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분열
핵분열(Nuclear fission, 核分裂, 문화어: 핵분렬)은 보통 우라늄, 플루토늄 같이 질량수가 큰 원자핵이 중성자와 충돌해 가벼운 원자핵 2개(핵분열 생성물)로 쪼개지는 핵반응의 한 유형이다. 핵분열이 발생하면 핵분열 전후의 원자핵 질량 차이로 에너지가 발생한다.[1][2][3][4]
개요[편집]
핵분열은 우라늄과 같이 매우 무거운 원소에서 일어나며 대부분 원자로와 같은 인공적인 핵분열 장치나 도구를 활용하여 핵분열을 발생시키나 아주 희귀하게 스스로 핵분열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1938년 독일 과학자 프리츠 슈트라스만(Friedrich Wilhelm)과 오토 한(Otto Hahn)의 실험으로 확인되었다. 이 실험에서 에너지가 낮은 중성자(열중성자)를 우라늄-235(²³⁵₉₂U)에 충돌시키자 우라늄은 바륨과 크립톤으로 분열되며 그 과정에서 2~3개의 중성자와 함께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방출되는 현상이 관측되었다. 일반적으로 핵분열 가능성은 물질의 특성 중 하나인 반응단면적(입자가 물질 속을 진행 시 화학 반응을 수반하는 충돌이 일어나는 확률을 표적의 면적으로 나타낸 양)에 따라 결정되는데 우라늄-233(²³³₉₂U), 우라늄-235(²³⁵₉₂U), 플루토늄-239(²³⁹₉₄Pu) 등이 핵분열 반응단면적 값이 커서 주로 핵분열 물질로 분류된다. 핵분열 물질이 핵분열을 통해 가벼운 원자핵들로 쪼개지는 방법은 40가지 이상으로 주로 질량수 90~100과 130~140에 속한 원자들에 집중된다. 이때 핵분열 전과 후에 에너지가 보존되지 않아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방출된다. 즉 질량이 감소하며 그 감소한 질량만큼의 에너지가 방출되는 것이다.
핵분열은 우라늄과 같은 무거운 원자핵에 느린 중성자를 충돌시켰을 때 중성자가 우라늄 원자핵 속으로 들어가 우라늄에 속한 전체 양성자와 중성자가 분열하여 핵분열이 일어난다. 따라서 핵분열을 위해서는 외부에서 원자핵으로 들어간 중성자와 같은 입자가 필요하다. 캘리포늄-252의 경우 외부 중성자가 필요 없는 자발적 핵분열을 해 좋은 중성자 공급원으로 사용된다. 무거운 원자핵에서는 핵분열이 일어나면서 에너지가 방출되는데 이것은 원자핵의 결합에너지 차이에서 발생한다. 원자핵의 결합에너지는 철(Fe)에서 가장 크고 질량이 커질수록 감소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질량이 큰 원자핵이 작은 원자핵 두 개로 핵분열하면서 두 결합에너지의 차이가 핵분열과 함께 방출된다. 철보다 무거운 원자핵은 항성의 핵융합으로는 생성되지 않고 초신성 폭발로만 생성되기 때문에 핵분열 발전은 초신성 폭발 시 흡수된 에너지를 다시 꺼내 쓰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핵분열 생성물의 원자핵은 아직 불안정한 상태이므로 더 안정한 상태로 가기 위해 계속 방사성 붕괴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연속적인 방사성 붕괴로 핵분열 생성물에서는 끊임없이 에너지가 방출되는데 이를 '붕괴열'이라고 한다. 원자로에서 사용하고 난 핵연료를 물속에 담가 냉각시키는 이유가 바로 이 붕괴열 때문이다. 핵무기는 핵분열 원리를 이용해서 강력한 에너지를 발생시키지만 최악의 경우 전체 질량의 1% 정도 아무리 효율이 높아도 2~30% 정도만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게 한계이고 나머지는 핵분열로 발생하는 에너지의 방출에 못 이겨 흩어지게 되며 이 때문에 폭발 후 상당히 넓은 범위에 분열 물질이 흩뿌려진다. 흔히 말하는 낙진은 화구에 말려들어간 토양 및 구조물의 파편, 그리고 화재로 발생한 재들이 버섯구름과 함께 고공으로 올라갔다가 바람을 타고 광범위하게 흩어지는 것인데 바로 이 낙진 속에 이 흩어진 분열 물질들이 포함된다. 원자력발전은 핵분열 에너지를 즉각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핵분열에서 나오는 열에너지로 물을 끓여서 증기 터빈을 돌리는 역할만 한다는 것이다.[5]
핵분열 반응[편집]
핵분열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에너지를 공급하여 원자핵을 불안정한 에너지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원자는 원자핵 주변에 전자구름이 있으므로 전기적으로 중성인 중성자만이 원자핵에 도달할 수 있다. 중성자가 핵분열 용이물질의 원자핵에 흡수되면 아주 짧은 시간 동안(10 ⁻¹⁴~10⁻¹⁷초) 에너지 상태가 매우 불안정한 복합핵(Compound Nucleus)이 형성되었다가 즉시 두 개의 다른 원자로 분열된다.
우라늄이 스트론튬과 제논으로 핵분열 예시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 Q가 바로 핵분열 반응 전후의 질량결손에서 전환된 것으로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원리에 의한 식 E=mc²로 계산할 수 있다. 다른 원자핵들로 쪼개지는 경우에도 대부분 200MeV정도의 에너지를 방출하므로 핵분열 시 방출되는 에너지는 일반적으로 200MeV로 표현한다. 한편 핵분열 시 평균 2MeV의 운동에너지를 가진 고속중성자 2~3개가 방출되는데 이 고속중성자들은 주변 핵분열물질에 대해 연속적으로 핵분열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연쇄반응'이라고 한다.
핵분열의 연쇄반응[편집]
분열 직후의 원자핵 파편은 대단히 불안정하여 안정된 보다 다른 원자핵으로 변하는데 이 때 대개 2∼3개의 중성자(中性子)를 방출한다. 이것이 핵분열의 또 하나의 특징이다. 이 중성자가 분열성 물질의 원자핵에 충돌하여 재차 핵분열을 일으키면 또 중성자가 나온다. 이와 같이 계속적인 핵분열이 가능하도록 연구하면 단시간 내에 차례차례 핵분열이 진행된다. 이것이 연쇄반응(連鎖反應)이다.
우라늄235나 우라늄238로 만든 인공원소 플루토늄(Pu)의 원자핵 1개의 분열로 생기는 중성자의 수는 평균 2.5개이다. 그중에는 다음 핵분열을 일으키지 않고 다른 원자핵 안에 흡수되어 버리는 것도 있다. 우라늄238은 핵분열을 일으키는 일도 있으나 이러한 흡수가 많기 때문에 연쇄반응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흡수되지 않고 재차 핵분열(核分裂)을 일으키는 데에 쓰이는 중성자가 평균 1개 이상이면 중성자의 수는 점점 늘어나서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역사[편집]
러더퍼드는 1911년 알파 입자를 얇은 금속판의 표면에 쏘는 실험을 했는데 대부분의 알파 입자는 금속판을 직진해서 통과했지만 일부는 방향이 크게 휘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겉으로는 단단하고 꽉 차 보이는 금속이지만 금속을 이루는 원자 대부분이 비어 있어서 알파 입자가 쉽게 통과하는 한편 원자 속에는 아주 단단하게 뭉친 양전하가 있어 알파 입자가 직진하지 못하게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여기에 프랑스의 부부 과학자인 퀴리 부부는 알파 입자 실험을 하던 중 물질에 알파 입자를 쪼이면 정체불명의 입자가 나온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 입자는 원자핵이나 전자처럼 전기적인 특성이 없을 뿐 아니라 수소 원자핵과 부딪히면 원자핵을 초속 수km의 빠른 속도로 날려보냈다. 러더퍼드의 제자인 제임스 채드윅은 1932년 이 입자가 전기적 성질이 없으면서도 원자핵을 이루는 입자인 '중성자'임을 입증했다. 중성자는 발견된 이후 큰 주목을 받았다.[6]
독일의 화학자 오토 한(O. Hahn)과 프리츠 슈트라스만(F. Strassmann)은 우라늄의 원자핵에 중성자(양자와 함께 원자핵을 구성하며 원자핵과 질량이 거의 같은 소립자)를 충격시켰을 때 원자량이 거의 반인 바륨(Ba)이 되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 전 생각으로는 원자번호 93 이상인 초우라늄 원소가 되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과 함께 실험을 하다가 이 발표 직전에 나치스 독일에서 망명한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마이트너(L. Meitner)와 그 조카 프리슈(O. R. Frisch)는 이것을 우라늄 원자핵이 반쪽으로 분열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핵분열 에너지[편집]
핵분열이 일어나면 핵분열파편 즉 발중성자(prompt neutron), 방사선 입자 등의 핵분열생성물(fission products)이 생성된다. 분열전 원자핵과 분열후 생성된 원자핵들의 질량차이(질량결손)로 인해 에너지가(E=△mC²) 발생한다. 이를 핵분열 에너지라고 한다. 핵분열 에너지의 약 81.2%는 핵분열파편의 운동에너지로 5.8%는 즉발중성자와 즉발감마선(prompt gamma-ray) 에너지로, 나머지 13%는 핵분열파편이 방사붕괴(radioactive decay) 되면서 발생하는 방사선에너지로 나타난다. 전체 발생에너지의 약 97% 정도가 물질 내에서 열에너지로 변환된다. 원자력발전은 이 열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다. 우라늄-235 원자핵 1개가 분열하면 약 200MeV(3.2x 10⁻¹¹ joule)의 열에너지가 발생한다. 참고로 우라늄-235에는 원자핵이 약 2.5 x 10²¹ 개 있다.
핵분열 장치[편집]
핵분열을 발생시키는 가장 대표적인 장치가 원자로이며 또 다른 경우는 핵폭탄이다. 두 경우 모두 인위적 방법으로 핵분열을 발생시킨다. 원자로는 핵분열 에너지를 평화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장치이므로 핵분열 물질인 우라늄-235 농도를 5 w/o 이하로 제한하여 무제한의 핵분열 발생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어 있으며 또한 핵분열 양을 조절하는 조절 도구가 있다. 반면에 핵폭탄은 핵분열 용이물질(우라늄-235, 플루토늄-239)의 순도를 적어도 90w/o 이상 되도록 농축시켜 순간적으로 엄청난 양의 핵분열을 발생시키는 장치로서 핵분열 양을 최대한 발생시키고자 핵분열 조절 도구가 없다.
자발 핵분열[편집]
자발 핵분열은 매우 무거운 동위원소의 방사성 감쇠 과정이며, 이론상으로는 100 amu(루테늄 근처) 이상인 어떠한 원자핵에서도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로 자발 핵분열은 230 amu(토륨 근처) 이상의 원자 질량을 가지는 원소에서 발생한다. 러더포듐과 같은 초악티늄족 원소가 가장 자발 핵분열이 잘 된다. 핵분열 후에 자발 핵분열이 가능한 원자핵 수가 감소하지 않는다면 이는 푸아송 과정이다. 즉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자발 핵분열의 확률은 시간의 길이에 따른다. 자발 핵분열은 외부에서 중성자를 공급하지 않아도 원자핵이 스스로 분열되는 현상으로 확률은 매우 낮다.[7]
각주[편집]
- ↑ 〈핵분열〉, 《위키백과》
- ↑ 〈핵분열〉, 《나무위키》
- ↑ 〈핵분열과 핵융합, 이란성 쌍둥이 기술〉, 《네이버 지식백과》
- ↑ "Nuclear fission", Wikipedia
- ↑ 〈핵분열 반응〉, Atomic Wiki
- ↑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스토리) 에너지 원리탐구 : 원자의 숨겨진 에너지를 이용하다(1)핵분열〉, 《네이버 블로그》, 2020-12-07
- ↑ 〈자발 핵분열〉, 《위키백과》
참고자료[편집]
- 〈핵분열〉, 《위키백과》
- 〈자발 핵분열〉, 《위키백과》
- 〈핵분열〉, 《나무위키》
- 〈핵분열과 핵융합, 이란성 쌍둥이 기술〉, 《네이버 지식백과》
- "Nuclear fission", Wikipedia
- 〈핵분열 반응〉, Atomic Wiki
-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스토리) 에너지 원리탐구 : 원자의 숨겨진 에너지를 이용하다(1)핵분열〉, 《네이버 블로그》, 2020-12-07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