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과학)
열(熱, heat)은 에너지가 전달되는 방식의 하나로서 일(work)과 대비된다. 즉 어떤 계(system)에서 에너지가 다른 계로 전달되는 방식에는 일과 열의 두 가지가 있는데, 이 중 외부의 변수와 관계없는 에너지의 전달을 열이라 한다.
물리학을 배운 사람들도 열을 에너지의 한 형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대표적인 오개념이다. 열은 에너지가 아니라, 에너지의 전달 형태를 말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두 계 사이에서 에너지는 일 또는 열의 형태로 전달되는데, 어떤 계가 일을 받으면 그 운동에너지가 늘어나듯이, 열을 받으면 그 내부에너지가 늘어난다. 이때 내부에너지를 열에너지라고도 한다. 즉 열에너지는 에너지이지만, 열은 에너지가 아니다. 한편 열의 이동 방법에는 열전도, 열대류, 열복사의 3가지가 있다.
반면 일상 생활에서는 흔히 "온도가 높음"의 뜻으로 많이 쓰인다.
개관[편집]
열역학 제1법칙은 닫힌계의 에너지는 보존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계의 에너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계로부터 다른 계로 또는 다른 계에서 계로 이동되어야 한다. 계의 질량이 일정할 때, 에너지를 이동시킬 수 있는 단 두 개의 메커니즘은 열과 일이다. 열은 온도의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에너지의 이동이다. 열에 의해 이동되는 에너지의 양을 나타내는 SI단위로 J(줄)이며, Btu(British Thermal Unit) 또는 cal(칼로리)도 때때로 사용된다. 에너지 이동의 비율을 나타내는 단위는 W(와트)이다.
열의 이동은 경로함수(상태함수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열은 서로 평형상태가 아닌 계들 사이에서 흐르며, 자발적으로 온도가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흐른다. 온도가 다른 두 물체가 열적 접촉을 하면 그들은 서로 온도가 동일해질 때까지, 즉 열적평형상태에 이를 때까지 내부에너지를 교환한다. '뜨겁다'라는 형용사는 물체의 온도를 주위(또는 '뜨겁다'라는 말을 하는 사람)의 온도와 비교하여 나타내는 상대적인 용어로 사용된다. '열'이라는 용어는 에너지의 흐름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된다. 역학적 상호작용이 없을 때에는, 물체로 이동하는 열은 내부에너지의 형태로 물체에 저장된다.
비열은 물질의 온도를 1도 올리기 위해 계로부터 또는 계로 이동되어야 하는 단위질량당 에너지의 양으로 정의된다. 순수한 물질이 한 상태로부터 다른 상태로 변화할 때에는 온도의 변화 없이 열을 흡수하거나 방출한다.(상태변화) 상태변화 하는 동안 열이 이동하는 양은 숨은열 또는 잠열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물질과 그 상태에 따라 다르다.
열과 열에너지[편집]
'열에너지'라는 용어는 종종 열이라는 용어와 혼동하여 사용된다. 하지만 둘은 다르다. 열은 에너지의 전달 방식 중의 하나이고, 열에너지는 어떤 계(system)가 가진 내부 에너지를 말한다. 어떤 계가 열을 받으면, 그 계의 열에너지(내부 에너지)는 증가하고, 열이 제거되면 그 계의 열에너지는 감소한다. 뜨거운 물체는 많은 양의 열에너지를 소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많은 양의 열을 소유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즉 물체는 '에너지'를 가질 수는 있어도, '열'을 가질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물리학에서는 열에너지라는 용어보다는 "내부에너지"라는 용어가 자주 사용되고, 선호된다.
정의[편집]
현대적인 용어로 열은 이동하는 에너지로 간결하게 정의된다. 스코틀랜드 물리학자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은 1871년 그의 열의 이론(The theory of heat)에서 "열"의 현대적인 정의를 처음으로 발표하였다. 첫째, 열은 열역학 제2법칙에 따라서 "한 물체에서 다른 물체로 이동하는 어떤 것이다." 둘째, 열은 "측정할 수 있는 양"이고, 따라서 다른 측정 가능한 양들처럼 수학적으로 취급될 수 있다. 셋째, 그것은 "물질로서 취급될 수 없다." 또한 물질이 아닌 어떤 것(예를 들어 역학적 일)으로 변형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열은 "에너지의 형태 중의 하나이다." 현대적인 것과 유사한 간결한 정의들은 다음과 같다.
- 열역학적인 의미에서, 열은 절대 물체에 저장되는 것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일과 같이, 열은 단지 한 물체에서 다른 물체로 이동하는(열역학적 전문용어로, 계와 그 주변 사이에서) 에너지로서 존재한다. 열의 형태의 에너지가 계에 가해지면 그것은 열로서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계를 이루고 있는 원자들과 분자들의 운동에너지와 퍼텐셜에너지로 저장된다.
- 명사 열은 오로지 전도와 복사에 의한 에너지 전달 과정에서만 정의된다.
- 열은 물체들 사이의 온도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한 물체에서 다른 물체로의 자발적인 에너지의 흐름으로 정의된다.
- 열은 높은 온도의 물체에서 낮은 온도의 물체로 이동하는 에너지로 정의될 수 있다.
- 일의 교환이 없는 두 닫힌계 사이의 상호작용으로서의 열은 처음에는 고립되어 있고 안정한 평형상태에 있던 두 계가 접촉할 때 발생하는 순수한 열적 상호작용이다. 두 계 사이에서 교환되는 에너지를 열이라고 부른다.
- 열은 물질이 분자들이나 원자들의 진동 운동에 의해 소유하는 에너지(예를 들어 운동에너지)의 형태이다. 운동에너지와 열은 형식적으로 동등하지만, 동일한 것은 아니다.
- 열은 온도가 다른 물질들 사이의 에너지의 이동이다.
열의 일당량[편집]
역학적 계에서 비보존력이 작용하면 역학적 에너지는 보존되지 않으며, 역학적 에너지의 손실은 내부 에너지로 전환된다. 예를 들어 망치로 못을 두들기면 못이 뜨거워지는데, 이는 망치의 운동 에너지가 일을 통해 못에 전달되어 못의 내부 에너지로 변한 것이다. 이것을 위에 나온 식으로 표현하자면 ∆U = W + Tmw 이다. 이때 W는 망치가 못에 한 일이며, Tmw 는 못을 두드리며 나는 소리(역학적 파동)로 전달되는 에너지량이다. 즉, 역학적 에너지가 내부 에너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경험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영국의 물리학자 제임스 줄은 역학적 에너지의 변화량과 내부 에너지의 변화량 동등성을 처음으로 정립하였으며, 이를 실험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다음 그림에 나온 실험 장치를 고안하였다.
그림에서 도르래에 달린 두 개의 추가 높이 hh만큼 낙하하며 감소한 역학적 에너지는 2mgh2mgh(m은 추의 질량)이며, 역학적 에너지의 감소량이 물의 온도 증가에 비례함이 밝혀졌다. 따라서 위에서 나온 열의 단위인 cal와 역학적 과정에서의 단위인 J은 정비례 관계에 있으며, 훗날 정밀한 실험을 통해 1g의 물의 온도를 14.5℃에서 15.5℃로 올릴 때, 1cal = 4.186J 임이 밝혀졌다. 이 값을 열의 일당량(The Mechanical Equivalent of Heat)이라고 한다.
열전달 메커니즘[편집]
열은 온도가 높은 지역에서 온도가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열 전달은 전도와 복사의 매커니즘에 의해 일어난다. 공학에서는 전도와 유체 흐름의 복합적인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대류"라는 용어가 사용된다. 대류는 열전달의 세 번째 메커니즘으로 여겨진다.
전도[편집]
전도는 고체에서 열의 전달이 일어나는 가장 중요한 형태이다. 미시적인 관점에서 볼 때, 전도는 뜨겁고, 빠르게 운동하거나 진동하고 있는 원자, 분자들이 인접해있는 원자, 분자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이들 이웃 원자들에게 그들의 에너지(열)의 일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일어난다. 즉 전도는 물체 속에서 열이 순차적으로 전달되어 가는 현상을 말한다. 전도에 의한 열의 전달속도는 물체 단위길이당 온도차에 비례하며, 물체의 재질에 따라 달라진다. 면적이 A이고 두께가 L인 판의 양면의 온도가, 한 면은 뜨거운 열저장고에 의해 TH로, 나머지 한 면은 차가운 열저장고에 의해 Tc로 일정하게 유지될 때, 단위 시간당 전달되는 에너지양, 즉 전도율Pcond는
이다. 여기서 k는 열전도도로 물질에 따라 달라지는 상수이며 에너지를 빨리 전달하는 좋은 열전도체는 k값이 크다.
대류[편집]
대류는 액체와 기체 내에서 일어나는 열 전달의 주된 형태이다. 대류라는 용어는 전도와 유체 흐름의 복합적인 효과의 성격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이다. 일반적으로 온도가 상승하면 밀도가 감소한다. 따라서 물이 가열될 때 냄비 바닥에 있는 뜨거운 물은 위로 올라가고, 상대적으로 차갑고 밀도가 큰 액체는 아래로 내려간다. 이러한 혼합과 전도의 결과 거의 동일한 밀도와 온도가 된다. 대류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방식으로 구별된다. 중력과 부력에 의해 유체의 운동이 야기되는 자유대류와 유체를 움직이기 위해 선풍기나 교반기 등의 도구를 사용하는 강제대류로 구분된다. 부력 대류는 중력에 의한 현상이므로 중력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복사[편집]
복사는 유일하게 매질이 없는 상황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열전달의 형태이다. 따라서 복사는 진공에서 열전달이 일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열적 복사는 물질 속의 원자들과 분자들의 운동 때문에 나타나는 직접적인 결과이다. 이러한 원자들과 분자들이 전하를 띠고 있는 입자들(양성자와 전자)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들의 운동은 전자기 방사선을 방출하고 이것은 표면의 에너지를 바깥으로 이동시킨다. 동시에, 표면도 끊임없이 표면으로 에너지를 전달하는, 주위로부터의 복사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방출되는 복사의 양도 증가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온도가 더 높은 곳에서 더 낮은 곳으로 에너지가 전달되는 결과가 나타난다. 물체가 전자기 복사로 단위시간당 에너지를 내놓는 비율 Prad는 물체의 표면적이 A이고, 그 면의 절대온도가 T일 때 Prad = σ Ⲉ AT⁴으로 주어진다. σ =5.6703 ×10⁻⁸W/m² 은 슈테판-볼츠만(Stefan-Boltzmann) 상수이고, Ⲉ 은 물체 표면의 방출률로 0과 1 사이의 값을 갖는다.
열량[편집]
열을 측정한 양을 열량이라고이며, 여기에 쓰이는 일반 단위는 칼로리(kcal)이다.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