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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18일 (금) 15:57 기준 최신판
바스 온천탕은 영국의 작은 도시 바스(Bath)에 있는 로마 시대부터 고질병에 대한 치유력을 가진 영험한 물로 여겨져 온 뜨거운 온천수가 나오는 대형 목욕탕과 테라스를 말한다. 로만바스(Roman Bath)라고도 한다. 바스는 영국에서 유일하게 천연 온천수가 나오는 곳으로 지금도 100만 리터가 넘는 46℃의 온천물이 콸콸 쏟아지고 있다. 이 온천은 기원전부터 알려져 있었으며 그 긴 세월만큼 깊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
목차
역사[편집]
로마 점령 이전(기원전) - 불라듀드(Bladud) 전설[편집]
켈트족의 왕자 불라듀드(Bladud, B.C 8c 혹은 B.C 5c)는 실존 인물이 아닌 전설 속의 인물이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리어 왕》의 배경 인물이 되는 레이르 왕의 아버지라는 설도 있다.
불라듀드는 왕자 시절에 나병(한센병) 환자였고 이 때문에 왕실에서 쫓겨나 이곳에서 돼지를 키우고 있었어요. 어느 추운 겨울 돼지들이 진흙 목욕을 하고 돌아왔는데 진흙에서 따뜻한 김이 나오는 것을 알아차리고 온천을 발견했다. 그가 온천물에 들어가 보니 나병이 씻은 듯이 나았고 다시 왕실로 돌아와 왕위에 오를 수 있었다. 이후 이곳은 켈트인들의 성소가 되었다.
물론 전설은 전설일 뿐이지만 아주 먼 옛날 사람들이 이곳에 천연 온천의 존재를 알았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전설이라 생각된다.
로마 시대(A.D. 1c ~ 5c) - 최첨단 시설의 공중목욕탕 로만 바스[편집]
A.D 43년 브리튼 섬에 발을 들인 로마인들은 켈트족의 성소였던 이 온천을 발견하고 A.D 60~70년 즈음 신전과 공중목욕탕(로만 바스)을 지었다. 로마인들은 이 온천을 켈트족의 여신 술리스의 이름을 따 아쿠아에 술리스(술리스의 물, Aquae Sulis)라 불렀으며 로마가 영국에서 철수하는 5세기까지 여러 차례 확장을 거치며 유지되었다.
로만 바스는 당시 최첨단 기술들이 사용된 곳이었다. 따뜻한 온천 욕장뿐 아니라 사우나, 열탕, 냉탕 등 우리의 찜질방과 별반 다르지 않는 시설들이 이 목욕탕에 설치되었다.
중세(10c ~17c) - 환자들을 위한 요양소[편집]
로마가 철수하면서 이 목욕탕은 방치되었고 어떤 앵글로색슨 연대기에서는 6세기에 완전 파괴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래도 천연 온천이 나오는 곳이니 중세 시대를 거치며 다시 이용되기 시작했다. 12세기 로마 시대 폐허 위로 '왕의 온천'이 지어지며 본격적으로 재건되기 시작했다. 당시 중세 사람들은 이 온천물이 치료 효과가 있다고 믿었고 많은 피부병 환자들이 바스를 찾게 되었다.
근대(18c 이후) - 영국 사교의 중심지[편집]
그런저런 요양 도시였던 바스가 유명해진 건 18세기에 들어서이다. 온천욕이 건강에 좋다는 소문이 돌면서 앤 여왕(1665~1714)을 비롯한 왕족 및 귀족들이 바스를 방문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곳은 자연스레 귀족들과 부유층들의 사교의 장이 되었고 그에 걸맞게 바스 역시 큰 변화를 겪게 되었다. 건축가 존 우드 부자의 도시 계획 아래 바스는 혁신적인 발전을 하였으며 로열 크레센트, 펌프 룸, 뉴어셈블리 룸 등 신고전주의 양식을 대표하는 훌륭한 건축물들이 세워지기 시작했다. 로만 바스도 이때 중축과 개축을 거치며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다.
현대에 들어와 로만 바스는 박물관으로 꾸며져 연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1987년 로만 바스는 18세기에 지어진 아름다운 건축물들과 함께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관광[편집]
로만 바스는 바스의 중심에 위치한다. 로만 바스의 입구는 오른쪽 사진 돔이 있는 건물 쪽으로 걸어가면 나온다. 이 온천 욕장은 앞서서 언급했 듯이 처음 건설된 로마시대(A.D. 1c)부터 중세 시대(10c), 근대(18c)를 거쳐 외관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 현재 로만 바스의 모습은 19세기 말 건축가 존 브라이던(John Brydon)에 의해 최종적으로 증축된 모습이다.
로만 바스의 입구는 18세기의 유서 깊은 건물인 펌프 룸(Pump Room) 옆에 위치한다. 펌프 룸은 귀족들의 유명한 사교 공간으로 활용되었으며 이곳에서 온천수를 마셨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입구로 들어가면 티켓을 구매한 후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할 수 있다. 한국어가 지원되며 한글로 된 한 장짜리 안내문도 제공해 주는데 간략한 로만 바스의 역사와 정보를 알 수 있다.
로만 바스의 투어는 온천 구역과 사원 구역을 번갈아가면서 관람하며 유물 전시공간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2층 대욕장을 끼는 테라스를 한 바퀴 돌아본 후 온천물이 솟아나는 신성한 샘, 사원 구역과 전시유물들을 본 후 1층 로마 목욕탕 구역을 둘러보는 코스이다.
그레이트 바스(2층 테라스)[편집]
로만 바스에 입장하면 그레이트 바스(대욕장)를 감싸고 있는 테라스를 한 바퀴 돌게 된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청록색 빛을 띄는 대욕장의 온천수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로마시대 때는 이 대욕장 위로 커다란 아치 지붕이 있었다고 한다. 테라스 위로는 9개의 로마 황제와 총독들의 석상이 세워져 있다. 보기와는 달리 이 석상들은 로마 때가 아닌 19세기 말에 만들어진 것이다. 고대 로마를 우상시했던 신고전주의의 영향이 있었던 듯 하다.
석상의 주인공들은 모두 브리타니아 즉, 영국과 관련이 있는 로마 인물들이다.
- A. 율리우스 카이사르 : 로마의 집정관, 최초의 브리타니아 원정
- B. 클라우디우스 : 로마 4대 황제, 브리타니아 점령
- C. 베스파시아누스 : 로마 9대 황제, 즉위 전 브리타니아 원정 참여
- D. 오스토리우스 스카풀라 : 브리타니아 총독(47~52)
- E. 수에토니우스 파울리누스 : 브리타니아 총독(58–62)
- F. 율리우스 아그리콜라 : 브리타니아 총독(78–84), 브리타니아 내 최대 영토 정복
- G. 로마의 상징 : '로마의 머리'라 불리는 로마의 상징
- H. 하드리아누스 : 로마 14대 황제, 브리타니아에 하드리아누스 방벽 건설
- I. 콘스탄티누스 대제 : 브리타니아에서 황제로 즉위
로만 바스의 뒤쪽으로는 바스 수도원(Bath Abbey)이 보인다. 고딕 양식의 이 아름다운 수도원은 7세기에 처음 건축되었으며 여러 차례 중축을 거친 후 현재의 모습을 하고 있다. 고대 로마풍의 석상과 중세의 수도원, 근대 건축물이 어우러진 모습이 독특하다.
신성한 샘[편집]
신성한 샘(Sacred Pool)은 온천물이 솟아오르는 장소로 온천물을 저장하는 용도로 만들어졌습니다. 현재도 46℃의 온천수 1,170,000리터의 물이 이곳에서 매일 솟아오르고 있다. 2층과 1층에서 모두 볼 수 있으며 1층에서는 온천수의 열기가 그대로 느낄 수가 있다. 신성한 샘 벽면에는 전설 속의 불라듀드의 상이 있다.
벽면이 빨갛게 변한건 아무래도 온천물속에 들어 있었던 성분들이 산화작용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과거 신성한 샘의 수위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온천수는 바스에서 30km 떨어진 멘딥스 힐(Mendips Hill)에서 내린 빗물이 지하로 스며든 후 지하 2,700m~4,300m에서 100℃ 가까운 지열에 물이 가열되면서 만들어진다. 지하에 동굴을 타고 흐른 이 온천수는 바스에 도달한 후 용출된다.
2층 전시실[편집]
- 슐리스 미네르바 신전 공간
로마시대 바스 온천은 로마인들의 공중목욕탕이기도 했지만 신을 모시는 신전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신전 공간은 이 신전과 관련된 유적과 유물들을 전시하는 곳히다. 로마인들은 온천욕을 즐긴 후 이 신전에서 신에게 기도를 드렸다.
바스에서 모신 주신(主神)은 켈트 족의 신이었던 술리스(Sulis)와 로마의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Minerva, 그리스 신화에서 아테나와 동일)가 합쳐진 술리스 미네르바라는 신이었다. 상기했 듯이 이 온천장의 로마식 이름은 술리스의 물이라는 뜻의 아쿠아에 술리스(Aquae Sulis)이다.
신전 구역에서 먼저 눈에 보인 건 거대한 석조 기둥과 신전 지붕의 앞면을 장식하는 페디먼트(Pediment)이다. 강력한 형상의 얼굴 장식은 고르곤 조각상이다. 하지만 고르곤은 여성의 모습(메두사는 고르곤 세 자매의 대표입니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다른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바다의 신 오케아노스, 혹은 켈트 족의 태양의 신을 표현했다고 추정되기도 한다.
신전에서 발견된 여러 가지 유물들과 건물의 흔적들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생활용품부터 귀중품까지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었으며 로마 시대 당시 건물의 흔적을 그대로 남겨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관람로를 따라 고대 건축물 폐허 위를 걸어 다닐 수 있다.
그레이트 바스(1층)[편집]
신전 구역에서 유물과 유적을 관람한 후 1층으로 이동하기 그전에 로마가 자랑하는 또 하나의 최첨단 기술을 만날 수 있다.
로마는 지금 생각해도 놀라운 기술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지만 최고라 생각하는 것은 수도 시설이다. 물론 모든 로마 시민들이 상하수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아니지만 공공의 목적 하에 지어진 로만 바스는 로마의 발달된 상하수도 기술이 적용되었다. 오죽하면 지금까지도 온천물이 막힘없이 흐르고 있을까? 하지만 로마인들은 독성 물질인 납으로 수도관을 만드는 무시무시한 짓도 했다. 그들도 납의 위험성을 알았지만 교체 비용 문제로 납 수도관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한다.
다시 그레이트 바스(대욕장)로 나오면 테라스 위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아마도 온천수의 열기가 그대로 전해져서 그런 것 같다. 로만 바스에서는 로마 시대의 바닥이나 주춧돌, 그 위로 중세 시대에 세워진 벽, 가장 위에 19세기에 만들어진 테라스가 한 벽에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한편 이 대욕장은 1978년까지 축제 기간 매년 한 번씩 개방되었다. 하지만 한 소녀가 이 물에서 수영한 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으로 사망하자 이후 입욕이 금지되었다. 이 때문에 현재는 대욕장에 입욕은 물론 물을 손으로 만지는 것조차 금지되어 있다.
교통정보[편집]
바스는 관광지로 잘 알려진 곳이라 교통이 편리하다. 기차 편으로 런던 패딩턴 역에서 바스 스파(Bath Spa) 역까지 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다. 런던에서 당일치기로 충분히 바스를 관광하고 돌아 올 수 있다. 바스 스파 역에서 내리신 후 10분 정도만 걸으면 로만 바스에 도착할 수 있다.
버스(코치)도 운행은 하지만 거의 3시간이 소요되니 될 수 있음 기차를 이용하는 걸 추천한다. 주변에 큰 도시로는 브리스톨이 있으며 브리스톨에서는 기차로 불과 10분 거리이다. 혹은 한국인 가이드가 운영하는 바스+스톤헨지 투어를 이용할 수도 있다.
동영상[편집]
지도[편집]
참고자료[편집]
- 여플 프렌즈, 〈로마인들이 사랑한 온천 - 바스(Bath)와 로마 목욕문화〉, 《네이버 포스트》, 2020-10-12
- 〈400년 전, 온천에서 서비스를 소비하다〉, 《소비의 문화사》
- 〈18세기에 거듭난 고대 스파 도시, 영국의 바스〉, 《18세기, 세계 도시를 걷다》
- 〈로만바스 온천과 관광으로 유명한 그곳 바스〉, 《티스토리》, 2013-12-24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