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화물
황화물(sulfides, 黃化物)은 화학식에 황화 이온(S²⁻)과 결합하는 또는 그러한 이온이 들어 있는 화합물을 가리키며, 더 넓은 의미로는 황화 납이나 다이메틸 설파이드 등과 같이 황을 포함하는 무기 및 유기 화합물의 거대 그룹을 통칭하기도 한다. 가장 간단한 황화물로 황화 수소(H₂S)와 그 짝염기이자 황화 이온의 짝산인 황화수소 음이온(bisulfide, SH⁻)이 있다.
황화물을 기반으로 한 전고체 배터리를 2030년 쯤이면 소비자들이 쉽게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황화물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삼성에서 발표한 기술을 이용하면 현재 에너지 밀도를 450Wh/kg까지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2020년 전고체 전지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양사 모두 황화물을 전해질로 한 전고체 전지 개발의 연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1]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은 이온 전도도가 높고 연성(Ductility)이 커서 극판과 분리막 제조가 쉽다는 장점이 있으나, 주원료인 황화리튬(Li₂S) 가격이 비싸고, 다른 원료와의 혼합 공정에 높은 에너지가 드는 볼밀법을 사용하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결과물도 소량 생산에 그치고 있으며 100그램당 가격이 수백만 원에 이른다. 한국전기연구원(이하 전기연구원)은 황화물(Sulfide) 계열 고체전해질을 저가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리튬 2차전지용 양극 소재를 대량생산할 때 쓰는 '공침법'(Coprecopitation method)을 활용해 황화물 계열 고체전해질 제조에 성공했다. 공침법은 서로 다른 이온들을 수용액 혹은 비수용액에서 동시에 침전시키는 것을 일컫는다. 황화리튬을 쓰지 않고 리튬, 황, 인, 할로겐 원소 등을 공침 시키는 방법으로 황화 리튬을 사용한 것과 동일한 수준의 고체전해질 제조에 성공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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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편집]
황화물은 황과 그보다 양성(陽性)인 원소와의 화합물의 총칭이다. 홑원소물질과 황의 반응, 또는 산화물·수산화물과 황의 직접 반응에 의하여 얻는다. 공기 중에서 가열하면 산화되어 황산염 또는 산화물이 되며, 산을 가하면 대부분 분해되어 황화수소를 발생한다.
대부분의 금속 및 붕소·규소·탄소·안티몬·비소·인·질소·수소·텔루르·셀렌 등과의 화합물이 알려져 있다. 천연으로도 널리 분포하며, 황의 자원광물(황화철 등), 또는 각종 중금속의 원료광물로 중요한 것이 많다. 홑원소물질(單體)과 황의 반응, 또는 산화물·수산화물과 황의 직접 반응에 의해 얻는 일이 많다. 중금속의 황화물은 황화수소 기류(氣流) 속에서 산화물을 가열하거나 그들의 염용액에 황화수소를 통하여 만든다. 대부분이 금속의 황화물이므로 황화수소산의 염으로 볼 수 있고, 정염(일반식 M₂¹S)·산성염(M¹HS)이 있다. 알칼리 금속의 황화물은 물에 잘 녹으며, 가수분해를 받아 분해된다.
Na₂S+H₂O → 2NaOH+NaHS
그러므로 강한 알칼리성을 나타낸다. 황을 녹여 다황화물(多黃化物)을 만드는 경향이 있다. 알칼리토금속원소의 염은 물에 녹지 않지만, 가수분해하여 산성염을 생성하므로 서서히 녹는다.
2CaS+2H₂O → Ca(OH)₂+Ca(SH)
황화알루미늄 Al₂S₃, 황화크로뮴 Cr₂S₃, 황화규소 SiS₂ 등도 가수분해되면서 물에 녹는다. 그 밖의 중금속 황화물은 물에 녹기 어렵고, 가수분해되지 않는다. 이들 성질은 분석화학에서 황화물 침전을 통해 정량적으로 분리시키기 위해서 사용한다. 중금속 황화물은 특유한 빛깔 또는 금속 광택을 가지며, 반도체의 성질을 나타내는 것도 있다. 황화물을 공기 중에서 가열하면 산화되어 황산염 또는 산화물이 되며, 산을 가하면 대부분 분해되어 황화수소가 발생한다. 비금속 황화물은 특유한 성질을 가진다.
황 이온의 화학적 성질[편집]
황 이온은 황화 소듐(Na₂S)의 알칼리 수용액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황 이온이 황화수소 이온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S²⁻(aq) + H₂O(l) → SH⁻(aq) + OH⁻(aq)
이를 산으로 처리한 황화물 염은 황화 수소로 변환된다.
S²⁻(aq) + H⁺(aq) → SH⁻(aq)
SH⁻(aq) + H⁺(aq) → H₂S(aq, g)
황화물의 산화는 복잡하며, 조건에 따라서 산화 과정을 통해 황 원소, 다황화물(polysulfides), 폴리싸이오네이트(polythionates), 아황산염, 황산염 등이 얻어진다. 금속 황화물은 할로젠 원소와 반응하여 황과 금속염을 형성한다.
8 MgS(s) + 8 I₂(g) → S8(s) + 8 MgI₂(s)
전이 금속 양이온이 들어 있는 수용액은 황 이온을 내는 물질(H₂S, NaHS, Na₂S)과 반응하여 황화물 고체 침전이 형성될 수 있다. 이러한 무기 황화물은 일반적으로 물에 대한 용해도가 매우 낮으며, 이들 다수가 같은 조성의 미네랄과 연관되어 있다(아래 지질학에서의 황화물 미네랄 참조).
대표적인 금속 황화물[편집]
황화물의 대표적인 예로 황화 카드뮴(CdS, 카드뮴 옐로우)이 있으며, 스털링 은(sterling silver)에 형성되는 검은 때도 황화물인 황화 은(Ag₂S)이다. 이들 화합물은 종종 염으로 표현하지만, 전이 금속 황화물에서 금속과 황의 결합은 공유성이 크므로 반도체 성질을 가지며 나아가 진한 색을 띠기도 한다. 몇몇 황화물 염은 색소, 태양 전지, 촉매 등에 활용되고 있고, 검정 곰팡이(Aspergillus niger)의 경우 중금속 황화물의 용해에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지질학에서의 황화물 미네랄[편집]
대부분의 중요한 금속 원광은 황화물로 구성되어 있다. 대표적인 예로, 휘은석(argentite, 황화 은), 진사(cinnabar, 황화 수은), 방연석(galena, 황화 납), 휘수연석(molybdenite, 이황화 몰리브데넘), 황철 니켈광(pentlandite, 황화 니켈), 계관석(realgar, 황화 비소), 휘안석(stibnite, 삼황화 이안티모니), 섬아연석(sphalerite, 황화 아연), 황철석(FeS₂, 이황화 철), 황동석(chalcopyrite, 황화 철-구리) 등이 있다.
황 이온에 의한 부식[편집]
물에 녹아 있는 자유 황 함유 물질(H₂S, HS−, S²⁻)은 강철, 스테인레스 강철, 구리와 같은 여러 금속의 부식을 유도하는 매우 강력한 화학종이다. 수용액에 존재하는 황화물은 강철의 응력 부식 균열(stress corrosion cracking, SCC)을 유발하여, 일명 황화물 스트레스 분해(sulfide stress cracking)로 알려져 있다. 부식은 황화물을 처리하는 황화물 원광 공장, 유정(oil wells), 크래프트 제지 공장 등의 여러 산업 현장에서 주요 문제를 일으킨다.
한편, 미생물에 의한 부식(Microbially-induced corrosion, MIC)이나 생물에서 기원한 황화물 부식은 종종 황산 환원 박테리아에 의해 유발된다. 원래 이 박테리아는 황화물을 생성하며, 이는 공기 중에 방출되어 황 산화 박테리아에 의해 황산 내에서 산화되고, 이렇게 생성된 생물 기원 황산은 하수구 내의 물질과 반응하여 하수도를 갈라지게 하는 등 피해를 준다.
또한, 황 이온의 산화는 강철이나 스테인레스 강철을 심각한 부식으로 이끄는 중간체인 싸이오황산 이온(S₂O₃²⁻)을 형성하기도 한다. 이 화학종은 산화가 더욱 진행되면 황산을 생성하면서 산성화를 유발하게 된다.
유기 화학에서의 황화물[편집]
유기 화학에서 황화물은 주로 C-S-C 연결을 갖고 있는 물질을 의미하는데, 사실은 싸이오이써(thioether)가 더 명확한 표현이다. 예컨대, 싸이오에터의 일종인 다이메틸 설파이드는 CH₃–S–CH₃이고, 프로필렌 설파이드는 실험식이 C₆H₄S이다. 때때로 설파이드라는 용어는 SH 작용기를 포함하는 분자를 일컫기도 해서, 메틸 설파이드는 CH₃–SH의 명칭이다. 이러한 SH 기를 포함하는 화합물을 지칭하는 용어로 싸이올이나 멀캅탄을 써서 메테인싸이올 또는 메틸 멀캅탄이라고도 한다.
이황화물[편집]
이황화물이란 용어의 의미는 가끔 혼란을 야기시키도 하는데, 이황화 몰리브데념(MoS₂)에서는 몰리브데넘이 +4의 산화수를 가지고 두 개의 분리된 황 이온이 존재한다. 이와는 달리, 이황화 철에서 철 이온은 +2의 산화수를 가져 이황화 이온(S₂²⁻)은 −S-S− 이온으로 존재한다. 다이메틸다이설파이드는 CH₃–S–S–CH₃로 황과 황 사이의 결합을 하는데 반해, 이황화 탄소는 S-S 결합 없이 S=C=S의 배열로 이산화 탄소처럼 선형 구조를 갖는다. 황에 대한 화학과 생화학에서는 이황화물이라는 용어가 주로 과산화물의 −O-O− 결합과 유사한 형태로 묘사된다. 특히 효소의 촉매 작용이나 단백질 구조에서 이황화 결합(−S-S−)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황화물의 예[편집]
- 황화 수소: 매우 유독하고 부식성 있는 기체로, 썩은 계란이 풍기는 독특한 냄새를 낸다.
- 황화 카드뮴: 광전지(photocells)에 사용된다.
- 다황화 칼슘(calcium polysulfide): 석회황합제(lime sulfur)로 쓰이며, 전통적인 조경용 살진균제이다.
- 이황화 탄소: 유기 황 화합물의 전구체로 쓰인다.
- 황화 납: 적외선 센서에 사용된다.
- 이황화 몰리브데넘: 이황화 몰리브데넘이 주성분인 휘수연석은 화석 연료에서 황을 제거하는 촉매로 쓰인다. 또한 고온 고압에서 윤활유로도 사용된다.
- 겨자 가스(sulfur mustard): 유기 황 화합물(싸이오에터)의 일종이며, 1차 세계 대전에서 화학 무기로 사용된 바 있다.
- 황화 은: 은에서 발생하는 검은 때의 성분이다.
- 황화 소듐: 수화된 황화 소듐은 크래프트 제지 산업에 사용되며, 유기황 화합물의 전구체로 쓰이기도 한다.
- 황화 아연: 스펙트럼의 적외선 부분에 사용되는 렌즈나 다른 광학용 소자에 사용된다. 은으로 도핑된 황화 아연(ZnS)은 알파 감지기에 쓰이며, 미량의 구리가 포함된 황화 아연은 비상등이나 시계의 발광 지침에 사용되는 광발광 조각에 응용된다.
- 폴리페닐렌설파이드: 흔히 '설파(Sulfar)'라고 부르는 고분자로서 반복되는 페닐기가 황으로 연결된 채로(싸이오에터) 반복되어 있다.
- 이황화 셀레늄 : 비듬 치료에 쓰이는 항균제이지만, 건강이나 화장용 생산품에 들어 있는 셀레늄의 유독성에 유의해야 한다.
- 황철석: '바보의 금'이라고도 알려진 황철석은 흔한 미네랄이다.
화학식 이름 녹는점 (°C) 끓는점 (°C) H₂S 황화 수소 −85.7 −60.20 CdS 황화 카드뮴 1750 Ca(S)n 다황화 칼슘(calcium polysulfide) CS₂ 이황화 탄소 −111.6 46 PbS 황화 납 1114 MoS₂ 이황화 몰리브데넘 Cl(CH₂)₂S(CH₂)₂Cl 겨자 가스(sulfur mustard) 13–14 217 Ag₂S 황화 은 Na₂S 황화 소듐 920 1180 ZnS 황화 아연 1185 [C₆H₄S]n 폴리페닐렌설파이드 SeS₂ 이황화 셀레늄 < 100 FeS₂ 황철석 600
황화물 제조[편집]
황화물은 아래 제시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만들 수 있다.
- 원소들 사이의 직접적인 조합: 예 Fe(s) + S(s) → FeS(s)
- 황산 염의 환원: 예 MgSO₄(s) + 4C(s) → MgS(s) + 4CO(g)
- 불용성 황화물 침전: 예 M²⁺ (aq) + H2₂S(g) → MS(s) + 2H⁺(aq)
황화물의 안전[편집]
상당히 많은 수의 황화 금속들이 물에 안 녹으므로 유독하지 않다. 그러나 몇몇 황화 금속은 위산을 비롯한 강한 미네랄 산에 노출되면 유독한 황화 수소를 발생시킨다. 유기황 화합물은 매우 불이 잘 붙고, 연소하면 이산화 황(SO₂) 기체를 생성한다. 황화 수소와 그 염들 및 거의 모든 유기황 화합물은 매우 역겨운 악취를 내어 쓰레기 냄새의 원천이 된다.
황화물의 명명법[편집]
IUPAC에서 제시한 체계적인 설페인다이아이드(sulfanediide)와 황 이온의 명명법은 각각 치환과 첨가에 따라 명명한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황화물(sulfide)이란 이름 자체는 포함된 황의 결합에 대한 그 어떤 정보도 주지 않는다.
각주[편집]
- ↑ 구교윤 기자, 〈"충전시간 짧은 전고체전지, 2030년이면 쉽게 볼 수 있을 것"〉, 《사이트명》, 2021-06-09
- ↑ 연합뉴스, 〈차세대 배터리 ‘전고체전지’ 전해질 대량생산 기술 개발〉, 《사이언스타임즈》, 2021-02-23
참고자료[편집]
- 〈황화물〉, 《두산백과》
- 〈황화물〉, 《화학백과》
- 구교윤 기자, 〈"충전시간 짧은 전고체전지, 2030년이면 쉽게 볼 수 있을 것"〉, 《사이트명》, 2021-06-09
- 연합뉴스, 〈차세대 배터리 ‘전고체전지’ 전해질 대량생산 기술 개발〉, 《사이언스타임즈》, 2021-02-23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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