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
중수(重水, Heavy Water) 또는 산화 중수소는 D2O 혹은 2H2O을 말한다. 정확한 이름은 산화듀테륨이다. 일반적인 경수 H2O와 물리적, 화학적 성질은 비슷하나, 수소 원자가 보다 무거운 동위 원소인 중수소로 바뀌었다. 이로 인해 수소와 산소 사이의 결합 에너지가 바뀌고, 물리적, 화학적 성질도 바뀌게 된다.
경수소와 중수소를 하나씩 가지는 혼합중수 HDO도 있다. 물 분자 사이에서 수소 원자의 교환이 빠르게 이뤄지므로, 50%의 경수소와 50%의 중수소를 가진 물에서는 동적 평형 상태에서 50%의 HDO, 25%의 H2O, 25%의 D2O의 비율로 물 분자가 존재하게 된다.
경수에 약 13-150ppm 정도의 비율로 포함되어 있다. 천연 우라늄에 잘 반응하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는 원자로에 감속재로 이용되며 듀테륨 화합물의 제조 원료로도 쓰인다.
상세[편집]
물 분자의 구성 원소의 하나인 수소원자 중 적어도 1개 이상이, 일반 수소원자 보다 중성자를 하나 더 가지고 있어서 더 무거운 중수소(Deuterium)인 물. 그래서 일반적인 물보다 무게가 더 무거워 중수(重水)라고 부른다. 이와 반대로 일반적인 양성자 하나뿐인 일반 수소 2개로 구성된 보통 물은 경수(輕水)라고 부른다. 일상생활에서 보이는 물에는 중수가 극미량 섞여 있으며, 빈 표준 평균 바닷물은 변인 통제를 위해 경수 대비 중수의 농도를 규격화한 것이다.
물의 분자식이 H₂O인데, 수소가 더 무거운 동위원소인 중수소나 삼중수소로 치환된 물을 말한다. 편의상 중수소를 D(Deuterium), 삼중수소를 T(Tritium)로 표기하므로 분자식은 D₂O, HDO, THO, T₂O등이 존재한다. 그러나 삼중수소는 붕괴되는 등 이런저런 이유로 보통 중수하면 중수소 2개와 산소 하나가 결합한 D₂O, 즉 산화듀테륨을 말한다. 다만 자연에는 확률적인 이유로 대부분 HDO의 형태로 존재한다. 삼중수소가 들어가는 THO와 T₂O는 방사성일 뿐 아니라 방사성 붕괴로 인해 헬륨-3이 되면서 분자 결합이 깨져 화학적으로 불안정해지므로 부식성도 가지고 있다. 또한 수소 대신 산소가 무거운 동위원소로 대체된 중수(H₂¹⁸O)도 존재하나, 산소의 무거운 동위원소를 추출하는 것은 중수소를 추출하는 것보다 더 어렵고 질량 차이가 적어 물리적 성질도 비슷하므로 흔히 쓰이지는 않는다. 삼중수소 2개와 산소-18로 이루어진 초중수(T₂¹⁸O)도 존재하는데, 분자량이 무려 24에 달한다.
중수는 경수와 비교해서 질량이 다르다보니 일반적인 물과 여러가지 특징들이 다르다. 예를 들어 D₂O 기준 끓는점은 101.43도, 어는점은 3.82도, pH는 7.41을 나타낸다. 점성도 경수보다 더 높다. 해롤드 유리가 1931년 중수소를 발견한 후, 1933년에 전기 분해를 통해 순수한 중수 샘플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물분자는 중수건 경수건 핵분열에서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가 큰 고속 중성자 속도를 떨어뜨리는 좋은 감속재 역할을 하기 때문에 둘다 원자로의 냉각/감속재로 쓰이고 있다. 중성자의 속도를 떨어뜨려야 하는 이유는 중성자는 속도가 느려야 우라늄에 포획되어 연쇄적 핵분열을 일으키고 연쇄반응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속도가 빠른 고속중성자는 우라늄에 잘 포획되지 않아 핵분열을 일으키기 어렵다. 그런데 일반 경수와 중수의 차이는 중성자를 흡수하는 비율. 중수는 중성자를 흡수해 먹어버리는 비율이 경수보다 훨씬 낮다. 그래서 중수를 냉각재로 사용하면 핵분열 물질인 U235의 비율이 0.7% 정도에 불과한 천연우라늄으로도 핵분열을 지속시킬 수 있지만 경수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경수로는 경수가 흡수해버리는 중성자의 밀도를 보충하기 위해 U235의 비율을 2~5% 이상으로 높인 농축 우라늄을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중수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중수로는 천연우라늄을 농축과정 없이 핵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중수는 경수에 비해 저속 중성자를 덜 먹기에, 중성자 감속재로 정말 괜찮은 물이지만 정제해내기가 무진장 빡세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6400분의 1을 분리해내야 한다. 덕택에 가격도 무진장 비싸다. 또한 당연하게 독성도 어느 정도 갖고 있어서 인체의 물중 25~50% 정도가 바뀌면 독성을 지니게 된다. 다만 인체의 70%나 되는 물의 절반이나 바꾸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중수만 오랫동안 계속해서 마셔대야 하는데 가격은 일반 물에 비해서 비교할 수 없이 비싸다. 약 $600/kg, 소량 구매 시 순도가 낮은 걸로도 $1000/kg까지 간다.
월성 원자력 발전소에서 쓰이는 CANDU는 99.75% 순도의 중수를 사용한다. 원자력 발전에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방사능이 있을거라는 편견이 많지만 순수한 중수(삼중수소가 포함된 경우는 제외)는 일반 물과 방사능에서 차이가 없다. 1990년 캐나다의 원자력 발전소 근처 카페 식수가 배관 문제로 인하여 발전소에 들어갈 중수로 바뀌는 사고가 있었다. 중수를 마신 직원 몇 명의 소변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었으나 이는 중수가 삼중수소로 오염된 영향일 뿐 중수 자체로 인한 문제는 크게 없었다. 중수는 화학적 독성을 가진 게 아닌 단지 질량의 문제로 독성을 가지기 때문.
실험을 위해서 중수를 하루에 200ml씩 총 1리터를 마셔본 사람의 증언에 따르면 갑작스런 혈액 내 질량의 변화로 무게중심 감지에 문제가 생겨 현기증과 구토가 수반되나 당일 금세 회복된다고 한다. 맛은 쇠맛에 가깝다고.레딧에서 해당 실험 참여자의 증언 물론 정말 많이 마셔서 체내의 90% 이상 수분이 중수로 바뀌면 사망할 수도 있으니 주의. 체내 수분 25% 이상이 중수로 바뀔 경우 불임이 된다고 한다.
정제 방식은 물에 강알칼리를 넣고 전기분해를 계속하면 가벼운 일반 수소가 빨리 전극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점차적으로 중수만 남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계속 전기를 돌리다 보면 당연히 비싸지게 된다. 그리고 이런 과정 때문에 농축이 끝난 중수는 강알칼리이다. 다만 현재는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추출해낸다.
화성에서도 같은 원리로 경수는 우주로 먼저 증발해버리는 확률이 높고, 중수는 상대적으로 화성 표면에 얼음으로 남아 있는 확률이 높아, 화성의 극지방 얼음에서의 중수의 비중은 지구의 물보다 높다.
전 세계적으로 중수를 생산하는 국가는 러시아, 미국, 인도, 캐나다, 아르헨티나, 이란 등이 있다. 노르웨이에선 예전에 생산하다가 독일에 점령당했던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연합군의 사보타주로 펑... 중수공장을 박살낸 이유는 중수는 원자로의 감속재 겸 냉각재로 사용되기 때문.
노르웨이 중수공장 파괴 당시 연합군은 독일군의 핵개발용 중수 생산을 막기 위해, 글라이더로 결사대 파견 → 사고로 추락해 전멸 → 가만 냅둘 수는 없으니 결사대 추가 파견 → 절벽 통로와 공장 환기구를 통해 처절히 잠입 → 일시적으로 가동 중단시킴 → 공장 경비 강화, 재가동 → 영국 공군의 폭격 → 어쩔 수 없이 공장을 독일로 옮기기로 함 → 승객이 별로 없는 날, 배편으로 중수와 공장 자재를 운반하도록 편성 → 불의의 사고로(폭탄) 타이타닉 곁으로 ......의 드라마틱한 과정을 거쳤다. 커크 더글러스가 주연한 영화 "텔레마크 요새(THE HEROES OF TELEMARK, 1965)"를 보면 그 과정을 잘 묘사했다. 그 정도로 중수는 핵무기 개발에 중요한 물질이었으며 공장을 파괴하기 위해 죽어나간 병사들 중엔 현지 노르웨이인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대전 후 노르웨이에서 만든 영화와#, 배틀필드 V의 에피소드 2: 노르뤼스(Nordlys)로 왜곡각색되었다.
그 후 캐나다에서는 맨해튼 계획을 위한 중수 생산공장이 들어섰으며, 1년에 6톤의 중수를 뽑아내었다. 전후, 캐나다는 이 시설을 놀리기는 또 그래서 1년에 700톤의 중수를 뽑아내는 시설을 만들고 CANDU 원자로를 개발했다.
중수는 또한 핵융합의 연료로 사용되는데, 특히 DD반응의 경우엔 핵융합로를 가동하고 나서도 잔류 방사선이 적어 약간의 기한만 지나면 연구자가 들어가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문제는 DD반응이 일어나게 하는 온도가 DT반응보다 더 높다는 것. 또한 중수소는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어 볼 수 있는 핵융합로인 퓨저를 만드는 데도 사용된다.
생산[편집]
중수는 전기분해 방식, 물 또는 액체 수소의 증류작용, 화학적 변환(GS 과정)으로 생산할 수 있다. 오른쪽 그림은 Norsk Hydro사에서 전기분해 방식으로 생산한 중수(산화중수소) 샘플 사진이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중수는 독일의 원자 폭탄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중요 요소 중 하나였고 유럽의 Norsk hydro 회사의 Rjukan 공장은 유일하게 중수를 생산하는 공장이었다. 중수를 생성하는 또 다른 방식 중 하나인 Girdler sulfide(GS) 과정 또는 Geib-Spevack(GS)과정은 황화수소 가스(H₂S)와 일반적인 물(H₂O)을 이용하여 중수를 생산하는 방법이다. 이 GS 과정은 그림과 같이 화학 변환 타워 내에서 발생한다. 특정 수의 구멍이 뚫려 있는 트레이를 통해 황화수소 가스(H2S)가 아래에서 위로 유입되고 주입되는 물(H₂O)을 통과하여 위 방향으로 나온다. 타워는 차가운 영역의 타워(32℃)와 뜨거운 영역의 타워(125℃)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온도가 다른 두 타워를 이용하는 반응의 속도차를 이용하기 위함이다. 동위 원소는 같은 수의 양성자와 전자를 소유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거의 같은 화학적 성질을 갖는다. 그러나 원자량이 다르기 때문에 화학 반응 시 정확하게 같은 속도를 갖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반응 속도의 차이는 동위 원소 질량 차이가 클수록 증가하며 질량 차이가 2배인 수소와 중수소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두드러진다. 뜨거운 영역의 타워를 떠나는 황화수소 가스(H₂S)내의 중수소의 평형 농도는 차가운 영역의 탑을 떠나는 평형 농도 보다 크기 때문에 중수소의 알짜 이동은 차가운 영역의 타워에서 일어나며 HDO에서 H₂O로 이동된다. 즉 차가운 영역의 타워에서 중수소가 운반되어 중수를 포함한 물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중수를 포함한 물은 접합부에서 추출되고 추가적인 분리 타워로 이동되게 된다. 실제로 화학 변환 타워 단계를 통해서는 20~30 w/o D₂O을 생산할 수 있다. 더 높은 중량 퍼센트의 중수를 얻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장치가 필요하며 캐나다의 가압 중수로인 CANDU(Canada Deuterium Uranium) 중수로에서는 99.75 w/o D₂O를 생산하기 위해 진공 중류를 이용한다.
다른 의미[편집]
중수는 산소가 더 높은 원자량을 가지는 동위 원소로 치환된 화합물(중산소수, heavy oxygen water)을 포함하기도 한다. 이 둘에 모두 속하는 화합물로서 D218O는 이중 표식된 물이라고 불린다.
응용[편집]
물리적 성질[편집]
성질 | D2O (중수) | H2O (경수) |
---|---|---|
녹는점 (°C) | 3.82 | 0.0 |
끓는점 (°C) | 101.72 | 100.0 |
밀도 (20 °C, g/mL) | 1.1056 | 0.9982 |
최대 밀도인 온도 (°C) | 11.6 | 4.0 |
점도 (20 °C, centipoise) | 1.25 | 1.005 |
표면장력 (25 °C, dyn·cm) | 71.93 | 71.97 |
융해열 (cal/mol) | 1,515 | 1,436 |
기화열 (cal/mol) | 10,864 | 10,515 |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