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니즈
망가니즈(Manganese)는 화학 원소로 기호는 Mn이고 원자 번호는 25, 원자량 54.938. 녹는 점 1,247℃, 비중은 7.2이다. 얼마 전까지 망간이라 불렀으나, 현재는 IUPAC(국제 순수ㆍ응용화학 연합) 명명법에 따라 망가니즈라 부른다. 주기율표에서는 7족(7B족)에 속하는 단단하나 부서지기 쉬운 은색 금속이다. α, β, γ, δ, 4개의 동소체(同素體)가 있고, 여러 가지 물질과 잘 반응하여 화합물을 만들며 비교적 반응성이 큰 원소로, 공기 중에서 덩어리로 있을 때는 느리게 산화되나 가루로 있을 때는 불이 붙게 된다. 물과 반응하여 수소 기체를 발생시킨다. 1800년대 초반에 망가니즈를 첨가하면 철이 단단해지는 것이 발견되고 나서, 중요한 금속 합금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망가니즈전지(manganese battery)는 이산화망가니즈(MnO₂)를 양극 작용 물질로 하며 니켈 코발트 망가니즈 배터리(NCM)는 니켈, 코발트에 망가니즈를 추가한 양극재를 사용하며 리튬이온 망가니즈 배터리(LMO)는 망간산화물을 양극재로 사용한다. 아연 탄소 전지와 알칼리 전지에서는 이산화 망가니즈를 음극으로 사용한다.
상세[편집]
망가니즈는 회백색의 무른 금속원료로, 지각에 약 0.01% 존재한다. 연망간광이라 불리는 망가니즈 광물은 고대 로마에서 유리 탈색에 이용되었고, 중세의 연금술사들은 산화제로도 사용했다. 1774년, 스웨덴의 과학자 셸레는 연망간광에 미지의 금속이 들어 있을 거라고 시사했다. 그리고 같은 해, 셸레의 친구 간이 순수한 신원소(망간)의 분리에 성공해, 여기에 '망가네시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마그네슘이 발견되자 두 원소의 이름이 헷갈리게 되기 때문에 '망가니즈'로 개명되었다.
생물체 내에서 2가 양이온으로 존재하고, 생물의 물질대사에 반드시 필요한 무기염류이다. 이게 부족하면 눈 밑이 바르르 떨리는 현상을 겪게 된다. 마그네슘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고, 둘 다 무관하다는 의견도 있다.
광합성을 하는 생물은 광계Ⅱ에서 물을 산화하는 데에 망간을 사용한다. 망간은 여러 산화수(+2~+7)에서 이온으로 존재할 수 있고, 산소와의 결합을 잘 하여 강력한 산화제 역할을 할 수 있어서 유리하다. 그래서 진화 과정에서 선택되었다고 추정된다.
망가니즈 자체는 아주 무르지만 철의 합금원소로 자주 이용된다. 철 내부에서 내식성과 강도를 해치는 원소인 황과 결합하여 MnS를 만들므로 황의 해로운 성질을 경감한다. 또한 녹은 강철을 주조하기 전에 산소를 제거하는 용도로 Si 등과 함께 첨가된다. 망간을 1% 포함한 강철은 강도가 늘어나고, 가공성이나 내식성도 향상된다. 그래서 철도의 레일이나 토목기계, 교도소의 철창 등에 폭넓게 이용된다. 또, 공업에서 이용되는 망가니즈 화합물로는 이산화망간이나 황산망간이 있다. 망간합금으로 만들어진 소재는 매우 단단하여 대부분 금속 가공용 부품으로 제조된다. 이산화망간은 건전지 제조에 이용되며, 황산망간은 금속망간의 제조 등에 쓰인다. 알칼라인 전지에는 망간을 사용하며, 그 외 다른 화합물에서 차이가 난다. 기본적으로 충전이 불가능한 AA/AAA사이즈의 1.5v 전지에는 이산화망간이 들어간다.
그 밖에, 태평양 등의 심해저에는 망간과 망간 외 다른 여러 광물이 뭉쳐진 망간 단괴라 불리는 광물이 많이 가라앉아 있으며 그 총량은 100억 톤 이상으로 추정된다. 장래 금속자원이 부족이 확실하므로 옛날부터 주목받고 있는 미래의 자원. 다만 현재는 심해 채굴기술과 경제성의 부족으로 본격적으로 개발되지는 못하고 있다. 2016년 1월 로봇을 이용한 채굴 기술이 국내 기술로 실험 성공했다고 한다.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개발 중이며 국제해저기구(ISA)가 채굴규정 등을 만들면 2030년대부터는 본격적인 상업생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존재[편집]
망가니즈는 지각에서 12번째로 많은 원소이며, 약 1000ppm 정도 포함되어 있다. 토양에는 평균 440ppm, 해수에는 약 10ppm의 농도로 존재한다. 주로 이산화망가니즈의 형태로 존재하며, 전 세계 망가니즈 매장량의 80%는 아프리카 지역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 우크라이나,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중국, 가봉, 브라질 등에도 상당량이 매장되어 있다.
역사와 분리∙발견[편집]
연망가니즈석(이산화망가니즈, MnO₂)은 널리 분포되어 있는 천연 안료로, 2~3만년 전의 석기시대부터 그림을 그리는 데 사용되었다. 고대 이집트와 로마인들은 MnO₂를 써서 유리에 들어있는 불순물 때문에 생기는 색깔을 없애고 맑은 유리를 얻는 방법을 개발하였는데 이 방법은 중세를 거쳐 현대까지 사용되고 있다.
17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많은 화학자들이 연망가즈석(MnO₂)에 당시까지 분리∙발견 되지 않은 새로운 원소가 들어있을 것으로 짐작하고, 이를 찾고자 하였다. 독일의 카임(Ignatius Gottfried Kaim, 1746~1778)은 1770년에 제출한 학위 논문에 연망가니즈석을 탄소와 반응시켜 망가니즈를 얻었고, 또 연망가니즈석을 과망가니즈산염으로 전환시킬 수 있음을 적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학위 논문을 읽은 사람이 적고, 또 논문도 얼마 후 분실되어 대부분의 사람은 카임을 망가니즈의 발견자로 간주 지 않는다.
스웨덴의 셀레(Karl Wilhelm Scheele, 1742~1786)는 1774년에 소금(NaCl)에 황산(H₂SO₄)을 가해 염화수소(HCl)를 얻고 이를 연망가니즈석으로 환원시켜 염소(Cl₂)를 처음으로 분리∙발견 하였는데, 그는 연망가니즈석에 새로운 원소가 들어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의 동료 간(Johan Gottlieb Gahn, 1745~1818)은 곧 바로 연망가니즈석을 숯과 함께 가열하여 금속 Mn을 분리하였다. 이렇게 얻은 금속 Mn은 순도가 낮은 것이었는데, 고순도(99.9%) 망가니즈는 이보다 약 160년 뒤인 1930년대에 Mn²⁺ 용액을 전기분해시켜 얻었다.
1800년대 초반에는 철에 Mn을 첨가하여 단단하고 잘 녹 슬지 않는 강철을 만들기 시작하였으며, 1866년에는 MnO₂를 양극 재료로 사용하는 르클랑셰 전지(Leclanche cell: 보통 건전지 또는 망간 전지라 불리는 아연-탄소 전지)가 발명되었다. 1912년에는 철의 부식을 방지하고 내마모성을 증가시키는 인산 망가니즈 코팅 처리법(manganese phosphating)이 개발되어 아직까지 총기류나 자동차 부품 등의 제조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성[편집]
물리적 성질[편집]
망가니즈는 단단하나 쉽게 부서지는 은색 금속이다. 금속 Mn과 대부분의 Mn 화합물은 불균일한 자기장에 끌리는 상자기성(paramagnetic)을 보인다. 녹는점은 구리나 아연보다는 높지만, 다른 3주기 전이금속들보다 낮은 1,246℃이고 끓는점은 2,060℃이다. 4가지 동소체가 있는데, 등축정계 구조를 갖는 α형(밀도 7.44 g/cm³ )은 700℃에서 같은 결정 구조를 갖는 β형(밀도 7.26 g/cm³)으로, β형은 1,079℃에서 면심입방구조를 하는 γ형(밀도 7.21 g/cm³)으로, 그리고 γ형은 1,143℃에서 체심입방구조의 σ형(밀도 7.21 g/cm³)으로 전이된다. α형과 β형은 단단하나 잘 부서져 성형 가공이 되지 않고, γ형은 유연하여 가공이 쉽다.
망가니즈는 거대한 초신성(supernova) 폭발 직전에 합성된 것으로 여겨진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망가니즈 동위원소는 ⁵⁵Mn 하나 뿐이다. 현재까지 망가니즈의 방사성 동위원소는 총 18가지가 알려져 있으며, 이 중 가장 안정한 것은 ⁵³Mn (반감기 약 370만년)으로, ⁵³Cr으로 붕괴한다. 망가니즈는 자연에서 안정한 동위원소인 55Mn로만 발견된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총 18가지가 알려져 있으며, 이 중 가장 안정한 것은 ⁵³Mn (반감기 370만년), ⁵⁴Mn(반감기 312.3일)와 ⁵²Mn (반감기 5.591일)를 제외하면 나머지 방사성 동위원소들은 모두 반감기가 18시간 미만이다. 방사성 Mn 동위원소가 실용적으로 사용된 예는 아직 거의 없다.
화학적 성질[편집]
망가니즈는 -3에서 +7까지 가능한 산화 상태가 알려졌으며 일반적인 산화 상태는 +2, +3, +4, +6, +7 이다. 생체 내에서 Mn²⁺ 이온은 종종 Mg²⁺ 이온과 경쟁한다. 망가니즈의 산화 상태가 +7인 망가니즈 화합물에는 불안정한 산화물인 칠산화이망가니즈(Mn₂O₇), 진한 자주색의 과망가니즈산(MnO₄⁻) 음이온을 포함하는 화합물, 일부 옥시할로젠화물(MnO₃F 및 MnO₃Cl) 등이 있으며 모두 강력한 산화제이다. 망가니즈의 산화 상태가 +5(파란색)와 +6(녹색)인 화합물들은 강한 산화제이며 불균등화(disproportionation) 반응이 잘 일어난다. 산화 상태가 +6 일때 산성 조건에서 일어나는 불균등화 반응의 예는 다음과 같다.
3MnO₄²⁻ + 4H⁺ → MnO₂ + 2MnO₄⁻ + 2H₂O
망가니즈의 가장 안정한 산화 상태는 옅은 분홍색을 띠는 +2 이며, 황산 망가니즈(II) (MnSO₄)와 염화 망가니즈(MnCl₂) 와 같이 다양한 망가니즈(II) 화합물이 알려져 있다. +3의 산화 상태를 갖는 망가니즈 화합물에는 아세트산 망가니즈(III)와 같은 화합물이 알려져 있으나, 매우 강력한 산화제이며 용액에서 망가니즈(II)와 망가니즈(IV)로 불균등화되기 쉽다. 망가니즈(III)의 고체 화합물은 짙은 적자색을 띠며 얀-텔러 효과(Jahn-Teller effect)로 뒤틀린 팔면체 배위(distorted octahedral coordination) 구조를 갖는다.
+5의 산화 상태는 이산화 망가니즈를 용융 아질산 소듐염에 용해시켜 만들 수 있고 +6 상태의 망가니즈산염은 망가니즈 화합물을 공기에 노출된 상태에서 용융 알칼리에 용해시켜 합성할 수 있다. +7 상태의 과망가니즈산 음이온을 포함한 화합물은 자주색이며 보라색 유리를 만드는데 사용할 수 있다. 과망가니즈산 포타슘, 과망가니즈산 소듐 및 과망가니즈산 바륨은 모두 강력한 산화제이다.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