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듐
바나듐(Vanadium)은 주기율표 5족에 속하는 전이 원소로, 화학 원소로 기호는 V이고 원자 번호는 23이다. 단단하고 연성과 전성이 뛰어난 전이 금속이다. 자연에서는 화합물 형태로만 산출되지만 인공적으로 순수한 형태로 분리하면 표면에 산화 피막을 형성하여 그 이상의 산화를 막는다. 강철에 소량만 첨가해도 강도가 높아져 철강 산업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 부품, 가스 터빈, 방위산업 분야에서 활발하게 사용된다. 바나듐은 경쟁 광물인 리튬에 비해 안전한 2차전지를 만들 수 있고 철과 섞으면 탄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활용 가능성이 풍부한 광물자원으로 꼽힌다. 바나듐은 배터리로 개발되고 있는데 바나듐 레독스 흐름 배터리(VRFB)는 수명이 길고 폭발 위험성이 낮으며 설치 공간에 제약이 없어 ESS(에너지저장장치)의 배터리로 각광받고 있으나 스마트폰이나 전기차 배터리로 활용하기에는 크기가 큰 편이다. 유럽에서는 바나듐을 독성물질로 분류해 규제하고 있다.
한편 중국을 중심으로 철근, 바나듐 배터리 시장이 확대되면서 공급량에 비해 수요량이 급격히 커져 바나듐 가격이 급상승하기도 했다. 2015년 12월 둘째 주 기준 파운드당 2.38달려였던 바나듐(오산화바나듐 기준) 가격은 2018년 10월 둘째 주 기준 24.3달러로 10.2배 상승했다.
개요
1801년 멕시코의 델 리오(Andrés Manuel del Río)가 납 광석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바나듐 화합물을 발견하고 이를 '갈연석'이라고 불렀다. 그는 자신이 발견한 화합물에서 새로운 원소를 발견하고 그 원소의 화합물을 가열하면 나오는 적갈색에서 이름을 따 '에리트로늄(erythronium)'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1805년에는 다른 과학자들이 에리트로늄과 크로뮴이 동일한 원소라는 잘못된 판단을 내렸고, 델 리오도 자신의 주장을 철회했다. 이후 1830년 세프스트룀(Nils Gabriel Sefström)은 염화 바나듐을 발견하고는 거기에 새로운 원소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었고,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여신 '프레이야(Vanadís)'에서 이름을 따 '바나듐'이라고 명명했다. 이후 델 리오가 발견한 광석에도 바나듐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 인정되어 '바나디나이트'라는 이름이 붙었다. 순수한 형태로 분리된 것은 1867년이다.
자연에서 바나듐은 주로 다양한 종류의 광석과 화석 연료가 매장된 지역에서 존재한다. 중국이나 러시아 등지에서는 철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얻으며, 기타 지역에서는 중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얻거나 우라늄 채굴 과정에서 함께 얻기도 한다. 주로 특수강을 생산하는데 이용되며 오산화 바나듐은 황산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촉매로 사용된다.
일부 생명체에서는 다량의 바나듐이 발견되기도 하는데 이는 독소로 추정된다. 일부 바나듐 화합물은 약한 독성을 나타낸다. 일부 해양 생물의 경우 개체 내에서 효소의 주요 구성 성분이기도 하며,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의 경우에는 필수 미량 원소로 추정되며, 혈당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으며, 해우는 바나듐을 저장하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성질
바나듐은 단단하고 연성과 전성이 뛰어난 회백색 금속 원소이다. 연성과 전성이 매우 뛰어나지만 잘 부러지지 않으므로 무른 금속으로 보기도 한다. 바나듐은 대부분의 금속과 강철보다도 단단하며, 염기나 황산, 염산 등의 부식 작용에 저항성이 강하다. 933 K의 온도에서 쉽게 산화한다. 구조적으로 강하며, 분열 중성자 단면적이 작아 핵 시설 등에 이용된다. 금속이긴 하나 크로뮴이나 망가니즈처럼 산화물이 산성을 띠는 성질이 있다. 크로뮴이나 철과 섞어서 단단한 합금을 만들 수 있다.
+2에서 +5까지의 산화수를 가질 수 있는데 산화 상태에 따라 보라색, 녹색, 푸른색, 노란색 등을 나타낸다.
동위원소
자연에는 안정한 동위 원소인 ⁵¹V(존재비율 99.75%)와 반감기가 1.5×1017년인 방사성 동위 원소 ⁵⁰V(존재 비율 0.25%)가 존재한다. 이외에 원자량40에서 65 사이에 24종류의 동위 원소가 발견되었으며, 이들 중 가장 안정한 것은 ⁴⁹V와 ⁴⁸V로 반감기가 각각 330일과 16일이다. 나머지 동위 원소들은 모두 반감기가 1시간 미만이다. 준안정 상태의 동위 원소도 4가지가 발견되었다.
존재
자연에서 바나듐은 순수한 형태로 발견되지 않고 바나듐 화합물이 다양한 종류의 광물과 뒤섞인 채로 발견된다. 주로 패트로나이트, 바나디나이트(갈연광) 등에서 얻으며, 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 중국 북서부, 러시아 동부 등에서 많이 생산된다.
또, 바나듐은 석유, 석탄, 오일샌드 등 다양한 화석 연료에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석유 속에는 최대 1200ppm까지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연소하면서 나오는 미량의 바나듐은 자동차나 보일러의 내부에 부식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 이러한 방식으로 매년 11만 톤의 바나듐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태양 등의 항성에도 바나듐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9년 1월, 국내에도 10조원 상당의 바나듐이 묻혀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해외광물자원개발협의회가 발간한 전문서적 『바나듐(Vanadium, 광상·선광·제련·배터리)』에 따르면 대전시, 충북 보은군, 충북 괴산군 일대에 상당량의 바나듐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
각주
- ↑ 김민중 기자, 〈대전·보은에 ‘현대판 노다지’ 10조원대 바나듐 찾았다〉, 《중앙일보》, 2019-01-22
참고자료
- 〈바나듐〉, 《네이버 지식백과》
- 〈바나듐〉, 《위키백과》
- 김민중 기자, 〈대전·보은에 ‘현대판 노다지’ 10조원대 바나듐 찾았다〉, 《중앙일보》, 2019-01-22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