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전지
화학 전지(化學電池, 영어: electrochemical cell)는 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 에너지를 발생시키거나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여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장치이다. 전류를 발생시키는 화학전지는 갈바니 전지라고 하며 이를테면 전기 분해를 통해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전지는 전해 전지라고 부른다. 널리 사용되는 갈바니 전지는 표준 1.5 볼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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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편집]
자발적인 산화-환원 반응을 이용하여 화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장치. 전지의 구성은 (-)극 | 전해질 용액 | (+)극으로 구성된다. (-)극에서는 산화가, (+)극에서는 환원이 일어난다. 따라서 전자는 (-)극에서 (+)극으로 이동하고 전류는 (+)극에서 (-)극으로 이동한다. 흔히 알려진 전지로는 볼타전지, 다니엘 전지, 2차전지로는 납축전지, 니켈 수소 배터리, 리튬이온 배터리 등이 있다.
발견[편집]
18세기는 초기의 전기현상 연구에서 많은 발견과 발명이 이어진 시기였다. 1745년에 무셴브뢰크가 라이든 병을 발명함으로써 정전기현상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고, 18세기 중엽 프랭클린이 천둥을 전기방전현상으로 설명하였으며, 1780년대에는 쿨롱에 의해 쿨롱의 법칙이 증명되었다.
전지는 1780년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당시 해부학 교수였던 루이지 갈바니(1737~1798)는 해부한 개구리 다리가 금속제의 해부칼에 닿자 경련이 일어나는 것을 관찰했다. 갈바니는 이를 보고 전기가 개구리의 신경 속에 숨겨져 있다고 생각해서 '동물 전기'라고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이에 의문을 품은 알렉산드로 볼타(1745-1827)가, 전기는 종류가 다른 두 금속이 접촉하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799년에 금속 쌍을 산성 용액에 담그고, 잠기지 않은 두 끝을 연결하면 회로가 생겨 전기가 계속 흐르는 것을 발견하고, 그 원리를 이용해 최초의 화학전지를 발명했다.
볼타가 주장했듯이 전지에 있어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서로 다른 두 종류의 금속의 접촉이다. 금속은 전자를 내놓고 양이온이 되는 성질을 가진 원소로서 이들이 전자를 내놓으려는 정도는 금속마다 다르다.
볼타가 만든 '전지'는 단발적인 전기 방전을 만드는 데 그치던 당시의 라이든 병과는 달리 전기가 계속적으로 흐르게 하는 장치였다. 그것은 당시 조금씩 생기고 있던 '전류'라는 개념으로 성큼 다가선 것이었다. 전지의 발명에 힘입어 19세기에는 전기에 관한 획기적인 과학적, 기술적 성과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었다. [1]
종류[편집]
볼타전지[편집]
자발적인 산화-환원 반응을 이용하여 전기를 발생시키는 실험장치를 갈바니 전지(Galvanic cell) 또는 볼타전지(voltanic cell)라 부른다. 갈바니 전지라고도 한다. 이 이름은 갈바니(Luigi Galavani)와 볼타(Alessandro Volta)가 처음 조립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전지구성에서 아연 금속 막대는 ZnSO₄용액에 담겨 있고, 구리 막대는 CuSO₄ 용액에 담겨 있다. 각 용기에서 아연은 Zn2+으로 산화되고, Cu2+는 Cu로 환원되는 자발적인 반응이 일어남에 따라 외부 도선을 통해 전자가 이동하는 원리에 의해 전지가 작동한다. 여기에서 아연 막대와 구리 막대를 전극(electrode)이라 부른다. 아연과 구리 전극 그리고 ZnSO₄, CuSO₄으로 이루어진 전지를 다니엘(Daniell)전지라 한다. 이 때, 산화가 일어나는 전극을 산화전극 또는 음극(anode), 환원이 일어나는 전극을 환원전극 또는 양극(cathode)이라한다.
볼타전지에서 일어나는 반응은 다음과 같다.
산화전극(-극): Zn(s) → Zn²+ (aq) + 2e⁻ (Ox)
환원전극(+극): 2H⁺ + (aq) + 2e⁻ → H₂(g)(R)
전체반응: Zn(s) + 2H ⁺ (aq) →Zn²+ (aq) + H₂(g)
볼타 전지에서는 구리 표면에 수소(H₂)기체가 발생해서 구리판에 달라붙어 H⁺ 이온이 전자를 얻어 환원하는 것을 막아 전류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떨어뜨리는 분극 현상을 일으키는 단점이 있었다. 당시 이 현상을 없애기 위해 수소를 산화시키는 물질들을 첨가했는데 이를 감극제, 복극제, 소극제 등으로 부른다. 대표적으로 과산화 수소(H₂O ₂), 중크로뮴산 포타슘(K₂Cr₂O₇ ), 이산화 망가니즈(MnO₂ ) 등을 썼다.
다니엘 전지[편집]
1836년 영국의 화학자 다니엘은 분극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다니엘 전지를 고안한다. 다니엘 전지는 아연판을 황산 아연(ZnSO₄)에, 구리판을 황산 구리(Ⅱ)(CuSO₄) 수용액에 각각 넣고, 두 용액을 염다리라는 전하 전도 매질로 연결하여 만든 전지이다. 양쪽입구의 투과성 마개를 통해 염다리 내의 이온이 이동하면서 분극 현상을 억제하여, 전하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전기적으로 중성을 유지하면서 전류가 흐르게 할 수 있다. 다니엘 전지에서 일어나는 반응은 다음과 같다.
산화전극(-극): Zn(s) → Zn²+ (aq) + 2e⁻ (Ox)
환원전극(+극): Cu²+ (aq) + 2e⁻ → Cu(s)(R)
전체반응: Zn(s) + Cu²+ (aq) → Zn²+ (aq) + Cu(s)
일반적으로 전지의 산화·환원 반응은 화학 전지 식으로 나타낸다. |는 다른 상과의 경계, ||는 염다리를 나타내고 왼쪽에는 산화 반응에, 오른쪽에는 환원 반응에 참여하는 전극을 포함한 화학종을 표시한다. 예를 들어 다니엘 전지의 화학 전지 식은 Zn(s)|Zn²+(aq)||Cu²+ (aq)|Cu(s)로 나타낸다.
-극에서는 이온화 경향이 큰 아연이 전자를 잃어 산화된다. 아연 전극의 질량은 감소한다. +극인 구리 전극에서는 푸른색의 Cu2+가 붉은색의 구리로 환원되어 석출되므로 구리 전극의 질량은 증가한다. +극이 담겨진 황산구리 수용액은 이 Cu2+때문에 푸른색을 띄는데, 반응이 진행될수록 Cu2+가 환원되므로 푸른색이 점차 옅어진다.
염다리를 통해 전자가 직접 이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반쪽 전지를 연결하면서 두 쪽에 이온을 공급하여 전기적 균형을 이루도록 한다. 비슷한 역할로 다공성막이 있는데, 염다리같이 미세한 구멍을 통해 이온의 이동을 가능하게 해서 전하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참고로 볼타전지와 다니엘 전지를 합쳐서 갈바니 전지 혹은 볼타 지라고 부르기도 하며, 해당 형태의 전지들 자체는 부피 문제로 거의 쓰이지 않지만 2차전지와 리튬의 산화 전위와 관련된 연구가 진행되며 연료전지의 작동 원리 일부로 편입되었다.
두 전지를 비교하게 되면, 볼타전지는 전해질이 한개(황산), 다니엘 전지는 두개(황산아연, 황산구리)이고 +극에서 각각 수소기체와 구리가 나오고 볼타 전지는 감극제가 필요하다는 특이사항이, 다니엘 전지는 염다리를 사용한다는 특이사항이 있으며 볼타는 1차, 다니엘은 2차로 다니엘 전지만이 재충전이 가능하다.
염다리[편집]
염다리(salt bridge)는 양이온과 음이온이 한 전극의 칸막이에서 다른 전극의 칸막이로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전도 매질 역할을 한다. 염다리는 반쪽 전지의 전극 반응에 영향을 주지 않는 염화칼륨(KCl), 황산나트륨(Na₂SO₄), 질산칼륨(KNO₃) 등의 염으로 포화된 한천 수용액을 U자관에 넣어 만들며, 두 전해질이 섞이지 않게 하고, 양쪽 반쪽 전지의 전하가 중성이 되도록 해 주는 역할을 한다.
전체 산화-환원 반응 과정에서 전자들은 외부 도선을 통하여 산화전극으로부터 환원전극으로 흐른다. 용액 속에서 음이온이 산화전극으로 이동하는 동안 양이온은 환원전극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두 용액 사이에 염다리를 연결하지 않으면, 산화전극 부근에서는 Zn2⁺이온의 생성으로 양전하가 쌓이고 환원전극 부근에서는 Cu²⁺이온이 환원되어 Cu로 변화되어 음전하가 쌓여 전지의 작동이 정지될 수 있다.
실용 전지[편집]
1차전지와 2차전지가 있는데, 이 둘의 차이점은 간단히 말하자면 재충전 가능성의 유무이다.
1차전지[편집]
1차전지(一次電池, primary cell)는 한번 방전해 버리면 충전해서 재사용 할 수 없는 전지이다. 즉 방전한 뒤 충전으로 본래의 상태로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적 화학반응을 하는 전지이다. 대표적 1차전지에는 망가니즈전지가 있으며 최근에는 알카라인전지가 많이 쓰인다. 자세한 내용은 1차전지 문서 참조.
2차전지[편집]
2차전지는 1차전지와 다르게 방전 후에도 충전을 통해 재사용할 수 있는 전지이다. 납축전지와 리튬이온 배터리가 대표적이다. 높은 에너지밀도와 출력, 환경친화성, 긴 수명주기 등이 장점이나, 고밀도로 인해 충격에 위험하고 온도에 민감하다는 단점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2차전지 문서 참조.
전극의 전위와 기전력[편집]
표준 환원 전위[편집]
전극 전위[편집]
화학 전지 내에서 산화·환원 반응이 일어나면서 전자의 이동으로 인해 생기게 되는 두 전극 사이의 전위차를 전지 전위(electrode potential)라고 한다. 전지의 전지 전위는 두 개의 반쪽 전지를 도선으로 연결했을 때 일어나는 전자의 이동으로 인해 생기기 때문에 반쪽 전지만으로는 측정할 수 없다. 따라서 표준 수소 전극을 기준으로 표준 수소 전극과 다른 반쪽 전지로 이루어진 전지의 전지 전위를 측정하여 각 반쪽 전지 전위의 상대적인 크기를 정하게 된다. 이를 그 반쪽 전지의 전극 전위라고 한다.
표준 전극 전위[편집]
백금 전극을 사용하여 1M의 H⁺용액과 접촉하고 있는 1기압의 H₂기체로 이루어진 반쪽 전지가 나타내는 전위를 0.00V로 정하는데, 이것을 표준 수소 전극이라고 한다. 2H⁺(aq) + 2e⁻ -> H₂(g) 반쪽 전지의 전극 전위는 전극을 이루는 물질들의 상대적인 이온화 경향과 전해질의 농도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25°C, 1기압에서 반쪽 전지의 수용액의 농도가 1M일 때, 표준 수소 전극을 (-)극으로 하여 얻은 반쪽 전지의 전위를 표준 전극 전위(standard electrode potential)라고 한다.
표준 환원 전위[편집]
반쪽 반응이 환원 반응일 때의 표준 전극 전위를 표준 환원 전위(standard reducion potential)라고 하며, E°로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전극 전위는 표준 환원 전위 값으로 주어지며 표준 환원 전위 값이(+)이면 수소보다 환원되기 쉽고, (-)이면 수소 보다 환원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쪽 반응이 산화 반응일 때의 표준 전극 전위를 표준 산화 전위(standard oxidation potential)라고 하며, 표준 산화 전위는 표준 환원 전위와 크기는 같지만 부호가 반대이다.
표준 전지 전위의 계산[편집]
두 반쪽 전지의 전극 전위 값의 차는 전지 전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전지를 구성하는 두 반쪽 전지의 표준 전극 전위 값을 알면 다음과 같이 표준 전지 전위를 계산할 수 있다.
표준 전지 전위(E°)= (+)극의 표준 환원 전위 - (-)극의 표준 환원 전위 = (+)극의 표준 환원 전위 + (-)극의 표준 산화 전위
표준 전지 전위(E°)와 △G° 의 비교[편집]
△G°= -nFE°
- E° > 0 이어서 △G° < 0인 경우에는 반응이 자발적으로 일어난다.
- E° < 0 이어서 △G° > 0인 경우에는 반응이 자발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역반응이 자발적으로 일어난다)
각주[편집]
- ↑ 사이언스올, 〈1799년 볼타전지의 발명〉, 《사이언스타임즈》, 2004-10-28
참고자료[편집]
- 〈화학 전지〉, 《나무위키》
- 〈화학 전지〉, 《위키백과》
- 사이언스올, 〈1799년 볼타전지의 발명〉, 《사이언스타임즈》, 2004-10-28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