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
진공(Vide , Vacuum)은 물질이 없는 비어있는 공간을 말한다. 하지만 완벽한 진공은 구현하기 힘들고, 진공에 충분히 가까운 부분진공도 보통 진공이라고 부른다.
진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압력을 이해해야 한다. 압력은 단위 면적당 미치는 힘의 크기이다. 공기가 미치는 압력인 기압을 예로 들어 보자. 기압이 낮은 곳은 그 위치에서 수직으로 볼 때 쌓여 있는 공기층의 무게가 적고, 기압이 높은 곳은 반대로 그 위치에서 쌓여 있는 공기층의 무게가 많다. 같은 이유로 지표면에서 고도가 높아질수록 그 지점에 쌓여 있는 공기층의 무게가 줄어들기 때문에 기압은 낮아진다. 평균적으로 해수면에서 1 cm² 넓이에서 수직으로 쌓여 있는 공기층의 질량은 약 1.03 kg이고, 무게로는 10.1 N이다. 따라서 이 넓이에 미치는 압력 즉 기압은 약 10.1 N/cm² 또는 101,000 N/m²이다.
기압의 단위로는 다양한 단위가 사용되어 왔는데, 일상생활에서는 '기압'(= standard atmosphere, atm)을 흔히 사용하며, atm이라고도 표기한다. 1 기압은 지구 해수면 근처에서 측정한 대기압을 기준으로 하며, 국제단위계의 압력 단위로는 101,325 Pa이다. 그 밖의 단위로 1 기압을 표현하자면 760 mmHg(=Torr), 1.01325 bar, 1013.25 mbar, 14.69595 psi(pound per square inch) 등으로 표현된다. 1 Pa은 1 m2의 넓이에 1 N의 힘이 작용할 때의 압력으로 기압을 표현하기에는 크기가 너무 작아서 일기예보 등 기상학에서는 그 100배인 hPa(hectopascal)을 흔히 사용한다.
개요
진공은 물질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의미하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에 1/1000㎜Hg 정도 이하의 저압을 가리킨다. 진공도는 저압상태의 공기의 압력을 그대로 이용하여 표현한다.
실제로는 완전한 진공을 만들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보통 1/1000(10⁻³)㎜Hg 정도 이하의 저압을 진공이라 한다. 진공으로 만든 용기 내에 남아 있는 기체의 압력을 그때의 진공도라 한다. 진공전구의 진공도는 10⁻²∼10⁻⁵㎜Hg, 수신용 진공관은 10⁻⁴∼10⁻⁶㎜Hg, TV 브라운관은 10⁻6㎜Hg 정도이다. 현재 인공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진공도는 10⁻¹²㎜Hg 정도인데, 이때에도 1㎤당 약 3만 5000개나 되는 기체분자가 남아 있다고 한다.
진공펌프를 사용해서 용기 속의 기체분자를 뽑아내어 진공을 얻는다. 진공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진공펌프를 계속 동작시키면서 작업하는 진공건조기와 같은 조립장치나, 전구·진공관처럼 배기 후에 용기를 밀봉하는 방법 등을 이용한다.
예를 들면 조립장치 용기로는 금속제품을 사용하는데, 접합부에는 기체가 방출하기 쉬운 고무 등은 사용할 수 없다. 진공관 내에 봉입한 전극 등 금속부분은 배기하면서 빨갛게 달군상태에서 기체를 사전에 방출하는 작업을 한다. 관 내부에는 바륨·마그네슘·붉은인 등을 주재료로 하는 금속조각을 증발시킴으로써 관벽에 막을 만들어 전극에서 나오는 기체를 이것에 흡착시킨다.
토리첼리 진공
기압 측정은 이탈리아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토리첼리(E. Torricelli, 1608–1647)가 고안한 기압계로 1643년 다음과 같이 최초로 행해졌다. 길이가 약 1 m이고 한쪽 끝이 막힌 유리관에 수은을 가득 채운 후, 막힌 부분을 위로 하여 유리관을 수은이 든 그릇에 거꾸로 세워 놓는다. 그러면 유리관 속의 수은이 밑으로 내려가다가 약 76 ㎝의 높이에 멈추고, 유리관 위쪽은 진공 상태가 된다. 이를 토리첼리의 진공이라고 부르며, 이 높이는 유리관이 수직으로 서 있거나 비스듬히 서 있거나 상관없이 유지되었다. 이를 토리첼리의 실험이라고 하며, 진공을 실험적으로 처음으로 구현한 실험이었다.
유리관 속 수은기둥(=수은주)의 높이가 76 cm를 유지하는 것은 수은기둥의 무게가 그릇에 담긴 수은의 표면에 작용하는 대기의 압력과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이 실험으로부터 1 기압(=atm)은 높이 76 cm인 수은기둥의 무게와 같다는 사실이 발견되었으며, 이 발견은 진공 및 기압의 측정 단위를 설정하는 일에 있어서도 기초적인 개념이 되었다. 압력의 단위 중 하나인 Torr는 토리첼리의 머릿 글자를 딴 것이며, 수은기둥의 높이를 사용하는 mmHg와 실질적으로 같은 단위이다.
진공 개념
가장 직관적인 진공 개념은 바로 이 대기압 즉 760 Torr보다 압력이 낮은 상태를 뜻하며, 얼마나 압력이 낮은가에 따라 진공의 정도가 달라진다. 대체적으로 760 ~ 1 Torr 범위의 진공을 저진공 (rough vacuum), 1 ~ 10⁻³ Torr 범위의 진공을 중진공 (fine vacuum), 10⁻³ ~ 10⁻⁷ Torr 범위의 진공을 고진공 (high vacuum), 10⁻⁸ Torr 이하 진공을 초고진공 (ultrahigh vacuum)이라고 부른다.
고진공 상태에서는 공간 안에 있는 기체 분자의 평균 자유 경로가 그 공간의 길이보다 길다. 즉, 기체 분자들이 그 공간의 벽을 만나기 전에 다른 기체 분자를 만날 확률이 매우 낮을 정도로 공간 안에 기제 분자 수가 적은 상태이다. 초고진공은 고진공 보다 기체 분자 개수가 더 적은 상태로, 몇 단계의 펌프를 통해야 만들 수 있고, 10⁻¹² Torr 정도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는 진공 압력의 한계이다.
우주 공간의 진공 상태는 일반적으로 지구상에서 인공적으로 만드는 위와 같은 진공보다 더욱 높은 진공으로, 10⁻¹⁷Torr 까지 압력이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태양풍 등 입자의 흐름이 있는 곳의 진공은 고진공 정도의 압력을 가질 수도 있다. 완전한 진공은 공간에 전혀 입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인데, 아주 짧은 순간동안 매우 작은 부피의 공간에서 일어날 수는 있지만 실험실 안정적으로 인위적으로 만들 수는 없다.
양자역학에서 진공의 개념은 상당히 특이하다. 양자역학에서는 시스템의 에너지가 양자화되어 있으며, 이 양자화된 여러 상태 중 바닥상태를 진공상태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이 상태에는 입자들이 존재하지 않고, 전기장과 자기장의 평균에너지도 0에 해당한다. 하지만 양자역학적 진공은 단순히 물질이 없는 빈공간을 의미하지 않는다. 전기장과 자기장의 평균에너지는 0일지언정 그 분산은 0이 아니어서 진공으로부터 새로운 입자가 생겨나거나 원자의 자발방출에 관여하는 등의 작용을 할 수 있다.
인위적으로 진공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펌프로 공기를 빼내어야 한다. 정확히는 공기의 분자를 빼내는 작업이다. 펌프의 종류에 따라 다다를 수 있는 압력의 범위가 각각 다른데, 이에 따라 만들수 있는 진공의 정도도 다르다.
응용
현재 전구나 각종 진공관을 비롯하여, 진공 속에서 물질을 증발시켜 그 속에 놓아 둔 물체 표면에 균일한 막을 입히는 진공증착법(眞空蒸着法)이 개발되어 렌즈의 반사방지막이나 반사경 제조 등 광학공업에 획기적인 기술상 진보를 가져왔다.
또 진공 상태의 물질은 가열하지 않아도 잘 건조되므로, 혈액 보존을 비롯하여 페니실린 등 고온으로 가열하면 효력을 잃어버리는 약품 농축 등에도 진공기술을 응용하고 있으며, 비타민을 파괴하지 않고도 식품을 건조시키는 기술도 개발되어 임상의학·약품공업·식품공업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트랜지스터나 집적회로(IC) 제조 등 전자공업에도 중요한 기술이다. 이는 1930년대에 그 기초를 잡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널리 보급된 기술이다.
참고자료
같이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