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음극재
실리콘 음극재는 전기자동차 충전 속도를 높이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음극재이다. 차세대 음극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계 음극재에 비해 g당 용량이 4배 이상 높다. 배터리의 급속충전 설계가 쉽고 에너지 밀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어 전기차 주행거리도 크게 늘릴 수 있다.
개요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 음극재에 실리콘(Si)을 첨가한 것을 말한다. 기존 천연흑연으로 만든 음극재가 그램(g)당 372밀리암페어(mAh)의 에너지 밀도를 가지고 있다면, 실리콘 음극재는 최소 400mAh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제공한다. 같은 무게라면 더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어 전기차 1회 충전거리 연장이 가능하다. 다만 음극재를 한 번에 바꾸기가 쉽지 않다. 배터리 성격을 결정하기 때문에 음극재가 바뀌면 새로운 형태의 배터리라고 말할 수 있다. 한 번 플랫폼이 정해지면 오랫동안 사용한다는 의미다. 실리콘 음극재 기업의 생산 능력 확대 투자는 배터리 셀 기업의 검증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리콘 음극재 시설투자를 발표한 기업은 대주전자재료㈜, ㈜한솔케미칼, 에스케이머티리얼즈그룹포틴㈜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세부 소재에 따라 산화규소(SiO×)계, 질화규소(SiN×)계, 탄화규소(SiC)계 등으로 나뉜다. 대주전자재료는 SiO×, 에스케이씨와 한솔케미칼은 SiC 계열이다. ㈜엘피엔은 SiN×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엠케이전자㈜는 SiC와 실리콘 합금(Si-Alloy)을 더한 형태다. ㈜포스코케미칼은 SiO×, SiC를 모두 개발 중이다.[1]
단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이현욱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팀이 실리콘의 온도별 충·방전 특성을 분석한 결과, 실리콘 음극재는 낮은 온도에서 쉽게 깨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리콘은 기존 상용화된 음극재인 흑연보다 10배 정도 용량이 크다. 이러한 특성으로 고용량 배터리 소재 후보로 꼽혔지만 충전과 방전을 반복할수록 팽창하면서 입자와 전자가 파괴된다는 단점이 있다. 파괴되면서 깨진 표면을 따라 고체 전해질 계면이 형성되면 리튬이온 전달이 느려진다는 문제도 있다. 이 교수 연구팀은 부피가 팽창한 실리콘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온도별 부피 팽창과 파괴 양상을 분석했다. 먼저 방향성이 다른 3종류의 단결정 실리콘 웨이퍼에 전자빔(E-beam)으로 다양한 지름의 실리콘 나노 기둥을 제작했다. 나노 기둥을 중심으로 배터리 셀을 조립했고, 여기에 전기를 충‧방전하며 리튬과 실리콘 웨이퍼의 전기화학반응을 살폈다. 그 결과 실리콘 웨이퍼의 결정면 방향에 따라 각 나노 기둥은 리튬 충전 후 서로 다른 부피 팽창 양상을 보였다. 높은 온도에선 부피 팽창의 방향성이 줄어들고 0℃ 이하에선 팽창 방향성이 증가해 나노 기둥이 쉽게 파괴됐다. 연구팀은 영하 20도 이하의 저온 환경에서 리튬 충‧방전을 거친 실리콘 나노 기둥의 파괴 양상도 분석했다. 그러자 상온에서는 리튬이온을 두 번 충전해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300나노미터(㎚) 지름의 실리콘 나노 기둥이 저온 환경에선 전부 파괴됐다. 따라서 겨울철 저온 환경에서 충‧방전 시 실리콘 음극에서는 부피 팽창과 파괴가 나타날 수 있다. 저온에서 실리콘 음극의 기계적 거동을 규명하고 파괴를 완화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할 전망이다.[2]
관련 기업
대주전자재료㈜
대주전자재료㈜는 대한민국 업계 최초로 실리콘 음극재를 양산하고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회사이다. 대표는 임일지이다. 대주전자재료의 '고효율 실리콘산화물 음극재' 핵심 물질 특허는 대한민국·미국·유럽·일본·중국 등에 등록돼 있다. 세계 최초로 실리콘 음극 활물질을 파우치 셀에 상용화해 배터리 시장에 적용하고 있다. 대주전자재료㈜의 실리콘 음극재가 2019년 세계 최초로 폭스바겐 전기 스포츠카 포르쉐 타이칸 배터리에 탑재되기도 했다. 대주전자재료는 2차전지 실리콘 음극재 사업장을 스마트 팩토리로 전환한다. 스마트 생산 공장을 활용해 시장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함이다. 1차 구축이 끝나면 국내 최대인 실리콘 음극재 3000톤 규모를 갖춘 스마트 공장으로 탈바꿈한다. 실리콘 음극재 제조 공정의 자동화율을 크게 높일 예정이며, 생산 효율성과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향상시킨다. 대주전자재료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실리콘 함량 5% 음극재를 공급하고 5% 이상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이 제품은 ㈜엘지에너지솔루션 전기차 배터리에 탑재됐다. 대주전자재료는 실리콘 음극재 수요에 대응해 국내 사업장 생산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2023년 연간 3000톤 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고, 2030년 10만 톤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대주전자재료는 스마트 팩토리 전환을 위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생산능력 확장에 대응해 스마트 팩토리 고도화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주전자재료는 실리콘 음극재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 원재료 직접 생산으로 제품 가격 부담도 최소화한다. 실리콘 음극재 원재료는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다. 대주전자재료는 중국산 실리콘 음극재 원재료를 국산화하고 생산 효율성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3]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케미칼은 실리콘 음극재 개발을 추진 중인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음극재 업체이다. 세계 최초로 이차전지소재 풀 밸류체인((Full Value Chain)을 구축하고 있다. 음극재 사업다각화를 목표로 차세대 실리콘 음극재 사업 추진을 위해 2022년 7월 실리콘 음극재 개발업체인 테라테크노스를 인수하고 ㈜포스코실리콘솔루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또한 포스코실리콘솔루션에 591억 원을 출자를 결정했다. 이와 함께 포스코홀딩스 미래연구원,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의 기술역량과 포스코케미칼의 생산 노하우를 결집하는 등 그룹사 역량을 총동원해 발 빠르게 생산 설비 투자 준비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포스코실리콘솔루션은 2023년 6월 경북 포항 영일만 산단에 연산 450톤 규모의 실리콘 음극재 1단계 생산설비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한다. 향후 포스코실리콘솔루션은 2030년까지 연산 25천 톤의 실리콘 음극재 생산체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실리콘솔루션의 경쟁력은 실리콘 음극재 연속생산 기술을 통해 타업체 대비 높은 생산성을 가졌다는 점이다. 특히 전지 샘플 테스트를 통해 용량 및 팽창율 등 기본 특성에서 타사 대비 동등이상의 특성을 나타낸다는 평가를 받았다.[4][5]
전망
QY리서치는 글로벌 배터리용 음극재 시장이 2020년 32억 달러(약 3조 7,769억 원)에서 2027년 141억 달러(약 16조 6,422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실리콘 음극재의 성장이 가파르다. 연평균 76.6%로 성장해 2027년이 되면 10.1%의 비중을 차지해 천연흑연(10%)을 넘어설 전망이다. QY리서치는 2027년이 되면 실리콘 음극재가 천연흑연 음극재 사용량을 추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충전속도와 용량 확대를 위해 실리콘 음극재 개발 및 상용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QY리서치는 실리콘 음극재 비중이 2020년년 1.2%에서 2027년에 10.1%(약 32만 톤)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하며, 천연흑연 음극재는 점차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음극재 매출액 기준 탑5 업체는 푸타이라이(중국), 쇼와덴코(일본), 비티알(중국), 샨샨(중국), ㈜포스코케미칼(한국) 등이다. 이들 업체의 합산 점유율은 63.6%에 달한다. QY리서치는 향후 2024년 내에 실리콘 음극재 생산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국의 푸타이라이, 샨샨, 후난정케 등이 향후 2년 내 실리콘 음극재를 상용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솔케미칼, 에스케이머티리얼즈㈜, 에스케이씨㈜ 등도 실리콘 음극재 분야 진출을 준비 중이다. 한솔케미칼은 2023년 기준 전북 익산에 배터리용 실리콘 음극재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850억 원을 투자한다. 한솔케미칼은 그간 실리콘 음극재 생산을 위해 삼성SDI㈜로부터 기술을 전수받고 개발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에스케이㈜와 합병을 앞둔 에스케이머티리얼즈는 미국 실리콘 음극재 기업 그룹14(Group 14)와 합작사(JV)를 설립해 경북 상주에 실리콘 음극재 공장을 짓는다. 8,500억 원을 투자했다. 에스케이씨㈜는 사모펀드 운용사 에스제이엘파트너스, 비엔더블유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축해 영국 넥시온(Nexeon)에 390억 원을 투자한다. 자체적으로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뛰어든 후, 시장이 커지면 넥시온과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6]
각주
- ↑ 이수환 기자, 〈꿈틀대는 '실리콘 음극재' 경쟁〉, 《디일렉》, 2023-01-04
- ↑ 박정연 기자, 〈고용량 배터리 실리콘 음극재, 추우면 잘 깨진다〉, 《동아사이언스》, 2022-09-12
- ↑ 김지웅 기자, 〈대주전자재료, 스마트 팩토리로 '실리콘 음극재' 생산 늘린다〉, 《전자신문》, 2022-11-14
- ↑ 〈포스코홀딩스, 실리콘음극재 생산설비 투자결정〉, 《포스코 뉴스룸》, 2023-01-27
- ↑ 옥승욱 기자, 〈포스코홀딩스, 실리콘음극재 생산에 591억원 투자〉, 《뉴시스》, 2023-01-27
- ↑ 이상원 기자, 〈배터리 음극재, 2027년엔 '실리콘'이 대세〉, 《디일렉》, 2021-11-03
참고자료
- 박정연 기자, 〈고용량 배터리 실리콘 음극재, 추우면 잘 깨진다〉, 《동아사이언스》, 2022-09-12
- 김지웅 기자, 〈대주전자재료, 스마트 팩토리로 '실리콘 음극재' 생산 늘린다〉, 《전자신문》, 2022-11-14
- 이수환 기자, 〈꿈틀대는 '실리콘 음극재' 경쟁〉, 《디일렉》, 2023-01-04
- 이상원 기자, 〈배터리 음극재, 2027년엔 '실리콘'이 대세〉, 《디일렉》, 2021-11-03
- 〈포스코홀딩스, 실리콘음극재 생산설비 투자결정〉, 《포스코 뉴스룸》, 2023-01-27
- 옥승욱 기자, 〈포스코홀딩스, 실리콘음극재 생산에 591억원 투자〉, 《뉴시스》, 2023-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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