, 이들이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DNA가 발현되어 공원이 통제불능에 빠짐을 주제로 삼았다.
다만 세균은 극한의 환경에 처하면 포자 상태로 버티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면 DNA 보존기한이 확 늘어난다. 1995년에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발견한 4천만 년 전 호박 속에 있는 박테리아 DNA를 추출하는 것을 넘어, 포자상태에서 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인공 호박
호박은 보석류 중에서도 가장 합성하기 쉬운 소재이기 때문에 천연호박 외의 인조호박도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싸구려도 있지만 송진을 고온압착하여 굳힌 것도 있는데, 진짜와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에 전문 감정사의 인증을 받은 호박을 구입하기를 추천한다. 합성호박은 라이터불을 갖다 대면 부드러워지면서 송진 냄새가 나기 때문에 이것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다만 진짜 호박으로 저 짓을 했다가는 불이 붙어서 활활 타기 때문에 리스크 없이 호박의 진위 여부를 시험하려면 자외선 등을 비춰보거나[7] 먼저 물에 담가보아 완전히 가라앉는지 확인한 뒤, 과포화용액 수준으로 소금을 탄 뒤 다시 물에 담갔을 때 즉시 떠오르면 진짜 호박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방법으로는 천연 호박인지 아니면 가공 후 발생한 호박가루를 재압착한 호박인지는 구분할 수 없다. 다만 천연호박은 오랜 세월에 걸쳐 송진이 축적되어 만들어지기 때문에 내부에 자연스러운 흠이나 층이 존재하고, 조명으로 비추어보면 불규칙한 무늬가 있기 때문에 구별할 수 있다. 재가공된 호박은 전체적인 결이나 색깔 톤이 일정하다. 또한 화석이 들어있는 호박은 진짜라면 송진에 빠진 생물이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치며 발악한 흔적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화석 주위에 미세한 기포방울이 있어 뿌옇거나 생물체가 발버둥친 흔적이나 포즈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게 없다면 재가공 호박에 일부러 죽은 벌레를 집어넣고 가공했다고 의심해봄 직하다.
레진이란 소재로 호박 화석을 흉내낸 곤충 박제를 만들 수 있다. 단, 레진은 기본적으로 투명하며 투명하게 굳기 때문에 호박 흉내를 낸다면 색소를 섞어야 한다.
사용
장신구
호박은 석기 시대 이래인, 13,000년 전부터 장신구로 사용되었다. 호박 장신구는 미케네 시대 무덤 및 유럽 전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오늘날에 들어서서는 흡연 및 유리세공용 마우스피스에도 사용된다.
의료
호박은 호박이 지녔다고 주장되는 치료 성질 때문에 민간 요법에서 오랜 기간 사용되고 있다. 호박과 호박의 추출물 들은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 때부터 중세 시대까지 그리고 20세기 초까지 다양한 치료 용도로 사용되었다. 중의학에서는 호박을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에 사용한다.
참고자료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