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륨
헬륨(helium)은 원소 주기율표 상에서 1주기 18족에 속하는 비활성 기체로 우주에서 수소 다음으로 많이 분포하는 원소이다. 단원자 기체로 반응성이 거의 없어 비활성 기체라고도 하며 무색무취로 지구 대기상에는 매우 미량으로 존재한다.
그리스의 티탄족 태양신 헬리오스[2]의 이름을 따왔다. 태양신의 이름을 따온 이유는 1868년 프랑스 천문학자 피에르 장센이 태양 일식에서 그 존재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지구상에서는 1905년 캔자스 대학교 화학과에서 최초로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개요
화학 원소로 He 로 표현되며 원자번호가 2인 원소로 무색, 무취, 무미, 무독성, 불활성 기체이다. 대부분이 질량수 2인 헬륨이며 질량수가 다른 동위원소로는 질량수가 3인 ³He과 4인 ⁴He이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화학 원소 중 끓는점이 가장 낮으며, 상압에서는 영점 에너지로 인하여 절대영도 (-273.15 ℃)에서도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으며, 이러한 성질로 인해 고체, 액체, 기체가 공존하는 상태인 삼중점이 없는 자연계 유일한 원소이다. 단, 액체 헬륨의 동위원소는 일정 온도 및 압력 하에서 고체로 존재할 수 있다.
18족의 원소들은 단원자분자이며 화학적 성질은 매우 비활성으로 대부분의 다른 원소와 반응하지 않아 비활성 기체로 불리 운다. 헬륨은 상온에서 기체로 수소 다음으로 가벼우며 색과 냄새가 없으며 알려진 모든 원소 중에서 가장 반응성이 작고 이론적인 이상기체에 가장 가까운 원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주에서는 수소 다음으로 풍부한 원소로 은하계 전체원소 중 무려 약 23 %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헬륨은 빅뱅 이후 1-3 분 동안에 빅뱅 핵 합성 반응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보고된다.
태양은 3/4이 수소 (H), 1/4이 헬륨 (He)으로 구성된 거대한 가스의 집합체로, 그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핵에서 핵 융합 반응(질량수 1인 두개의 수소 원자가 서로 결합하여 질량수 2인 헬륨으로 변하는 반응)이 일어나고 있으며 가스 형태로 이루어진 행성들도 수소와 헬륨이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구의 대기 중에는 0.0000524 %로 굉장히 미량이 존재하고 있다. 지구 생성 초기에는 많은 양의 헬륨이 존재했으나, 대기의 약 78%를 차지하는 질소와 달리 대부분의 헬륨 원자는 지구의 역사 초기에 우주로 방출되었다. 기체 방정식에 따르면, 기체의 이동속도는 질량이 작을수록 크기 때문에 가벼운 헬륨 원자(He)는 무거운 질소 분자(N₂)보다 평균적으로 훨씬 빠르게 움직일 수 있고 그 속도가 지구의 중력을 벗어날 수 있는 속도 범위까지 갈 수 있기에 현재 지구 대기에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1868년 레이에(G. Rayet)와 포그슨(N. R. Pogson)을 비롯한 여러 과학자는 일식이 진행되는 동안 태양 빛에 노란색 스펙트럼이 나타나는 것을 감지하였다. 이후 프랑스의 천문학자인 얀센(J. Jassen)이 이를 재확인하고, 1868년 스펙트럼선을 기록하였다. 동시대 영국의 로키어(N. Lockyer)도 이를 관측하여 새 원소로부터 나오는 선이라 주장하였고, 그 원소를 헬륨이라 칭하였기에, 헬륨 원소를 감지한 공로는 얀센과 로키어가 공동으로 갖게 되었다.
공식적인 헬륨 원소의 발견은 1895년에 스웨덴 화학자 클레베(P. T. Cleve)와 랭글렛(N. A. Langlet)이 우라늄 광석인 클레베아이트(cleveite)로부터 발생하는 헬륨을 포착함으로써 이루어졌다. 하지만 램지(W. Ramsay) 경은 이 광석으로부터 헬륨을 최초로 정제 분리하였다. 한편, 1903년에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지에서 거대한 헬륨 원천이 발견되었다.
헬륨은 산업적으로 주로 초전도 자석의 극저온 냉각제로 사용하고, 용접이나 누출 감지에 쓰이며, 실생활에서는 공기보다 밀도가 작아 풍선이나 비행선에 주입하거나, 순간적인 목소리 변조에 쓰인다. ⁴He는 헬륨 I과 헬륨 II와 같은 두 종류의 액체상을 갖는데, 이 두 상의 거동은 양자 역학 연구나 절대 온도 0K에 가까운 물질에서 발생하는 초전도 현상을 고찰하는 데 중요하다.
현재 지구 대기에 헬륨은 비교적 적게 분포된 편으로서 부피 비로 5.2ppm 정도를 차지한다. 이들 대부분은 방사성 원소(토륨, 우라늄 등)의 자연 방사성 붕괴에 의해 방출되는 알파 입자가 ⁴He 핵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생성되는 것이다. 예전에 지구에서 헬륨이 일단 대기 중에 방출되면 우주로 날아가기 때문에 재생할 수 없는 물질로 여겨져 고갈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의하면 방사성 붕괴에 의해 지구 깊숙이에서 생성된 헬륨은 기대보다 더 많이 존재하며 여기에는 화산 활동에서 방출되는 것도 있다고 한다.
역사
- 과학적 발견
헬륨은 1868년 8월 태양의 채층(chromosphere) 스펙트럼에서 587.49nm의 파장을 갖는 노란색 선으로써 처음 관측되었다. 프랑스의 천문학자 얀센은 이 선을 소듐에 의한 것으로 오인하였으나, 같은 해 10월 영국의 천문학자 로키어가 새로운 원소로부터 나오는 선이라고 결론지었다.
로키어는 이 원소를 그리스어로 태양을 뜻하는 'helios'를 따서 헬륨으로 명명하였다. 헬륨을 최초로 정제한 사람은 램지 경인데, 1895년 그는 클레베아이트 광석을 황산으로 처리하여 헬륨을 정제하고 분리해 내었고, 이 기체로부터 D3 선에 해당하는 밝은 노란색 선을 확인하였다. 미국의 지질화학자 힐브랜드(W. F. Hillebrand)가 램지 경보다 먼저 이 선을 발견하였으나, 그는 이를 질소에 의한 선으로 오인하였으며, 흥미롭게도 그는 램지 경에게 헬륨 분리 발견에 대한 축하 편지를 보냈다. 같은 해 스웨덴의 화학자 클레베와 랭글렛은 헬륨을 충분히 모아서 원자량을 측정하는 데 성공하였다.
1907년 러더포드(E. Rutherford)와 로이즈(T. Royds)는 알파 입자가 진공관에서 방전함으로써 얻은 새로운 내부 기체의 스펙트럼으로부터, 이 입자가 바로 헬륨 핵이라는 것을 입증하였다. 1908년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오너스(H. K. Onnes)는 1K 이하로 기체를 냉각시켜 헬륨을 액화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그는 이를 더욱 냉각시켜 고체화하려 하였으나, 대기압에서 고체를 얻는 데에는 실패하였다. 그 뒤로 그의 제자 키즘(W. H. Keesom)이 1926년에 외부 압력을 더 가하여 헬륨 1cm³을 고체화하는 데 성공하였다.
특성
헬륨 원자의 슈뢰딩거 방정식은 정확하게 풀어낼 수 없고, 현재까지 양자 역학적으로 참값에 2% 이내로 근접한 원자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이 모델에 의하면 헬륨의 각 전자는 다른 전자에 의해 핵이 가려져서 유효 핵전하(effective nuclear charge)가 2보다 작은 1.69 정도로 알려졌다.
헬륨 전자구름 상태는 에너지가 낮고, 안정하여 화학적으로 불활성임을 뒷받침한다. 또한 헬륨 원자가 다른 헬륨 원자와 상호 작용을 하지 않아 원소 중에서 가장 낮은 녹는점과 끓는점을 갖는다.
헬륨은 네온 다음으로 반응성이 가장 작은 기체이며, 표준 조건에서 단원자 분자로 존재한다. 한편, 헬륨은 원자량이 적어 수소를 제외하고는 열 전도성, 비열, 기체상의 음속이 다른 기체보다 모두 크다. 아울러 헬륨은 공기보다 고체를 통과해 확산하는 속도가 3배 빠르며, 이는 수소의 확산 속도의 약 65%에 해당한다.
기체 헬륨
헬륨은 네온 다음으로 반응성이 가장 작은 기체이며, 표준 조건에서 단원자 분자로 존재한다. 한편, 헬륨은 원자량이 적어 수소를 제외하고는 열 전도성, 비열, 기체상의 음속이 다른 기체보다 모두 크다. 아울러 헬륨은 공기보다 고체를 통해 확산하는 속도가 3배 빠르며, 이는 수소의 확산 속도의 약 65%에 해당한다. 헬륨은 물에 가장 용해되지 않는 기체 중의 하나이며, 굴절률은 1에 가깝다.
액체와 고체 헬륨
액화된 헬륨은 단순한 액체일 뿐만 아니라 초유체(super fluidity) 점까지 냉각시킬 수 있다. 유리그릇에 담겨 끓고 있던 액체 헬륨 온도를 더욱 낮추면 갑자기 끓는 것이 멈추고 유리그릇 아래로 액체 헬륨이 흘러 떨어진다. 이는 액체 헬륨이 유리 벽을 타고 올라와 넘치기 때문이다.
다른 원소와는 다르게 헬륨은 정상 압력에서 절대온도 0K까지 액체로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양자 역학의 직접적인 효과로써, 계의 영점 에너지가 너무 높아 응고될 수 없기 때문이다. 고체 헬륨이 되려면 1~1.5K 온도와 2.5 MPa의 압력이 필요하다. 고체 헬륨은 액체 헬륨과 굴절률이 거의 같기에 이 두 상을 구별하기 어렵다. 고체는 결정을 이루고 있으며, 아주 명확한 녹는점을 갖지만, 압축하기 쉬워 실험실에서 30% 이상 부피를 줄일 수 있으며, 약 27 MPa에서 물보다 100배가량 압축성이 좋다. 상온에서 고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약 114,000기압이 필요하다.
헬륨 I
4.22K의 끓는점 이하와 2.1768K의 람다 점(lambda point, 정상 유체인 헬륨 I이 초유체인 헬륨 II로 변화하는 점) 이상에서는 동위원소 ⁴He가 정상적인 무색의 액체 상태로 존재하고 이를 헬륨 I이라고 한다. 다른 극저온 액체와 마찬가지로 헬륨 I은 가열하면 끓고, 온도가 낮아지면 수축한다. 반면에 람다 점 이하에서는 헬륨이 끓지 않고, 온도를 더 낮추면 오히려 팽창한다.
헬륨 II
람다 점 이하의 액체 헬륨을 일컫는 헬륨 II는 특별한 성질을 가지는데, 열 전도성이 매우 커서 끓게 되면 기체가 발생하지 않고 표면으로부터 직접 증발한다. ³He도 초유체 상을 가지지만 이는 더 낮은 온도에서만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이 동위원소의 성질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일반적인 액체와는 다르게 헬륨 II는 표면을 타고 올라와서 결과적으로 표면을 같은 높이로 만들 수 있다.
헬륨 II는 특이한 성질을 가진 물질의 양자 역학적 상태를 가진 초유체로서 10⁻⁷~10⁻⁸m 만큼 가는 모세관을 통과할 때에는 점성도가 거의 없지만 두 개의 움직이는 디스크 사이에서는 기체 헬륨에 버금가는 점성도를 갖는다. 현재까지 이 현상은 두 유체 모델(two-fluid model)로 설명하는데, 이 모델에서 람다 점 이하의 액체 헬륨은 바닥 상태의 헬륨 원자를 일정량 포함하고 있어 정확하게 영의 점성도를 갖고 흐르는 초유체이며, 들뜬 상태의 헬륨 원자들은 일반적인 유체와 유사하게 거동한다고 생각한다.
헬륨 II의 열 전도성은 알려진 그 어떤 물질보다 커서 헬륨 I의 백만 배이며, 구리의 수백 배에 이른다. 이는 열전도가 예외적인 양자 메커니즘에 의해 일어나기 때문이다. 열을 전도하는 대부분 물질은 열을 이동시키기 위해 자유 전자에 의한 원자가 띠(valence band)를 갖지만, 헬륨 II는 그러한 원자가 띠가 없지만 열을 잘 전도한다. 열 흐름이 공기 중의 음속을 특정하는 파동 방정식과 유사한 식에 의해 결정되는데, 열이 유입되면 헬륨 II를 통과하는 데 1.8K에서 초당 20m의 속도로 파동처럼 이동한다.