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기 어댑터
충전기 어댑터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충전구의 규격이 여러가지인 문제를 해결, 바로 핀 규격을 바꿔주는 장치이다. 충전구의 규격에 따라 전기자동차 충전기를 분류하면 AC 단상 5핀, AC 3상 7핀, 차데모(CHAdeMO), DC GB/T, DC 콤보 CCS 타입 1(CCS-type 1), DC 콤보 CCS 타입 2(CCS-type 2)로 나뉜다.
차데모 AC 단상 5핀을 자세히 보시면 DC콤보 윗부분과 동일하게 생겼다. 완속충전기7kw를 사용하실 경우 바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2번 AC 3상7핀을 보면 구멍이 총 7개로 조금 다르게 생겼다. 그리고 3번 DC 차데모 10핀도 전혀 다르게 생겼다. 그렇기 때문에 AC 3상 7핀의 차량인 SM3 ZE 모델을 충전하기 위해 별도의 어댑터가 필요하다. 5핀과 7핀을 이어주는 어댑터를 구매하거나 별도의 변환 케이블을 구매하면 표준 규격 완속충전기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그러나 젠더가 법적으로 사용을 할 수는 있게 되어있지만 앞으로 기술적으로는 더 발전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전기차 테슬라는 아이폰처럼 자체적 충전 규격을 가지고 제조되다. 그래서 테슬라 전용 전기차 충전기인 슈퍼차저를 통해 급속으로 빠르게 충전을 하는데 슈퍼차저가 국내에 많이 없기 때문에 국내에서 일반적인 충전을 위해 SM3 ZE처럼 테슬라 규격 > 차데모 5핀으로 변경하는 어댑터를 사용해서 충전을 해야 한다. 그럼 상황을 거꾸로 놓고 일반 국내규격인 DC콤보 AC 단상 5핀 전기차로 테슬라 전용 전기차 충전기인 슈퍼차저를 사용이 가능하냐고 물어보면 불가능하며 별도의 어댑터(젠더)도 없다.
국표원은 최근 전기차·충전기 업체와 간담회를 갖고 어댑터 허용을 주 내용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정부 안에 따르면 △테슬라 독자 충전 규격을 포함해 △일본 '차데모(CHAdeMO)' △일부 전기버스 업체가 채택한 '타입2' △르노 완속 'AC3상' 등이 '콤보1'과 케이블 연결해 호환되는 어댑터를 인정하기로 했다. 단 직류인 콤보1과 전류 성질이 다른 르노 AC(교류)3상 급속 충전용 어댑터는 안전을 고려, 대상에서 제외한다.
자동차 업계 '젠더' 갈등
전기차 역시 '충전 규격'을 두고 수많은 경쟁이 있었다. 그러던 중 2016년 12월, 한국 국가기술표준원은 DC콤보(CCS COMBO1)을 통일 기준으로 선정했다. 2018년 DC콤보가 전기차 충전 표준으로 공식 채택되면서, 그 뒤로 정부 주도로 지어지고 있는 모든 급속 충전소는 DC콤보 규격만 지원하게 되었다. 2020년 기준으로 DC콤보 규격 충전소는 전국에 4천여 곳이 넘으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전기차 시장점유율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던 테슬라가 이 DC콤보와는 다른 독자적인 충전 규격을 사용한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그 뒤로 테슬라 오너들이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새롭게 지어진 DC콤보 급속충전소를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테슬라 오너들은 꾸준히 테슬라에 DC콤보 어댑터 출시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그렇다고 테슬라가 오직 독자 규격 사용만 강요하며 '국가 표준'을 무시하거나, '어댑터'를 금지했던 것도 아니다. 사실 테슬라에서는 이미 'DC 콤보 어댑터'를 판매하고 있었다. 바로 유럽 연합 전기차 충전 표준인 'DC콤보 CCS2' 규격 어댑터였다. 심지어 'GB' 충전규격을 사용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해당 충전 규격을 정식으로 탑재하는 한편, 구형 모델 보유자들에게는 변환 어댑터를 무료로 제공해주기까지 했다.
의아한 점은 테슬라가 유독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표준으로 채택한 'DC콤보 CCS1' 규격 지원에 유독 인색했다는 점이다. 2018년 'DC콤보 CCS1'이 대한민국 전기차 충전 표준으로 확정되자 그 이듬해, 테슬라는 모델 3 구매 고객에게 어댑터를 무료 제공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한민국 국가표준 충전 규격에서 탈락한, 앞으로 자연스럽게 사양세로 접어들 '차데모' 규격 어댑터인 게 문제였다.
그렇게 테슬라의 'DC콤보 CCS1' 어댑터 출시가 지연되는 동안, 국내의 DC콤보 규격 충전소는 점점 늘어갔다. 특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테슬라 오너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져갔다. 공공장소에 설치되는 신규 충전기는 모조리 DC 콤보 규격이었고, 테슬라의 '슈퍼차저'는 민간 기업의 충전소라는 특성상 고속도로 휴게소 등 공공용지에는 설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2021년 10월 19일, 드디어 테슬라의 'DC콤보 CCS1'가 출시됐다. 상반기였던 출시 일정이 지연되고, 예정보다 많은 주문이 몰리자 '주문 취소'가 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출시 이후 '웃돈'이 붙어 거래될 만큼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전기차 카페의 반응을 봐도 슈퍼차저보다는 충전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실사용 테슬라 오너들 대부분은 매우 만족하는 반응이다. 이렇게 길고 길었던 대한민국 테슬라 오너들의 '젠더 갈등', 아니 '어댑터 갈증'은 해결되는 것 같았다. 테슬라의 DC콤보 어댑터 소개란의 '한 줄'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300A(암페어) 초과 공공 급속 충전기 사용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여하한 문제에 대해 Tesla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300A 초과 공공 급속 충전기 사용이 불가하다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 걸까? 바로 현대자동차가 한국도로공사와 협약을 통해 보급중인 초급속충전 바로 E-pit(이하 이핏)의 DC콤보 충전규격이 400A기 때문이다. 현대는 전국 12개 고속도로에서 초급속충전소 이핏을 운영 중이고, 향후 도심 운용지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테슬라 오너가 이핏에서 급속 충전을 하다가 문제가 생길 경우, 전적으로 소비자 책임이 되는 것이다.
사실 테슬라만 이핏 사용을 막고 있는 건 아니긴 하다. 이핏 측 역시 '모든 종류의 어댑터 사용'을 허락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때 한국도로공사가 현대자동차에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실상은 도로공사가 해당 사업에 테슬라도 참여시키려고 했으나 테슬라가 무응답으로 일관한 끝에 결과적으로 현대가 독식하게 된, 한 마디로 테슬라 본인의 탓이었다.
그럼 테슬라 차량 소유자들 사이에서 현대자동차가 국내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한 초급속 충전소 '이핏(E-pit)’을 이용할 수 있는 가를 놓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국내 전기차 충전규격 표준을 DC콤보 타입1로 정했고, 현대차(181,500원 ▲ 8,500 4.91%)와 BMW, GM 등 대다수 업체는 표준 규격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테슬라는 독자규격을 고수해 테슬라 소비자들은 전용 충전소나 일본 규격인 차데모 완속충전기 등만 이용할 수 있었다.
테슬라 어댑터를 이용하면 이핏에서도 충전이 가능하지만, 테슬라 어댑터는 이핏과의 호환성이 검증되지 않아 향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문제가 생기면 배상 책임은 소비자가 져야 한다.
현대차는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아 테슬라 어댑터 사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테슬라 어댑터는 이핏과의 호환성을 검증한 적이 없으며 전자제품의 안전성을 보증하는 KC인증을 받았다고 해도 타 기기와의 결합시 안전성은 보장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또 테슬라 뿐만 아니라 어떤 종류의 어댑터라도 호환성 검증을 거치지 않은 경우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참고자료
- 차돌박이, 〈자동차 업계에도 젠더갈등이?...현대도 테슬라도 ‘나 쟤 감당 안 돼’〉, 《Encar미디어》, 22021-11-04
- 이민우 기자, 〈(단독) 테슬라, 초고속 충전 어댑터 韓 인증 돌입〉, 《IT조선》, 2021-03-30
- 〈전기차 충전 표준 정리!〉, EVPOST, 2018-09-09
- 한국EV충전서비스센터, 〈전기차 충전기 규격(어댑터) 및 젠더에 대한 안내〉, 《티스토리》, 2021-07-09
- 박태준 기자, 〈국표원, 전기차 충전기 어댑터 허용한다...테슬라 최대 수혜〉, 《전자신문》, 2018-04-25
- 이민우 기자, 〈'30만원짜리' 전기차 충전 어댑터가 45만원?…테슬라 소비자 '부글부글'〉, 《IT조선》, 2021-11-30
- 민서연 기자, 〈테슬라, 현대차 ‘초급속 충전기’ 쓰면 큰일날 수도… “호환성 검증 안돼”〉, 《조선비즈》, 202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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